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86화 (86/325)

〈 86화 〉 이사...해야겠네

* * *

[김민수 생도의 기절 이유는 무리한 공략 시도 때문? 누리꾼들 술렁]

[백태양 또다시 S급 게이트를 클리어하다. 그를 생도로 보는 것이 맞는가?]

[김민수 생도의 끝을 알 수 없는 추락! 빅토리 아카데미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김민수의 절규'짤에 이은 '기절한 민수'짤 탄생, 이모티콘 출시 되나? 나도 사고 싶다!]

[백발태닝 열풍! 대세는 백태양? 나쁜 남자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럽다]

[김민수 생도를 적극 변호하는 백태양! 인성까지 다 갖춘 완벽한 이 남자 하지만 충무 이 씨 35대손 이여령은 가지지 못 했지]

[강태민의 화려한 부활! “다시 한번 기회를 준 백태양 헌터에게 감사...” 과감한 기부 선언까지 이어져……]

[백태양도 즐겨 먹는다는 이것! 무엇인지 알아보자]

[멜라니가 입고 있는 옷 얼마일까? 그녀의 완벽한 '부잣집 아가씨'스러움에 대하여 파헤쳐보자]

기사들이 쏟아진다.

여기서도 백태양 저기서도 백태양.

백태양과 관련된 게 코딱지만큼만이라도 있으면 즉시 기사화가 된다.

떨리는 턱살을 겨우 진정시키며 핸드폰 화면을 전환했다.

다 비슷비슷한 뉴스를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기에 위튜브를 틀었다.

­김민수 생도의 단독 공략 실패를 우려해서 오프너를 불러 게이트에 들어갔단 말씀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S급 단독 클리어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사실인 만큼 바로 지원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S급 헌터에게 지원을 요청 하면 됐을 텐데 왜 굳이 본인이 들어갔습니까? 같은 생도의 신분이니 불확실한 도전을 한 건 똑같지 않습니까?

­전 증명했으니까요.

­오...오오...

위튜브 어느 버튼을 눌러도 백태양 인터뷰 동영상이 보인다.

모든 관련 동영상에 박혀 있는 수준이었는데 무리도 아니었다.

실시간 인기 동영상 1위를 이틀 동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쓰고 계신 무기가 현재 카이반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시리즈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네 맞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멜라니가 더 자세하게 말해주겠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저를 위한 맞춤 무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번만 작동 시켜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가능합니다. 근데 그 너무 가까이 계시면 다치실 수도 있어서...

­야! 니네 빨리 뒤로 안 빠져? 지금부터 거리 확보 안 해서 제대로 작동 못 하면 나한테 뒤질 줄 알아!

­거 어느 소속인데 말을 그따구로 하쇼!

­나 TVG 국장이다!

­죄송합니다! 야 다 뒤로 빠져!

위튜브는 눈치도 없게 영상을 누르지도 않았는데 영상을 자동 재생 시키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핸드폰을 바닥에 던져 버리고 싶었으나 간간이 나오는 민수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생생한 현장! 백태양 기자회견!'를 눌렀다.

­오...오오... 약간 예전에 보던 히어로 같군요.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백태양 헌터께서 입어서 그런지 이게 좀 더 멋진 것 같구요...

­과찬이십니다. 혹시 더 질문 없으시다면 이만 마쳐도 될까요?

­마지막으로 김민수 생도의 기절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아 그건... 제가 방금 전에 말했던 대로 게이트가 대립 구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민수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대립 구도에서 싸움에서 김민수 생도가 졌다는...?

­서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이익...!"

안뚱땡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푹신한 침대에다 집어던졌다.

"무능하고 수동적이며 의심할 생각도 하지 않고 말하는 그대로 믿는 개돼지들 같으니라고! 진짜 진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백태양이 방해한 거란 걸 나만 알고 있어야 하다니!"

마음 같아선 인터넷에 글이라도 써서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안뚱땡도 흐름을 타고 있는 유명인의 기세가 얼마나 강한 지 알고 있었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괜히 글이라도 썼다간 열등감이니 뭐니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억지 욕을 먹을 가능성이 높았다.

