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말랑하고 따뜻해. 후우…. 계속 만지고 싶어.』
몸을 움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멜빵의 끈이 내려갔다. 그녀의 한쪽 가슴을 주무르던 블루는 실비아의 블라우스 윗단추를 다 풀어버렸다. 별안간 가슴팍에 시원한 공기가 닿자 슬쩍 눈을 뜬 실비아는 제 옷이 풀어 헤쳐진 걸 보고 당황했다. 언제 단추를 이렇게 푼 거지. 얘 선수 아냐? 깜짝 놀란 실비아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블라우스의 앞섶을 헤친 블루가 실비아의 가슴골 사이에 얼굴을 파묻는 게 빨랐다. 뜨거운 숨이 말랑한 살결에 닿자 실비아는 어쩔 줄을 모르며 허리를 비틀었다.
“흐응….”
『엄청 좋은 냄새가 나.』
허공을 휘저으며 어디 갈 줄 모르던 손이 가슴에 머무는 하늘색 머리를 감싸 쥐었다. 얘를 떼, 말아. 곧 할 계획이긴 한데, 여기서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단호하게 뿌리쳤다간 분위기가 냉랭해질 테고…. 실비아의 눈썹이 곤란한 듯 아래로 내려갔다.
“잠깐, 블루야. 거기는, 읏.”
『실비아, 조금만…. 조금만 더.』
마주친 감색 눈에 갈급함이 가득했다. 부드러운 입술이 둥근 곡선을 야릇하게 훑었다. 간간이 혀를 내어 달콤한 살결을 맛보던 블루의 입술이 속옷으로 감춰진 경계선까지 내려왔다.
이러다가 데드 엔딩 오면 큰일인데…. 걱정이 된 실비아가 블루의 행동을 저지하려고 머리를 살짝 밀어봤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거칠게 심호흡한 블루는 결국 그녀의 속옷을 입으로 물어 벗겨 내렸다. 감색 눈동자에 속옷 위로 넘쳐흐를 듯이 담긴 탐스러운 가슴이 가득 들어찼다. 긴장으로 꼿꼿해진 분홍빛 유두와 봉긋한 가슴을 홀린 듯이 바라보던 블루의 입술이 그녀의 정점을 입에 물었다.
“아, 흐으. 읏. 앗.”
블루는 입술로만 정점을 빨다가 혀를 내어 가볍게 굴리는 등 가르치지 않아도 너무 잘했다. 대체 어디서 이런 기술을 배운 걸까. 부모님이 유희를 떠나기 전에 가르쳐준…크흠, 것은 아닐 테고. 실비아는 게슴츠레한 눈을 내려 능숙하게 제 가슴을 빠는 블루를 내려다봤다. 그의 혀가 분홍빛 유두 위를 오갈 때마다 아랫배가 뜨거워지고 온몸에 찌릿한 감각이 퍼져나갔다.
블루는 가슴을 손으로 받친 채 허겁지겁 달콤한 살결을 빨았다. 애무가 점점 길어질수록 실비아의 몸에 서서히 긴장이 풀렸다.
’무사통과로구나.‘
죽음을 각오하고 내준 가슴이었으나 다행히 데드엔딩 메시지는 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껏 졸아있던 실비아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을 풀었던 실비아는 이내 다른 의미로 몸이 바짝 긴장했다. 블루의 애무가 생각보다 너무 격했다. 젖이 나올 리가 없는데 마치 뭐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처럼 격하게 유두를 빨아대고 잘근잘근 씹어대는 게, 이러다가 젖꼭지를 뜯어버리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고통 섞인 쾌감에 실비아가 몸을 떨면서 그를 말렸다.
“잠시, 앗 ,흐읏. 너무, 너무 세!”
『아, 너무….맛있어. 너무 좋아.』
블루는 쿠키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처럼 좋아했다. 아니, 실비아의 몸은 그것들보다 더 달콤하고 감미로워서 계속해서 맛보고 싶은 욕망이 치밀었다. 그는 실비아의 몸을 거의 누르듯이 안고 있었는데, 틈없이 맞닿은 허벅지에 그의 단단한 욕망이 대놓고 닿았다. 그는 이제 숨기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저번에 다 들켰으니까 상관없었다. 오히려 흥분했단 걸 티 내고 싶어져 더 아래를 맞부딪쳤다.
