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니여친쩔더라-3화 (3/325)

〈 3화 〉 선배, 그거 제 좆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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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백태양

[신체] 키: 183cm / 몸무게: 95kg / 체지방률 :: 8%

[설명] 아카데미 순애일지, 일명 아순 작가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자신이 평소에 상상했던 이상적인 남자에 대한 생각을 이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시켰다.

과할 정도의 여성 편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성이라면 무조건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신체와 언변을 타고 났다.

원래라면 아순의 주 무대인 빅토리 아카데미에 전학 와 '김민수'와 '소유민'의 사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가의 연애 경험과 성 경험의 무지로 인해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어 소설엔 등장하지 못하게 됐다.

[메인 스킬] 강압(???)

[서브 스킬] '태양'이라는 이름의 품격(A), 처녀폭격기(S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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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렸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상태창이었다.

우선 떠있길래 읽었는데 이게 뭐지? 싶었다. 이름 백태양? 나는 이태옥인데…….

마지막 기억은 새하얀 공간에서 안뚱땡이 책을 꺼내서 나를 덮친 거였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이 바로 지금... 상태창이랑... 처음 보는 방'

방 구조는 최신화에서 나온 빅토리 아카데미 남자 기숙사 구조랑 똑같았다.

정황상 그 안뚱땡이 작가이고 그 놈이 나를 '아카데미 순애일지' 속으로 집어넣은 게 분명했다.

'이게 말이 돼? 이렇게 쉽게 온다고? 게다가 그 일들이 나한테 일어난다고?'

읽은 거라곤 프롤로그와 1화 그리고 최신화가 전부였다.

최애 독자도 아니었고 그냥 좀 길게 쪽지 보낸 거 가지고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다섯 시간정도 침대에 걸터앉아 고민 했을 때 이러고 있어봤자 소용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만히 앉아 어버버 거리는 건 성격에 맞지도 않았다.

'어쨌든 난 지금 이태옥이 아니라 백태양이라는 거지?'

상태창을 마저 확인한 뒤 전신 거울쪽으로 몸을 옮겼다.상태창에 나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비쳐지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보디빌딩 대회를 나가면 그랑프리를 달성할 몸매에 가운데 다리는 서양 포르노에서나 볼 법한 사이즈였다.

장난삼아서 허리를 살짝 튕겼는데 허벅지까지 가볍게 닿는 걸 보고 식겁했다.

'무조건 좌수납으로 해야겠네.'

왜 알몸인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사소한 걸 따지면 큰 사람이 되지 못하니까.

아마도 딸딸이를 치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훌륭한 걸 냅두고 자기 위로하려고 했다는 건 정말로 작가 문제겠지.

손을 뻗어 상태창을 누르자 다음 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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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퀘스트]

오늘은 빅토리 아카데미 전학일 입니다.

백태양으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할 첫 날이기도 하구요!

자기 존재를 강렬하게 남기세요!

클리어 조건 :: 빅토리 아카데미 소속 인물과 성관계 (0/1)

기한 : 오늘

보상 :: 핥아보는 눈동자(B) /페널티 ::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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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극단적인 조건이었다. 섹스하지 못하면 죽어 버린다니, 게다가 오늘 안으로 거사를 치러야 한다는 건데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클럽같은 곳도 아니고 갑자기 대놓고 아무나랑 섹스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진짜 작가는 모쏠아다가 맞긴 하구나.

상황 파악이 빠르게 이뤄졌다.

소설 속에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또한 퀘스트를 깨야 언젠간 나갈 수 있는 걸로 보였다.

'침착하자'

불가능한 퀘스트를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소설 속인 만큼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

일단 교복을 입었다. 교복은 전체적으로 흰색 계열의 단정한 느낌이었는데 백발을 한 태닝 양아치가 입으니까 분위기가 완전 이상해졌다.

아무리 단정하게 단추를 채워도 불량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단 퀘스트를 깨고 나서 생각하자, 기숙사 안에만 있는 건 해결책이 아니야'

섹스하지 못해 페널티로 죽는다는 걱정은 전혀 되지 않았다.

안뚱땡이 부들거릴 정도의 재능을 가졌던 나였다.

늘 하던 대로만 하면 케이크처럼 쉽게 먹을 수 있을 터였다.

'나는 이제부터 이태옥이 아닌 백태양이다... 나는……'

마지막 다짐을 끝으로 방문을 나섰다.

백태양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등교를 하는데 꽤 재미있는 사실이 많았다.

지금 세계 여러 곳곳엔 마물들이 나타나 게이트를 통해 지구를 침략하려고 했고 그를 막기 위해 각국에선 아카데미를 세웠다고 한다.

모든 나라는 만 19세 이상부터 아카데미에서 능력을 키우고 그전까지는 인성 교육을 통해 능력을 함부로 남용하는 걸 방지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에 세워진 빅토리 아카데미는 세계 곳곳에서 인재를 보내지 못해 안달 난 장소였다.

'확실히 그렇게 보이네'

빅토리를 가는 길에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모두 몸이 좋았다. 물론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피지컬을 지닌 건 나지만 말이다.

혼자서 그림체가 다른 느낌이었다. 남들 다 얌전히 걸어갈 때 건들거리며 가방을 둘러멘 모습까지, 정말로 양아치의 표본이었다.

"거기 정지"

'역시 퀘스트를 못 깨는 건 말이 안 되네, 치마를 줄일 생각도 없어서 무릎까지 덮는 거 봐라... 바로 말아 올려서 들박 해주고 싶네'

머릿속에 누구랑 해서 퀘스트를 깰 지 고르고 있던 찰나에 누군가 앞을 가로막았다.

