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87화 (87/325)

〈 87화 〉 태풍이 백태양 머리 위로 몰려오고 있었다.

* * *

"나으리! 아침에 이 정도로 빳빳하게 서계시다니... 불편하지 않도록 소녀가 얼른 진정시켜드리겠습..."

"역 소환."

[성춘향이 역소환됩니다!]

[성춘향이 소환자를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현현합니다!]

"나으리! 어째서 저를 이렇게 매몰차게 되돌리시나요... 그럼 소녀가 양보해서 화난 나으리의 상징만 제가 잠재우고..."

"역 소환."

[성춘향이 역소환됩니다!]

[성춘향이 소환자를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현현합니다!]

"나으리이이이이... 이런 식이면 끝도 없으니 제발 한 번만...츄릅...츕...하아...너무 좋아요...츕...츄릅..."

"...미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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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스킬­성춘향] :: 고전명작[춘향전]의 보스 몬스터 '성춘향'을 소환합니다.

성춘향은 '한(?)'의 감정을 실체화 하여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저주하며 얼음 속성의 공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조 성향으로 인한 고통의 인내력으로 인해 최전방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장비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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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봤을 땐 정말 좋았다.

디 버프와 얼음 속성을 사용할 수 있는 탱커이자 장비까지 공유 가능한 소환수.

등에 칼 맞을 변수가 완전 차단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단 하나.

'마음대로 현현 가능하다는 것.'

클리어 조건을 위해서 완벽하게 조교를 시켰더니 그걸 구실 삼아서 마음대로 튀어나온다.

"츕...쫍...쪼옥...그럼 소녀..."

꿀꺽

"...할 일을 다 마쳤으니... 나으리의 뜻대로 돌아가 있겠습니다."

"...역 소환."

[성춘향이 역소환됩니다!]

진득하게 내 좆을 노려보는 시선을 밀어내고 춘향이를 역 소환시켰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반 정도 장난이나 다름없었다.

뭐 그냥 몰래 애완동물 하나 키운다고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 내 모닝 발기를 노리는 끈적끈적한 시선을 보고 생각을 달리 했다.

정말로 일주일 내내 남자 기숙사에서 여자 신음이 울려 퍼질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띠링! 띠링! 띠링!

기숙사 퇴실 신청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그때.

메시지 알림음이 여러 번 울렸다.

누구지?

유민인가? 아니면 수진이? 그도 아니면 멜라니?

핸드폰 메시지를 확인했을 땐 예상치 못한 이름이 화면에 보였다.

(장두철)

1­A반의 교관 장두철이었다.

나도 1­A반에 소속된 생도인 만큼 담당교관으로서 연락을 준 거겠지.

메시지에서도 느껴지는 기운을 보아하니 화가 좀 난 듯했다.

하긴 생도 두 명이 S급 게이트 공략하겠다고 아무런 연락도 없이 들어갔으니 그럴 만도 하지.

언론에선 대단하다고 추앙 받는 일이 아카데미 측면에서 보면 '생도들의 무모한 도전'인 것이다.

결과가 좋았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김민수와 나 둘 다 공략에 실패해서 죽었다면?

'세상에 있는 모든 욕을 다 먹지 않았을까.'

빅토리 아카데미가 최고인 이유는 결과만을 보고 상황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았아도 과정에서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면 상과 벌을 동시에 주는 공정한 곳.

그곳이 바로 빅토리 아카데미였다.

(장두철)

>교관님 근데 저 자취 하려고 하는데 기숙사 퇴실 신청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혼날 건 혼나는 거고 물어볼 건 물어볼 거였다.

(장두철)

>감사합니다.

'집만 알아서 잘 구하라니...'

집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직접 부동산에 방문하는 방법도 있었고, 핸드폰 어플을 통해 방을 알아보는 방법도 있었다.

그 외로 주변인들에게 추천을 받거나 하는 등의 수많은 방법이 있었다.

'역시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게 낫겠지?'

이때까지만 해도 난 내가 얼마나 유명하고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지 못했었다.

내 행동과 말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지, 난 알고 있었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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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순애일지="">의 언론들이 모두 착하고 공정하다고 해도 돌연변이는 있기 마련.

KBW 기자 윤산동이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극적인 제목과 찌라시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 수로 벌어 먹고사는 기자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횟수가 반복 되다 보니 한계가 생기기 마련.

더 이상 연예인들로는 우려 먹을 국물조차 나오지 않았기에 그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각성자는 너무 빡센데..."

각성자한테 파파라치가 달라 붙지 않는 이유?

간단했다.

'죽을 수도 있으니까!'

가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기자들이 몇 명 있긴 했지만 늘 며칠 뒤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발달된 각성자의 신체를 속이고 미행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기도 했다.

