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고개를 끄덕인 실비아는 하던 짓을 재개했다. 크림이 묻은 손으로 성기를 쥐어짜듯 문지르자 선단에서 투명한 음액이 몽글몽글 맺혔다. 그 모습을 보니 어쩐지 목이 타고 아래가 움찔거렸다. 복근에 닿아 있는 음부가 점차 크림 때문이 아닌 다른 액체로 음습하게 젖어 들었다.
“하, 으윽. 그 정도면, 하, 충분하지 않아?”
“아직, 조금만 더….”
“휴우.”
블루는 하체를 들썩거리며 안달 냈다. 실비아는 아직 좀 더 그의 것을 만지고 싶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결국 참을성이 동난 블루는 상체를 반쯤 일으키더니, 근육이 가득 찬 팔로 실비아의 허리를 감싸 쥐었다.
“크림은 손에만 묻어있는 게 아니잖아. 여기, 다리 사이에도 잔뜩 묻었는데.”
“아앗, 흣, 그렇지. 까먹고, 응. 까먹고 있었어.”
뱀처럼 은근하게 기어간 손이 음부의 갈라진 틈새로 파고들었다. 아래를 간헐적으로 눌러오는 손길에 실비아의 숨이 가빠졌다. 볼록한 음핵을 빠르게 문지르던 블루는 다른 손을 제 것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등 위에 얹었다. 그 상태로 쑥 당기자 그녀의 음부에 기둥의 표면이 한껏 비벼졌다.
“아, 흐응, 앗.”
“읏, 기분이, 아. 기분이 이상해.”
실비아는 성기를 쥐고 있지 않은 손으로 블루의 허벅지를 초조하게 매만졌다. 음핵을 애무 당하면서 동시에 서로의 성기가 문질러지니, 자극은 둘째치고 그다음 단계가 기대돼서 미칠 것 같았다.
크림으로 끈적해진 두 남녀의 성기가 빠르게 비벼질 때마다 마찰음이 은근하게 울려 퍼졌다. 의도부터가 불순했지만, 이젠 겉치레로라도 연고를 바른다고 말하기는 뭐한 야릇한 상황이 되었다.
연거푸 탄성을 흘리던 블루는 실비아의 귀 끝을 살짝 깨문 뒤 더운 숨을 내뱉었다.
“실비아, 하아. 이제 안에도 연고 발라야지.”
“으응….”
실비아가 엉덩이를 들자 블루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멈췄다. 그러나 곧 그녀의 의도를 눈치채고, 잡고 있던 제 것을 젖어 있는 구멍에 맞췄다. 처음 해 보는 자세인지라 바로 파악하지 못하던 블루는, 곧 지혜의 종족답게 후배위의 응용 자세란 걸 알아차렸다.
“하으!”
뭉툭한 귀두는 입구를 지분거리다가 곧 질구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실비아가 천천히 엉덩이를 내리자, 발기한 기둥이 내벽을 가르고 들어왔다. 누워서 할 때보다 훨씬 깊게 들어오는 자세에 그녀의 허벅지가 잘게 떨렸다.
“아, 으응.”
“아! 허억, 헉…. 실비아, 좀 더 깊숙한 곳까지, 하. 바르고 싶다며?”
반쯤 삼킨 상태에서 실비아가 몸을 떨며 움직임을 멈추자, 블루가 허리를 쳐올리면서 그녀의 몸을 잡아 내렸다. 그러자 성기의 뿌리까지 남김없이 음부에 진입하며 두 남녀의 몸이 틈 없이 맞붙었다.
“아읏, 흣! 아, 너무, 너무 들어왔어, 흐으.”
“하아, 실비아. 이 자세, 너무, 흣. 너무 좋아.”
“으응, 아. 너무 깊숙이 들어와서…. 하읏.”
