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화
노엘은 실비아가 좋아하는 말을 구사하며 단호한 손길로 그녀의 하부를 추어올렸다. 성스러운 입에서 나오는 음탕한 말이 어찌나 짜릿한지!
실비아는 앙탈 부리듯 도리질 치면서도 순순히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올렸다. 음부를 감싸고도 넉넉하게 남는 손이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질구에서 애액이 쏟아져 나왔다. 투명한 애액을 잔뜩 묻힌 손가락이 성기를 삽입하기 위해 질구를 계속해서 자극했다.
“아아, 흐으, 응. 노엘 님, 아! 넣어, 넣어주세요. 빨리, 흣!”
“하아…. 뭘, 뭘 넣어달란 거죠?”
음핵을 살짝 꼬집듯 비튼 노엘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손가락이 음핵과 구멍을 번갈아서 문지를 때마다 겨우 서 있던 실비아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질구에서 나온 따뜻하고 끈적한 액체가 노엘의 기다란 손가락과 그 아래 손목까지 흠뻑 적셨다.
뜨거운 느낌을 못 견뎌서 다리를 오므릴 때마다 노엘이 손이 겹쳐진 허벅지를 마구잡이로 벌렸다.
실비아는 곧 죽을 듯이 헐떡이며 간곡하게 애원했다.
“으읏, 노엘 님 것을…. 제 구멍에다가, 하응, 아! 넣어주세요. 흐읏….”
“원하는 대로 해드릴게요.”
그러나 속삭이는 말과 달리 노엘의 것은 바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 대신에 실비아의 허벅지를 강하게 움켜쥐는 손아귀 힘이 느껴졌다. 그녀는 노엘이 움직이길 얌전히 기다리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노엘 님?”
찰랑이는 물소리에 그녀가 뒤돌아볼 찰나, 뜨겁고 까칠한 살덩이가 젖은 질구를 할짝였다. 그녀의 뒤에 무릎을 세우고 앉은 노엘이 붉은 혀로 음부를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으!”
이런 자세에서 아래를 빨리다니, 이러면 너무 적나라하게 아래가 보이지 않나?
경악한 실비아는 몸을 뒤로 물리려고 했다. 하지만 양다리를 억세게 움켜쥔 손이 그녀를 도망가지 못하게 고정했다.
노엘의 혀는 예민한 회음부를 천천히 문지르더니 젖은 구멍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질구를 빠르게 쑤시는 뜨거운 혀에 실비아는 어쩔 줄을 모르고 몸부림쳤다.
“흐윽! 아, 잠까안, 노엘 님…. 혀 말고, 혀를 넣으면…. 흐읏, 핥지 마세요!”
“괜찮아요.”
노엘이 음부에 입을 떼지 않은 채 말하자, 아래가 가느다랗게 떨렸다. 보드라운 입술이 예민한 곳을 간질이듯 뻐끔거리더니 크게 벌어졌다. 살 틈새에 깊숙이 파고든 혀가 붉은 속살에 맺힌 끈적한 애액을 핥고 달아오른 여린 살을 수차례 털 듯이 자극했다.
“민망해요, 자세가 너무…. 흐응, 으, 아아!”
너무 강한 자극에 실비아는 금방 절정을 맞아야 했다. 갑작스럽게 뒤에서 아래를 빨다니. 망측스럽고 적나라한 자세라서 더욱 야했다. 노엘은 자꾸 무너지려는 실비아의 몸을 한 손으로 받친 뒤 끈적해진 입가를 대충 훔쳤다. 몸을 일으킨 그는 잔뜩 성이 난 성기를 질척하게 젖어 있는 구멍에 비볐다.
실비아는 힘없이 비실거리다가 아래에 닿는 단단한 살덩이에 놀라서 파드득거렸다.
“앗, 노엘 님. 바로는 무리에요. 아, 으응.”
“하아, 실비아 님의 여기는 저를 반기는 것 같은데요?”
그의 말대로 머리는 안 된다고 하는데, 몸은 은근히 기대하는 듯 달아올랐다. 뭉툭한 귀두가 질구 언저리를 찌를 때마다 아쉬움에 몸이 움찔거릴 정도였으니까.