대놓고 밀착하는 뜨거운 살덩이를 가만히 느끼고 있던 실비아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이건 몽둥이인지 뭔지…. 역시 얘도 합격이었다. 안 까 봐도 합격. 합격을 넘어서 살짝 후유증이 걱정될 정도의 크기에 한편으론 걱정이 됐지만, 비슷한 거 많이 넣어봤으니 괜찮을 거 같았다. 이 모든 건 역하렘 게임 여주로서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셰익스피어의 격언도 있지 않은가.
’살짝 닿아도 어마어마한 크기인데 넣으면 내 아래가 무사할까 모르겠네. 이번에도 내 아랫도리가 멀쩡할 날이 없겠구나. 인외 남주라 그런지 아래도 인외….‘
실비아가 잡생각을 하는 사이에 가슴을 입에 문 블루의 손이 어느새 멜빵바지를 더듬고 내려와 다리 사이에 닿았다. 천 위를 꾸욱 누르는 은근한 손길에 실비아는 이번엔 정말 놀라서 펄쩍 뛰었다. 얘가 지금 라커룸에서 어디까지 진도를 나가려는 거야? 아직 공략 조건이 완수되지 않았건만, 이러다가 몸 어딘가에 구멍이 나는 배드 엔딩이 발생할까 봐 두려웠다.
“그만. 이, 이제 됐어!”
실비아는 별안간 블루의 어깨를 세게 밀고 몸을 일으켰다. 소파를 내려가려는 순간 블루가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다. 블루는 그녀의 뒷덜미에 입술을 묻은 채 씨근덕거리는 숨을 내뱉었다.
『난 아직 안 됐어. 실비아, 나 미칠 것 같아. 몸이 이상해. 왜 이런 거지?』
“뭐야.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실비아의 의심 가득한 물음에 블루가 대답 없이 그녀의 가슴을 다시 그러쥐었다. 부드러운 가슴이 손 안 가득 들어차자 그의 아래가 더 힘차게 일어섰다. 블루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실비아의 가느다란 목에 얼굴을 깊숙이 묻은 뒤 이로 자근자근 약하게 깨물었다. 남은 한 손이 그녀의 허리를 더듬어 내려갔다.
『…몰라. 널 계속 만지고 싶어. 여기도, 그리고….』
아까 건드렸던 은밀한 곳에 뜨거운 손이 다시 닿았다.
『여기도…. 하, 잠시만, 잠시만 더…. 만지게 해줘.』
이젠 정말 그만해야 했다. 그만해야 하는데…. 다리 사이에 닿는 손길이 너무 야릇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실비아가 밭은 숨을 내쉬며 가만히 블루의 가슴에 뒤통수를 기대자 은밀한 곳을 더듬는 손길이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아래를 강하게 누르며 자극하던 손은 두꺼운 바지 천이 답답했는지 다시 위로 올라왔다. 곧 반쯤 풀려있는 멜빵바지 속으로 불쑥 들어오는 커다란 손에 실비아의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 판판한 배를 기어 내려간 손은 금방 조그만 천조각에 닿았다. 천 위를 은근하게 문지르던 손이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움푹한 부분으로 파고들었다.
“아, 으읏. 하지, 말라니까….”
실비아의 말뿐인 반항에 블루는 목을 울리며 낮게 웃더니 뺨에 쪽- 소리나게 뽀뽀했다. 어느새 멜빵바지가 완전히 내려가 실비아의 상체가 다 드러났다. 언제 이렇게 여기저기 다 푼 건지 마법이라도 쓴 거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블루는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받친 채, 유두를 약하게 비트는 것과 동시에 도톰한 속옷 위를 빠르게 문질렀다. 짜릿한 느낌에 실비아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회사 점심시간에 라커룸 안에서 이런 짓이라니. 들키면 길이길이 신문에 박제될 아찔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그만해야 하는데, 이 자식 이거, 왜 이렇게 잘하는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굵은 손가락이 아래를 퍼내듯이 빠르게 두드리자 속옷의 가운데가 조금씩 축축해졌다. 제 몸의 반응을 알아차린 실비아가 민망함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좋긴 좋은데 진짜 그만해야 할 것 같았다. 여차하면 손이 팬티 안으로 들어올 기세였다. 아직까진 무사통과했으나 그다음엔 정말 데드나 배드 엔딩이 있을 터였다. 실비아는 블루의 손을 잡아 내리며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그만, 진짜. 여기까지…. 흐윽!”
