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59화 (59/325)

〈 59화 〉 김민수 너마저...!

* * *

"민수야!!!!!!!"

안경을 쓴 뚱뚱한 남자가 책상을 마구 내리치며 분노했다.

지금 쏟아지고 있는 SNS의 가장 뜨거운 화제는 김민수의 절규였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보라색 클러치백을 꽉 쥐며 눈물을 흘리는 남성.

눈물과 콧물 때문에 얼굴이 다 망가졌지만 김민수라는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중간에 멜라니가 난입해서 기사가 나는 건 막을 수 있었지만 일반인들의 손가락은 막지 못 했다.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찍혀서 민수의 절규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졌다.

"백태양 이 개자식..."

처음에는 원인을 몰랐으나 의 제목이 대부분 사라진 걸 보고 짐작 했다.

­흐이아아아아인아아아

영상 속의 민수는 남들이 들으면 뭐라고 하는지 모를 소리를 쏟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안경을 쓴 이 남자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유민이를... 뺏었구나..."

김민수는 하염없이 유민이를 부르짖으며 찾고 있었다.

민수가 울며 유민이를 찾고, 책의 제목은 사라져 간다면 원인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의 사라져야 할 가장 암적인 존재이자 어떤 의미에선 최종 흑막.

백태양.

다 놈의 짓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고 설정 집에 가둬놓고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건데.

결국 사고를 터트렸다.

"...내가 연애 코치까지 해줬는데 대체 부족한 게 뭐가 있었던 거야..."

믿기지 않았다.

남들보다 앞서가는 패션부터 시작해서 가장 잘나가는 보라색 클러치백까지 선물해줬다.

패션으로만 봤을 땐 백태양은 상대가 안 되는 게 정상이었다.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옷을 입어놓고 명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건가?

말이 안 됐다.

김민수에게 선물한 옷 모두 백태양 옷과 같은 명품이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김민수의 진면목을 알아주지 못 하는 걸까.

"미개한 것들... 내가 제어만 가능했다면...! 니들은 전부 다 김민수를 찬양했어야 할 텐데!"

남자는 접힌 턱 사이를 긁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민이를 잃어 버린 건 큰 손해였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백태양처럼 근육질 몸이 좋은거냐...? 성격은 별 차이 없어 보이는구만!"

민수의 관한 설정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다.

약간의 노력과 힘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지만 변화를 위해선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었다.

모든 이야기의 흐름이 점점 백태양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것만은 절대로 막아야 했다.

"...내가 찾아갈게 민수야."

모든 건 민수의 핑크빛 하렘을 위해서였다.

사실 민수에게 알려주지 않은 숨은 연애 고수의 비전 비법이 백 가지 정도가 더 남아 있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배우면 자칫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어서 망설였었다.

"인정한다 백태양. 네가 나와 동등하거나 바로 밑 정도의 수준이란 걸."

안경을 중지로 멋들어지게 한 번 세워올렸다.

주인공이 발정 난 태닝백발한테 밀리기만 하는 건 말이 안 됐다.

여태까지 소설을 묵묵히 참고 와 준 독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었다.

"이제부턴 나를 상대하게 될 거다."

후회하게 해주지.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봉황의 날개를 펼칠 때였다.

백태양을 만난 뒤로 외출을 한 적이 없었는데.

바깥 바람을 오랜만에 쐴 차례였다.

"민수는 아마 기숙사에 있겠지."

안 봐도 뻔했다.

그 여리고 순진한 애가 어딜 가겠는가.

보나 마나 상처를 받고 날개가 찢어진 나비처럼 누워 있을 게 분명했다.

띠링!

이제 막 밖으로 나갈려는 찰나 질문글이 올라왔다.

남자가 질문글 알람을 설정해 놓은 사람은 단 한 명.

김민수였다.

"포기하지 않았구나 민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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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와 고민이 있습니다] ­ 스윗생도

­스윗생도님의 2400번째 고민글입니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헤어짐을 당했다고 말하는 편이 맛겠군요.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입니다.

솔직히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안았는데 갑자기 이런 취급이라니.

저는 그녀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었고 진도도 막 천천히 뺴고 싶었습니다.

뽀뽀 같은 것도 막 아껴주고 그러느냐고 안 한 건데 왠 남자 놈이 갑자기 나타나서...

솔직히 실명 언급은 좀 망설여지지만... 그냥 부르기 쉽게 썬이라고 하겠습니다.(센스 좀 있을지도 ㅋㅋ)

그놈이 저보다 압서고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대...

아니 그리고 배신감도 너무 느껴집니다...

이 감정을 어떡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잰 순애일지작가님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대로 다 했는데 왜 하나도 이러지지 않나요?

오히려 인터넷에 놀림감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울고 있느냐고 타자가 제대로 처지지 않내요...

