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145화 (145/325)

〈 145화 〉 쏟아지는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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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 맨날 지는 건데? 왜!!! 도대체 왜!!! 이번에는 진짜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단 말이야! 유니콘 각성이 그냥 각성인 줄 알아!"

안뚱땡은 책상에 머리를 쾅쾅 부딪혔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대로 이뤄진 게 하나도 없었다.

류혜미를 뺏긴 거? 손실이긴 했지만 히로인들이야 나중에 힘을 키워서 만들면 되는 일.

하지만 김민수와 백태양의 전투에서 최악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주인공이 변신 중에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는 건데!!! 백태양 이 개자식아!"

김민수가 각성을 하기 위해 빛을 터트리고 갈무리할 때.

원래라면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어야 정상이었다.

각성이 온전히 끝날 때까지 멍청하게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게 '원래'의 설정일 텐데...

"클리셰조차 망가지고 있는 건가?"

주인공이 각성을 할 땐 그 누구라도 '반드시' 기다려 준다.

주인공이 힘을 끌어모으고 있을 땐 동료들이 '무조건' 버틴다.

주인공에게 역경과 고난이 닥칠 땐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만큼의 난이도여야만 한다, 등등.

소설 속에서 주인공을 위한 기본적인 클리셰들이 무너지고 있었다.

비록 원래의 전개는 이제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버틸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순간에 반드시 김민수가 활약을 해야 했다.

"심지어 민수는 클리셰대로 움직이고 있고..."

위기의 순간에 숨겨둔 힘을 꺼낸다는 극적인 연출을 위한 장치.

그게 이번 김민수 VS 백태양 전투의 결과를 완벽하게 가려냈다.

민수가 처음부터 유니콘 각성을 통해서 힘을 끌어모았다면?

"이겼을 수도..."

유니콘 각성은 단순한 각성이 아니었다.

민수가 하렘 순애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한 다짐이자 처녀 히로인만을 상대하겠다는 결심.

이 두 가지를 실체화시켜 매우 강력한 힘을 줌과 동시에 백마 탄 왕자님과 같은 느낌을 주는 수단이었다.

백마 탄 왕자님 느낌을 세상에 알려야 나중에 생길 고전명작[로미오와 줄리엣]의 개연성 또한 챙길 수 있었다.

때문에 승부는 이기지 못하더라도 각성은 반드시 온전히 끝맺었어야만 했다.

"후... 대체 누가 방해를 하는 거지? 그때 이후로 걸리적거릴 만한 것들은 싹 치웠을 텐데."

사실 이 모든 게 백태양 때문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굉장히 많았다.

원래라면 이름도 모를, 평생 각성도 하지 않을 일반인의 몸에 들어가야 했던 운명이다.

근데 나중에 만났을 땐 김민수를 완벽하게 카운터치는 '백태양'의 몸에 들어가 있지 않았던가.

처음엔 '완벽한 나도 실수하는군 이런이런'정도로 생각했었다.

백태양 그 썩을 놈이 우리 민수의 주인공 지분을 뺏을 때만 해도 저 정도는 여유라고 넘겼었다.

그게 다 누군가 방해해서 벌어진 일들이라면.

"설마!"

안뚱땡은 책상에 박던 머리를 번쩍 들어 올리며 턱살을 부르르 떨었다.

"...원작자가 살아 있나?"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안뚱땡은 급하게 컴퓨터에 앉았다.

빠른 조사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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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집에 오자마자 곧바로 침대를 향해 쓰러졌다.

점심시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갔는 지도 모를 정도로 피곤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드디어 두 번째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더 몸이 노곤해졌다.

유민이 이후 어떻게 각을 봐야 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던 찰나에 완벽한 한 방.

멜라니는 어떻게 써야 할지 감도 안 잡혔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이었다.

'소문이 돌긴 하겠네.'

반에서 대놓고 유민이한테 키스를 갈겼으니 곧 사귄다는 소문이 아카데미를 강타하리라.

수진이랑 혜미 귀엔 들어가도 어차피 잘 버무릴 수 있겠지만 문제는 멜라니와 성녀였다.

이미 대놓고 삼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소문이 난 상태에서 그 둘을 꼬실수 있을까.

'아니지 꼬시는 건 기정 사실이고 소문도 뭐... 안 날 수도 있는 거고.'

아직 내 주변 여자들이 하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준비를 시켜 주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다른 로맨스 코미디 같은 거 보면 아예 대놓고 프리 선언하고 연애도 하던데.

나라고 안 될 건 없었다.