마른 등에 거칠게 오르내리는 가슴팍이 느껴졌다. 커다란 손이 부드러운 양 허벅지를 내리누르며 하부를 부드럽게 비비자 결합이 완벽해졌다. 블루는 거칠게 헐떡이며 실비아의 뒷덜미를 핥았다. 실비아의 안이 너무 황홀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성기를 축축하고 뜨거운 늪이 강하게 잡아 쥐고 주무르는 감각이었다.
『아…. 어떻게 이런 느낌이, 흣. 아, 진짜….』
너무 좋으면 익숙한 언어가 튀어나오는 법. 머릿속이 곤죽이 되어버린 블루는 드래곤어로 신음 섞인 감탄사를 내뱉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극렬한 쾌감이었다. 바닷속에서 잠시 조그만 생선으로 변했을 때 전기뱀장어한테 공격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과 비슷한 강도의 전류가 온몸을 휘감는 듯했다.
펄럭- 소리와 함께 다시 나온 날개가 두 남녀의 몸을 감쌌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헐떡이던 실비아는 날개 펴지는 소리에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까마귀한테 강탈한 회복 연고 덕에 몸이 멀쩡해지긴 했지만, 저 날개로 또 격렬한 플레이를 벌인다면 조그만 몸은 금방 넝마가 되고 말 터였다.
“날개, 읏. 안 돼. 천천히, 살살…. 살살, 블루야.”
아까처럼 격한 정사의 후유증에 시달릴까 봐 걱정하는 실비아의 말에 블루가 판판한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후우, 그렇게 아팠어?”
“으응, 적당히, 그래야 또, 아! 또 할 수 있으니까안…. 흐응, 아, 핫.”
“이렇게? 하아, 이 정도면…. 어때.”
그는 날개를 접어 실비아의 시야에서 감췄다. 그러곤 양 허벅지를 받쳐 잡은 채 조심스럽게 허리를 추어올렸다. 단단하게 발기한 성기가 질구를 야릇하게 비비며 반쯤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다시 박혀들기를 반복했다. 찔걱거리는 야한 물소리가 두 남녀의 성기가 깊이 결합 될 때마다 울려 퍼졌다.
비비면서 들어오다니, 진정 오늘 처음 동정을 깬 드래곤이 맞는지. 경력직 같은 신입인 블루의 기가 막힌 허리 돌림에 실비아의 아래가 녹아들었다.
“아흥, 잠, 아, 응. 맞아, 좋아. 하! 흐응!”
“하, 실비아. 읏, 좋아. 아, 진짜 엄청…. 엄청….”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럴 땐 무슨 말이 적절하지. 블루가 말끝을 흐리며 아래를 느른하게 쳐올리자, 실비아가 헐떡이며 답을 알려주었다.
“이런 건, 흣. 맛있어, 라고 하는 거야. 아읏, 맛있어, 라고 해봐. 하.”
“맛있어? 응, 맛있어…. 실비아, 네 여기 엄청 맛있어. 후우, 쿠키보다 더. 읏.”
블루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듯, 계속해서 ‘맛있어’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아래가 철벅거리며 끊임없이 맞붙고, 배를 더듬고 올라온 손이 봉긋한 가슴을 한가득 움켜쥐었다. 블루는 부드러운 가슴을 손에 담은 채 엄지와 검지를 모아 붉은 유두를 빠르게 비볐다. 아직 몸에 걸쳐 있는 가운이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불룩 솟아올랐다. 예민한 곳에 느껴지는 자극에 실비아의 온몸이 전율로 경련했다.
“하, 으응. 아….”
“후, 좋아. 읏, 실비아….”
둘의 몸이 온통 땀으로 흥건했다. 더운 숨을 내쉬던 실비아는 거추장스러운 가운을 기꺼이 벗어 던졌다. 그러자 땀에 젖은 등에 두툼한 가슴팍이 밀착했다.
“흐읏….”
