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아니. 가슴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애를 빼먹었지 뭐야.”
“아니, 아! 으응.”
어이없는 말에 기가 막혀 입을 열었던 실비아는 앓는 소리를 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순식간에 속옷을 걷어 내린 그가 꼿꼿한 정점을 혀로 핥았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신속한 행동에 말릴 틈도 없었다. 루카의 붉은 혀가 붓으로 쓸어내리듯이 가슴 위를 오갔다. 야릇하게 살랑이던 혀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더니 루카가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었다. 쪽쪽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적나라하게 가슴을 빠는 행동에 그녀의 몸이 다시 달아올랐다.
“흣…. 아아.”
실비아는 아기를 보듬듯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어느새 그녀의 몸이 루카 쪽으로 완전히 돌아갔다. 살며시 벌어진 다리 사이로 다부진 몸이 파고들었다. 가슴을 입에 넣고 굴리던 루카는 천천히 손을 내려 실비아의 양 허벅지를 더듬었다. 부드러운 살결을 탐색하던 손이 어느새 골반까지 올라왔다. 그는 속옷 양쪽에 손가락을 걸어 실비아가 방금 입었던 속옷을 다시 벗겨 냈다. 실비아가 그를 돕기 위해 엉덩이를 들자 조그만 속옷이 좌석 아래를 디딘 한쪽 발목까지 흘러내렸다.
가슴을 실컷 빨던 입술은 뽀얀 살결 위에 제 흔적을 남겼다. 입을 떼며 잠시 거칠게 숨을 들이쉰 루카가 다른 쪽 가슴을 다시 물었다. 그리고 손을 올려 비어 있는 가슴을 다시 공략했다. 이미 입으로 빨려 한껏 붉어진 유두를 검지와 엄지를 모아 빠르게 비비자 실비아의 입에서 달뜬 신음이 새어 나왔다.
“흣, 으으응. 아.”
그녀가 고개를 젖히며 신음하자 루카의 애무가 더 격해졌다. 그는 입속에 들어온 유두를 게걸스럽게 혀로 할짝대며 다른 쪽 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한참을 그러고 있자 실비아의 손이 허공을 더듬었다.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에도 루카의 것을 만지고 싶었다. 그녀의 손짓에 루카가 몸을 일으키더니 바지춤을 끌러 제 것을 꺼냈다. 방금 전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힘차게 발기한 그의 중심이 배꼽을 쳐 댈 듯 꺼덕였다.
실비아는 충동적으로 고개를 숙여 그의 것을 입에 머금었다. 기껏해야 손으로 만질 거라 생각했던 루카는 갑자기 조그만 입안에 제 것이 빨려 들어가자 몸을 크게 떨었다.
“아, 으윽.”
그녀는 반쯤 몸을 일으켜 루카의 것을 애무했다. 한입에 다 들어가지 않는 버거운 크기였지만 반만 입에 물고 할짝거려도 루카는 엄청나게 좋아했다. 목구멍에 살짝 닿을 때까지 깊숙이 성기를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다가 아이스크림 빨 듯이 강하게 흡입하자 그가 목을 울리며 낮게 신음했다. 어느새 소파에 눕다시피 한 자세가 된 루카는 한쪽 벽에 기댄 채 몽롱한 눈으로 실비아의 행동을 내려다봤다.
입가에 흐르는 침을 손등으로 닦은 실비아는 루카를 향해 새침하게 미소 지은 후 다시 그의 것을 입에 물었다. 매끈한 귀두를 간지럽히듯 할짝대다가 입술로 쪼옥거리며 빨았다. 그럴 때마다 기둥의 표면에 거칠게 튀어나온 핏줄들이 크게 박동했다. 기둥을 한 손으로 받친 뒤 표면을 혀로 핥아 내리던 그녀는 그 아래의 음낭을 입에 넣고 빨았다. 적나라한 행동에 루카의 얼굴이 흥분으로 새빨개졌다. 루카는 입을 가린 채 몸을 움칠거리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하아…. 최고야.”
