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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74화 (74/325)

〈 74화 〉 SM플레이는 해봤자 보지에 주먹 넣은 게 다였는데.

* * *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춘향이는 극마조 성향을 띠고 있었다.

이몽룡한테 가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심하게 폭력을 행사 했는데.

'성욕이 진짜 장난이 아니네?'

안뚱땡의 계획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멍청하다는 말을 듣는 거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춘향은 김민수가 감당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유민이도 버거워서 좀만 움직이니까 바로 뺏겼던 게 김민수다.

근데 지금에 와서 그것보다 더 심한 극마조 성향 여자를 게이트에 등장 시킨다고?

그것도 자신감을 살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생각하면 할 수록 골이 땡기기 시작했다.

김민수가 게이트에 혼자서 막무가내로 들어갔을 땐 보상을 다 뺏자는 마음가짐이었다.

근데 지금은 나조차도 이 게이트에 묶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교를 뭐 아무나 하냐고...'

SM플레이를 해봤을 뿐이지 그걸 즐기거나 매일 원하는 욕망은 없었다.

가장 심한 것도 섹파를 침대에 묶어놓고 보지에 주먹 몇 번 넣은 게 전부였다.

'근데...'

눈앞에 뜬 클리어 조건창이 기분을 더 암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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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춘향을 공공연한 장소에서 모욕을 줌으로 그녀의 마조 성향을 완벽히 일깨운 당신!

게이트에 들어온 지 하루도 안 된 시간 안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 보상으로 클리어 조건이 밝혀집니다.

클리어 조건 :: 성춘향의 완벽한 조교(0/1)

이몽룡과의 순애 원천봉쇄(0/1)

보너스 조건 :: [포주] 역할 일 때 성춘향을 완벽히 조교 할 시 [변 사또] 역할에게 특전이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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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불친절한 설명과 어이가 없는 조건들이었다.

'완벽한 조교라는 게 뭔데?'

나와 있는 조건이 두 개일 뿐 클리어 조건은 크게 봤을 때 단 하나였다.

성춘향을 완벽히 조교 하는 순간 [이몽룡] 역할을 하는 김민수와 사랑을 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경우였다.

'춘향이만 완벽히 조교 하면 특전에 순애 원천 봉쇄에...'

춘향이의 조교가 곧 클리어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클리어만 한다면 [이몽룡] 역할하게 된 김민수가 받게 될 보상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같이 협력하는 입장도 아니었고 상반된 처지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고전명작[춘향전]

철저한 대립 구도를 통해 경쟁을 유도하는 악질적인 게이트였다.

만약에 김민수와 자신 같은 경우가 아닌 정말로 팀을 꾸려서 들어온 헌터들이라면?

피바람이 불 수도 있을 정도의 일이었다.

S급 게이트의 보상은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다 알려진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별로 맞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이 년이 꾀를 부리네? 화장하면 멍 다 가려지는 거 모를 줄 알았냐?"

"자...잘못했습니다 '나으리'..."

춘향이의 마지막 '나으리' 호칭이 평소와 다름을 느끼고 의아함을 느끼던 그 순간.

[성춘향의 스킬 발동 :: '조교 생활을 위한 올가미'가 당신을 덮칩니다!]

그녀의 등 뒤에서 커다란 올가미가 생성 되더니 순식간에 내 목에 채워졌다.

'뭐야?'

[처녀폭격기 발동! 처녀에게! 절대로! 패배하지! 않습니다!]

채워진 올가미가 목을 조이려는 그때 처녀폭격기가 발동 됐다.

올가미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춘향이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 했다.

"어...어째서..."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사람을 무슨 귀신 보듯이 쳐다보고 있어 기분 나쁘게."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냐 쌍년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춘향이의 고개가 돌아간다.

아무래도 [포주] 역할의 영향 때문인지 입과 손이 절로 거칠어진다.

무의식적으로 걸걸한 언어를 써야 한다는 강박이 박힌 기분이다.

'처녀란 말이지...'

생각해 보니 엄연히 생명체 취급을 받기 때문에 핥아보는 눈동자를 사용해도 됐었다.

이런 게이트가 처음이어서 그런지 대처가 깔끔하지 못했었다.

[핥아보는 눈동자 발동! 시선이 진득해집니다.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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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성춘향

[신체] 키: 165cm / 몸무게 : %!@$(

[설명] 고전명작[춘향전]에 나오는 ^%@!$(_입니다.

'조교 생활을 위한 올가미'에 묶인 상대만 읽을 수 있습니다.'.

.

.

.

'처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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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

'레벨업을 여기에 써야 하나.'

가뜩이나 페널티도 있어서 실생활에 막 쓰지도 못 하는 능력이다.

제대로 읽지도 않은 소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이 모양이라니.

