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화
그 자극에 블루는 그만 이성을 놓아버렸다. 안에다가 마음껏 싸도 된다니, 기껏 붙들고 있던 마지막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으응? 더 빨리, 실컷 해도 되니까, 더…. 흐윽!”
“하, 으윽.”
실비아의 말에 여러모로 자극받은 블루의 허리 짓이 빨라졌다. 그는 넓은 골반을 잡고 하부를 빠르게 쳐올렸다. 방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에 실비아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작은 몸이 격한 치받음에 점점 위로 올라갔다. 자제가 안 되는 교성이 계속 터져 나왔다. 튼튼해 보였던 침대가 실비아와 경쟁하듯 삐걱대는 비명을 질렀다.
“아으, 윽. 흐으, 앗, 하으!”
“하아. 읏.”
아까는 정말 조심성 있게 삽입한 거였다. 이성을 잃은 블루의 허리 짓은 정말 짐승 같았다. 드래곤은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웠구나. 악 소리를 내며 뒤로 밀리던 실비아는 침대 헤드에 머리를 연거푸 부딪쳤다. 블루는 정신을 놓은 와중에도 베개를 대어주며 실비아의 뇌진탕을 막았다.
“으아, 하, 읏. 잠깐, 아, 이거 너무…!”
말 그대로 음부를 짓이길 것처럼 격렬한 추삽질에 실비아의 눈가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몸이 거의 반으로 접힌 채 섹스하고 있으려니 황홀하긴 한데, 너무 깊이 들어와서 들어오면 안 될 곳까지 뚫린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러다가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거 아닐까. 끔찍한 상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실비아는 곧 죽을 것 같이 앓으며 블루의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박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아 등에다 줄을 죽죽 그으며 쾌락이 섞인 고통을 견뎠다.
쾌락이란 게 너무 강하면 고통도 동반하는 건지, 아니면 너무 세게 박아서 아픈 건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블루는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지 등에 붉은 줄이 여러 개 그어지는데도 여전히 힘차게 제 것을 쑤셔 박았다.
눈물이 뭐야, 이젠 실비아의 벌어진 입술 사이로 침이 줄줄 흘러 턱을 적셨다.
“응, 아아! 흑. 아, 하으. 으윽, 잠깐, 아, 응!”
아기 팔뚝만 한 성기가 안을 쑤시고 들어올 때마다 멀건 체액이 철벅거리며 밖으로 샜다. 빠듯하게 벌어진 음부 두 덩이 사이로 굵다란 성기가 쉴 새 없이 들락거리자 실비아의 허벅지가 바들바들 떨렸다. 기둥이 연거푸 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붉게 달아오른 구멍이 잘게 경련했다.
“윽, 허억, 후….”
“아, 하앙, 응. 아, 나, 죽을 것 같… 흐응!”
하부가 맞닿을 때마다 탁탁-거리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울렸다. 뱃가죽이 뚫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성기가 깊숙이 쑤시고 들어온 순간, 실비아의 눈앞이 하얗게 점멸하더니 귓가에 삐- 하는 이명이 울렸다.
“학, 으읏, 아…. 하읏!”
발끝을 쫙 핀 실비아는 몸을 파르르 떨며 절정을 맞았다. 여전히 기세가 줄지 않은 핏줄 선 성기가 안을 격렬하게 쑤시고 들어올 때마다 질구에서 물 같은 애액이 흥건하게 넘쳐흘렀다.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온통 적실 정도로 양이 상당했다.
“크윽….”
음낭까지 욱여넣을 듯 격렬하게 추삽질하던 블루도 그녀의 절정이 지난 지 얼마 안 돼서 제 것을 실비아의 안에 깊숙이 처박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크게 부풀어 오른 성기의 선단에서 희뿌연 정액이 뿜어져 나왔다.
접합부가 빈틈없이 맞붙은 상태에서 블루는 한참을 허덕이며 사정을 계속했다. 사정을 겨우 끝낸 그가 천천히 허리를 흔들자 내벽을 가득 채운 정액이 구멍 밖으로 흘러나와 회음부와 엉덩이를 흥건하게 적셨다. 그것도 모자라 여전히 접합되어있는 기둥을 타고 음낭까지 흘러내리는 모습이 난잡하기 짝이 없었다.