한참을 빨며 그의 것을 자극한 실비아는 고개를 들어 금색 눈을 빤히 바라봤다. 입꼬리를 매혹적으로 올린 그녀가 원피스 자락을 걷어 올렸다. 그다음을 익히 알고 있는 루카의 입에서 기대감 어린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하, 실비아. 빨리, 올라와.”
핏대가 한껏 돋은 그의 것을 제 아래에 맞춘 실비아가 신음 같은 한숨을 흘리며 천천히 몸을 내렸다. 주름진 내벽에 굵은 성기가 가르고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두 남녀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뿌리 끝까지 기둥이 삼켜지자 여린 속살에 까슬한 음모가 닿았다. 실비아가 살짝 상체를 숙이자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깊은 삽입이었다.
“흐읏, 아.”
“후우….”
배가 아리는 느낌에 잠시 눈을 질끈 감은 실비아는 근육이 단단하게 들어찬 복근 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었다. 그녀가 천천히 엉덩이를 비비기 시작하자 아래에서 찔꺽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올라타는 자세는 아무래도 루카의 것이 너무 깊숙이 들어와서 부담스러웠다. 배를 콕콕 찌르는 느낌이 여전히 거북했다. 몇 번 해 보긴 했지만 할 때마다 익숙해지지 않는 크기였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움직일 때마다 음부에 박힌 성기가 안달하듯이 꺼덕거렸다.
“아, 좀 더…. 빨리. 실비아.”
“하으, 너무 커서…. 힘들어.”
어정쩡한 움직임에 초조해진 루카가 신음했지만, 실비아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그 순간 더는 어중간한 자극을 견디기 힘들었던 루카가 뽀얀 엉덩이를 양손 가득 움켜쥐고 아래를 치받았다. 뭉툭한 귀두가 내벽 깊숙이 찌르고 들어왔다가 속살을 긁으며 빠져나가길 되풀이하자 실비아의 입에서 자지러질듯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하, 으응. 아앗. 빨라, 너무, 흐으.”
“가만히, 읏. 가만히 있어. 금방…. 하아, 금방 끝낼 테니까.”
실비아가 고개를 저으며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 조그만 손이 탄탄한 복근을 긁어 댔다. 위에 앉은 자세로 삽입하는 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루카의 허리 짓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거세게 느껴졌다. 커다란 살덩이가 제 안을 마구잡이로 쑤셔 댈 때마다 눈앞이 새하얗게 점멸하고 아래에 물 같은 애액이 쏟아져 나왔다.
실비아는 순간 배를 뚫어 버릴 거 같은 격한 느낌을 못 이겨 몸을 일으키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그녀를 도망 못 가게 단단히 고정한 루카가 계속해서 거칠게 아래를 쳐올렸다.
마구 아래를 치고 올라오는 쾌감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결국 루카의 몸 위로 엎어졌다. 그녀가 잘게 몸을 떨어 대도 아래를 드나드는 열기는 끝날 줄 몰랐다. 마치 커다란 짐승에게 붙잡혀 뜯어 먹히는 느낌이었다. 실비아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루카의 쇄골에 얼굴을 비비며 신음했다. 흡사 고통 같은 쾌감에 미칠 것 같은데 몸을 놓아주질 않으니 정신을 놓는 수밖에. 젖은 살끼리 마찰하는 음란한 소리가 귓가에 아득하게 들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신음하던 실비아의 시야가 빙글 돌았다. 곧이어 뒤통수에 시원한 소파 가죽이 닿았다.
순식간에 자세가 바뀌며 그녀의 한쪽 다리가 힘없이 소파 아래로 늘어졌다. 루카가 소파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채 실비아의 한쪽 다리를 활짝 벌렸다. 잠시 그녀가 정신 차릴 틈을 준 루카는 땀에 젖은 앞머리를 거칠게 쓸어 넘기며 입꼬리를 올렸다.
“정신 못 차리지?”
