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글라디르에서 여자를 마구마구 꼬시고 싶은 남자,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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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디르에서 여자 꼬실수 있는 방법을 알고 계시나요] [호기심 박사]스윗생도
스윗생도님의 10000번째 고민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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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10000번째 고민글을 작성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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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민이 좀 많아집니다.
주변에 여자들이 왜 제 매력을 못 알아봐주는 지 이해가 안 돼더군요.
근데 어쩌나 세상이 이렇게 절 억.까 해 버리는 것을.
진짜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나날들입니다.
특히 제가 최근에 노블 파티라는 곳에 갔었는데 정말 화가 잔뜩 나게도 아무도 저한테 에프터 건유를 하지 안더군요.
물론 중간에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이해 잠깐 제가 잠을 청한 게 원인인 듯하지만...
아니 저에게 호감이 있다면 미리미리 물어봐여 하는 거 아닙니까?
정말 사람들이 어찌나 이렇게 매정한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발정 난 유흥 파티는 저와 맞지 않을 지도 모르겠더군요.
일부러 좀 괜찬은 남자애 하나 데리고 분위기도 띄울 겸 즐기는 척도 해봤더렜죠.
허나 이 양반의 피가 흐르는 저이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유교적인 마인드가 이런 퇴퍠적인 장소를 거부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뭐... 그 여인들이 기다려주지 않는 건 정말 사소하고 제가 더 이상 파티에 끼지 않았습니다.
제 매력을 알아봐 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솔직히 왜 못 알아봐 줄까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고민을 한 뒤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그랬더니 글라디르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적인 매력 뿐만 아니라 후에 헌터가 될 운명인 만큼.
다른 사람들의 헌터로서의 면모도 좀 보고...
게다가 얼핏 들은 건데 글라디르 기숙사에서는 콘돔을 나눠준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이 몸을 맞대고 싸우다 보면 없던 정도 생긴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교류를 하는 모양입니다만... 여기서 저도 좋은 여자 만나서 이번에야말로 진한 연애와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순애일지작가님.
여테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진지합니다.
제가 글라디르에서 여친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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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이 새끼랑 답변 하는 새끼만 글 안 주고받았으면 연애 이미 했을 듯 ㅋㅋ[신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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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박사는 뭐야... 너무 수치스러운데..."
일부러 먹이는 건가?
서비스 차원에서 말도 안 되는 이벤트로 사용자들을 의도치 않게 엿 먹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던데.
그게 나한테 일어나다니.
"그리고 얘는 맨날 댓글 다네... 아니 근데 신고를 맨날 하는데 왜 아무런 경고도 안 먹는 것 같지?"
민수는 컴퓨터 앞에서 투덜거리며 배를 벅벅 긁었다.
"글라디르에 여자 헌터들도 많이 와야 할 텐데..."
민수는 잠깐 장두철과 대화를 나눴던 때를 떠올렸다.
제가... 글라디르에 나간다구요?
그래. 백태양과 같이 나갈 예정이다. 관심 있나?
있구 말구요! 어차피 글라디르는 개인전이니까 상관없어요. 거기서 뭘 하면 되나요? 제가 우승해서 빅토리 아카데미에 영광을 가져오면 되는 걸까요? 저 불굴의 용사 김민수가 이런 일 쪽으로 완벽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증명해 보겠습니다. 특히 예전에 백태양과 대련에서 제가 방심해서 패배를 했지만, 이번 글라디르에서는 반드시 그 설욕을...
그만.
넵.
아무튼 참가한다고 알겠다.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연락해서 알려주겠다.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도 좋다.
그럼 혹시 제가 대회에 나가면 얼마나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사소한 건 받지 않겠다.
글라디르에 대한 자세한 건 많이 물어보지 못 했지만 확실한 건 빅토리를 대표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큰 이점이 존재했다.
생도의 신분으로 헌터 대회에 참가한다? 이건 이목을 끌 수밖에 없을 터.
"후... 백태양을 어떻게 이겨야 하나..."
민수는 아직 예선조차 치르지 않았으나 벌써 결승을 생각하고 있었다.
백태양이라면 당연히 결승까지 올라올 게 분명했다.
