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화
시도 때도 없이 수치를 모르고 발기하는 제 하체에 노엘은 입술을 힘껏 깨물며 미간을 좁혔다.
‘실비아 님이 아무리 날 스스로 서게 만드는 분이라고 해도. 이렇게 보기만 해도 반응해서야. 신관 체면이 말이 아니로구나.’
속마음과 달리 노엘의 손은 저절로 실비아에게로 향했다. 그의 손이 정신의 통제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통통한 윗가슴에 올라앉았다. 기다란 검지가 가슴 위에 그림을 그리듯 선을 덧그리며 야릇하게 가운을 헤쳤다. 애가 타도록 천천히 오가는 손가락에 실비아가 몸을 움츠리며 키득거렸다.
“노엘 님, 간지러워요.”
“…침대로 갈까요?”
노엘이 잔뜩 쉰 목소리로 낮게 속삭였다. 실비아는 그의 손을 잡고 따라가려다가 몸을 뒤로 물렸다. 생각난 게 있었다. 사은품 상자! 시크릿이 호텔에서 풀어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쩐지 당장 확인해보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었다.
“아, 잠시만요. 잠깐 먼저 가 계실래요?”
“음? 그래요.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실비아의 요청에 노엘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파우더룸의 문이 닫히고 실비아는 한구석에 던져놨던 상자를 급히 끌렀다. 호텔에서 열어보라고 한만큼 뭔가 야릇한 물건이 들어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상자 안의 물건을 꺼낸 실비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건…!”
시크릿이 준 사은품은 다름 아닌 악마 코스프레 의상! 기가 막히게도 의상을 손에 들자마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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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옷
- 플레이어의 화끈한 밤을 위해 시크릿이 특별제작한 야릇한 옷이다. 옆구리와 배까지 망사로 되어있다. 외출할 때나 던전 공략 시에 착용하면 망신당할 수 있으니 실내에서만 몰래 입도록 하자. 노엘과의 상성이 아주 좋은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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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어머, 이런 망측한 물건이? …고마운 시크릿 같으니.’
상자 속에는 <악마 옷>과 세트인 붉은 뿔 머리띠와 가터벨트, 구두 그리고 허벅지까지 오는 망사스타킹이 함께 들어있었다.
‘오, 구두라니. 안 그래도 신발이 없어서 곤란했는데, 잘됐네.’
실비아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머리띠까지 완벽하게 착용했다. 전신거울을 들여다보니 처음 보는 야한 모습의 자신이 있었다.
높은 구두에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 망사스타킹을 가터벨트로 고정해 입었고, 그 위로 시선을 올리면 원피스 수영복 같은 아슬아슬한 옷이 보였다. 옆구리와 배는 온통 망사로 되어있어 안이 훤히 비쳤다. 가슴도 금방이라도 발사될 듯 바짝 모으고 위험 부위 근처까지 푹 파였다. 누가 봐도 오늘 한바탕하려고 작정한 옷 같았다.
실비아는 조그맣게 휘파람을 불며 제 몸 여기저기를 거울로 확인했다.
‘와, 엄청난데.’
한 바퀴 돌며 감탄한 실비아는 거울에다가 손 키스를 날리거나 엉덩이를 내밀며 뒤를 돌아보는 야릇한 포즈를 지으며 제 몸을 감상했다. 그러나 막상 이 꼴로 침실로 뛰어들려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가운을 위에 덧입었다.
“노엘…님?”
파우더룸과 침실이 연결된 문을 살짝 연 실비아는 고개만 빼꼼 디밀어 안을 살폈다. 눈을 감은 노엘이 검은 실크 가운만 입은 채 침대 헤드에 기대고 있는 게 보였다. 실비아가 조그만 목소리로 부르자 노엘의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실비아의 머리에 달린 붉은 뿔을 본 그의 눈에 의문이 차올랐다.
“실비아 님, 머리에 그건 뭔가요?”
“그게…. 짜잔! 이런 옷, 이랍니다.”