즉 각성자들이 먼저 기자 회견을 열지 않는 이상은 찌라시조차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쓴다면 돈이 된다!'

윤산동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내려다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집 한 채와 맞먹는 가격을 가지고 있는 카메라의 기능은 상상을 초월했다.

현존하는가장 비싼 카메라이자 가장 멀리서 찍을 수 있는 카메라라고 불리는 맥시멈캐논.

태양이 가장 높게 떠 있다는 오후 2시에도 달을 찍을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성능!

'이거라면 백태양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겠지.'

백태양을 선택한 이유?

굉장히 단순했다.

'가장 뜨거운 라이징 스타의 찌라시가 안 팔릴 리가 없으니까.'

카메라로 보지 않는다면 백태양이 사는 기숙사도 보이지 않을 만한 거리.

천체 망원경과 비슷한 수준의 위력에 다시 한번 놀라며 그는 렌즈를 침착하게 조절했다.

마음 같아선 여러 장 찍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찍을 수 있는 횟수는 단 한 번뿐.

카메라 기능에만 모든 걸 집중해서 메모리 용량을 신경 쓰지 못한결과였다.

'그래도 충분하다.'

그렇게 윤산동은 기다렸다.

백태양이 기숙사에서 나오기만을 간절하게 빌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하루에 한 번쯤은 외출을 하기 마련.

기숙사 앞 편의점이라도 들를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왔다!'

장장 여섯 시간에 걸쳐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백태양은 단순히 편의점을 가는 게 아니라 조금 멀리 이동하고 있었다.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스나이퍼처럼 이리저리 옥상 건물을 뛰어다니며 백태양을 쫓았다.

'부동산?'

찰칵.

윤산동은 백태양이 부동산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백태양이 고개를 돌려 카메라가 있는 쪽을 올곧게 바라봤다.

오싹!

카메라에 백태양을 담자마자 렌즈를 통해 눈이 마주쳤다는 감각이 뇌리를 관통했다.

'우연이겠지?'

죽음의 공포를 꾸역꾸역 이겨 내며 윤산동은 노트북 전원을 켰다.

이 기사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윤산동의 마지막 날갯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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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양의 이사 준비... 그가 새롭게 자리 필 곳은 어디일까?》

[윤산동 기자]

[입력 :: 20XX.05.13 1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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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양이 부동산으로 들어가고 있는 사진. 이미지를 보려면 클릭하세요]

13일 오후 빅토리 아카데미 남자 기숙사에서 백태양 헌터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백태양은 늘 그렇듯 깔끔하고 댄디한 스타일에 편한 운동화를 신으며 캐쥬얼한 패션을 선보였다.

최근 S급 게이트를 또다시 클리어 함으로서 자기 입지를 단단히 향하는 그가 향한 곳은 어디었을까.

◇ 부동산에 간 이유는 다름 아닌 이사를 위함. 백태양의 다음 집은 과연 어디일까?

현재 백태양이 거주하는 빅토리 아카데미 기숙사의 가격만 하더라도 부르는 게 값이라는 소문이 들릴 정도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현대 집값을 측정하는가장 중요한 척도가 '각성자 분포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빅토리 아카데미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안전하다는 믿음으로 인해 빅토리 인근 집값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는 백태양 헌터가 이사를 한다고 했을 때 엄청난 집값 폭등이 예상 된다.

그가 부동산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단언컨대 그가 선택하는 곳은 곧 금싸라기 땅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 된다.

[윤산동 기자] 추가 제보가 있다면 lqwe2&*(!@news.com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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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란(1202)]

김광준 :: 산동아 연예인 건드리다가 돈 안 되니까 이젠 각성자 건드리는 거냐? 너 진짜 그러다가 죽어. [추천 4156 / 비추천 255]

남윤성 :: 찌라시로 돈은 벌고 싶고 헌터는 건들고 싶고 해서 건드린 게 백태양? 넌 여론 아예 모르지? 이젠 집값 가지고 장난질이냐? [추천 3661 / 비추천 144]

정성만 :: 건드려도 하필... 산동아 너 덕분에 육개장이랑 편육은 많이 먹겠다. 고맙다. [추천 1245 / 비추천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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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로 유명한 기자가 쓴 인터넷 기사에 때아닌 열풍이 불었다.

백태양이 이사를 간다는 제목과 내용 그리고 부동산에 들어가는 사진 한 장까지.

이 기사는 윤산동이 예상 했던 것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백태양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세 여인들에게도 말이다.

"나랑 살 집을 알아 보는 건가?"

마탑의 장녀 소유민.

"제 근처로 올 준비하는 것 같네요..."

카이반 그룹의 후계자 멜라니 아이리엘.

"태양이도 참... 동거할 거면 미리 언질이라도 해주지..."

최근 2학년 1위로 급부상한 유수진까지.

태풍이 백태양의 머리 위로 몰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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