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67화 (67/325)

〈 67화 〉 나는 최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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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와 고민이 있습니다]의 답변 ­순애일지작가 [태양광]

­현재 비밀글 상태입니다. 비밀글 상태를 해제하시려면 고객 센터에 문의 부탁드립니다.­

이쯤 되면 슬슬 삼라만상의 진리에 다달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끼리 의심 했던 것도 있고 그치만 역시 가장 마지막에 남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 것 같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나간 인연은 잊어 버리라 이 말입니다.

어차피 잘 될 것 같지 않았어, 솔직히 그 뭐랄까나... 나도 약간 커플 점을 보는 사람처럼...

억지로 좋은 말을 해주느냐고 어절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를 알고 있었달지.

미래를 알고서도 현제를 축복할 수 없는 제 심정을 아실여나 모르겠군요 ㅋㅋ

솔직히 다 제 계획 안에 있는 일들 중 하나였습니다.

게다가 현제 민수씨 주변엔 두 명이나 새로운 여자 친구 후보가 있지 않습니까?

도내SSS급일 텐데... 물론 제 현여친보단 못 하지만 ㅋㅋ 괜찬습니다.

한 명은 민수씨에게 "모델" 제의까지 하면서 억지로 구실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소꿉친구였던 누나는 참... 완전 눈나헤으응 이더군요...

그 한 세 시간 전부터 말씀해주셨던 백태양? 이라는 놈... 솔직히 대련으로 이긴 것분 진짜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 머냐... 이 안전한 스파링 같은 공간에서 하던 놈이 "실전 게이트 격투"같은 곳에서 김민수씨를 이긴다??

참나 ㅋㅋㅋ 말이 되겠냐고~

솔직히 백태양의 업적은 많이 과정되어 있다고 생각 ㅇㅇ...

S급 게이트 단독 클리어라도 해서 참교육 시켜줘야 하나... 하...

김민수씨도 절 솔직히 많이 의심하시는 것 같으니까 S급 게이트가 나타날 위치를 적어드리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어이 넌 이미 김민수씨한테 말했다고?ㅋㅋ < 친구니까 괜찮아 퍽!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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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김민수는 총 열 두 시간에 걸친 장대한 질문·답변 글의 마지막 글을 읽었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어.'

순애일지작가를 잠깐이나마 의심했던 자신에게 죄책감이 생길 정도다.

솔직히 유민이? 사실 자신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학습된 감정과 표현력 그리고 여태까지 쌓여 있었던 세상에 대한 억울함.

그런 것들이 섞여서 길거리에서 대성통곡을 했을 뿐, 절대로 연애 감정 같은 질 낮은 것으로 인해 운 게 아니었다.

지금도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게이트와 던전으로 인해 죽어 가는 사람이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근데 용사가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인터넷에 떠도는 조롱거리가 된다?

'말도 안 되는 거지.'

똥차 가고 새차가 온다고 했던가.

실제로 유민이가 떠난 뒤 멜라니와 류혜미가 적극적으로 연락해오기 시작했다.

가장 의외였던 건 멜라니였는데, 안 그런 척을 하더니 틈만 나면 계속 답장을 요구하고 있었다.

[멜라니]

'귀엽네.'

모델 제의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한 다음에 바로 이렇게 과감하게 선톡을 여러 번 날릴 줄이야.

이런 게 바로 읽씹의 묘미일까? 백태양도 이런 게 일상이겠지?

김민수는 지금 자신이 알파메일의 자리에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몇 번이나 자기객관화를 해봤으나 아무리 생각을 정리해 봐도 자신은 알파메일이 맞았다.

멜라니가 어디 보통 여자인가.

헌터 무기 제조의 가장 앞자리에 있는 최고의 기업 카이반의 딸.

그게 바로 멜라니였다.

"이런 여자가 애걸복걸 연락하는데, 알파메일이 아니면 뭐냐."

어이쿠.

무의식적으로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이런걸 줄이는 게 좋다고 순애일지작가님도 말씀을 해주셨는데.

고개를 두어 번 정도 흔들면서 자세를 바로 하고 나무 앞에 섰다.

앞으로 5초.

"백태양, 딱 대라."

여태 원하는 대로 인생이 쫙쫙 펴져서 살맛이 났겠지.

근데 이제는 어림도 없을 거다.

"내가 S급 게이트를 단독으로 클리어하면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겠지."

순애일지작가님은 이 게이트에 대한 모든 일을 비밀로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김민수는 그대로 믿지 않았다.

'사람을 불러서 유명세를 단번에 따라잡으라는 말씀이겠지.'

그리고 그걸 대놓고 말씀해주시지는 못한 게 틀림없었다.

이 생각은 김민수가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곧바로 연결됐다.

김민수는 자신이 S급 게이트를 단독으로 클리어하고 나왔을 때, 주변에 아무도 없는걸 걱정했다.

띠링! 띠링!

[멜라니]

멜라니는 대기업의 딸이다.

정보망과 인맥이 그만큼 넓고 깊다는 소리였다.

'널 이용해야겠어.'

원할 때만 여자를 골라 먹는 알파메일.

백태양처럼.

[멜라니]

>귀엽네.

>(GPS 주소)

더 높은 경지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조차 이용하는 과감한 결단력.

김민수는 자기 자신의 행동이 무서워져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쩔 수 없어.'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라면 사람의 마음마저 이용할 수밖에.