실비아는 블루의 것이 더 깊숙이 안으로 들어왔으면 했다. 충분히 깊이 들어왔지만, 아래가 달아오른 당장은 닿을 수 없는 안쪽까지 더 쑤셔줬으면 하는 이상한 바람이 들었다. 충동을 견디지 못한 실비아는 예고 없이 몸을 흔들어 블루의 손을 떨친 뒤 다리를 들며 몸을 빙글 돌렸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내벽이 회전하며 성기를 쥐어짜자 블루의 고개가 뒤로 꺾어졌다.
“흐윽!”
그는 잠시 행동을 멈춘 채 바르르 떨더니 이를 악물며 사정감을 버텼다. 허무하게 끝내는 건 드래곤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으니까.
“아…. 실비아, 쌀 뻔했어.”
“블루야, 마음껏 싸도 돼. 아까 말한 대로, 흐읏. 너무 세게만 박지 않으면, 계속해도 되니까.”
실비아는 블루의 뒤통수를 잡고 제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마치 아기를 안듯 부드럽게 어르자, 블루가 당연한 듯 그녀의 정점을 입에 물었다. 그는 가슴을 입술로 빨며 웅얼거렸다.
“으응, 그래. 계속, 너무 세게만 안 하면…. 안에다가 계속 싸도 된다고…. 하.”
“가만히, 으응. 가만히 있어 봐. 이번엔 내가, 아! 내가 해 볼 테니까.”
실비아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이자 블루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졌다.
“넹….”
귀엽기는. 블루의 끝이 동그란 대답에 실비아의 입꼬리가 흐뭇하게 올라갔다. 그녀는 하늘색 머리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음부 입구에서 끈적한 질액이 질금질금 새어 나와 기둥을 타고 흘러내렸다. 점차 속도를 높여 앞뒤로 비비듯이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자, 허리에 닿은 커다란 손이 움찔거렸다.
“아아, 읏. 좋아, 실비아. 더, 죽여… 죽여준다?”
“그래. 으응, 죽여준다, 아…. 맞아. 단어 활용도 잘하고, 똑똑하네. 하읏.”
블루는 두꺼운 혀로 유두를 이리저리 굴렸다. 잘근잘근 이를 내어 깨물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가며 여러 번 입술로 빨아당기자 실비아의 허리 짓이 점점 더 빨라졌다. 성에 차도록 가슴을 실컷 맛본 블루의 얼굴이 떨어지더니 잠시 눈이 마주쳤다. 조그만 얼굴을 양손으로 감싼 그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실비아가 양팔로 목을 감싸자 큼지막한 손이 빠르게 내려와 통통한 엉덩이 양쪽을 움켜쥐었다. 그는 실비아의 몸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위아래로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하얀 엉덩이 사이로 붉게 달아오른 성기가 들락날락할 때마다 접합부에서 체액이 마구잡이로 튀었다.
“흐으, 아, 으응. 흣.”
“하, 으읏.”
젖은 살끼리 맞붙는 소리가 나길 수차례, 조그만 몸을 부서질 듯 껴안은 블루가 질끈 눈을 감았다. 그와 엇비슷하게 실비아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했다. 블루는 그녀의 몸을 옴짝달싹 못 하게 강하게 고정한 뒤, 희멀건 사정액을 안에다 싸질렀다. 작은 입속으로 다급하게 넘어온 혀는 목구멍을 찌를 듯 안을 거칠게 헤집었다.
한참을 입천장과 볼 안쪽, 조그만 혀를 번갈아 갈급하게 문지르던 혀는 사정이 끝나고 나서야 속도를 늦췄다. 마지막으로 도톰한 입술을 가볍게 핥은 혀가 빠져나가고, 블루가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깨물며 만족한 한숨을 내쉬었다.
“아…. 맛있어. 입술도, 그리고 여기도. 너무 맛있어서 미칠 것 같아.”
“맛있다니…. 먹은 건 난데? 맛있는 것 먹여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