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135화 (135/325)

〈 135화 〉 김민수 너 뭐야

* * *

스티커 사진관.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엔 단순히 사진만 찍는 곳인 줄 알았던 장소였다.

시간이 지나고 여러 여자를 만나며 뒤늦게 스티커 사진관의 진실을 깨달았다.

'여기도 그냥 물고 빠는 곳이구나.'

요즘 스티커 칸막이는 발목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는 구조였다.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와 협소한 공간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섹스한다는 그 쫄깃함.

"하흐...으....태양아...이거 너무 부끄러운데..."

"관람차에서 가슴 위에 생크림 올려 준 건 안 부끄럽구요?"

"아니이...그건...좀 다르잖...하...으앙..."

우린 스티커 사진관에 들어가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혀를 섞었다.

관람차에선 반만 벗었던 블라우스를 완전히 내려 포동포동한 젖가슴을 완전히 드러냈다.

이미 빳빳하게 서 있는 유두를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우고 살살 돌리며 숨결을 나눴다.

"또...발기 됐네...이번에도 내가 풀어 줄게..."

수진이는 내 하체를 만지면서 고혹적으로 웃었다.

난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좀 오래 걸리겠네요 그럼."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다리 위에 올린 뒤 난 천천히 바지 버클을 풀었다.

서로 마주 보면서 키스하는 게 아닌 후배위하듯이 하는 키스.

­연속 촬영합니다. 잠시 후 포즈를 취해주세요!

돈을 넣고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자 스티커 사진기는 자동으로 조작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녀는 찰칵 소리가 들릴 때마다 다리를 벌리고 치마를 들추며 보지를 활짝 열었다.

수진이 입에 치마를 물리고 바로 자지를 보지에 쑤셔 박았다.

보지 구멍이 훤히 뚫려 있는 속옷은 따로 벗기거나 하지 않아도 됐다.

그녀의 탱탱한 허벅지 사이를 두꺼운 손가락을 이용해 벌려질 수 있을 때까지 벌렸다.

찰칵.

수진이는 내 머리칼을 헝클어트리며 내 온몸을 쓰다듬었다.

서로를 애원하고, 갈구하며 영원히 탐할 것처럼.

우리는 사랑을 나눴다.

허름한 스티커 사진관 안에서 삽입 장면을 네모난 종이에 남겨 가며.

밖의 시끌벅적한 소음도 잊으며 몸을 섞었다.

'이대로 끝까지 간다.'

호텔에서 밤새도록 섹스하면 물론 나도 좋지만 곤란한 점이 많았다.

내일 류혜미와의 데이트도 있었기에 컨디션 관리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티커 사진관 안에서 수진이 힘을 빼는데 최선을 다했다.

'수진이한테 미안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잠시 후.

"태양아...나 진짜 체력이 안 좋나 봐..."

"아니예요 누나, 안 익숙한 거 해서 그래요."

"매일매일 익숙해질 때까지 하고 싶다아..."

그녀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나한테 몸을 완전히 기대고 있었다.

아무리 각성자가 체력이 좋고 일반인보다 뛰어나다고는 해도 섹스는 다른 영역이었다.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혹사 시키니 체력이 빨리 떨어질 수밖에 없던 것.

난 그 점을 제대로 파고들었고 그 결과 수진이를 내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혹시 더 필요하신 게 있으십니까?"

"아뇨 없습니다.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야말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언제든지 또 불러 주시길 바랍니다."

스티커 사진관에서 질펀하게 살을 섞은 뒤.

몸에 힘이 완전히 빠져 버린 수진이는 더 이상 데이트하기 힘든 상태였다.

난 이를 노리고 있었기에 미리 보금자리에 연락을 넣어 놨었다.

­저희가 지금 원더랜드에 있는데 집으로 다시 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혹시 데리러 와주실수 있나요?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저희 생각은 마시고 편하게 나오시고 싶으실 때 나와주시면 됩니다.

무슨 데이트를 섹스 한 번에 후다닥 처리하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솔직히 이런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어서 굉장히 익숙했다.

특히 연애초에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점심 먹자마자 바로 모텔에 달려가서 같이 씻으면서 하루 종일 섹스만 한 날도 있었다.

그랬기에 수진이와의 이 순간도 다 사랑의 결과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더 놀고 싶었는데..."

"근데 누나 몸에 힘도 안 들어가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그건 그래...너무 아쉬워...그리고 그 태양아..."

"네?"

수진이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여러 말을 꺼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말 편하게 해도 돼...우...우리 사이잖아..."

"그러면...그럴까?"

"응...헤헤..."

수진이가 말을 놔도 된다고 말했던 거였다.

슬슬 놓을 때가 되긴 했으나, 타이밍이 애매해서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있던 건데.