용기를 낸 실비아는 폴짝 침실 안으로 뛰어들면서 동시에 가운을 활짝 펼쳤다. 눈에 들어오는 아찔한 풍경에 노엘은 느슨하게 기대고 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입을 멍하니 벌린 노엘은 곧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실비아 님, 그게 무슨…. 그런, 그 옷은 대체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노엘은 평소와 달리 완전히 얼이 빠진 얼굴로 실비아의 몸을 빠르게 위아래로 훑었다. 목울대가 거칠게 꿀렁이고 호흡이 가빠졌다.
‘저런 표정은 처음 보네. 아무래도 자극적이긴 하겠지, 후후.’
실비아는 제 몸을 핥듯이 훑는 노엘의 시선에 흡족해하며 가운을 마저 벗어 내렸다.
바닥으로 가운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갈색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모아 틀어 올리자 망사로 된 옆구리가 보였다. 실비아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유혹하듯 입술을 내밀었다.
노엘은 시근덕거리며 숨을 내쉬더니 이불을 걷고 실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요.”
“…….”
실비아는 대답하지 않은 채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기껏 이런 옷까지 입었건만 평범한 플레이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민 끝에 노엘을 자극할 말을 생각해냈다.
“노엘 님. …벌. 벌을 주세요.”
“네?”
“사제님. 마음껏 벌을 내려주세요. 저는 타락한…. 음, 타락한 신도니까요.”
실비아는 속눈썹을 깜빡이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용기를 내 변태 같은 문장을 내뱉은 그녀지만, 자신을 타락한 신도라고 지칭할 때는 참을 수 없는 오글거림에 잠시 말을 더듬었다. 살며시 시선을 들어보니 노엘의 얼굴에 여느 때와 다른 희열이 들어차 있었다. 그래, 역시 기도실이며 집무실이며 금단의 장소에서 실컷 해댔던 노엘이 이런 걸 싫어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은근히 취향을 저격한 거 아닐까? 타락한 신도에게 벌을 주는 사제 역할극을 할 절호의 찬스인데 말이지.
실비아는 양 뺨을 발그레하게 붉히며 구두를 신은 채 침대로 기어 올라갔다. 그러곤 머리카락을 모아 어깨너머로 내린 뒤 노엘에게 엉덩이를 내밀었다.
“벌주세요. 노엘 사제님. 어서…. 흐앗!”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겠어요. 감히 그 음탕한 입으로 사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찰싹-하는 찰진 소리와 함께 실비아의 엉덩이가 얼얼해졌다. 노엘이 그녀의 볼기를 손바닥으로 때린 것이다. 뽀얀 살결이 붉어진 만큼 실비아의 얼굴도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늘 자상하고 예의 바른 노엘이 천박하게 엉덩이를 때리다니. 신실한 사제를 타락시켜 버린 것 같은 배덕감에 아랫배가 벌써부터 근질거리며 뜨거워졌다.
“정말…. 자매님은 제대로 타락하신 거 같네요. 이런 못된 옷은 누가 주던가요.”
노엘은 스타킹 신은 다리를 벌리고 실비아에게 제대로 엎드리게 한 뒤 가터벨트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섬세한 손가락이 벨트를 한껏 잡아당겼다가 놓자 허벅지에 따끔한 느낌과 함께 짜릿한 감각이 이어졌다. 고양이가 앙탈 부리듯 몸을 떤 실비아가 기대감 어린 눈길로 돌아봤다.
노엘은 평소와 다른 거만한 얼굴로 내려다보며 그녀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사, 사제님….”
‘역시 노엘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아슬아슬한 뒤태를 감상하듯 훑어보던 노엘이 나지막하게 물었다.
“실비아 님, 더 거칠게? 어떤 걸 원하시나요.”
“응, 좋아요. 사제님 마음대로 해주… 하읏.”
노엘은 망설이는 표정이더니 결단을 내린 듯 손을 뻗었다. 찌익-소리를 내며 스타킹이 마구잡이로 찢기고 구멍들 사이로 뽀얀 허벅지가 노출됐다.
“어머! 이렇게 사정없이….”
“실비아 님. 다리가 무척 야해졌네요.”
