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 니 여친 쩔더라
* * *
"나 민수랑 데이트 안 해도 되는 거 맞지?"
"당연하지, 네가 민수랑 데이트를 왜 해."
"그치? 난 태양이 건데!"
유민이는 그렇게 말을 내뱉으면서 내 품으로 쏙 들어왔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애교가 쭉쭉 늘고 있었다.
자기 볼때기를 부비적거리면서 내 냄새를 깊게 맡고서는 진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땐 벌집에 박은 건 줄 알았는데...'
통제가 가능한 벌집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난 굉장히 훌륭한 양봉업자쯤 되는 셈이었다.
단점이라면 집착이 조금 있다는 거였다.
지금처럼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종종 튀어나온다.
아마 안뚱땡이 김민수가 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넣은 속성이 틀림없었다.
지금은 이 속성이 아주 긍정적으로 작동한다지만 언제 바뀔 지 몰랐다.
완벽하게 컨트롤 할 자신은 있었지만 변수가 생기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시계를 바라보니 시각은 두 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정확히 약속 시간부터 살을 섞는 것보단 지금부터 하는 게 적당했다.
슬슬 예열도 필요했고, 젖을 대로 젖어서 교태 섞인 신음을 들려 줘야 했으니까.
'다시는 유민이 생각을 못 하게 해 줄게.'
이번 계획으로 퀘스트가 클리어 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막 지를 수가 없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사후처리까지 완벽하게 생각해야 했다.
유민이에게 온 전화를 내가 받고 김민수를 심적으로 망가트린다.
그다음 멜라니와의 접촉을 통해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동정찐따이기에 여자가 인간적으로 잘해주기만 해도 자신을 좋아하나 착각할 게 분명했다.
'류혜미는 무조건 김민수바라기니까. 가장 까다로워.'
멜라니는 김민수와 친해지는 게 어렵고 꼬시는 게 쉬운 경우였다.
그러나 류혜미는 김민수와 친해지는 게 쉽고 꼬시는 게 어려운 케이스다.
정액맛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걸론 턱도 없이 부족할 거라고 확신했다.
연구 목적이라는 가장 단단한 정신 보호 체계가 있으니, 별생각도 없을 거다.
"태양이 또 다른 여자 생각하는 얼굴 하고 있네?"
"어? 아냐 무슨 소리야, 너 있는데 내가 무슨."
"치, 거짓말쟁이."
대체 여기 소설 속 여자애들은 왜 이렇게 사람 표정 변화를 잘 읽어낼까.
아니면 정말 내가 딴 여자 생각할 때 표정이 바뀌나?
수진이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평소엔 아무 말 안 하다가 이럴 때만 날카로웠다.
거울을 보면서 표정 연습을 할 시간도 없으니 정말 곤란했다.
"이게 거짓말이었으면 우리가 왜 여기 와 있겠어."
"그렇긴 해..."
이래서 분위기가 중요했다.
그냥 일반 아카데미 기숙사에서 이런 말하면 효과가 없었다.
'최영남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VIP 블랙 카드 하나로 단번에 보금자리 호텔 최상층 스위트룸을 잡았다.
최소 예약 기간도 필요 없고 대기 시간도 필요 없었다.
그저 카드를 내밀기만 하면 '어느 방으로 모실까요?'라는 질문도 하지 않고 바로 여기로 직행한다.
수진이와 한 번 와봤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또 다른 여자 생각하는 표정이네?"
"무슨 소리야 진짜, 나 못 믿어?"
"아니 그게 아니라... 여기 너무... 익숙하게 돌아다니길래... 누구랑 같이 와봤나 싶어서... 특히... 여자랑"
마지막 말을 할 때 유민이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붉어진다.
적발은 타오를 듯이 넘실거리고 눈매는 맹수의 그것처럼 날카로워진다.
이래서 눈치 빠른 여자가 싫다니까.
"나 진짜 여기 너랑 오려고 일부러 조사까지 한 곳이라서 그런 건데 너는 하..."
목줄을 꽉 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느슨해지는 속도가 빨랐나보다.
이럴 땐 많은 말은 필요 없고 그저 깊은 한숨을 한 번 내뱉는 게 효과가 좋다.
'난 이렇게까지 너한테 열심히 하는데, 넌 왜 다 의심하는지.'라는 뜻을 함축해서 보여 줘야 했다.
모든 걸 유민이의 잘못으로 귀결시켜야 나중에도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자기 행동부터 뒤돌아보게 된다.
"아냐...미안 해...나 너무 좋아서...좋아서 그랬어... 화내지마 응? 유민이 버리지 마..."
이미 품에 안겨 있는데도 더 파고들려고 몸을 꼼지락 거린다.
힐끗 벽걸이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한다.
세 시.
지금부터 움직이면 알맞게 전화가 올 터였다.
"내가 널 왜 버려, 이렇게 예쁜데. 내 말만 잘 들으면 돼 알겠지?"