“아, 말도 안 돼. 헉, 으으….”
“아, 으응, 하아.”
넋이 나간 두 남녀는 서로의 몸을 껴안은 채 한참을 거칠게 헐떡였다. 구릿빛 너른 등짝엔 실비아가 그어 놓은 붉은 실금이 여러 줄 있었는데, 어찌나 야무지게 긁어댔는지 피도 살짝 맺혀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블루는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등이 긁힌 사소한 아픔은 실비아와 하는 첫 교접의 감동에 묻혔다. 뇌 어딘가가 단단히 잘못된 게 틀림없었다. 이렇게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의 쾌감이라니. 백 년 드래곤생에서 처음 맛보는 극치감이었다. 어쩐지 등이 간지러운 느낌에 블루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위로 꺾었다.
“하아. 너무 좋아.”
눈을 감은 채 온몸을 경련하듯 떨며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던 실비아는 펄럭거리는 소리에 가늘게 눈을 떴다. 블루는 아직 저와 합체한 상태인데, 이건 무슨 소리지? 이불 터는 소리도 아니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서서히 시야가 밝아지고 실비아는 소리의 정체가 뭔지 알아챘다.
블루가 그녀를 껴안은 채로 날개를 펼친 것이다. 몸집의 두 배는 될 법한 길이의 커다란 날개가 침대를 삐져나와 크게 펄럭였다.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실비아의 몸에 거대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주인과 똑같이 부르르 떨던 날개는 두어 번 더 펄럭거리더니 보자기 싸듯 실비아의 몸을 감쌌다.
‘어머, 이게 뭐야. 보쌈하는 것도 아니고?!’
화들짝 놀란 실비아가 약하게 꿈틀거리자 블루의 눈꺼풀이 서서히 걷히더니 감색 눈이 드러났다. 실비아와 눈을 마주친 그가 부드럽게 눈꼬리를 휘었다.
“너무 좋아. 여러 번 해도 된다고 했지?”
“응? 어…. 근데 인간적으로 방금 너무 강했…. 뭐야, 읏!”
날개를 다시 펼친 블루는 실비아의 양다리를 제 어깨에 걸치더니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 질구에 처박혀 있던 성기는 방금 사정한 게 거짓말이었다는 듯 여전한 강도를 자랑했다. 아래가 얼얼할 정도로 박아댔건만, 잠시 쉴 틈도 주지 않고 섹스를 재개하다니. 조막만 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신음을 끊어 뱉으며 블루를 말렸다.
“아, 읏, 응. 그, 그만. 아, 바로는, 하응!”
“아냐. 괜찮아, 실비아. 허억, 흣.”
넌 괜찮겠지만 내가 안 괜찮다고. 날개를 펄럭이면서 박아대니 추진력이 남달랐다.
“아, 응. 잠깐, 어머!”
어째 불안하다 했다. 커다란 날개가 크게 펄럭이더니 기둥 하나를 끝장냈다. 우지끈-소리와 함께 나무 기둥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실비아가 깜짝 놀라 블루의 어깨를 두드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추삽질을 계속했다.
“침대, 읏. 기둥! 아, 흐으!”
“괜찮아, 하. 괜찮아 실비아.”
살다 살다 날개로 침대를 부수는 남자와 섹스할 날이 올 줄이야. 놀라기도 잠시, 단단한 성기가 속살을 무자비하게 쑤셔대는 바람에 그녀는 고개를 꺾었다.
블루의 얼굴은 한없이 평화로웠는데, 그 반면에 아래는 난폭한 경주마 같았다. 절정을 맞은 지 얼마 안 된 구멍이 바르르 떨리며 뜨거운 살덩이가 들어올 때마다 연거푸 희뿌연 체액을 뱉어냈다.
쾌락도 계속되면 고통일 뿐이었다. 이러다가 침대 기둥처럼 제 몸도 부서질까 겁이 난 실비아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를 설득했다.
