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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122화 (122/325)

〈 122화 〉 글라디르 최종 우승자는 !

* * *

보통 탐관오리는 뚱뚱하거나 욕심이 많거나 하는 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가득했다.

옛날이야기에 항상 나오는 나쁜 놈들의 대명사.

늘 착한 놈들한테 깨지고 오히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는 매콤한 향신료.

그게 바로 탐관오리였다.

'처음엔 안 좋은 건 줄 알았는데.'

뚱뚱해지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 생각이 바뀐 건 개인 훈련을 했을 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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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화­탐관오리]

탐관오리는 욕심이 많고 부정을 밥 먹듯이 저지르는 벼슬아치를 말합니다.

더불어 항상 주인공들에게 패배하고 그들의 밑거름이 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당신의 탐관오리는 다릅니다.

고전명작[춘향전]에서 [이몽룡]을 이긴 [변 사또]의 탐관오리.

권선징악이 통용되지 않는 탐관오리입니다.

[마족화­탐관오리] 상태일 때 가지고 있는 재화, 여자 등 물질적인 재물에 따라 힘이 결정됩니다.

[이몽룡]조차 당신의 부와 권력을 빼앗지 못 했습니다. 때문에 탐관오리는 절대로 남에게 무언가를 뺏기지 않습니다.

몸에 걸친 귀금속들이 상대방을 현혹 시킵니다. 현혹된 상대방의 이성을 흐트러트립니다.

소지하는 무기를 일그러진 황금 곡괭이로 강화 시킵니다.

아직 무기의 숨겨진 기능을 활성화하지 못 했습니다.

죄악의 일곱 뿌리에 닿았습니다.

당신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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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몬인가?'

곡괭이로 무기가 변하는 것도 그렇고 몸에 흐르는 금맥과 걸쳐진 귀금속 등.

신화에 나오는 마몬과 형태가 흡사했다.

'몸에 힘이 엄청 과하네.'

신체 강화 스킬 중에서 최고점에 다다른 [알파메일]이 있음에도 상승치가 느껴졌다.

고전명작[춘향전] 게이트에서 김민수를 상대할 땐 그냥 마족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놈을 압도했다.

근데 여기에 속성까지 추가 되니 힘을 컨트롤 하는데 애를 먹을 정도였다.

힘의 이동, 전달 그리고 방출.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의 무력.

'너무 쉽다.'

그래서 초반에 이지준을 빠르게 끝내기보단 힘을 다루는 데에 집중했다.

'왜 이렇게 약해?'

문제는 이지준이 너무 약하다는 거였다.

일부러 몸에 달린 귀금속을 짤랑거리면서 공격 패턴을 단일화 시켜도 놈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어려운 게임의 보스도 결국 패턴을 파악하면 한 대도 안 맞고 깨고는 하는데, 이놈은 그런 재주는 없는 듯했다.

한 호흡에 주먹을 뻗고 호흡을 멈추며 곡괭이를 휘두른다.

이 단순한 동작을 이지준은 굉장히 어렵게 피하고 있었다.

노블의 간부라면서 엄청 떠벌거리더니 실력이 이 정도로 볼품 없을 줄이야.

'막스는 좀 달라야 할 텐데.'

원래 계획은 전력으로 빠르게 제압하는 거였다.

그러나 이지준이 너무 약한 관계로 전력을 다하면 죽어버릴 것 같기에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막스는 좀 다르길 바라며 이지준을 적당히 놀아줬다.

천천히 몸에 힘을 빼면서 놈이 스틸 스킬을 쓰길 기다렸다.

"크하하! 지금이다!"

놈은 내가 힘을 뺀 것도 모르고 드디어 내 공격에 적응한 듯 신나 보였다.

승리를 확신하는 미소와 과감하게 파고들어 손을 뻗는 동작까지.

'발동 하려고 하는구나.'

뻔했지만 당해주기로 했다.

어차피 결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스틸 발동!"

이지준은 정말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두드려 맞으며 입술이 퉁퉁 부어 울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탐관오리의 재물은 절대로 뺏기지 않습니다. 탐관오리의 재물을 탐한 자를 벌합니다!]

"어?"

당황한 놈은 지금이 싸우고 있다는 것조차 잊은 듯 몸을 멈췄다.

짝.

"꾸아아아악"

너무 심하게 벙쪄있길래 일단 놈의 뺨을 후려갈겼다.

땅에 처박힌 놈에게 일부러 느긋하게 다가 갔다.

놈이 공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다가올 폭력을 머리가 터질 만큼 상상하게 만들기 위해서.

"오지 마...오지 마...! 다가오지 말라고!"

예상대로 놈은 보기 좋게 겁을 먹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이지준에게 다가갔을 때 놈은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고 있었다.

"자 그럼 스틸 이야기도 자세히 들을 겸... 알지?"

본격적인 대화의 장을 열 차례였다.

이지준은 내가 몇 가지만 물어 봤음에도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더 이상 맞는 게 두려워 보이는 감정이 너무나 잘 전달 됐다.

그 결과.

"그래서 너도 간부가 누군지는 모른다?"

"그...그래 노블은 사교계 파티 같은 것도 열고 하지만 정말 철저하게 따로 노는 곳이 정해져 있을 정도니까..."

"말이 좀 짧다?"

"힉! 죄송합니다. 그 제가 심신이 미약하다 보니..."

이지준은 아주 친절하게 내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을 내뱉었다.

