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샤엘 페롯트
* * *
마계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
환경이 척박하다던가 미관상의 이유로 키우지 않는다던가 하는 게 아니었다.
고도로 발달된 마계 문명에서도 유일하게 미지의 대상으로 남은 게 꽃이었다.
"꽃이 피어난다면 샤엘 페롯트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마족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녀는 정말로 꽃처럼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기 매력을 만천하에 알렸다.
발아하기 전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씨앗엔 마계를 녹일 독이 들어 있었다.
뒷모습을 본다면 홀려 따라가게 되고, 얼굴을 마주하면 절하게 되리라.
그녀를 입을 모아 칭찬하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눈을 모아 바라보는 건 불가능했다.
"그 눈 안에 악마가 산다."
너무 아름다운 것도 한몫 했으나 결정적인 이유는 마안 때문이었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욕망을 끄집어서 정기를 뽑아내는 마안.
"죄악의 일곱 뿌리 근처에 가지 말아라."
태초부터 내려오던 죄악의 일곱 뿌리.
마족들은 그녀가 그중 하나의 뿌리라고 생각했다.
무슨 죄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색욕이라는 추측이 절대적이었다.
"꺾지 못할 꽃 근처에 가까이 가 봤자 득 볼 게 없다."
때문에 그녀는 모든 마족의 사랑을 받는 동시에 경외의 대상이었다.
"외롭구나."
"네?"
"아무것도 아니다."
이성들이 극도로 만남을 꺼려하기 때문일까? 그녀는 외로웠다.
서큐버스라하면 당연히 이성과의 정을 통해 감정을 충족시키고 격을 높여야 한다.
허나 그녀는 정을 통하지 않아도 정기를 뽑아낼 수 있었다.
즉 교류 없이 홀로 성장이 가능한 완전한 성장체라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고독함을 느꼈다.
자기 곁에 설 이성을 기다리며 고고하게 뿌리의 한 자리를 지켰다.
"퀸이시여, 이번 계시가 당신을 위협할까 걱정이 됩니다."
"걱정하지 말거라."
얼마 전에 마신의 계시가 내려왔을 땐 정말로 놀랐었다.
중간계에 내려갈 일이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다니.
마왕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을 정도였다.
원래라면 앞으로 최소 오 년간은 묶여 있을 줄 알았던 마계였다.
근데 무슨 바람이 분 건지, 중간계의 침략 기회가 생긴 거였다.
"내가 가장 처음으로 중간계의 경종을 울릴 것이니라."
중간계로 이전 될 때도 불안한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하위 종족한테 지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용사]라는 존재가 유명하다지만 글쎄.
"짐을 만나기 전의 이야기."
길고 날뛰어 봤자 남자였다.
어차피 눈만 마주친다면 매혹 돼서 제정신도 못 차리겠지.
그리고 그런 샤엘의 생각은 정확히 적중했다.
수많은 서큐버스를 거느리고 용사의 앞에 도착했을 때.
놈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검을 소환했어도 휘두르지도 못하고, 서큐버스들이 옆에 달라붙어 가슴을 부비니 얼굴만 붉히는 용사.
'요즘 인간들은 저런 걸 입는 건가?'
토가 나올 정도로 역겨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참아야 했다.
여기서 용사를 함락 시키고 중간계에 영토를 넓혀야 했으니까.
오래 걸릴 것 같지도 않았다.
몇 마디 말을 섞으니 금방 매혹에 빠져서 검을 역소환시키는 남자.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몸을 강화하고 환각 던전을 실체화 시키는 방법이 이것 뿐이었다.
저 작은 게 내 몸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왜 자기 심복이 걱정을 했는지 깨달았다.
이건 일종의 모욕이자 수치였다.
저런 인간 남자에게 처음을 주는 이 상황에 거부감이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고추가 작은 편이라서 상황을 바꿀 여유가 있었다.
"잠..."
"야 이 미친 새끼야!"
부우우웅!
"꾸에에에엑!"
용사를 밀어 내려고 할 때 저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거대한 기계가 용사를 덮쳤고 매혹에 걸려 반응하지 못한 놈은 그대로 날아갔다.
돼지 멱따는 소리를 가르며 한 남자가 나타났다.
햇빛에 그을린 듯한 피부에 휘날리는 백발은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굵은 선으로 생명체를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선들만이 저 남자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강압적인 분위기를 뿜으면서 걸어온다.
분명 남자는 함락 당하는 게 마땅할 텐데, 저 남자는 달랐다.
핏줄이 돋은 손을 보고 있노라면 자기 젖을 움켜잡은 상상까지 할 정도였다.
'짐은 저런 더러운 수컷에게 패배하지 않는다.'
인큐버스로 착각할 정도로 성관계 숫자가 압도적이었다.
섹스를 얼마나 했는지 마음이 검은색으로 물들 정도였다.
'...내가 왜 밀리는 거지?'
