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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들의 첫날밤을 수집합니다-239화 (239/372)

239화

실비아는 갑자기 느려진 노엘의 추삽질에 눈을 가늘게 떴다. 조금만 더 하면 절정이었건만, 그녀의 입술이 뾰로통해졌다. 코앞이 결승선이었는데 갑자기 옆길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불만이 치밀어 오른 그녀는 다리로 단단한 허리를 옥죄었다. 그와 동시에 아래를 바짝 조이자 질끈 감고 있던 노엘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는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곤란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잠깐, 흐읏. 왜, 왜 그러십니까.”

“집중 안 하세요?”

실비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자 노엘이 고개를 저으며 헛웃음 쳤다. 그랬다가 실비아가 더 바짝 조이자 윽, 하고 낮게 신음했다.

“집중 안 하는 게 아니라…흣. 쌀 거 같아서, 읏. 잠깐! 할 테니까. 힘 좀….”

“어차피 또 할 거니까, 괜찮잖…아! 이 자세는, 흐으.”

실비아의 칭얼거림에 노엘이 곤란하게 웃더니 벽시계를 힐끗거렸다. 잠시 참고 끝을 내려던 건데 대화하는 사이에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았다. 급해진 노엘은 그녀의 한쪽 다리만 잡고 옆으로 돌린 뒤 다시 빠르게 박기 시작했다. 실비아에게 양해를 구할 틈도 없었다. 신속하게 끝내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제 회의를 참석해야 했으니까.

조그만 몸이 휙 옆으로 돌아갔다. 다리 한쪽만 적나라하게 벌려 아래가 얼얼할 정도로 박아오는 노엘의 허리 짓에 조그만 입에서 새된 교성이 터져 나왔다. 자세가 바뀌니 성기가 더 깊숙이 내벽을 찔러왔다.

“아, 으, 으읏. 하으, 아아. 잠깐, 아응!”

“하아, 윽, 후우….”

핏줄 선 기둥이 아래를 마구잡이로 쑤실 때마다 끈적한 체액이 허벅지와 책상 여기저기에 튀었다. 회음부와 음낭이 맞붙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길 수차례, 노엘이 제 것을 뿌리 끝까지 쑤셔박은 채 잇새로 나지막하게 신음했다. 그가 절정을 맞은 것과 동시에 실비아의 허리도 튕기듯이 올라갔다.

“흣…. 아.”

“하아, 으으응!”

허리를 천천히 돌리며 실비아의 아래에 제 것을 비벼대던 노엘은 사정이 다 끝난 뒤에야 그녀의 다리를 놓아주었다. 희멀건 체액으로 엉망이 된 성기가 빠져나가자 질구가 아쉬운 듯 뻐끔거렸다. 노엘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음부를 벌려 구멍을 빠져나온 사정액이 책상으로 뚝뚝 떨어지는 걸 멍하니 응시했다. 오랜만에 실비아의 안에 제 흔적을 남겼다고 생각하니, 방금 사정했는데도 아래에 다시 피가 몰렸다. 더 할 시간도 없는데 쓸데없이 발기한 제 하체에 노엘이 기가 막힌 듯이 찡그리며 웃었다.

“후우, 더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네요.”

노엘은 실비아의 몸을 다 닦아준 후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아주 신속한 움직임이었다. 실비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의 레몬빛 눈썹이 힘없이 내려갔다.

“아…. 이제 회의를 하러 가야겠네요. 마음 같아선 회의를 빠지고 이대로 실비아 님을 계속 안고 싶지만 말이죠.”

“…아쉬워요.”

실비아의 얼굴에 섭섭한 기색이 가득 담기자 노엘이 싱긋 웃더니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그러곤 주머니에서 꺼낸 금색 카드를 실비아에게 건네며 속삭였다.

“먼저 가 있으세요. 여기가 어디냐면….”

* * *

무릎까지 오는 망토 차림의 실비아는 유토피아 백화점 근처에 와있었다. 노엘이 집무실을 나갈 때 실비아도 망토 하나를 얻어 몰래 신전을 빠져나왔다. 노엘은 지금쯤 회의에 참석하고 있을 것이다. 실비아의 흔적이 남은 몸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제들과 경건한 회의 안건을 나누고 있겠지…. 한창 예배 중인 성스러운 신전 안에서 노엘과 뜨겁게 몸을 섞은 걸 다시금 떠올리자 그녀의 양 뺨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오랜만에 노엘과 했어. 짧지만 강렬했지. 한 번만으론 부족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만날 수 있다! 후후.’

실비아는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주머니 속에 든 황금색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노엘이 준 건 호텔의 스위트룸 키. 어쩜, 수도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해 놨을 줄이야. 스위트룸에서는 아까와는 달리 전라의 노엘을 볼 수 있을 터. 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노엘이 알려준 호텔로 발걸음을 떼려다가 멈칫했다.

그녀가 들어갈 호텔은 유토피아 백화점과 바로 한 블록 사이에 있는 호텔이었다. 다행히 루카와 묵었던 유토피아 백화점 위 호텔은 아니었지만, 살짝 찝찝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넓은 수도에서 하필 루카랑 뒹굴었던 호텔 바로 옆에서 노엘과…. 뭐, 시설이 훌륭한 호텔은 몇 개 안 될 테니 어쩔 수 없나.’

실비아의 눈이 백화점 앞에 있는 시계탑에 머물렀다. 노엘은 회의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나면 두 시간 후에 호텔로 올 수 있다고 했었다. 지금은 딱 저녁 시간이 지난 한밤중. 게임 세계는 다행스럽게도 현실 세계와 달리 이 시간쯤 되면 인적이 드물었다. 백화점도 문을 닫았고 길거리를 살펴보니 건너편에 행인이 한두 명 지나가는 것 말고는 길가는 전체적으로 한가했다.