"응...나 진짜 말 잘 듣고 그럴게... 그러니까 유민이 뽀뽀 해주세요..."
쪽.
짧은 입맞춤을 길게 이어 나간다.
아까 전부터 유민이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살랑살랑 거리는 테니스 치마에 아주 꼴린 상태였다.
시간 때문에 참아왔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탱탱한 엉덩이때문에 꽉 낀 팬티 사이로 엉밑살이 튀어나올 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아앙... 변태... 엉덩이 꽉 쥐면 아픈데..."
"브래지어도 안 하고 와놓고 변태는 무슨..."
"태양이한테 젖꼭지 보여주고 싶었단 말이야."
침대에 걸터앉아 허벅지 위에 유민이를 앉히고 진득하게 혀를 섞었다.
손 하나를 밑으로 내려 유민이 팬티 속으로 집어넣는다.
천천히 풀어 주려고 했는데 이미 끈적하게 젖어 있었다.
아마 팬티가 보지 라인 그대로 젖어 있었을 거다.
"나 해 줄 거 있는데 해도 돼?"
"뭔데?"
유민이는 내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저 야하게 웃을 뿐이었다.
웃옷을 벗자 출렁이는 젖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탱탱한 빨통이 위아래로 천박하게 움직인다.
내 가랑이 사이로 들어온 유민이는 능숙하게 내 자지를 꺼냈다.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리고 빳빳하게 선 좆대를 보자마자 눈이 몽롱하게 풀린다.
처음 해 보는 거라 잘 안되는 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가슴 사이로 내 좆을 덮는다.
"어때?"
그렇게 말하면서도 유민이는 혀로 내 귀두를 빨고 있었다.
양손으로 젖을 꾹꾹 눌러가며 자지를 압박하긴 했으나 메인은 그게 아니었다.
아마 젖치기를 해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막상 좆을 보니까 빨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던 거다.
"괜찮네."
따지자면 초보자 티가 나서 막 좋지는 않았다.
원래 빨딱 선 유두로 색다른 자극도 주면서 해야 하는데, 마냥 귀여웠다.
근데 이렇게 천천히 하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아 유민이 머리칼을 잡았다.
다음부턴 이런걸 하려고 할 때 트윈테일을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머리칼을 쥐어 잡고 그대로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목구멍 속으로 욱여넣었다.
"하..악...헥...헥..."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유민이는 입 보지를 활짝 열고 내 좆을 박았다.
이젠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보지에 손을 넣고 씹질을 하며 다리를 떨어 댄다.
"정액... 정액 주세요...주인님... 유민이 배고파요..."
간간이 숨을 쉬고 싶을 때마다 한 마디씩 내뱉는다.
그전까진 얼굴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처럼 오로지 내 좆에만 신경을 집중한다.
자지를 빨기 위해 태어난 미천한 노예처럼 내 좆물을 뽑아내기 위해 움직인다.
툭 툭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보지 즙이 떨어지고 카펫트가 젖어간다.
몸을 팔아서 정액을 사고 싶은 마녀가 지금 눈 아래에 있었다.
"츕..츄릅...쫍...하아...왜 안 나오지...주인님 정액..."
"잘 안돼?"
"네에...도와주세요..."
이젠 이런 강도로 만족을 못 하는 건지 성욕에 가득 찬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살짝 몸을 일으켜 유민이의 턱과 뒷목을 잡는다.
유민이의 목과 입을 일직선으로 만들어서 그대로 자지를 쑤셔 넣는다.
평소보다 깊숙하게 들어가고 좆질을 할 때마다 억, 억거리는 소리가 나온다.
쿠퍼액과 침으로 거품이 만들어져서 입 주변을 장식한다.
"억, 억...츕...하...아..더..억..욱...츄릅..."
침을 삼키고 입 주변을 겨우 혀로 닦아가면서 계속 좆대를 빨아댄다.
"바로 삼키지말고 입에 담아, 알지?"
"헤에...아아여..."
왈칵 정액이 튀어나오며 그대로 유민이의 입과 목을 백탁색으로 물들인다.
유민이는 단 한 번의 헛구역질도 없이 그대로 정액을 입에 차곡차곡 담았다.
더 많은 정액을 담고 싶은 건지 자위 하던 손도 멈추고 볼을 벌리기까지 한다.
"치즈 해 봐, 치즈."
"히이이즈으으으..."
찰칵.
좆을 천천히 빼낸다.
눈가는 파르르 떨리고 있고, 입 주변은 거품으로 점철 되어 있다.
유민이는 그런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화면에 담겼다.
"삼켜."
"마이서...."
볼을 씰룩거리면서 정액을 다 삼켜내고 입을 활짝 연다.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잘했다고 말하자 뭐가 그리 좋은지 배시시 웃는다.
"아랫입도 배고파요 주인님...빨리 여기도 먹여주세요..."
애원하며 침대 위로 올라갈 때마다 허벅지에 고여 있는 보짓물이 떨어진다.