“아, 흐윽. 너무 세, 죽겠어요.”
“하, 먹어 보라며. 그래서 열심히 먹는 거잖아.”
“그래도… 아흑. 으, 으응.”
실비아가 말을 채 끝내기 전에 루카의 허리 짓이 다시 요란해졌다. 뜨거운 살덩이가 퍽, 퍽 소리가 크게 울릴 정도로 그녀의 안을 살벌하게 짓찧었다. 젖은 구멍에 단단한 기둥이 빠르게 드나들 때마다 투명한 체액이 접합부를 빠져나와 허벅지를 엉망으로 적셨다. 그의 것이 내벽의 어느 한 지점을 반복적으로 쑤셨다. 그때마다 실비아의 몸이 뭍으로 올라온 생선처럼 퍼덕거렸다. 땀에 젖은 작은 손이 소파를 긁으며 감당 안 되는 쾌감을 견디려 안간힘을 썼다.
“하아, 으, 흐응. 제발, 아!”
실비아의 몸이 순간 전류가 흐른 것처럼 부들부들 떨리더니 발끝이 쫙 펴졌다. 강한 쾌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휘젓고 지나갔다. 입을 멍하니 벌린 실비아가 절정의 여운에 허덕였지만, 루카는 전혀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미 절정이 지나갔는데도 계속 안을 쑤셔 대는 무자비한 성기에 그녀의 입에서 신음 섞인 애원이 흘러나왔다.
“아으, 응. 제발, 하아, 응. 그, 그마안…!”
“잠깐, 아. 조금만, 더. 흣, 너무 좋아.”
들고 있던 가느다란 다리를 제 허벅지 위에 올려 더 활짝 벌린 루카는 소파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허리를 개처럼 흔들었다. 실비아는 머리를 아무렇게나 둔 채 몸을 떨었다. 쾌감은 이미 역치를 한참 벗어났다. 이러다 어딘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신이 아찔했다. 그녀가 정신을 놓으려던 순간 아래를 뚫어 버릴 기세로 거칠게 쑤시던 성기가 내벽 끝까지 들어오더니 크게 부풀었다. 접합부가 빈틈없이 맞붙는 것과 동시에 루카가 목을 울리며 만족한 신음을 흘렸다.
“읏….”
“하아, 아, 으으.”
실비아의 가장 깊숙한 곳에 루카의 사정액이 잔뜩 뿌려졌다. 한껏 예민해진 내벽으로 따뜻하고 축축한 액체가 안을 가득 채우는 게 느껴졌다. 작은 몸을 부서트릴 듯 강하게 껴안은 루카는 잘게 허리를 흔들며 남은 것을 다 사출했다.
정사가 끝나고 두 남녀의 몸은 진득한 땀으로 흠뻑 젖었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넋을 놓던 실비아는 루카의 다정한 손길에 가까스로 정신 차렸다. 그녀는 무심결에 마차 창문을 힐끗대다가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았다. 집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이상했다.
“…잠깐, 우리 집이 이렇게 멀지 않은데? 마차가 어디로 가는 거예요?”
“어? 아…. 괜찮아. 마부한테 수도 외곽을 천천히 돌라고 말해 놨으니까.”
루카가 나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활짝 미소 지었다. 실비아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창문 밖을 살폈다. 그의 말대로 마차는 제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 본 적 없는 도로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귀 기울여 보니 말발굽 소리가 드문드문 들리는 게 거의 기어가는 수준이었다. 세상에, 루카는 애초부터 마차에서 야한 짓을 할 계획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실비아는 이것 봐라 하는 표정으로 루카를 째려봤다. 그녀의 눈빛에도 루카는 뻔뻔스럽게 눈웃음을 칠 뿐이었다. 칫, 하고 그를 한 번 더 흘겨본 실비아는 접시 위의 과일을 하나 집어 먹었다. 그때 금빛 눈이 그녀의 손가락을 날카롭게 훑었다. 과일을 집던 손을 덥석 잡은 루카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엔 그 반지는 안 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