노엘의 낮게 잠긴 목소리에 실비아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찰랑찰랑 흔들고는 한 움큼 쥐어서 노엘에게 내밀었다.
“하는 김에 좀 더….”
“네?”
실비아가 어서 쥐라는 듯 머리카락을 쥔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더 거칠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하아.”
“흐읏!”
숨을 격하게 내쉰 노엘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쥐고 거세게 잡아당긴 채 나머지 한 손으로 가슴을 강하게 그러쥐었다. 하체가 맞붙자 엉덩이 뒤에 터질 듯이 부푼 살덩이가 느껴졌다.
순결한 사제인 노엘이 신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가슴을 주무르다니.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플레이였다. 고개가 꺾인 실비아의 입에서 애달픈 신음이 터져 나왔다.
“흐응, 아. 사제님!”
“울면서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자매님.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계도할 거니까.”
노엘은 바짝 일어선 제 것을 실비아의 엉덩이에 비비면서 동시에 가슴을 마구잡이로 주물렀다. 그는 갈색 머리카락을 손에 쥔 채 조그만 몸을 덮치듯이 눌렀다. 습윤한 숨결이 실비아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단단하게 일어선 성기가 금방이라도 엉덩이 사이로 파고들 듯이 아슬아슬하게 회음부 주위를 찔러댔다.
“하앗, 으응, 흣….”
노엘은 그녀의 가슴을 한참 주무르다가 원래 하던 대로 실비아의 옷을 천천히 벗기려 했다. 그러다가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짓더니, 뒤에서 감싼 자세로 가슴을 가리고 있던 옷을 거칠게 뜯어버렸다!
“아앗!”
신관답지 않은 자비 없는 완력에 가슴을 가리고 있던 천이 단숨에 찢겨나갔다. 아무렇게나 찢어진 천 사이로 봉긋한 가슴이 쏟아져나왔다. 노엘은 양손 가득 뽀얗고 통통한 가슴을 가득 담은 채 빠르게 쥐었다 폈다 하며 가녀린 목에 입술을 묻었다. 정점을 꾹 누르며 빙글빙글 돌리는 손바닥에 실비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아, 응. 흐으! 사제님, 저를 어떻게 하시려고요?”
“정화의식을 가질 겁니다. 이 아래에, 하…. 성수를…. 가득 부어줄 거예요.”
노엘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야한 말을 잘 지어내는 창의력을 보여주었다. 역시 룸카페에서 더티 토크 하던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실비아는 좋아죽는 얼굴을 하면서 입으로만 ‘안 돼! 싫어!’를 외쳤다. 괜히 몸을 비틀면서 반항하는 척을 하자 노엘이 거칠게 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뒷덜미를 콱 깨물었다.
“아! 으읏, 아파. 아파요, 사제님.”
“고작 이걸로 아파하다니. 이제 훨씬 더 아파지실 텐데요.”
노엘의 말에 실비아는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오려는 걸 참고 가련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요? 저를 어떻게 교육하시…. 갑자기 왜.”
노엘은 제 가운의 끈을 풀더니 실비아의 양 손목을 뒤로 모아 묶어버렸다. 실비아는 갑작스럽게 손이 묶이자 당황해서 뒤를 계속 힐끗거렸다.
흥분으로 눈가가 붉어진 노엘이 그녀의 뒤태를 천천히 내려다봤다. 구두를 신은 채 엎드려 누운 실비아의 작은 체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야릇하게 찢어진 망사스타킹이 그녀의 모습을 한층 더 음탕하게 만들었다. 노엘의 지독한 시선에 그녀가 움찔거리자 우유같이 하얀 가슴이 야하게 흔들렸다.
몇 차례 올려붙인 엉덩이에 남은 붉은 자국은 제 것이라는 표식을 남긴 것 같아 아래가 빠듯하게 부풀었다.
그러나 가장 자극적인 것은 고개를 뒤로 돌려 저를 보는 실비아의 눈이었다. 물기 어린 눈에 어린 두려움이, 비록 연기지만 남자의 음심을 자극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