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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여친쩔더라-53화 (53/325)

〈 53화 〉 눈 앞의 애인이, 자신은 한 번도 닿아 보지 못한 신체 부위를 농락 당하고 있었다.

* * *

원더랜드는 내부공사를 위해서 며칠간 운영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총책임자는 이것저것 챙겨 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지만 우리 모두 거절했다.

유민이와 민수는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는 이유였지만 난 좀 달랐다.

'애초에 김민수 아니었으면 이럴 일도 없었을 텐데 뭐.'

사건이 생기고 나서 민수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민수가 있으니까 사건이 생기는 구조였다.

민수만 없었다면 원더랜드에 던전이 생길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수년간 무사고로 운행 되다가 '우연히' 김민수가 놀러 온 날에 사고가 일어나는 거.

너무 뻔한 주인공 위주 전개였다.

'코X같은 놈.'

본인만 모르고 있을 뿐, 정말로 문제가 많은 놈이었다.

"민수야 우리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

"어...? 어 왜? 왜...? 내..내가 더...더 잘하면 되잖아!"

"...넌 변하지를 않으니까."

한적한 버스 안, 뒷좌석엔 김민수와 나, 그리고 유민이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민수와 유민이는 나를 사이에 두고 이별을 생각하며 싸우는 중이었다.

'이래서 굳이 안 데려다줘도 된다고 했던 거야.'

로시난테조차 소환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김민수는 안뚱땡의 성격을 그대로 빼다 박은 면이 아주 많았다.

그 말은 즉 언제 급발진을 할지 모르는 미친놈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유민이와의 냉전 상태를 유지할 때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최대한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에 두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었다.

'데려다준다면 우리 밖에 없는 공간이라서 과감해질 수 있고, 로시난테는 내가 빠지니까 안 돼.'

김민수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남자에게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 만 봐도 내가 사이에 없었다면 당장 유민이의 손을 잡았을 거다.

갈 곳을 잃고 허공을 휘젓는 손과 나를 힐끔거리는 눈동자가 그걸 증명한다.

일단 유민이와 민수가 서로 대화하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걸 가만히 냅두는 게 맞았다.

둘의 관계는 일단은 연인 관계였기 때문에 갑자기 제삼자가 끼어들면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김민수는 내가 유민이에게 깊이 관여되어 있다는 걸 눈치는 챘지만 확신은 못한 상태였다.

'알아서 지지고 볶고 있어라.'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끼어드는 게 효과가 좋을 터였다.

셋 밖에 없는 버스는 급발진해서 침을 튀기는 민수의 소리로 가득 차고 있었다.

유민이는 점점 정 떨어진다는 얼굴로 눈이 차갑게 내려앉는 중이었고 말이다.

아직은 때가 무르익지 않았기에 밀렸던 보상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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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인터넷까임방지권(S,1회)]가 지급됩니다.

신중하게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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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알고 있는 보상이었기에 별 감흥이 없었다.

애초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던 거였다.

'이 뒤가 기대 된다.'

처녀 폭격기로 얻을 보상과 갑자기 반짝이는 업적창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야 김민수, 말하는 건 좋은데 입 좀 다물면서 말해."

"아 그...미안... 그니까 유민아 내 말은..."

참다 못해 한 마디 하니까 버스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그래, 나름 경건한 보상을 받는데 이 정도 분위기는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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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처녀서큐 먹은 썰 푼다.txt] 달성!

서큐버스 퀸 샤엘 페롯트는 남자에게 굴복하지 않는 마족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러나 순식간에 샤엘 페롯트를 삼류 보지로 만든 당신! 엄청나군요?

앞으로 모든 여자를 삼류 보지로 만들 수 있길 기원합니다!

보상 [신체­거근]을 획득합니다...?

.

.

.

이미 [신체­거근]이 존재합니다.

커다란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기존의 정력이 한 단계 강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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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필요 없는 보상이었다.

처녀서큐버스 따먹었다고 거근을 주다니, 이렇게 쓸모 없는걸 어디다가…

'설마.'

문득 이 보상이 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더랜드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는 김민수를 초점으로 둔 에피소드다.

내가 끼어들지만 않았다면 김민수는 원더랜드에서 샤엘과 섹스를 했을 거란 말이다.

그렇다면 이 보상의 주인이 원래 내가 아닌 김민수였다는 말이 된다.

'왜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고추가 작나 했더니.'

샤엘과 성관계를 맺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하렘을 차릴 계획이었나?

동정 딱지도 벗어나고 거근까지 갖추게 된다면 김민수의 하렘에 날개를 다는 격이었다.

어쩌면 지금 유민이와 김민수가 싸우고 있는 상황도 다 예견 되어 있었을지도 몰랐다.

'서큐버스 퀸과 하고... 거근을 얻었으니까 유민이와 화해 섹스라도 할 생각이었나?'

안뚱땡, 어디서 본 건 정말로 많은 놈이었다.

'괜히 샤엘이랑 할 때 몸이 건강해진 느낌이 든 게 아니었네.'

거근을 이미 가지고 있어서 정력이 강해진 거였다.

조금 커진 느낌도 있긴 했는데 정말 미묘한 차이였다.

'안 커진 게 다행이네'

사실 여기서 더 커지면 괴물 같아서 지금이 가장 적당한 사이즈였다.