처음에는 중간계로 와서 몸이 약해졌나 싶었다.
근데 몇 번의 충돌이 더 있고 나서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저 남자는 자신에게 매료 되지 않는다.
이건 샤엘이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매료되지 않는 걸 넘어서 자신에게 다가와 스스럼없이 몸을 탐한다.
'안 되는데...'
환각 던전을 실체화 시키지 못하면 마계로 돌아간다.
이대로 빈손에 돌아간다면 마왕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다.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거친 손이 자기 몸을 만질 때 암컷의 소리가 나왔다.
천박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부러워 했던 그 소리.
"앙...흣...아..잠...까..안...너무 더러..."
단 한 번도 정을 나누지 못 했기에 낼 수 없던 소리가 막힘없이 튀어나왔다.
더럽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손길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이름이 뭐야?"
"샤...샤엘이요...아..거기...좀만 더... 손가락 너무 굵...어..."
몸을 움찔거리면서 그에게 몸을 맡겼다.
"살살...살살 해주세요..."
용사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대신한다고 했을 때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 자신과 그의 시간을 방해하려고 하는 걸까.
중간계의 경종은 나중에 울려도 상관없지 않을까.
지금은 이 순간이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태양...태양님... 주세요... 네...에...?"
샤엘의 기도가 통한 듯 그의 단단한 자지가 그대로 보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아!"
들려진 다리가 절로 일자로 쭉 펴지고 발끝이 부르릇 떨린다.
파들파들 거리는 허벅지 사이의 보지가 즙을 줄줄 흘리면서 좆을 오물거렸다.
왜 서큐버스들이 정기를 뽑아내다가 사랑에 빠지는 지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
샤엘은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본래 다른 서큐버스들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짝을 찾는다고 했다.
'나는 찾았어.'
이 남자야말로 자신에게 목줄을 채워줄 주인이었다.
+++++++++++++++++++
'처녀 맞아?'
아무리 처녀여도 서큐버스는 서큐버스라는 걸까.
박히자마자 몸을 움직이는 게 상당히 야했다.
다리로 다리를 감아서 떨어지지 않게 몸을 밀착하고, 한 손으로 클리 자위하고 있었다.
자기 정면에 다른 사람이 있건 말건 상관없이 계속 허리를 흔들며 신음을 토해낸다.
"태양님... 아... 너무... 너무 굵어요... 제... 제 이름 불러 주세요..."
반대 손으로 내 목을 휘감아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체위를 스스로 만든다.
쩍쩍 거리는 물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데도 샤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걸 더 과시하고 싶은지 허리를 더 휘어지게 하면서 자지를 먹어갔다.
오물거리는 음부가 좆을 삼켜갈 때마다 보짓살이 살살 떨릴 정도였다.
'스킬이 아니었으면 위험 했겠어.'
수많은 여자와 섹스해봤지만 단언컨대 샤엘이 최고의 명기였다.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쫙쫙 조이는 질벽부터 시작해서 말랑한 엉덩이로 살살 허리를 문지른다.
자기 몸을 성적으로 완벽하게 활용할 줄 알았다.
"샤엘."
"헤으...응..앙...태양님...얼굴...얼구...울....학...보...고오 시퍼...요..."
고고했던 퀸이 사라지고 천박한 암컷만이 남았다.
첫 경험이 야외에서 하는 걸 텐데 둘만 있는 것처럼 굴었다.
얼굴을 보고 싶다길래 몸을 밀착시켜 내밀자, 고개를 틀며 바로 입을 맞춰왔다.
"학...하악...저... 저 쌀 것...가타요... 태...양니...임...아...앗...앙...학...조아..."
조루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정감이 이렇게 빠르게 몰린 적은 처음이었다.
한 지 좀 됐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여자 쪽을 먼저 절정에 이르게 했다.
지금은 그런 과거를 다 잊어 버리라는 듯 정액이 순식간에 귀두로 몰리고 있었다.
"키...쭈...으....해주세...요... 더요... 더..."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람의 성욕을 긁고 있었다.
욕망을 토해내고 맹목적으로 몸만 탐하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혀를 섞으면서도 이 혀가 내 자지를 휘감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통통하고 분홍빛의 혀가 좆대를 감으며 목을 휘젓는다면.
"아...진짜..가..갈 것 같...아...앙...학...학..."
샤엘은 기둥에 전라로 묶인 여인 같았다.
보지 즙을 흘리면서 기둥에 씹질을 하는 게 인생의 목적인 여인.
그게 바로 샤엘이었다.
"죄..에...송해...요...오...저... 저 먼...저어...엇..."
바로 사정하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김민수는 지금 무의식적으로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놈에게 펼쳐질 미래를 맛보기로 더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네가 탐하려고 했던 모든 게 나한테 떨어질 거야.'
샤엘은 어디까지 예시에 불과했다.
