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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160화 (160/325)

〈 160화 〉 또 고전명작이야?

* * *

"날이 좋을 땐 역시 커피 앤 아이스..."

한가로운 오전.

안뚱땡은 느긋한 시간에 일어나 오늘도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원래라면 가장 먼저 김민수의 질문글에 답변을 달아주는 게 첫 번째였지만.

"잘하고 있겠지."

민수가 게이트에 들어갔기 때문에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

사실 남은 일정이라고 해봤자 민수 업적 관리가 전부였다.

주인공이라면 응당 겪어야 할 고난과 얻어야 할 보상.

빌어먹을 백태양 때문에 모조리 물거품이 된 것들을 하루라도 빨리 챙겨 주고 싶었다.

[김민수가 업적 「첫 키스」를 달성했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업적 메시지가 뜨자마자 안뚱땡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가적인 뭔가가 있다 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어?"

이제 막 게이트에 들어간 시점인데 벌써 그렇게 됐다니.

캬.

안뚱땡은 기립 박수를 치며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흔들다리 효과가 정확하게 들어간 게 분명했다.

그도 그럴게 S급 게이트는 이름만 그럴 듯하게 지어진 게 아니었다.

환경도, 몬스터도 그 어느 것 하나 방심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

거기서 백태양과 바엘슨을 떨어트리고 남1 여2의 환상의 조합을 만든다.

그 후엔 뭐.

당연히 알아서 사랑이 싹 틀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면... 누구랑 키스를 했는지 볼까."

아무래도 성녀는 만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무래도 멜라니겠지.

그런 결론을 내리고 안뚱땡은 민수의 업적란에 나와 있는 상세 보기 버튼을 눌렀다.

"추가적인 건 뭐길래."

첫 키스말고도 더 달성한 게 있다는 것도 아주 놀라웠다.

역시 날 모티브로 해서 그런지 성능이 보장이 된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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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첫 키스」 달성.

첫 키스를 달성함에 따라 입을 맞춘 상대방의 힘을 복사합니다.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하며, 트롤의 피가 몸에 흐르기 시작합니다.

머리와 심장이 파괴되지 않는 한 쉽게 죽지 않습니다.

업적 「이건 노 카운트!」 달성.

원하지 않는 대상과 키스를 함으로 정신계 공격에 대한 내성이 올라갑니다.

노 카운트! 의 효과로 인해 업적 첫 키스가 무효 처리가 됩니다.

단 보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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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트롤? 원하지 않는 대상?"

이게 지금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김민수가 지금 트롤이랑 키스했다고?

"애초에 트롤은 왜 있는 거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안뚱땡은 급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다.

게이트를 내가 이렇게 설계 했을 리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길 수백 번.

마침내 그는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을 찾았다.

"...적용을 안 했구나."

게이트를 만드는 건 아주 많은 권능이 소모 된다.

예전처럼 스토리를 혼자서 이끌고 나갈 수 있었을 때라면 상관없었겠지만.

지금은 권능을 아주 세심하게 분배 해야만 엔딩까지 민수를 서포트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안뚱땡은 기존의 게이트를 자기 게이트로 덧씌우는 방법을 고안 해냈다.

김민수가 어디 게이트에 들어가는 지만 알 수 있다면 오히려 성능이 좋은 방식이었다.

기존 게이트의 보상도 먹을 수 있고 자신이 만든 게이트의 보상도 먹는.

그야말로 두 배 이벤트가 펼쳐지는 것.

근데 문제는 안뚱땡도 이걸 해 보는 게 처음 있는 일이란 거였다.

"이제라도 하면 되니까..."

아직 특별한 일이 생긴 건 아니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며.

안뚱땡은 그렇게 자신이 만든 게이트를 적용시켰다.

"근데 트롤 킹이랑 키스는 어떻게 한 거야?"

방구석에선 해결 되지 않는 가장 큰 의문이 생긴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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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킹 아만다가 먼데.

그녀는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난 죽겠군.'

어중이떠중이들이라면 마음 편히 자리에서 기다렸을 텐데.

어렴풋이 파악 되는 기운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 독보적인 한 명.

아니 두 명, 아니 세 명.

'네 명...그래 딱 네 명 정도군.'

나머지 하나는 아주 볼품없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잠재력은 높게 쳐줄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처참한 수준.

아만다가 먼데는 벌써 불타고 있는 왕국이 눈앞에 그려졌다.

'내가 죽는 걸 상상하는 건 끔찍하군.'

그녀는 왕좌에서 일어나 주술사들에게 자신을 강화할 것을 명령했다.

"어느 것으로 걸면 되겠습니까?"

"모든 걸 걸어,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이얌."

잘 있어라 내 왕국아.

즐거웠다 나의 백성들아.

한 명 한 명을 지목해서 이름을 불러 주며 추억을 이야기하며.

후계자들을 끌어안아 보고 싶었으며, 선조의 묘를 찾아가고 싶었다.

'나만 죽으면 된다.'

후계자를 미리 정해놨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피바람이 불 뻔했다.

저들의 목적은 안 봐도 뻔했다.

'내 목.'

그것만 준다면 왕국이 멸망하지는 않을 터.