말을 놓는다고 갑자기 더 친해지거나 깊은 사이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 계기는 될 수 있었다.

'좋네.'

사이가 진전된 기분이라서 매우 행복했다.

이렇게 더 친근감을 나아가고 나중엔 수진이가 가지고 있는 집착욕도 녹여낸다면.

'유민이랑 수진이... 그리고 멜라니, 혜미까지.'

네 명을 동시에 침대에 올려서 순차적으로 따먹을 수 있게 되는 거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몇 가지 더 남았지만 시간문제일 게 분명했다.

"누나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밤에 데이트 마저 할까요?"

"진짜...? 그래도 돼...?"

"그럼요."

아쉽다는 표정과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버티는 수진이의 얼굴은 정말 귀여웠다.

근데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 휴식은 휴식이었다.

아무리 놀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주는데 방법이 있겠는가.

난 수진이를 침대에 가지런히 눕힌 뒤 밖으로 나왔다.

원래는 자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눕자마자 수진이는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확실히 들고 박으면서 스티커 사진관을 씹물 범벅으로 만든 여파가 크긴 컸다.

'그리고 이제...'

수진이와의 데이트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침대에 눕힌 이유는 단 하나.

'나도 좀 쉬자.'

조금은 느긋하게 일상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들어와서 하루라도 느긋하게 보낸 적이 없었다.

어느 날은 뭐 해야 하고 검사 받고 게이트 클리어, 던전 클리어 등등.

수진이 처녀를 딸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주말다운 주말이 존재하지 않았다.

말이 백태양의 방식이니 뭐니 하지만 걔네도 결국 한순간만 그렇게 보일 뿐.

주7일 24시간 내내 알파메일을 연출해야 하는 난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집 앞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캔맥주 하나를 따며 하늘을 올려다 봤다.

구름 한 점 끼지 않은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게 얼마 만인지.

'김민수 이 새낀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네.'

주인공이면 주인공답게 자기 여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던가.

허술하다못해서 방치를 하는 수준이어서 저절로 내가 바빠지는 구조가 완성 됐다.

놈이 제대로 남자구실을 못 하는 건 퀘스트를 깰 때 있어 큰 이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마냥 장점만 있는 건 또 아니었다.

안뚱땡은 김민수가 감당 못 할 여자들만 만들고 결국엔 김민수는 히로인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모든 히로인들을 감당해야 할 사람은?

'나잖아.'

그뿐이면 다행이었겠지만 내가 스스로 히로인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금 내 방에서 자는 유수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선택한 여자.

'이렇게 한 명씩 늘려가다간 진짜 몸이 두 개여도 힘들겠...'

한탄이나 하면서 속이나 풀려고 하려던 그때.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

몇 번이나 말했지만 김민수는 딱 평범한 남자의 표본이다.

로맨스 코미디에 나오는 베타메일의 대표 얼굴로 써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나도 꾸미지 않은 메X플스토리 더벅머리 헤어스타일부터 시작해서 최악의 패션 센스.

입만 열면 분위기를 박살 내버리는 저질스러운 언어 구사까지.

놈을 아무리 샅샅이 뜯어봐도 좋게 볼 수 있는 점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단지 아무 이유 없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받는 것.

그게 전부인 놈일 텐데.

"우헤헤헤! 그래서 제가 사실은 백태양보다 세다 뭐 이런 말이죠!"

"어머, 진짜요? 놀랍네요. 태양 씨보다 더 대단하시다니... 역시 자세히 듣고 봐야 알 일이네요."

김민수가.

여자와 단둘이 걷고 있었다.

게다가.

굉장히 사이가 좋아 보였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난 이게 꿈인지 생신지 파악하기도 전에 몸을 움직였다.

최대한 민수쪽에 붙어 무슨 대화하는 지 엿듣기 위함이었다.

"태양 씨라니... 너무 친근하게 부르시는 거 아닙니까? 여기서는 바로 저 불굴의 용사 김민수와 더 친근감이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당연하죠, 기분 나쁘셨다니 죄송해요 용사님."

"우하하하 아닙니다 성녀님. 뭐 이런 것조차 서로 맞춰나가는 게 용사와 성녀 아니겠습니까?"

김민수는 늘 그렇듯 '사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백태양보다 내가 더 강하다.'라는 헛소리로 대화하고 있었다.

보통 저렇게 대화를 이상하게 이어 나가면 여자 쪽에서 불쾌함을 느끼게 마련인데.

여자는 불쾌한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설마...'

눈을 크게 뜨고 여자의 복장을 자세히 살펴봤다.

수진이 젖가슴 생크림은 바로 지워 버릴 듯한 가슴 크기.

얼굴 위로 가려진 새하얀 면사포와 목에 걸린 로자리오.

게다가 용사와 성녀라는 이야기까지.

'네 번째 히로인이 나타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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