유민이를 시작으로 해서 김민수는 그 어떤 것도 손에 넣지 못할 것이다.
"애기씨...저...아...아앙... 태양님 애기...씨... 받고 싶...아아앙!"
분수처럼 씹물을 뿌려대면서 샤엘은 절정했다.
허공으로 흩뿌려진 보짓물은 김민수의 얼굴까지 튈 정도였다.
나 또한 더 이상 참는 건 한계가 왔기에 그대로 사정했다.
농축된 정액이 샤엘의 보지 안을 사정 없이 파고든다.
"하악...헤엑...안...애에...."
샤엘은 보지에서 빠져나가는 정액이 아까운 지 입구를 손으로 틀어막았다.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결국 참지 못하고 한 번 더 절정한다.
아까보다 더 거세게 뿌려지는 씹물엔 정액이 섞여서 그런지 멀리 나가지 못했다.
대신 바닥에 흥건하게 웅덩이를 만들었다.
호스의 입구를 반 정도 막고 물을 틀 때 나는 소리가 육체에서 나온다.
스타킹은 이미 보지 즙에 젖어서 축축하게 늘어지고 있었다.
==================================
긴급 퀘스트 클리어!
[환각 던전: 서큐버스의 밤]이 사라집니다!
환각 던전은 클리어를 했을 시 던전의 흔적이 안 남는 희귀한 던전입니다.
훌륭하게 던전을 클리어하셨군요!
==================================
샤엘을 바닥에 내려놨을 때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정말로 섹스로 없애는 게 처치 조건이었다니.
"진짜 엉망이네."
"태양니이이...임..."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샤엘은 애처롭게 내 발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반대쪽 손으로는 계속 씹질을 하며 물을 뽑아냈다.
그동안 이 정도의 성욕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참아왔는 지가 의문이다.
'처녀폭격기도 발동 했고...'
느긋하게 스킬을 확인하려는 찰나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환각이 풀리면서 사람들이 정신을 차린 게 분명했다.
또한 던전이 클리어 됐기 때문에 분명 기자들도 몰려 있을 게 뻔했다.
[뒤처리 발동! 지저분한 공간을 말끔히 정리합니다!]
급한 대로 우선 내 몸을 말끔히 만들었다.
젖어 있는 바지와 바닥에 생긴 웅덩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모습을 감췄다.
"백태양 헌터다!"
"김민수 생도도 있어!"
"헉 저기 저쪽엔 소유민 생도가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 주변의 이야기였다.
발기한 김민수까지 뒤처리 해주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웃긴 점은 나만 헌터라고 불린다는 거였다.
새삼 내 입지가 얼마나 올랐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 겁니까!"
"백태양 헌터 밑에 쓰러져 있는 여인은 누구죠!"
특이한 던전은 맞았는 지 클리어하자마자 몬스터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샤엘도 퀸이어서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을 뿐 역소환되고 있는 흔적이 보였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애매해서 말을 고르려던 찰나, 샤엘의 입이 먼저 열렸다.
"태양니임... 저희 꼭 다시 만나...요오...사랑하..."
쾅!
사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염구가 갑자기 날라왔다.
말을 다 끝맺지 못해 아쉬운 얼굴로 샤엘은 손쉽게 화염구를 막아 냈다.
"방해가 많네요... 그럼 나중에... 또..."
"....이상한 애들이 많네 태양아 그치?"
"그러네."
샤엘은 저 말을 남기고 사라졌고, 화염구의 주인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을 만들었다.
"태양아 무사해? 걔한테 유혹 안 당했어?"
"유혹? 무슨 말이야?"
민수의 말에 유민이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진다.
눈치 없는 이 새끼만 사라진다면 참 상황이 잘 풀릴 텐데.
주인공을 죽일 수 없다는 게 정말로 아쉬웠다.
"백태양 헌터!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완벽하게 클리어 하신 겁니까? 던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유가 뭔가요!"
"방금 쓰러졌던 여인이 혹시 사랑한다고 말을 하려고 했던 건가요?"
질문 세례가 쏟아진다.
일단 제대로 된 기자회견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성실하게 답할 필요가 없었다.
근엄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주변으로 시선을 돌린다.
내 시선에 모든 기자들이 침묵했다.
민수는 어리둥절했고 유민이는 날 노려보고 있었다.
"일단 피해자를 조사하고 난 다음에 차례대로 답변하겠습니다."
"오오...! 역시 백태양 헌터...!"
지금 당장 입을 열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상황이 진정 되기를 기다리는 게 무조건 옳았다.
"나중에 제대로 답변해야 할 거다. 백태양 헌터."
누구지?
아까부터 살벌한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지만 유민인 줄 알고 외면 했다.
이 정도로 진한 살기를 풍기면서 나에게 말을 걸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 기억 안 나나? 수진이 애비 되는 사람이다."
"아."
유민혁, 그가 날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