“등이, 앗, 응. 등이 아파. 하윽, 너무 누워있었더니. 흣.”
“그래? 하아, 등이, 아프다고?”
말귀를 알아먹었나 보다. 안색이 밝아진 실비아가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자 블루가 행동을 멈췄다. 설득이 먹힌 모양이구나. 그러나 블루의 행동은 그녀의 예상을 빗나갔다. 삽입한 채 실비아의 몸을 뒤집어버린 것이다.
“흐윽?!”
순식간에 배 밑에 폭신한 베개가 들어오더니, 엉덩이 사이로 그의 것이 깊이 진입했다.
“아으읏! 뭐야, 응, 아아. 하응, 흣!”
“이러면, 후…. 괜찮을 거야. 등, 안 아프지?”
그 말이 그 말이 아닌데. 항의하려던 실비아는 아래를 공략하는 블루의 것에 온몸을 비틀며 침대보를 움켜잡았다. 넋이 나간 실비아는 아예 힘을 쭉 빼고 엎드려 누워버렸는데, 그녀의 자세는 블루에겐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힘이 쭉 빠진 몸뚱이는 놔두고 골반만 든 채 박아버린 것이다. 블루가 하부를 빠르게 처올리자 내벽에 든 체액이 뚝뚝 떨어져 침대보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엉덩이만 뜬 자세로 블루의 것을 받아야 한다니. 실비아가 아슬아슬하게 침대보를 움켜쥐며 신음했다. 날개 때문인지 삽입당할 때마다 몸이 위로 붕 떴다.
“하아, 후. 좋아, 아, 너무….”
“으응, 앗, 흐, 하읏.”
아직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구멍을 진득한 체액으로 뒤덮인 성기가 바쁘게 들락거렸다. 엉덩이와 골반이 부딪칠 때마다 퍽퍽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났다. 그는 두 번째 하는 섹스라서 그런지 처음보다는 좀 더 여유롭게 그녀의 안을 헤집었다.
그냥 박아대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각도를 바꿔서 쑤시기도 하고, 빠르게 여러 번 끊어쳤다가 다시 애가 탈 정도로 속도를 늦추기도 하는 등 기술이 아주 현란했다. 강속구만 던지는 게 아니라 변화구를 던지는 색다름. 드래곤이 지혜의 종족이라더니, 이런 곳에도 지혜를 활용할 줄이야. 그야말로 신통방통했다.
“하응…. 아, 흐으. 거기, 좀 더, 으응.”
“어디? …여기, 후우. 여기 말하는 거야?”
뿌리까지 남김없이 들어온 성기가 주름진 내벽 여기저기를 야릇하게 긁었다. 블루는 그녀의 골반을 고정한 채 강하게 어느 한 지점을 찔렀다. 입에서 침이 흐를 정도로 격렬한 자극에 실비아의 몸이 크게 움찔했고, 다른 건 몰라도 이런 데선 눈치가 빨랐던 블루는 그녀가 느끼는 지점을 반복해서 짓찧었다.
“하, 응, 흐으. 아, 좋아. 응, 더, 학!”
처음엔 힘들어하던 실비아도 엉덩이를 들고 그의 몸짓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 더는 못 하겠다 싶었는데, 커다란 성기가 내벽을 몇 번 쑤셔댔더니 거짓말처럼 고통은 희미해지고 온몸을 불사를 것 같은 쾌감이 찾아왔다.
블루는 점점 더 빠르게 허리를 흔들었다. 욕망으로 뿌예진 시야에 엉덩이 사이를 드나드는 제 성기가 보였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보고 있으면서도 실비아와 자신이 연결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허억, 읏, 하….”
눈이 따가운 느낌에 블루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굵은 땀방울이 실비아의 몸 위로 떨어졌다. 속눈썹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다니. 블루는 제 신체 반응에 당황했다. 던전 공략을 할 때도 철인3종경기를 할 때도 조금 힘들어했을 뿐, 이렇게 온몸이 땀으로 젖은 적은 없었던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