"마족화라고 했었나..."
되게 멋있었지.
민수는 방금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말을 귀로 듣고 놀라 스스로 뺨을 때렸다.
그딴 놈을 보고 멋있다는 단어를 쓰다니 언어도단이었다.
우연히 얻은 힘으로 이겨 놓고 으스대는 꼴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할 수밖에 없겠어..."
답변이 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려고 했으나 더 이상 안 되겠다고 판단.
연습용 가검을 잡고 훈련장으로 다시 몸을 옮기려고 할 때.
띠링!
"오 답변글!"
훈련을 가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민수는 가검을 내려놓고 다시 컴퓨터 앞에 착석했다.
드르륵, 드르르륵.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며 오늘의 연애 꿀팁 교과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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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디르에서 여자 꼬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계시나요]의 답변 [척척 박사]순애일지작가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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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 기간 동안 많은 답변을 적어 주신 당신!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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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은 잘 들었습니다.
요컨대, 글라디르 라는 헌터 대회에서 여자를 마구마구 꼬시고 싶다... 뭐 이런 이야기 같내.
랄까 지금 너는 매우 큰 실수를 하나 했어.
바로 여자를 유혹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된다는 겁니다. 너무 말이 어려울 지도 모른달찌.
자기 매력 포인트를 정확히 깨닳아야 한다고 하나.
내가 봤을 때 여태까지 우리가 많은 고민 상담과 연애를 했었으니... 흠.
아무래도 너의 매력은 ... 역시 위트와 외모적인 부분 그리고 패션 센스가 아닐까나.
술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너의 매력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 하는 여자들과 오랜 시간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한 가지를 예시로 들자면 예전에 제가 소꿉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아차 그러고 보니까 제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건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때도 방금 질문과 같은 상황으로 술자리... 뭐 그런 상황이었는데.
여자들이 저한테는 관심도 안 주고 다른 남자 이야기를 막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근데 보니까 이게 다 질투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일부러 질투를 유도하는 뭐 그런?
솔직히 여기까지는 다 예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태까지 우리의 문답을 치며... 삼라만상의 진을 깨달은 우리니까요.
해서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면...
글라디르에서 콘돔을 나눠준다는 사실까지 미리 알고 있다니... 정보 수집역이 충줄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료 콘돔을 쓰는 건 스윗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최소한 달콤하면서도 진한 딥초콜릿 같은 남자가 되려면 미리 성인용품점에 가서 콘돔을 구매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혼자 가기 부끄러울 수 있으나 그런 것도 다 해 보는 게 남자 아니겠습니까?
후후... 여차하면 제가 같이 갈 수도 있지만 소꿉친구들이 방해할 것 같아서 아쉽군요.
아무튼 결론만 말하자면 글라디르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사재 콘돔까지 딱 준비한다면...
이건 뭐 여자들이 알아서 줄을 설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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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ㅇ :: 말투에서 육수 냄새 남 ㅋㅋㅋ 사제 콘돔 ㅇㅈㄹ 딱 봐도 아다티 ㅈㄴ 나는구만 니부터 아다 떼고 조언해 제발[신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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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이 사람 뭐야?"
이런 신성한 답변글에 욕설부터 시작해서 비방을 잔뜩 하다니.
순애일지작가님은 이미 사진 인증까지 한 검증된 인물인데.
"역시 이런 헤이러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한심한 것들.
남을 비방하고 질투하고 깎아내리기만 하려는 쓰레기들.
인정할 줄을 알아야지.
민수는 그리 생각하면서 안뚱땡의 답변글을 다시 천천히 한 번 더 음미했다.
성인용품점에서 콘돔을 준비해야 한다라.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으나 글라디르에서 멋쟁이가 되려면 필수적인 일이었다.
불굴의 용사에게 굴복하는 강인한 헌터들이라니.
"우헤헤헤헤헤"
민수는 나갈 채비를 순식간에 마치며 문을 벌컥 열었다.
백태양 쯤이야 조금만 연습하면 바로 발라버릴 수 있었기에 우선 답변글에 따르는 게 먼저였다.
불굴의 용사는 성인용품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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