김민수는 눈을 부릅 뜨고 몸을 게이트로 옮겼다.

'나는 최강이 된다.'

용사의 굳은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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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 보고 뭐라는 줄 알아요? 갑자기 뜬금없이 귀엽다 그러는 거 있죠. 어이가 없어서, 진짜 저희 쪽에서 손해 배상 청구 하기로 결정했어요. 아니 어떻게 모델 사진 찍기로 한 당일에 갑자기 주소만 띡 보내놓고 사라져요? 보니까 S급 게이트 발생지라는 거 있죠?

"허..."

한동안 집 안에서 박혀 있기만 하던 김민수.

사실 이 충격 때문에 폐인이 되거나 학교에 안 나오면 어쩌지 이런 부분을 걱정 했다.

내가 아무리 날뛰고 발악해도 모든 사건의 중심은 김민수다.

근데 김민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전개가 발생하더라도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민수가 게이트를 들어간다고 했을 땐 안심했다.

'물론 그게 S급 게이트라는 걸 듣기 전이었지만...'

저번 S급 게이트를 가볍게 돌파한 이후 난이도에 대한 의심이 생겼었다.

때문에 집에 있을 때 틈틈이 난이도 분석에 관한 글을 열심히 찾아봤었다.

'돈키호테는 컨셉형 중에서도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다.'

돈키호테 게이트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러 분석 글이 인터넷에 쏟아져 나왔다.

그 모든 분석 글은 여러 견해와 주관적인 의견을 가득 담고 있었으나 단 하나만큼은 일맥상통했다.

'보스형과 컨셉형이 합쳐진 게이트이며 수준으로 봤을 때는 B급과 비슷하다.'

수많은 풍차거인과 양떼, 그리고 마법사까지.

그 많은 숫자를 피해 없이 소수 인원으로 모두 감당 했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말로 극히 희박한 확률로 난이도만 높게 표시 되고 실제 내용은 그보다 못하다는 말이었다.

일각에서는 보상이 S급이었기에 그렇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김민수가 초창기부터 S급 게이트를 클리어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깔끔한 게이트 클리어.

큰 상처 하나 없이 최고 공헌도를 잡아먹고 1위의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게 가능했던 건 어디까지나 '김민수'를 위했기 때문에 가능한결과였다.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어? 팀이 꾸려지는 거야?"

­아직 확정이 나지 않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 저희도 그렇고 다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라서...

게이트에 들어간 지 아직 5분조차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원래라면 그 짧은 시간 동안 구조대가 꾸려지고 오프너가 현장에 도착하는 게 정상이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빠르게 구조 요청해서 김민수를 꺼내는 게 맞았다.

그러나 멜라니 같은 경우엔 그럴 수가 없었다.

­저희 쪽을 물어뜯을까 봐 너무 걱정돼요...

'김민수의 절규'짤로 이미 이미지 훼손을 많이 받은 카이반.

인지도가 하락하는 와중에 기업 모델로 발탁 되었던 김민수가 S급 게이트를 단독 도전했다?

이건 엮고 싶지 않아도 엮게 되는 스토리였다.

'카이반이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김민수를 이용했다.'

이 한 문장이 인터넷에 퍼지는 그 순간, 카이반은 많은 걸 잃게 된다.

진의 여부와 상관없었다.

믿고 싶은 것만 믿을 수 있다는 게 여론이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이니까.

멜라니는 그렇기에 이 일을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던 거다.

1급 헌터들에게 요청하면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그렇다고 요청을 안 하자니 위험하다.

그렇기에 1급 헌터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야 했다.

'그게 나겠지.'

생도이지만 헌터 취급을 받으며 S급 게이트 최대 공헌도를 받은 자.

가장 빠른 연락이 가능하며 믿을 수 있는 사람.

­백태양 씨 뿐이예요. 솔직히 무리라는 거 알아요. 근데 제발... 저희 측에서 조사해 본 결과 게이트가 컨셉형 이기 때문에 실제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요... 그때처럼요...

분노가 서렸던 목소리에 애절함이 깃든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면서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이건 하고말고 하는가능성의 문제가 아니었다.

"갈게, 주소만 찍어 줘."

수진이한테는 미안하게 됐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원더랜드 데이트 약속은 잡았으니 괜찮겠지.

"난 괜찮아, 다녀와 태양아."

수진이는 어느새 내 옷을 가지런히 침대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출근할 때 차분히 내조하는 아내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다녀올게."

짧게 수진이와 입을 맞추고 창문을 열었다.

[로시난테 발동! 안전 운전 하세요!]

창문으로 뛰어내리자마자 로시난테가 내 밑에 소환된다.

부릉 부릉!

바퀴가 땅에 닿자마자 흔들림 없이 바로 담벼락을 뛰어넘었다.

'민수야 진짜 인생에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구나.'

오히려 좋았다.

동정심을 느낄 여지가 티끌 만큼도 없었으니까.

'멜라니가 그래도 김민수한테 최소한 인간적으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가져야 하는데...'

김민수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할 정도로는 대우해줘야 했다.

근데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결국엔 김민수를 혐오하게 되는 거 아닐까?

왜 이렇게 주인공이 찐따 같을까.

앞으로 일어날 연애 사업이 벌써 먹구름이 낀 기분이라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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