"쒸익....쒸익...그 뭐냐... 티비... 티비나 봐야겠다."

힘을 너무 많이 소모한 대가 때문일까.

당장에라도 노블을 일으켜서 백태양을 치고 싶었지만 여의찮았다.

민수가 게이트 보상을 독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걸 무마하려고 권능을 과하게 소모한 까닭이다.

안뚱땡은 티비를 틀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자 오늘도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셨던 가장 뜨거운 감자를 찾아라! 각성자 수확제! 지금 시작합니다~!

­와아~ 오늘은 특별 게스트까지 있는데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궁금하시죠?

­저도 너무 궁금한데요?

­그럼 얼른 소개해드려야겠네요. 최근 춘향전 게이트를 두 번씩이나 열어서 오프너의 부활을 알린 강태민 오프너입니다!

­꺅!!! 실물은 처음 봐요~!!!

둠 둠 둠 둠 둠

화려한 음악이 터져 나오고 형형색깔의 조명과 함께 강태민이 등장한다.

돈키호테 게이트 사건으로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인물이 최근 가장 핫하다는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이다.

본래라면 김민수를 도와줄 조력자로 설정된 놈이 백태양 얼굴이 박힌 티셔츠까지 입고 나타나다니.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듣던 것보다 훨씬 잘생기셨는데요?

­하하 이게 다 백태양 헌터 덕분 아니겠습니까?

­그런가요? 그럼 백태양 헌터 말 나온 김에 오늘 주제인 춘향전 게이트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강태민 오프너의 부활 신화 한 번 들어 볼까요?

­좋죠 제가……

"그만! 그만! 왜 계속 백태양만 찾는 거야!"

뉴스도!

위튜브도!

티비도!

전부 다 백태양 이야기밖에 하지 않고 있었다.

는 이러려고 만든 소설이 아니었다.

김민수의, 김민수를 위한, 김민수에 의한 이야기만이 집중적으로 나와야 정상일 텐데.

백태양 하나 때문에 모든 이야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이 세워둔 완벽한 '용사민수 성장 계획'을 깨트리고 보상을 차지할 줄이야.

"놈은 사실 천재...?"

안뚱땡은 탁자에 있는 계획표를 힐끗 바라보며 어디서부터 잘못 됐는 지 찾기 시작했다.

"선택지를 준 게 잘못이었을까...? 아예 그냥 딱 하나만 했어야 했나...? 근데 이미 S급 게이트를 하나 만드는 데 많은 권능을 썼다고... 그래서 생각도 못 했어... 난 당연히... 백태양이 개입을 해도...! 아니 그래서... 그래도 몇 가지는 지켜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이미 주인공 지분을 20% 넘게 뺏긴 상태였다.

NTL 퀘스트라는 말도 안 되는 퀘스트를 누가 내린 지는 몰라도 아주 사악한 놈이 분명했다.

민수가 여러 여자를 끼고 꽁냥꽁냥 하렘 순애 힐링일상물을 찍는 걸 왜 그렇게까지 싫어한단 말인가.

"난... 이 소설을 쓴 작가란 말이야... 근데 왜 내 마음대로 못 하냐고! 앞으로 민수를 위한 엄청난 계획들이 있었는데..."

안뚱땡은 더 이상 민수를 혼자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혼자의 힘으로 상황을 돌파해낼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이 도움을 주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더 데빌 카오스 킹이여 준비해라...! 어쩔 수 없지만 계획을 앞당겨야겠다... 당장 김민수와 접촉하라!"

안뚱땡은 재빨리 복면을 뒤집어쓰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네 알겠습니다... 이젠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 편히 쉬소서...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다면 민수에겐 저 더 데빌 카오스 울트라 킹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안뚱땡은 이번엔 복면을 벗으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울트라는 왜 붙인 것이냐?"

"요즘은 이게 짱이랍니다."

"멋지구나."

그렇게 복면을 벗고 쓰기를 반복하며 안뚱땡은 호탕하게 웃었다.

1인 2역도 이젠 익숙해져 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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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게이트 클리어 조건과 엔딩 조건을 모두 달성한 당신!