실비아가 민망한 듯 입꼬리를 올리며 엉덩이를 뒤로 내밀자 곧 뭉툭한 귀두가 녹진해진 구멍을 단번에 꿰뚫었다. 여러 번의 정사로 풀려있던 내벽은 그의 것을 기꺼워하며 허겁지겁 삼켰다.
“하아, 자매님 안이 제 것을 엄청 좋아하네요. 넣자마자, 이렇게 조여대다니.”
“으, 아응. 노엘, 사제님…. 마구 박아주세요. 원하는 대로, 맘껏…. 하윽!”
마치 제 것을 녹여 먹을 것 같은 뜨거운 구멍에 노엘이 거칠게 헐떡였다. 그는 남은 것을 모조리 실비아의 안에 욱여넣고는, 그걸로도 모자라 더 깊숙이 파고들려고 아래를 처올렸다. 빈틈없는 결합으로 거친 음모가 엉덩이골에 한껏 비벼졌다.
닿으면 안 될 곳까지 뭉툭한 귀두가 찌르고 들어오는 느낌에 실비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연신 새어 나왔다.
“아, 흐으! 노엘 님, 깊어요. 너무…. 아, 흐으. 거기는…!”
“여기가, 하아. 실비아 님이, 좋아하는, 곳이죠?”
“아, 읏, 으응. 아, 거기……. 흣, 아읏!”
주름진 내벽 여기저기 예민한 곳을 빠짐없이 쑤셔오는 귀두에 실비아의 입에서 감탄사가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복숭아같이 둥그런 엉덩이를 양손 가득 움켜쥔 노엘은 퍽퍽-소리가 나도록 요란하게 제 것을 박아넣었다. 단단한 하체가 수차례 아래를 강타하자 노엘의 하체에 쓸린 실비아의 엉덩이가 붉게 달아올랐다. 조금만 더 하면 아래가 구멍 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격한 삽입이었다. 조그만 몸은 이리 휘청, 저리 휘청했으나 노엘이 고정한 덕에 넘어지지 않고 주춤하는 데 그쳤다.
“하응, 좋아! 아, 너무, 응, 거기 계속…!”
“허억, 하….”
처음엔 무리라고 했지만, 막상 노엘의 것이 안을 휘저으니 좋아서 죽을 것 같았다. 아래에서 올라온 쾌감이 조그만 머리를 마구잡이로 쥐어짜고 이성을 흠씬 두들겼다.
노엘은 어느덧 여유로운 태도는 집어치우고 실비아의 아래에 제 것을 정신없이 처박았다. 짐승같이 헐떡이는 호흡 사이로 살이 치덕거리며 맞물리는 소리가 섞여들었다. 그가 하반신을 쳐올릴 때마다 애액으로 번들번들해진 성기가 내벽 깊숙한 곳까지 처박혀 들어왔다가 귀두만 남기고 빠져나갔다. 반복되는 추삽질에 성기가 들고나는 구멍에서 마찰로 뿌예진 체액이 찔걱거리며 새어 나오는 순간.
“읏, 으응. 아!”
아래를 뚫어버릴 듯한 격렬한 교합에 실비아의 눈앞이 하얘지더니 사지가 경련하듯 부들거렸다. 그녀가 절정을 맞은 것과 거의 동시에 노엘도 제 것을 뿌리 끝까지 박아넣곤 목을 울리며 낮게 신음했다.
“아, 으읏.”
“하아….”
내벽 깊숙이 자리한 기둥의 선단에서 희멀건 액체가 분출됐다. 여러 번 사정했는데도 양이 상당했다. 기둥이 느른하게 들고날 때마다 접합부 틈새로 멀건 액이 쏟아져나왔다. 실비아의 몸을 뒤에서 끌어안은 노엘은 목덜미에 깊숙이 입술을 파묻고 헐떡였다.
“하아, 헉…. 실비아 님.”
“아… 정말. 너무, 너무 좋았어요.”
“실비아 님.”