화마에 휩싸인 왕국보단 비탄에 젖은 왕국이 훨씬 더 나았다.

아만다가 먼데는 굉장히 합리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트롤이었다.

여기서 저들이 오길 필사적으로 막으며 살 구멍을 찾는 것보단.

먼저 찾아가 목을 주고 저들을 게이트 밖으로 내보내는 것.

"왕이시여 고대의 마수를 사냥하러 가시는 겁니까? 모든 버프를 받으시면 죽으실수도..."

"괜찮아, 빨리하기나 해. 다 생각이 있는 거니깡."

주술사는 현명한 왕의 말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왕국의 모든 주술사가 모여 한 명을 위해 거는 축복의 주술.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병자가 치유 될 정도로 강력한 버프가 그녀의 몸에 깃든다.

"다녀올겜."

그녀는 모든 축복이 몸에 깃든 걸 확인한 후 바로 성벽에 있는 거대한 투석기를 향해 뛰어내렸다.

휘이이이이잉 쿵!

투석기에 그녀의 몸이 떨어지자마자 무게추가 기울고 지렛대가 크게 요동쳤다.

삐걱 삐걱 삐걱 삐걱.

끼릭 도르르르르르륵.

달달달달 떨리는 투석기는 그녀의 몸을 어떻게든 견뎌 내며 큰 울음소리와 함께 그녀를 뱉어냈다.

피퓨수우우웅!

목표는 성문 밖.

우리의 왕국을 정찰하는 악의 무리.

[거대화 발동! 강신 발동! 트롤 화신 발동! 과도한 버프 스킬은 치명적인 독이 되어 몸을 해칩니다! 조심하세요!]

오직 단 한순간만을 위한 발악.

아만다가 먼데의 작전은 다음과 같았다.

일단 풀도핑이 된 상태로 악의 무리들과 맞선 후 버프가 다 빠질 때 항복을 선언한다.

체력이 떨어진 그들은 '왕이 이 정도인데, 왕국의 수준이 높겠군.'이라고 생각하며 왕국엔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 한 명의 희생으로 왕국을 구하는 엄청난 계획이 성공하는 거다.

"어머 너는 내 취향 아니얌!"

뻑!

가장 강해 보이는 놈을 가장 강할 때 공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 뒤로 날아오는 인간 남자는 칼 같이 리타이어를 시켰다.

이어지는 축복과 화력 지원은 그녀에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

그녀도 축복을 받을 만큼 받은 상태였고, 트롤의 살가죽은 원래 원거리 무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쿵 쾅!

전투는 그리 오래 지속 되지 않았다.

"뽀뽀 쭈아아아아압!"

물론 중간에 엄청나게 큰 위기가 한 번 있었다.

백발을 한 인간이 마족의 기운을 내뿜었을 때.

그땐 정말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할 건 다 했엉.'

트롤 킹의 임펙트도 남겼고 가장 약해 보이는 놈을 인질 삼아 '강자'의 권리로 뽀뽀까지 성공 시켰다.

죽기 직전까지 뽀뽀도 못 해 보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하니까.

이건 그녀가 당연히 그들에게 받아야 하는 목숨 값에 대한 권리 같은 거였다.

'이 정도는 괜찮잖아.'

버프 시간도 거의 다 끝나가니 이젠 본격적으로 사정을 말할 때였다.

"인간들아 사실 내가 여기에 온 목적으...으은?"

엥.

죽음을 각오하고 입을 열었을 때의 각오가 싹 사라졌다.

"다들 어디 갔징?"

기척을 숨기고 왕국에 처들어갔나 생각도 했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그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으며 정말 하늘에서 솟거나 땅으로 꺼진 듯.

그들은 원래부터 이럴 거였다는 듯 자취를 순식간에 감춘 것이다.

"사...살았넹...?"

아만다가 먼데는 제자리에 주저앉으며 입맛을 다셨다.

"키스는 생각보다 좋은거구낭!"

키스의 감촉을 생각하며 살았단 생각에 그대로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역시 빠른 결단만이 왕국을 구하는지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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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게이트에 들어오고, 트롤 킹이 나타났다.

아주 강력한 보스 몬스터는 순식간에 진형을 망가트리고, 민수를 잡아올려진하게 구애를 이어 나갔다.

김민수가 골탕 먹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해져서 잠시 지켜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더니 강제로 다른 곳에 전송 됐다.

"진짜 어이가 없네."

무슨 짓을 했길래 게이트 안에서 다른 게이트로 이동하는 거야.

안뚱땡이 유능한 건지 무능한 건지 파악하기가 굉장히 애매했다.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면 똑똑한 것 같은데.

평소 하는 짓을 보면 멍청하기 그지없었으니까.

그나저나.

"또 고전명작이야?"

언제까지 김민수를 주인공으로 넣고 강제로 연애를 시켜 주려고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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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게이트 고전명작[개구리 공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정된 배역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성향 파악 후 역할이 배정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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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를 주인공으로 두면 뭐가 되겠지라는 이 안일한 생각.

"내가 있는데 되겠냐고."

제발 꿈 깨라 안뚱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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