대립 구도의 게이트 법칙에 따라서 모든 보상을 독차지합%$) @$)

보상에서 '붓검'이 제외됩니다.

보상에서 '메인스킬 강화'가 제외됩니다.

제외된 두 가지 보상을 제외한 나머지를 획득 합니다!

보상으로 스킬 '강타'가 강화됩니다!

'강타'가 '일점집중(S)'으로 강화 됐습니다!

일점집중(S) :: '강타' 스킬이 변화한 형태로 힘을 좀 더 용이하게 모을 수 있게 됩니다.

특전 보상으로 [소환 스킬­성춘향]을 획득합니다!

예전에 안내한 대로의 설명이기에 가끔 춘향이가 부르지 않아도 현현 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종족 스킬­마족화]에 '탐관오리' 속성이 추가 됩니다!

마족화 이후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집니다.

마족화 외형이 '탐관오리'의 영향에 따라서 조금 변합니다.

제외된 보상을 대체하기 위한 보상 탐색 중...

게이트에서 사용 했던 무기를 토대로 분석 중...

'방망이' 계열로 판단...

합당한 보상을 끌어내는 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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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헤라클래스의 곤봉'을 지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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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끝이야?"

S급 게이트 보상을 클리어한 것치고는 굉장히 형편없는 보상이었다.

승자 독식이라고 말했으면서 가장 중요한 '붓검'과 '메인스킬 강화'가 제외되기까지 했다.

무슨 수를 쓴 건지는 몰라도 아마 안뚱땡이 개입한 거겠지.

물론 대체 보상을 주긴 했지만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안뚱땡이 개입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화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긴 사람은 난데 가장 중요한 알맹이를 왜 김민수가 먹는단 말인가?

게다가 이제서야 안 사실이었지만 김민수는 게이트 클리어 보상을 이미 받았었다.

갑자기 강해진 이유와 처음 본 무기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근데 그러고서도 나한테 졌잖아.'

오히려 그러므로 보상이 나에게 오는 걸 필사적으로 막은 걸 수도 있었다.

제외된 보상까지 가져갔다면 김민수는 나에게 더 이상 상대가 되지 않을 테니까.

그래도 마냥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헤라클래스의 곤봉이라면 신화 속에 나오는 그 물건 아니던가.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랐다.

눈앞에 턱 하니 떨어진 헤라클래스의 곤봉을 집으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목소리가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여기가 나으리가 살던 곳이군요! 소녀 춘향 여기서 나으리와 함께 알콩달콩 살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콩닥콩닥 뜁니다! 그럼 우선 같이 목욕부터 하면서 몸의 정과 연을 나누는..."

"...뭐야?"

"성춘향이옵니다 나으리. 저희가 그렇게 뜨겁게 나눴던 정을 잊으셨나요? 저는 한시도 잊지 못하고 나으리와 떨어지면 어쩌나 항상 전전긍긍..."

"..."

멋대로 소환 된다는 게 이런 이야기였어?

그 어떤 소환의 전조도 없었다.

춘향이는 예전부터 집에 있었던 사람처럼 능숙하게 내 곁에 착 붙었다.

완벽한 조교를 할 시 스스로 현현할 수도 있다는 문장이 머리에서 떠올랐다.

근데 그건 어쩔 수 없었잖아.

클리어 조건이 성춘향을 완벽하게 조교시키는 거였다고.

'이거 완전 가불기였네.'

남자 기숙사에서 여자랑 동거를 한다?

아무리 개방적인 빅토리 아카데미 기숙사라고 하더라도 선을 넘어도 한참 넘는 행위였다.

춘향이한테 사정을 설명해도 눈치를 보거나 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눈치를 볼 거라면 내가 부르기 전까지는 튀어나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이사 가야겠다.'

소환수라고는 해도 춘향이는 여자였다.

물론 얌전히 있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지금 만 하더라도 옷을 벗고 몸을 부비고 있었다.

자칫 하다간 남자 기숙사에서 매일매일 여자 신음 소리가 울릴 수도 있는 상황.

강제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부동산을 가 봐야 하나...'

이때만 해도 난 몰랐었다.

내 이사 결정이 얼마나 큰 사건을 불러일으킬 지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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