원래부터 자세한 정보를 주는 스킬이 아니긴 했어도 이렇게까지 도움이 안 될 줄이야.

"니 년 벌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흡..."

춘향이는 맞을 뺨을 부여 잡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누가 보면 겁에 질려서 그런 줄 알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웃음을 그냥 필사적으로 참고 있구나.'

피가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면서 표정을 관리하는 게 눈에 들어온다.

아득바득 고통을 참는 시늉으로 탈바꿈 하려고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본모습을 알아버린 이상 그녀는 천박한 암퇘지에 불과했다.

"분칠을 좀 진하게 해서 멍 자국을 가리고 손님 맞을 준비하고, 알았냐?"

"하지만 나으리 저는...!"

"누가 몸 팔래? 손님만 맞으라고 무슨 말인지 몰라?"

"그래도...우욱!"

말대꾸를 하는 춘향이의 복부에 주먹을 쑤셔 박았다.

갑작스레 들어온 충격에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커지고 학학 거리며 침을 흘리는 성춘향.

성향만 마조일 뿐 고통은 아직 익숙한 게 아닌지 이번에는 미세하게 떨리는 입꼬리를 조절하지 못했다.

희미한 초승달처럼 휘어가는 입꼬리.

어쩌면 이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가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번뜩였다.

'죽일 수 없는 보스 몬스터라면...'

돈키호테 때만 하더라도 놈과 관련된 녀석들을 싹 다 죽이면 게이트 클리어였다.

조건도 그랬고 누가 '몬스터'인지 구분도 명확하게 나눴었다.

"아무튼 오늘은 그리 알고 준비 잘해라."

"...네...네헤...나흐읏,...하악...리...이이..."

춘향이는 아직도 배가 얼얼한 지 몸을 웅크리고 말을 내뱉었다.

중간에 들린 숨소리는 거친 호흡으로 인한 게 아닌 명백한 신음이었다.

난 곧바로 몸을 돌려 처음 내가 깨어났던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안뚱땡이 만들었는 지 의심될 정도로 복잡한 구조의 게이트였다.

'가장 최악인 건 김민수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다는 거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너무 멍청해서 그다음 행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 있다면 모든 걸 제어가 가능했을 텐데, 지금은 그것도 아니었다.

수동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이러다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때 그냥 김민수도 같이 데려왔어야 했나?'

기절한 척을 한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아마도 스토리상 전개를 위한 행동이었을 거다.

김민수도 나름 머리를 쓴다고 지금은 지고 나중에 [변 사또]한테 참교육을 하려고 한 거겠지.

그놈 나름의 빌드업이었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당장 [포주]한테 끌려가서 무슨 짓을 당할지도 모르는 판국에 기절한 척이라니.

하루라도 빨리 주인공 입지를 다 뺏어서 김민수를 치워 버리고 싶었다.

'게다가 시간의 흐름도 잘 모르겠어.'

시간의 흐름상 보면 춘향이가 이몽룡과 헤어지고 몇 달 뒤에 [변 사또]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그 몇 개월 동안은 [포주]인 상태로 춘향이와 붙어 있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변 사또]가 된 다음에도 [이몽룡]을 기다리는 시간이 존재했다.

예전에 조사해 본 바로는 디펜스와 오펜스 방식의 게이트는 최소 삼 개월 정도를 잡고 들어간다고 한다.

S급 게이트라면 그 시각은 배로 늘어나서 육 개월 정도 게이트 안에 있는 게 보통이었다.

시간만 충분 했다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하루하루가 촉박했다.

'365일.'

[NTL 퀘스트의 남은 기한 :: 329일]

김민수의 히로인이 몇 명이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기서 시간을 썩힌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차라리 내가 가야겠다."

계획을 다시 수정하기로 결심했다.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 해 놓고 김민수 행동 예측 못 한다고 발만 동동 구르는 꼴이라니.

백태양 답다고는 볼 수 없는 방식이었다.

"춘향이 고 년한테 나갈 채비를 하라고 일러라."

"어디로 가시는 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남원 사또 댁으로 간다. 어르신이 안 계실 시간이니 어차피 지금은 그 새끼 밖에 없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밖에서 서성거리던 월향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당에서 그렇게 춘향이를 팰 때는 두려워했으면서 막상 상황이 끝나니 아쉬운 얼굴이다.

남원 사또의 아들은 단 한 명, 이몽룡 뿐.

김민수 그놈은 지금 그곳에 있을 터.

'네가 뭘 하기 전에 내가 미리 다 박살 내주마.'

능동적으로 상황을 컨트롤할 차례였다.

'근데 이 새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정말 순수한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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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양의 호기심을 잔뜩 받은 김민수는 지금.

"...한자 못 읽는데..."

과거 시험 공부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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