‘지금이 딱 비밀상점 가기 좋은 타이밍인데?’

심호흡을 한 실비아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망토를 고이 접어 분수대 아래에 두었다. 그러곤 신발을 벗은 채 조심스레 분수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행히 백화점이 영업 종료한 덕에 분수대의 물이 거의 다 빠져있었다. 눈치 보며 기둥 뒤로 숨어든 실비아는 한 손을 위로 뻗고는 가만히 3초간 정지했다. 오랜만에 비밀상점으로 간다!

“…….”

뭐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인벤토리를 열어 <비밀상점 위치 안내도>를 다시 자세히 살피던 실비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슈퍼맨 자세 맞잖아, 뭐가 문제지.

설마? 일어선 자세가 아니라 분수대에 누워서 슈퍼맨 자세를 하라는 걸까?

‘개 같은 시스템….’

이제 실비아는 시스템을 욕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아까 사제가 함께 있는 방에서 책상 밑에 쭈그려 앉은 실비아에게 노엘의 것을 오랄하라는 주문도 한 시스템 아니던가. 물론 강제성은 없었고 구미가 당기는 보상을 내밀었을 뿐이지만. 메시지를 만든 사람은 개발자일 터. 개발자는 정말 미친 자가 아닐까 싶었다.

“시발, 결국….”

실비아는 계속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가만히 있었으나 시스템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울분을 삼키며 분수대 바닥에 엎드려 누웠다.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기에 얼굴이며 옷이며 죄다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심지어 분수대 바닥의 검은 때가 묻어 여기저기 거뭇거뭇해졌다. 비 맞은 거지꼴이 된 그녀는 이를 악물고 손을 쭉 뻗어 슈퍼맨 자세를 했다.

누가 봤다면 동네에 미친년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을 모습이었다. 부끄러움을 삼키고 3초간 자세를 유지하자 눈앞이 희뿌옇게 변하면서 공간이 어그러졌다.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어 실비아는 혹시나 추락할까 봐 몸을 휘휘 저었다. 한 번 눈을 깜빡였다가 뜨자 흙바닥에서 버둥대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묘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더니 빵모자를 쓴 비밀상점 주인 시크릿이 어벙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플레이어 실비아…씨? 고객님!”

“크흠! 아우, 분수대에 엎드려 누워 있었더니 옷이 엉망이 됐네.”

황급히 몸을 일으킨 실비아는 더러운 물로 엉망이 된 제 원피스를 내려다보며 울상을 지었다. 시크릿이 인자한 미소를 짓더니 어느새 커다란 바디타월을 들고 와 실비아에게 내밀었다.

“여기요. 수건으로 닦으세요.”

“고맙습니다. …이거 설마 유료인가요?”

화색을 띠며 수건을 받아 든 실비아는 몸 여기저기를 꾹꾹 누르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다가 의심의 눈초리로 시크릿을 살피자 그가 트레이드 마크인 인자한 미소를 다시금 입가에 머금었다.

“우리 사이에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세요. 아시면서.”

“그러게요. 괜히 물었네요.”

실비아는 입을 삐죽이며 열심히 몸을 닦았다. 그럼 그렇지. 돈에 미친 비밀상점 주인은 물 한 잔이라도 공짜로 주는 법이 없었다. 그녀가 몸을 다 닦고 나자 시크릿이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시선의 끝에는 저번과는 확연히 다른 삐까뻔적한 건물이 있었다.

‘고객은 나밖에 없지 않나? 대체 무슨 돈으로 이런 건물을 세웠대?’

실비아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시크릿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건물이 좀 좋아졌죠? 제가 사실 투잡을 뛰거든요.”

“네? 그게 무슨….”

실비아의 질문에 그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다른 게임을 좀 갔다왔죠. 노점도 운영하고 방문판매도 하고…. 암거래를 하다가 경찰한테 잡혔을 때는 정말 끝장나는가 싶어 아찔했지만…. 다행히 밀수선을 타고 빠져나왔네요. 이게 사람 사는 거 아니겠어요.”

“다른 게임이요? 여기가 다른 게임이랑도 연결돼 있어요?”

다른 게임이란 말에 실비아가 화들짝 놀라며 입을 벌리자 시크릿이 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아뇨. 저만 오갈 수 있어요. 게임 속 상인이 뭐 다 거기서 거기로 생긴 지라…. 얼굴 없이 운영하는 무인 상점도 있고요. 그러니 가능한 일이죠.”

“그렇군요. 하여튼 열심히 사셨네요.”

대체 무슨 이상한 게임 속에 들어갔다 왔길래 밀수선을 타고 빠져나온 거야. 추억을 떠올리듯 아득한 시선이 된 시크릿을 힐끗대며 실비아가 속으로 경악했다. 이 게임에만 있는 상인인 줄 알았더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양이었다. 재주도 좋다고 생각하는 찰나, 의문이 하나 생겼다. 늘 건물 안에 있더니 웬일로 골목에 나와 있는 거지?

“근데 왜 골목에 나와 계세요?”

“말했잖아요. 빠져나왔다고요. 저도 방금 이 골목에 도착한 참이랍니다. 쉿, 어디서 떠들고 다니지 말아요. 경찰이 저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예…. 떠들 일은 없을 것 같지만요.”

범법자가 된 시크릿을 따라 걷던 실비아는 건물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연 시크릿이 먼저 들어가라고 실비아에게 손짓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저번의 드러그 스토어처럼 보이던 건물보다 더 화려해진 내부가 그녀를 반겼다. 마치 고급 명품샵 같다고나 할까?

실비아는 감탄사를 흘리며 시크릿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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