"그래그래, 이해해."

"그래서 제가 마저 말씀을 올리자면..."

노블에 대한 몇 가지 정보는 날 꽤 놀라게 했다.

가장 의외인 점은 이놈들이 다 같이 친하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선천적 각성자들끼리 똘똘 뭉쳐 있는 집단이어서 서로 으쌰으쌰 하는 줄 알았는데.

'일망타진은 어렵겠네.'

한 번에 꼬리부터 머리까지 잡을 계획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해서 여기선 예상하신 대로 막스와 제가 출전 했고... 간부도 딱 그 정도 수준입니다. 검거 하셔도 크게 뭐가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왜?"

"그건... 간부가 있긴 해도 스틸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노블이 공식적으로 다 알려졌음에도 잡지 못 하는 이유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느낌도 있구요. 애초에 꼬리 짜르기도 확실해서... 수뇌부를 잡아도 뭐가 없을 겁니다."

이어진 이지준의 말은 모든 김을 다 빠지게 만드는 소리였다.

'하긴 스킬을 훔친 놈이 끝까지 부인하면 아무것도 아닌 거잖아... 그리고 부인 안 해도 증거도 없고.'

잘못한 걸 알아도 명확한 물증이 없으므로 잡을 수가 없는 문제였다.

애초에 스킬이라는 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기에 증거물 확보가 더더욱 어려웠다.

스틸 스킬 보유자가 지금, 이렇게 눈앞에 있는 건 개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증거만 될 뿐.

집단 자체가 범죄 소굴이라는 것까지 연결 시키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일단 잡아두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있겠지.'

연결시켜서 잡지는 못 해도 일정 기간 동안 투옥은 시킬 수 있을 터.

그동안 조사를 진행하는 건 장두철 역량에 달린 문제였다.

"그래 말하느라 고생 많았다."

"감사합니..."

빡!

"이제 기절해도 좋아."

이지준의 턱을 정확하게 발로 찼다.

이젠 막스를 팰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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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경기가 끝났습니다! 글라디르 최종 우승자는 백태양입니다! 바로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오니 바로 게이트를 나와 시상대로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별거 없었네.'

막스는 생각보다 뻔한 캐릭터였다.

열정과 자신감이 넘치고 자만하며 주인공을 패고 기세가 더 등등해지는 그런 캐릭터.

딱 중간 보스의 부하 정도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녀석이었다.

'그래도 소리는 꽤 괜찮았지.'

민수만큼은 아니었지만 손맛이 꽤 나쁘지 않은 녀석이었다.

민수의 돼지 멱 따는 소리인 '꾸에에엑'급까지는 아니어도 '꾸오오오오웩!'하는 소리는 참 듣기 훌륭했다.

이지준처럼 무슨 장막이라도 펼치면 중계라도 안 됐을 텐데.

놈은 날 전적으로 이길 생각뿐이었는 지 그런 것도 펼치지 않았다.

때문에 막스의 멱 따는 소리는 전 세계에 생동감 넘치게 중계 됐다.

'마족화를 쓸 필요도 없었고...'

이지준과 다르게 막스 베라미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날 이기지 못할 거였다.

'동정이었다니...'

[알파메일 발동! 동정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가집니다!]

아직도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메시지창을 치워 버렸다.

그렇게 활발한 척하고 민수 놀리던 놈이 결국엔 민수랑 다를 바 없다는 게 너무 웃겼다.

난 최대한 웃음기를 지우며 게이트 밖으로 걸어 나갔다.

'오.'

시상대로 이동하라길래 얼마나 또 걷나 싶어서 귀찮았었는데.

글라디르는 아예 시상대를 게이트 밖 바로 앞에 설치한 상태였다.

처음으로 글라디르가 마음에 드는 순간이었다,

"백태양 선수! 우승 정말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마디도 부탁드립니다!"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고 벨트를 차고 마이크에 둘러싸인다.

익숙한 상황.

지겨울 정도의 기자 회견.

"아 우선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해준 헌터 협회의 허락 그리고 저에게 용기를 준 빅토리 아카데미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선배 헌터님들의 뜨거운 기개와 열정을 아주 잘 보았습니다. 이번 대회는 제가 운 좋게 우승 했으나 다음에 또 이 같은 도전을 한다면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 됩니다. 선배 헌터들의 노고를 다시 한번 더 알 수 있다고 할까요."

"그럼 막스 베라미치 헌터를 시원하게 팬 후에 너무 약하다고 한 건 뭐였나요?"

"아 그건 이제 저 자신의 약함에 대한 자조적인 말이었습니다. 제가 설마 막스 헌터님께 그런 언사를 할 리가 있나요."

"같이 참가한 김민수 생도가 무료 나눔 콘돔을 여러 개 챙겼다가 실수로 바닥에 쏟았다던데 사실 입니까!"

"사실 아닙니다. 저런 질문하실 거면 이만 여기서 질문 끝내겠습니다."

"저 새끼 조져!"

이젠 도가 텄다.

이벤트성으로 나오는 민수의 트롤링도 가볍게 넘겨 가며 모든 상황을 장두철에게 보고 했다.

'이제 다 그만두고... 아카데미나 가고 싶다.'

쓸데없는 시간에 힘을 너무 많이 쏟은 기분이다.

얼른 멜라니랑 류혜미를 꼬시러 아카데미에 가고 싶었다.

'나머지는 장두철이 알아서 하겠지.'

다사다난한 글라디르 대회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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