노엘이 실비아를 재차 불렀다. 그냥 의례 관계를 할 때마다 의미 없이 속삭이는 이름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보다. 실비아가 뿌예진 시야로 돌아보자 노엘이 제 것을 여전히 아래에 파묻은 채 부드럽게 속살거렸다.
“…실비아 님, 제가 얼마나 실비아 님을 생각하는지 모르실 거예요.”
“아…. 알아요, 노엘 님.”
실비아의 대답에 노엘이 그녀를 숨 막히도록 꽉 보듬었다. 다시 들려온 목소리엔 얕은 탄식이 섞여 있었다.
“계속 곁에 있어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슬프네요.”
“아….”
실비아는 어쩔 줄을 모르고 침음만 흘렸다. 노엘이 젖어 있는 갈색 머리카락을 모아쥐고 가볍게 입 맞췄다.
“서로의 바쁜 일이 다 끝나면, 그땐 늘 실비아 님 곁에 함께 있고 싶습니다.”
“노엘 님….”
이건 무슨 말인 걸까. 청혼인 걸까? 아니면 그냥 순간 분위기를 타서 하는 별 뜻 없는 말인 걸까. 실비아는 차마 무슨 뜻이냐고 되묻지 못했다. 자신은 죄 많은 역하렘 여주니까. 모른 척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사리 뱉기 힘들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실비아의 아래에서 제 것을 빼낸 노엘은 깨끗한 물로 실비아를 씻겨주었다. 안절부절못하며 노엘의 손길을 받고 있던 실비아의 입술이 열렸다.
“저도, 저도 함께 있고 싶어요. 그렇지만…. 당장은.”
“알고 있습니다. 그냥, 사실…. 이 순간 이 말을 안 하고는 못 배길 것 같아서 꺼낸 얘기였습니다. 실비아 님은 영웅이시니까 우선 신탁을 이행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셔야겠죠.”
“네, 아무래도 그래서….”
실비아가 말끝을 흐리자 씁쓸하게 미소 지은 노엘이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모든 일이 다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는 저를 한 번만 떠올려 주세요.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실비아 님 곁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한 번만 떠올려 달라는 말이 그녀의 심금을 울렸다. 실비아는 말없이 노엘의 단단한 허리를 껴안았다.
혹시나 천국에 가게 되더라도 이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다.
* * *
“으음….”
다음 날, 스위트 룸의 침실. 실비아는 노엘의 품에 안긴 채 눈을 떴다. 커튼 사이로 밝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어제 그렇게 욕실에서 하고 난 뒤 격정에 휩싸여 한 번 더 하고,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다고 침대로 왔으나 슬금슬금 올라오는 손길에 두 번을 더 해야 했다. 그래서 어제 섹스한 횟수는 자그마치 총 7회. 집무실에서 오랄 후에 한 번 하고, <악마 옷>을 입으며 두 번, 욕실에서 두 번, 그리고 다시 침실에서 두 번. 보통 사람이었다면 복하사든 복상사든 둘 중 하나는 맞았을 격렬한 밤이었다.
한 달 만에 못 본 만큼 둘은 서로를 쉴 새 없이 물고 빨았다. 실비아는 이불을 걷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온몸에 붉고 퍼런 흔적이 한가득이었다. 거기다가 입술은 퉁퉁 부어 고통을 호소했고, 여기저기 차마 말 못 할 부위도 쓰라려 왔다.
‘설마?’
실비아는 끙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엘은 한 달 동안 참았던 정욕을 밑바닥까지 싹싹 비워내서 그런지 곤하게 자고 있었다. 눈을 감고 색색거리는 게 마치 아기 같아 보여서 실비아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녀는 노엘이 깨지 않게 뺨에다 살짝 뽀뽀한 뒤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비실거리며 화장대 앞에 서니 거울 안에 어디서 많이 본 앙상한 몰골이 있었다. 기록 창을 황급히 켜보니 역시나 상태 이상 <영광의 상처> 디버프가 오랜만에 발동됐단 메시지가 있었다.
‘휴우. 간만에 신난다고 자제 안 하고 뒹굴었더니 또 <영광의 상처>를 얻었구나. 이 꼴로 디저트 가게를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