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화
입을 헤 벌린 실비아는 잔뜩 흥분해 투명한 액체를 뿜어대는 성기의 선단을 홀린 듯이 바라봤다. 신체 기관 중 하나일 뿐인데 이상하게 먹음직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엉거주춤하게 서서 의자 팔걸이에 팔을 기댄 채 끈적하게 젖은 기둥의 선단을 검지로 문질렀다. 손가락 끝이 닿을 때마다 성기가 크게 움찔거렸다.
노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을 흘리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을 뿐이었다. 한 시간 후가 회의라 실비아를 함부로 안을 수가 없었다. 한창 예배 중인지라 언제라도 그를 찾으러 사람이 찾아올 수도 있었고 말이다. 노엘이 탄식하며 앞머리를 쓸어 넘기는 순간, 똑똑-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엘 님 계십니까?”
마주친 두 남녀의 눈이 너나 할 것 없이 휘둥그레졌다. 실비아의 시선이 정신없이 집무실 안을 한 바퀴 훑었다. 어디 숨을 곳이 없나? 아, 저기 욕실…! 실비아는 몸을 일으키고 급히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러나 막 발을 떼기 전 문이 찰칵하고 돌아가는 소리가 갑작스럽게 들려왔다.
‘뭐야? 문이 안 잠겨있어?’
욕실까지 걸어가다간 백 프로 발각될 게 뻔했다. 문이 끼익-하고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실비아는 번개같이 집무실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 갔다. 노엘이 의자를 책상에 바짝 붙어 앉은 것과 거의 동시였다. 책상 밑에 한껏 쪼그려 앉은 실비아는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혹시나 집무실에 들어온 이에게 제 숨소리가 들릴까 봐 입을 손으로 막으며 눈도 질끈 감았다.
‘세상에나, 문을 안 잠가놨었구나?! 하, 경건한 장소에서 헛짓거리를 시도하는 게 아니었는데.’
이건 신성한 신전에서 개수작을 부린 실비아를 벌하기 위해 신이 내린 형벌이 아닐까.
‘아, 맞아. 그냥 태연하게 있을걸!’
생각해 보니 바닷가 마을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하면 되는 것을 지레 찔려서 숨고 말았다. 책상 밑에 숨은 걸 들킨다면 정말 이상하게 보일 터였다. 실비아는 속으로 후회를 하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더 숨죽였다.
“노엘 님! 여기 계셨군요. 안 계신 줄 알고 함부로 문을 열었네요. 죄송합니다.”
“아, 고위 사제님.”
중년 남성의 목소리 후에 곤란해하는 노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하다고 하는 걸 보니 이대로 나가는 걸까? 그러나 기대와 달리 발걸음 소리가 뚜벅뚜벅 들리더니 책상 앞에서 멈췄다.
노엘은 자애로운 미소를 유지한 채 책상에 팔꿈치를 괘고 손깍지를 꼈다. 그의 얼굴에 성스러운 빛이 흘렀다. 애석하게도 하반신은 갑자기 열린 문 때문에 바지춤을 완전히 정리할 경황이 없어 속옷만 입은 채 앞섶을 개뱡한 상태였지만 말이다. 지금 지퍼를 잠그거나 벨트를 채운다고 부스럭거렸다간 사제가 이상하게 여길 게 분명했다.
‘어우, 신이시여….’
눈앞의 경악스러운 광경에 실비아의 눈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아직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하체가 브리프 속에서 적나라하게 꺼덕거렸다. 몸을 뒤로 물리고 싶었지만, 하필 조그만 상자가 등 뒤에 쌓여있어서 그의 중심부에서 더 멀어질 수가 없었다. 정말, 실비아만 이 모습을 보고 있기에 망정이지. 앞섶을 풀어 헤치고 앉아있다니. 이게 노출증 환자지 어디 신을 모시는 신관의 모습이란 말인가. 그녀는 괜히 믿지 않는 신을 찾으면서 신관의 앞섶을 구경하게 된 죄를 참회했다.
음란한 하반신과 성스러운 상반신의 노엘은 헛기침을 잠시 한 뒤 목을 가다듬고 고위 사제에게 물었다. 흥분한 상태라 미세하게 떨리기는 했지만, 여젼히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였다.
“사제님, 무슨 일이신가요?”
“아, 다름이 아니라 노엘 님이 보관하고 계신 성물이 필요해서요. 제1 사제장님께서 급하게 찾고 계십니다. 지금 주실 수 있으실까요?”
사제는 급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여차하면 책상 뒤편에 있는 서재까지 뒤질 기세였다. 노엘이 억지로 온화한 미소를 꾸며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성물이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잘….”
“저기 있네요!”
그의 말을 끊고 들어온 사제는 서재에 꽂혀있던 물건을 발견하고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갑자기 집무실 책상 뒤로 걸어가자 노엘은 책상 아래에 숨은 실비아와 자신의 망측한 하체를 숨기기 위해 의자를 한껏 당겨 깊숙이 앉아버렸다.
‘뭐, 뭐야?’
귀를 기울여 밖의 상황을 가늠하고 있던 실비아의 얼굴이 노엘의 다리 사이에 푹 파묻혔다. 어찌나 바짝 당겨 앉았는지 얼굴을 뒤로 물릴 공간이 없었다. 앞은 노엘의 거시기요, 뒤는 상자 더미라. 완전 진퇴양난이었다. 노엘은 아래가 불편할 정도로 발기한 상태라 다리를 오므리지 못했다. 조그만 입술에서 뿜어져 나온 숨결이 그의 중심부를 따뜻하게 덥혔다.
‘이게 무슨 망측스러운…. 아이고!’