"솔직히 나도 억울해! 요즘 왜 이러는 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너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너무... 너무 안 좋은 일이 많아서..."

"너 안 좋은 일 많은 거랑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랑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상황은 점점 끝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다.

민수의 급발진은 혐오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정말로 '김민수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무언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 주인공을 하나 싶었다.

'처녀폭격기 보상 보고 바로 끼어들면 되겠네.'

슬슬 개입할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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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폭격 성공! 정확히 명중했습니다!

샤엘 페롯트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

오류

샤엘 페롯트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음.

사랑에 대한 수치를 객관적으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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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족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판명.

종족 특성을 복사합니다.

[종족 스킬­마족화(???)]를 복사했습니다.

마족은 투쟁의 생물입니다.

시작은 별 볼일 없지만 끝없는 투쟁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며 강해집니다.

당신 또한 증명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해당 종족 특성이 신체와 맞지 않는 경우 과부하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마족화(???) :: 신체에 마족의 특성을 추가합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마족의 특성­신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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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강화만 몇 개를 가지고 있는 거야?'

마족화는 발동 시에만 강화가 된다고는 하지만 벌써 세 개째였다.

신체 능력이 올라간다 올라간다 해도 그 수치가 명확하지 않으니 체감이 어려웠다.

스킬이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마족의 특성이라길래 레이저 빔 같은걸 쏘길 원했는데.

소설 속에 들어왔는데 별다른 거 없이 육체만 강화 되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유민아 진짜 내 말을 제대로 들어 줘."

"대체 언제까지 들어 줘야 되는 거야?"

"아니 그니까!"

"민수야 유민이가 싫어하잖아, 뭐 하는 거야?"

민수는 정말 한국인이 맞았다.

말어미에 무조건 '아니'를 붙이는 걸 보면 몸에 김치국물이 흐르고 있으리라.

"공공장소에서 너무 크게 소리 지르면 민폐야, 알지?"

유민이의 허리에 팔을 두르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 나갔다.

민수는 내가 하는 말보다 품에 안긴 유민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말의 거부 반응도 없이 암젼히 외간 남자의 품에 들어와 있는 여자 친구.

부릅뜬 눈에는 핏발까지 섰는데 이게 그 정도인가 싶었다.

"아...그 지금 무..."

"내 말에 똑바로 대답이나 해 민폐야 아니야."

말을 이어가면서 부드럽게 유민이의 젖을 움켜잡았다.

"...아앙..."

"야 백태양!"

"야? 너 지금 나한테 야라고 했냐?"

"아...아냐...미...미안..."

유민이 옷 위를 떡 주무르듯이 문지른다.

자연스럽게 내 허벅지에 유민이의 손을 올라온다.

정확히 내 귀두가 있는 부분을 손바닥으로 덮어서 조심스레 문지르고 있었다.

"이...이게 무...무슨...백태양!"

"민수야, 유민이가 피곤해서 그래. 힘겹게 던전을 클리어 했는데 네가 계속 밀어붙이니까 이러는 거 아냐."

"그...그건!"

김민수는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굉장히 답답한 얼굴이었다.

파르르 떨리고 있는 아랫입술과 꽉 쥔 주먹이 민수의 마음을 대변했다.

하지만 내 행동을 지적하기가 굉장히 애매할 터였다.

차라리 유민이가 싫어하기라도 했으면 당장 물리력을 행사했을 텐데.

얌전한 고양이처럼 젖이 주물러지는 걸 즐기고 있으니 대처가 불가능했다.

'애초에 어디서 잘못됐는지도 알 수 없을 거다.'

첫 단추부터 문제였다는 걸 알면 얼마나 억울해할까.

유민이와 나를 방과 후에 처음 둔 그 순간부터 모든 게 엇갈리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말한다면 믿을까?

헤어질 듯이 싸우다가 순식간에 암캐가 되어 버린 애인을 납득할 수 있을까.

"그래서 뭐가 문젠데? 말해 봐 민수야, 내가 너 연애 도와주기로 했었잖아."

민수는 드디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내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는 듯이, 나만 사라지면 다 해결 되는 것처럼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보면 어쩔 건데.'

가소로워서 웃음이 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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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애인이, 자신은 한 번도 닿아 보지 못한 신체 부위를 농락 당하고 있었다.

손만 잡아도 행복했고, 볼이 뜨거워질 정도로 통화하면 날아갈 듯 기뻤다.

물론 어느 정도 내 잘못도 있었지만 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다 잘못 했다기보다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생각도 하고 있었다.

서큐버스에게 유혹 당한 거? 아니 억울했다.

남자는 다 그런 생물이잖아! 어쩔 수 없잖아!

'왜 이걸 이해를 못 해주지?'

유민이에게 답답함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괜찮았다. 우리는 엄청 사랑하는 사이였고, 이것조차 그저 약간 매운 과정일 뿐이니까.

민수는 사랑의 힘이라면 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애는 쿨해야 한다.

순애일지작가님의 명언이었다.

'쿨하고 찐득하게.'

그렇게 알려주셨는데 지금 상황에서 써먹지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유민아 내가 구해 줄게.'

결심했다.

지금, 이 순간 배운 걸 모두 써먹기로!

"태양아, 멈춰."

기나긴 모멸과 핍박의 시간이었다.

이제 용사 김민수로 돌아갈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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