『따뜻해. 아, 엄청 부드러워.』
블루는 정말 끈질겼다. 오늘 아예 실비아를 잡아먹기로 날 잡은 듯한 그는 벗어나려는 조그만 몸을 덮치듯이 끌어안았다. 덕분에 자세가 더 야릇해졌다. 옷만 입었지 이거 완전 후배위 자세…. 단단하게 솟은 성기가 조그만 엉덩이에 야릇하게 비벼졌다.
실비아는 소파에 길게 엎드린 채 블루의 손길을 받았다. 결국 그의 손이 선을 넘었다. 속옷 안으로 불쑥 들어온 손이 음부를 더듬더니 도톰한 살덩이를 벌렸다.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젖은 속살에 닿는 따뜻한 손가락에 그녀의 눈앞이 번쩍했다. 곧 은밀한 곳을 털듯이 문지르는 손가락에 실비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으, 흐읏, 그만! 아.”
『실비아…. 하, 이런 것도 친구끼리 하는 거지? 가르쳐줘서 고마워. 너같이 좋은 친구를 만나게 돼서 기뻐.』
대체 뭘 가르쳐줬단 건지. 실비아가 한 건 몸을 대준 것 뿐.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지시 하나 없이 가만히 있었고, 바쁘게 움직인 건 블루의 손이었는데 가르쳐줘서 고맙단다. 블루의 모순적인 말에 실비아는 순간 피식 웃으려다가 신음만 내뱉었다. 아래를 빠르게 문지르는 손가락에 허벅지가 바들바들 떨렸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하는 블루의 손가락이 볼록한 음핵을 빠르게 털었다가 천천히 둥글리는 등 현란한 기술을 구사했다.
“하으, 그만. 아…. 미치겠….”
실비아는 손톱으로 소파를 긁으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 아래에서 점점 질척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블루의 손이 닿은 깊숙한 곳이 너무 뜨거워서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머리만 타조처럼 소파에 묻었다. 그때 은밀한 속살을 문지르던 손가락이 아래로 미끄러지듯 내려가더니 질구 근처를 배회했다.
그녀를 품 안에 가둔 블루가 귓가를 깨물며 야릇하게 속삭였다. 손은 여전히 팬티 안에 둔 채였다.
『여기 엄청 질척거려.』
“잠깐, 손가락 넣지, 마…. 흐으.”
『손가락 넣지 마? 그럼 다른 건?』
블루가 웃음기 섞인 의뭉스러운 말을 던지는 순간 실비아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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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데드 엔딩이 코앞에 있습니다. 데드 엔딩에 진입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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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야!‘
세이브를 하지 않은 실비아를 배려하듯 시스템이 친절하게 경고 메시지를 보여줬다. 사색이 된 실비아는 온 힘을 다해 블루를 뿌리쳤다. 말로는 그만하라고 하면서 은근슬쩍 블루의 행동을 내버려 두던 그녀가 갑자기 완강하게 나오자 블루는 깜짝 놀라 손을 안에서 빼냈다.
실비아는 기록 창에서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잘못 본 게 아니네? 실비아는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데드 엔딩이 올 뻔한 충격을 추슬렀다. 갑작스럽게 내쳐진 블루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허무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재밌게 갖고 놀던 장난감을 뺏긴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었다. 그는 힐끗 실비아의 눈치를 살피곤 표정이 심각해 보이자 눈썹을 애처롭게 내렸다. 끈적하게 젖어있는 손가락만 아니면 블루가 한창 당하고 있었다고 해도 믿을만한 가엾은 표정이었다.
『실비아, 갑자기 왜 그래….』
“아, 더 이상은 안 돼.”
실비아가 옷을 추스르며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데드 엔딩 메시지를 보니 온몸의 핏기가 싹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실비아의 표정을 오해한 블루는 자신이 너무 심하게 건드렸나 싶어 처량한 척하는 걸 때려치우고 진지하게 사과했다.
『미안. 너랑 친해졌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내가 심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