'쉬운 게 하나도 없구나.'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미뤄뒀던 메시지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우선.

'긴급 퀘스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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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퀘스트] '나 어쩌면 주인공의 경험치 이벤트였을 수도?!' ­ 클리어!

보상으로 '핥아보는 눈동자'의 페널티인 '끈적한 시선'이 삭제됩니다!

해당 스킬의 페널티가 삭제됨에 따라 스킬 명이 변경됩니다.

핥아보는 눈동자(B)가 깊은 눈(A)으로 스킬이 바뀌었습니다!

깊은 눈(A) :: 상대방을 지그시 바라보며 이 시선으로 인한 부담은 느껴지지 않게 합니다.

직시하는 대상의 기본 정보와 서브 스킬 명 한 개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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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았다.

페널티가 사라지는 건 원래 알고 있었는데 서브 스킬 명까지 알 수 있게 될 줄이야.

고작 스킬 명이라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이번부터가 진짜지.'

에피타이저 보상엔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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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퀘스트] 일부 달성!

축하합니다!

[주인공­김민수]의 순애 관계를 완전히 망가트렸습니다!

질내사정하는 장면을 김민수에게 보여줌으로서 완벽하게 멘탈을 가루로 만들었군요!

거기에 분노하는 주인공을 완벽하게 짓밟으며 시원한 마무리까지!

그야말로 백태양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현재 [주인공­김민수]의 입지를 총 40.1% 차지했습니다.

주인공의 입지가 40%를 돌파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이제 당신은 클리셰에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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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저항력?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대략적인 설명만 가득한 메시지를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런 건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진짜.'

혼자서만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진행을 해야 될 때 생기는 문제가 항상 이거였다.

소설 내적으로는 도와줄 사람이 있어도 외적으로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안뚱땡만 눈앞에 다시 나타나도 물어볼 게 산더미인 마당에 또 질문거리가 추가된 거다.

미치겠네 진짜.

혼자 이러고 전전긍긍 해봤자 되는 일도 없고 해서 난 빠르게 메시지를 내렸다.

에피타이저는 맛이 없었고, 메인 디쉬는 영양가가 없었으니 이제 남은 건 디저트였다.

'이번엔 제발..'

달달하길 바라며 마지막 메시지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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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폭격 성공! 정확히 명중했습니다!

류혜미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들의 서브 스킬을 복제합니다!

김민수의 [서브 스킬] 회수(D)를 복사합니다!

장두철의 [서브 스킬] 쿵쿵따(A)를 복사합니다!

회수(D) :: 자신이 소유하는 무기가 손에서 떨어졌을 시 회수합니다.

(너무 과도하게 먼 거리는 불가능,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음, 물리적으로 이동이 가능해야만 발동 가능)

쿵쿵따(A) :: 3번째 타격마다 공격이 강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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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철이라고?!"

허리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것처럼 잽싸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장두철? 진짜 그 장두철이라고?

예전에 핥아보는 눈동자를 사용했을 때 류혜미 교관을 2년 동안 짝사랑하고 있다고 나와 있긴 했다.

근데 그 둘은 여태 이렇다 할 만한 접점이 하나도 없어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뭐 어필을 해야 좋아한다고 알지, 정보창에만 나와 있는 정보를 어떻게 깊게 생각한단 말인가.

빅토리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장두철이 혜미한테 말을 건 장면을 본 건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설마...'

천하의 장두철이 숫기가 없는 건가?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다 있어.

'아니지... 애초에 혜미가 민수의 히로인이었는데... 장두철이 좋아한다는 것도 좀 이상하잖아.'

그리고 2년 동안 좋아하는 거랑 금세 사랑에 빠지는 김민수랑 감정의 농도가 비슷하다니.

김민수가 얼마나 금세 사랑에 빠지면서 미친 상상력을 동원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난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먼저 좋아한 게 무슨 벼슬도 아니고, 결국 감정을 드러내고 먼저 사귀는 쪽이 임자였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내가 장두철 얼굴을 어떻게 보냐였다.

나름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인데, 니 짝사랑 쩔더라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언젠가는 혜미와 내가 사귀는 걸 알게 될 텐데, 그때 가서 뭐라고 해야 할 지 참.

다른 소설 속 주인공들은 빙의하면 기연 찾고 하렘 꾸미면서 행복해하던데.

난 왜 교관 짝사랑 상대 따먹은 걸로 벌써 눈치 볼 걱정해야하지?

'다사다난하다. 다사다난해.'

산 넘어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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