얼굴에 비해 꽤 큰 안경을 쓰고 있어서 이목구비가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벗긴다면 떡감으로 나쁘지 않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거기 정지!!!"

"응?"

멈추라길래 일단 멈췄다.

자세히 보니까 교복에 '선도'라는 명찰이 있었다.그 밑에는 '유수진'이라는 이름도 함께였다.

다 큰 성인들끼리 선도하면서 복장을 규제한다는 게 퍽 웃겼다. 하긴 교복도 있는데 뭔들 못하겠나 싶었다.

"너 처음 보는 얼굴인데?"

"전학생이라서요"

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건지 대답하자마자 유수진의 얼굴이 팍 찡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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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은 지금의 일상을 매우 사랑했다. 그리고 선도부라는 소속에 큰 자부심이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선도를 했고 내년에는 선도부장의 자리까지 약속 받은 상태였다.

이 교문을 지날 때 그 누구도 불량스러운 모습을 할 수 없다는 다짐이 있었고 실제로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쟨 대체 뭐야'

그런데 지금 저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놈은 최악이었다. 빅토리 교복을 입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사복이었다면 바로 쫓아낼 비주얼이었다.

풀어헤친 셔츠부터 시작해서 교복마이는 어디다가 버렸는지 후드 집업을 입고 있었다.

왼쪽 주머니엔 뭐가 들어 있는지 손을 넣고 가끔 꼼지락 거렸는데 수상한 물건이 분명했다.

원래라면 소지품 검사 같은 건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진은 일단 놈을 불러 멈춰 세웠고 여러 가지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근데 이놈은 뭘 물어봐도 계속 전학생이라서 그렇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명찰은 어디다 버린 건지 이름조차 알 수 없었다.

"너, 너 이런 식으로 계속 비협조적이면 오늘 전학이고 뭐고 일단 나랑 면담부터 해야 될 거야."

나름 겁을 주려고 한 말이었지만 놈은 겁을 먹기는커녕 웃기까지 했다.

그 웃음을 보면서 이대로 보내면 안 되겠다는 강렬한 느낌이 엄습했다.

일단 바로 소지품부터 검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아까부터 왼쪽 주머니 거기 뭐 있는 거지? 왜 이렇게 꼼지락거려?"

"아니 이건……"

당황하는 놈의 표정을 포착했다. 말하기 곤란해하는 걸 보니 필시 중요한 물품이자 불법 소지품이 확실했다.

"당장 꺼내, 왜? 여기서 꺼내기가 곤란해? 따라와 너 같은 새끼들 내가 한두 번 본 줄 알아?!"

건수를 잡은 김에 몰아 붙여야 했다. 이런 양아치 새끼들은 틈을 주면 안 된다. 게다가 효과가 있었다.

수진이 뭐라고 할 때마다 움찔거리는데 겁을 먹은 게 분명했다.

보나마나 능력자용 각성제가 분명했다. 게이트 내에서는 합법이었지만 그 외 상황에서 복용하는 건 불법이었다.

소지하고 있는 거로는 죄가 되지 않지만 딱 봐도 단순 욕심을 위해 사용하려는 게 분명했다.

주변 부원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놈을 선도실로 끌고 왔다. 우물쭈물 거리면서 이제 와서 잘못했다는 표정을 지었을 땐 어찌나 통쾌하던지!

이게 바로 참교육이었다. 혹시라도 도망칠 수 있으니까 선도실의 문을 잠갔다.

선도실 내에서도 이렇게 불량 학생을 인도하기 만든 방이고 문까지 막아 버린다면 절대로 나갈 수가 없었다.

밖에서도 열리지 않으니 허튼수작조차 부릴 수 없을 테지.

이제 드디어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 확인할 차례였다.

"야 꺼내"

수진은 과감하게 나가기로 했다. 겁을 먹은 표정을 보니 조금만 더 하면 알아서 꺼낼 거로 생각했다.

"시...싫어요..."

그러나 들린 대답은 수진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갑자기 화가 머리까지 솟구 쳤다.

"너 말로 해선 안 되겠구나?"

전학생을 벽에 밀친 뒤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깊숙이 들어가니 말캉한 뭔가가 닿았다.

말캉말캉 거리는 게 대체 뭔지 잘 잡히지도 않았다.

어떻게든 잡아서 빼내야 했다. 이렇게 끙끙거리는 모습이 계속 된다면 얕보일 게 틀림없었다.

'어?'

주머니에 있는 게 점점 딱딱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커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아까는 손바닥 중앙에 닿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손목을 넘는 길이로 변했다.

대체 무슨 물건이길래, 일단 꺼내자는 생각에 수진은 그 물체를 꽉 쥐었다. 전학생이 움찔거리는 걸 보아하니 정확하게 노린 걸테지.

이제 뽑기만 하면 되는데 어디에 꽉 박혀 있는 건지 주머니에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선배"

그때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까까지는 몰랐는데 이렇게 키 차이가 났나 싶을 정도였다.

선도실이 어두워선지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진득하게 웃고 있는 입가만 눈에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공포감이 들었다. 누가 봐도 이 상황을 주도하는 건 자신일텐데 잡아먹힐 것 같았다.

"왜, 왜 불러... 잘못 했다고 빌려고? 그런다고 해서 저,절대 봐줄 생각 없어... 당장 꺼내... 압수할 거라고...."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래도 할 말을 끝까지 했다는 게 중요했다. 승리가 코 앞이었다.

아니 코 앞이라고 생각했던 건 나만의 착각 아니었을까? 수진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거 제 좆인데요?"

그 말에 수진의 정신은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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