얼마나 휘저은 건지 허벅지가 비벼질 때마다 쩍쩍거리는 소리가 난다.
유민이는 침대에 엎드리더니 엉덩이를 쭉 뒤로 뺐다.
고양이 자세를 하는 걸로 봐선 뒤로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
얼른 박아달라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엉덩이를 좌우로 살살 흔들기까지 한다.
"더 벌려야지."
"네에...죄송해요...지금 할게요오..."
"이런 것까지 알려 줘야 돼?"
손바닥을 높게 들어 올려 그대로 엉덩이를 때린다.
"아앙! 잘못했어요 주인님...!"
찰싹 거리는 소리보다 유민이의 신음 소리가 더 크게 방 안을 울린다.
유민이는 양손을 뒤로 해서 닫혀 있는 보지 구멍을 활짝 열었다.
주르륵 하며 이미 홍수 터진 씹물이 흘러내려 침대 시트를 적신다.
뒤에 모여 있는 유민이 양손을 한 손으로 우악스럽게 잡고 그대로 자지를 밀어 넣는다.
"아...학...하앙...!...죠아...달라서...아...더 깊고...조아요 주인니이이임...유민이 씹보지...써 주세요..."
이렇게까지 몰입할 생각은 없었는데 저절로 몸에 열이 오른다.
엉덩이와 복부가 완전히 밀착할 정도로 몸을 겹친다.
처박아댈 때마다 유민이의 무릎이 침대 시트를 점점 밀고 있었다.
나중에 멍이 들 게 분명했다.
우웅 우웅 우웅
그렇게 한참을 섹스할 무렵 유민이의 전화가 울렸다.
유민이는 전화를 받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민수 전화 안 받아도 돼?"
"몰라요 그런...아...흣...앙...윽...깊어서...자궁...닿을 것 같아...유민이 보지 조...좋,아...요 주..이...님...?"
"내가 받는다?"
"네헤...아앙...아앙...그,러언... 거 말고...유민이 젖 뜯어 주세요... 만져 주세요 주인님..."
몸을 살짝 숙이는 김에 유민이의 젖을 움켜잡았다.
"아...앙!...아...젖....젖무우울...나와..."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잡아 귀에 갖다 댔다.
딸깍.
유민아 무슨 일 있어? 아직 안 나와서 걱정 했…
"걱정하지마, 민수야 유민이 지금 나랑 같이 있어."
보여 줄까?
그 말에 민수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됐는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신음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어가고 있어서 정신을 못 차리는 걸까.
누구...세요?
"너무한다, 우리 그때 셋이서 같이 놀았잖아. 나 누군지 모르겠어?"
백태양?
"그래, 나야. 못 맞췄으면 섭섭할 뻔했네."
네가 왜 유민이 전화를 받아? 유민이는 뭐 하는데? 왜 네가 받냐고!
또 급발진이었다.
미리 소리를 최대로 줄여놔서 다행이었다.
"말했잖아, 나랑 같이 있다니까. 바빠서 그래..."
오늘 나랑 데이트 날인데 대체 바쁠 게 뭐가 있어 너 무슨 짓이야 대체!
"앙...민수...야..."
유민아?! 유민이야!? 괜찮아?! 저 새끼가 이상한 짓 안 했어?!
유민이는 계속 내가 자기한테 집중을 하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계속 질 속에 자지를 넣고 싶은데, 웬 이상한 놈이 방해하니까 기분이 상한 거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내 전화를 뺏어 통화를 대신 했다.
민수는 앞으로 펼쳐질 대화를 짐작하지도 못 했다.
그저 여자 친구 목소리가 들리니까 마냥 좋아 떠벌거린다.
내가 머리를 했……
"민...앙...주인님 잠시...하앙...흣...민수야...나아...앙!...이제 너랑 못...만 나아..."
....무슨 말이야 갑자기? 지금 뭐 하는데?
"나 주인님이랑...섹..스흐으...읍..!...아...갈 것 같아요... 아... 주인니이임...!"
통화는 이 정도면 많이 시켜줬다고 생각해서 다시 전화기를 뺏었다.
계획에 없던 일인데 지금 상황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민이 엉덩이를 꽉 쥐어잡으면서 신음을 뽑아냈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민수여도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인식할 정도였다.
뭐 하는 거야 지금!
"섹스한다고 유민이가 말해줬잖아."
보여 줄게.
짧은 말을 끝으로 통화를 영상통화로 바꿨다.
화면 속에 민수는 머리만 그럴듯하게 꾸미고 나머지는 아작이 나 있었다.
저 멀리 리무진이 보였는데 멜라니가 틀림없었다.
아니...그럴 리가 없어...아니야... 아니라고...
"맞아, 민수야."
화면을 돌려 유민이의 뒷모습을 보여줬다.
흐트러져 있는 적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등근육.
엎드려 있는 자세와 앞뒤로 흔들리는 자세까지.
나타내는 건 딱 하나였다.
"니 여친 쩔더라."
귀를 찢을 듯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