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오랜 고민 끝에 문제가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순애일지작가님 정말로 연애 해 보신 거 맞나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드렀습니다... 이번에도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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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 :: 너희끼리 물고 빠는 게 될 리가 있냐? 이제라도 알았으면 맞춤법 검사기부터 돌려라. [신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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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야... 너마저...!"

김민수가 날 의심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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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볼까 그럼."

김민수와 유민이의 관계를 완전히 박살 내자 잠깐 숨을 돌릴 시간이 찾아왔다.

"유민이 한 번에 20%까지 차오른 거 보면... 앞으로 네 명 정도가 더 남은 건가?"

단순 확률로 계산해 보면 의 히로인은 총 다섯이었다.

현재까지 민수와 접점이 있는 여자는 소유민, 멜라니, 류혜미 정도였다.

원래 샤엘도 포함이 될 예정이었으나 내가 너무 빨리 가로채서 포함되지 못 했다.

"앞으로 최소 두 명 정도 더 나온다는 건데..."

솔직히 말하면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아무리 많은 여자를 만나 봤어도 동시에 계속 끌어가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잠깐 섹파로 몸만 섞고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감정까지 교류해야 한다.

"샤엘은 사라졌다지만... 일단 내가 벌려놓은 것만 해도 수진이랑 샤엘 이 둘."

메인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 결과적으로 내 주변엔 일곱 명의 여자가 생기는 거였다.

안뚱땡의 여자 경험과 수준을 고려해봤을 때 무조건 순애보적인 성향이 강할 터.

배신도 하지 않고 아마 한 남자만을 끝까지 사랑하면서 처녀빗치의 성격을 탑재했을 거다.

김민수는 진도도 느리게 빼고 동정찐따의 면모를 지녔기 때문에 어버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그게 더 좋게 작용할 수 있었는데, 진도가 느린 건 그만큼 감정이 진하지 않다는 말이다.

러브코미디적으로 봤을 땐 김민수의 성격이 분량을 늘리는 데는 최고였다.

"진도를 늦게 뺄 수도 없고..."

그런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성욕을 억누르라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

좀만 건드리면 알아서 무장 해제 되는 여자들을 보며 얼굴 붉히면서 도망치는 짓?

때려 죽여도 할 수 없었다.

만약에 내가 못한다고 해도 백태양의 몸이 먼저 반응할 게 분명했다.

"히로인 속성 중에 안 나온 게 뭐가 있을까."

이건 소설이자 동시에 안뚱땡의 음습한 욕망을 채우기 위한 장치였다.

지금까지 소꿉친구와 재벌아가씨 그리고 동네 누나가 나왔었다.

"서큐버스도 나왔었고... 그럼 성녀...?"

가능성이 있었다.

일단 아직 김민수의 하렘에는 엄청난 폭유를 가진 히로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녀의 신성력 주머니가 파괴적이어야 하는 건 상식 중에 상식인 바.

굉장히 신빙성 있는 가설이었다.

"그럼 일단 성녀...그리고 아이돌...? 모호하네... 배우 같은 미디어 매체에 자주 노출 되는 사람일 수도 있어."

성녀는 일단 확정으로 생각해도 마지막 한 명이 문제였다.

유명인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기엔 이미 유민이와 멜라니가 너무 유명했다.

재벌아가씨 두 명인데 여기서 슈퍼스타가 튀어나와도 큰 이팩트가 없으리라.

"용사와 성녀... 서큐버스...소꿉친구...동네 누나..."

마지막 퍼즐이 매치 되지 않는다.

현 상황을 정리하던 공책에서 시선을 돌렸다.

책상에서 골머리를 썩어봐야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수진]

>태양아 내일 진짜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와!

>혹시 꼭 부담이면 ... 안 와도 돼...

>(부끄러워서 꼬리 속에 숨는 강아지 이모티콘)

지금은 당장 내일 있을 식사 초대를 생각하는 게 맞았다.

"옷은 캐쥬얼 정장 느낌으로 가면 너무 무거워 보이고... 그냥 댄디쪽으로 갈까."

일단 얼굴은 프리패스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옷이라도 제대로 갖춰야 했다.

여자가 좋아하는 얼굴인 건 좋은데, 그 여자의 부모님이 좋아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웃기게도 김민수 쪽이 프리패스상엔 조금 더 가까웠다.

순박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여자를 꼬셔야 부모님을 만나지 안뚱땡아..."

어떻게 예선도 안 통과하고 본선부터 들어갈 생각을 했을까.

발상 하나는 기가 막힌 놈이었다.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머리를 식히려는 찰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처음 보는 번호여서 원래 안 받으려 했지만 갑자기 촉이 확 왔다.

"여보세요?"

내 예상이 맞다면 지금 전화가 올만한 사람은 단 한 명뿐.

­나다. 백태양 헌터, 잘 지냈나?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

당연히 멜라니일 줄 알았는데.

"그럼요, 유민혁 헌터님.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유수진의 아버지이자 최고의 헌터 중 한 명.

유민혁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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