쪼그려 앉아있던 실비아는 자세를 바로 해보려고 시도하다가 중심을 잃고 몸이 기우뚱 기울었다. 그 바람에 멀어지려던 의도와 반대로 오히려 노엘의 고추에 제대로 입술 박치기를 해버렸다. 어이없게도 19금 뽕빨 게임 신의 가호가 발동했는지 순간 혀도 내밀어버렸다. 놀라서 혀 깨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나 할까.
안 그래도 크게 부풀어있는 브리프에 촉촉한 혀가 닿고, 보드라운 입술이 아주 그냥 딥키스하듯 발기한 곳을 문질러버렸다. 아래에 와닿는 강한 자극에 노엘은 순간 앉은 상태에서 발작하듯 몸을 비틀었다. 그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짓씹으며 아찔한 순간을 견뎌냈다. 금욕하다가 찾아온 한 달만의 야릇한 자극에 사제의 지위고 뭐고 다 놔버리고 사정할 뻔했다.
“읏…. 신께서 나를 또 시험에 들게 하시는구나.”
노엘은 비통한 표정으로 음산하게 중얼거렸다. 가까스로 사정감을 참은 그는 초조하게 마른 세수를 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정해버리면 그의 사회적 지위는 나락이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같은 남자인 사제는 금방 이상징후를 알아챌 터였다. 신관이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좆 될 뻔했구나.’라고 생각할 법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노엘은 힐끗 뒤를 쳐다보고는 바지를 정리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바지에 손도 대기 전에 사제가 뒤돌아보는 바람에 시도는 미수로 그쳤다. 실망한 얼굴의 사제는 그가 찾던 물건이 아닌 듯 노엘에게 말을 걸었다.
“아, 잘못 봤네요. 이렇게 생긴 게 아니었는데…. 노엘 님. 급하니까 함께 찾아주시겠어요?”
절체절명의 위기. 아래가 기립한 상태에서 태연하게 일어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바지를 추스르면 수상하게 볼 테고…. 노엘은 굳은 얼굴로 고개만 돌려 신관을 바라보았다. 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질문했다.
“어떤 성물 말씀이시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억이 잘….”
“그게요…. 말로 설명하기가 뭐한데. 잠깐만요.”
사제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책상 앞으로 다가왔다. 첩첩산중이었다. 노엘의 이마에선 이제 맑은 땀이 송골송골 맺혀 흐르기 직전이었다. 사제는 필통에 꽂혀있던 펜을 집어 든 뒤 흰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실비아는 사제가 가까이 다가온 기척을 느끼곤 어쩔 줄을 몰라 더 한껏 몸을 웅크렸다. 노엘은 그녀가 밑에 있는 게 들킬까 봐 더 바짝 붙어 앉았음은 물론이었다. 그러니 자동으로 얼굴은 계속 고추랑 부비부비를….
노엘의 튼튼한 허벅지가 긴장으로 한껏 단단해지고 잠시 놀라서 주춤했던 그의 중심도 점점 수치를 모르고 높이 일어섰다. 퉁-퉁. 결국 천을 찢을 듯이 분기탱천한 성기가 책상을 쳐댔다. 실비아는 소스라치게 놀라 그의 것을 소중하게 쥐고 제 쪽으로 고이 눕혔다.
개발새발로 엉성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사제는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 방금 무슨 소리죠?”
“네? 저는 들은 게 없습니다만…. 사제님 귀가 단단히 잘못되셨나 봅니다. 병원이라도 가보세요.”
노엘은 자신도 모르게 빨리 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날카롭게 대답했다. 눈치 없는 사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노엘의 말을 받아쳤다.
“하하, 그러게요. 요새 찬송가를 밤낮으로 들었더니 귀가 좀 안 좋아졌나 봐요.”
사제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더니 다시 고개를 내려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다.
책상 밑, 노엘의 고추를 눕히는 바람에 실비아의 상황은 극악으로 치달았다. 안 그래도 밀착한 상태였던 말캉한 입술 틈새로 속옷 천에 감싸인 노엘의 것이 안락하게 파묻혔다. 숫제 귀두를 피리처럼 불고 있는 형국이었다.
‘시발, 뭐 이런 거지 같은 상황이…. 이럴 바에야 그냥 대놓고 빠는 게 낫겠어.’
한편, 노엘은 죽을 맛이었다. 알아보지도 못할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리는 사제를 보며 그의 입가가 경련을 일으켰다. 실비아의 따뜻하고 촉촉한 입술이 예민해진 하체에 그대로 느껴졌다.
마음 같아선 당장 사제를 쫓아내고 실비아의 입에 제 것을 처넣고 싶을 정도였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태에 노엘은 이성의 끈을 놓기 일보 직전이었다. 한 달 만에 느낀 쾌감에 몸속 세포들이 난동을 부리며 뭐라도 해보라고 아우성이었다.
이제 웃는 척하는 것도 때려치운 노엘은 애꿎은 멀쩡한 종이를 구기면서 입을 열었다. 늘 감미로웠던 목소리엔 평소와 다른 초조함이 배어 나왔다.
“급하다고, 후우. 하지 않으셨나요? 엄청 한가해, 보이시는데.”
“아, 잠시만요. 이거 원, 그림을 오랜만에 그리려니 제 실력이 안 나오네.”
사제는 펜촉에 침을 묻혀가며 열심히 그림을 그리더니 완성품을 노엘의 눈앞에 디밀었다. 성물인지 던전 괴물인지 모를 이상한 그림이었다.
“이거요. 못 보셨나요?”
“글쎄요.잘 모르겠네요.”
“그게,아. 저번에 던전에서 얻었던 거 있잖습니까.”
사제와 노엘이 성물에 대한 얘기를 한창 이어가던 그때, 노엘의 것을 가까스로 입술 옆으로 치운 실비아의 눈앞에 정신 나간 메시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