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화
실비아가 원피스의 한쪽 어깨끈을 내리며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초록색 눈이 야릇하게 휘어지자 루카의 중심이 다시 힘을 받아 꼿꼿하게 일어났다. 그는 상의 단추를 푸르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아니. 놀이공원 문 닫기 전에 타야지.”
“아!”
검은 대리석 벽에 실비아를 밀어붙인 루카가 원피스 안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었다. 급하게 아래를 더듬던 손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이미 질척하게 젖어 있던 속옷이 기다란 손가락에 닿았다. 그는 젖은 부분을 빠르게 문지르며 실비아의 귓가를 잘근잘근 씹어 물었다. 말랑한 귀를 깨무는 촉촉한 입안의 온기와 아래를 자극하는 손길에 앙증맞은 입술 사이로 끙끙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아, 으…. 아응. 흐윽.”
“실비아, 다리 좀 더 벌려 봐.”
루카가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속삭이자 실비아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다리를 살짝 벌려 주었다. 그는 다급하게 속옷을 젖히더니 기다란 중지로 은밀한 속살을 헤집었다. 관람차에서 루카의 흥분한 모습을 보며 이미 질척해진 실비아의 아래는 손가락으로 몇 번 문지르지도 않았는데 애액을 뱉어냈다. 질척거리는 물소리가 손가락이 까딱거릴 때마다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의미가 뚜렷한 노골적인 소리에 실비아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렇게 젖어 있어서야. 바로 타도 되겠어.”
“아으, 흣. 으으응.”
단단한 손바닥이 그녀의 한쪽 허벅지를 잡아 벌리고는 무너지지 않게 받쳤다. 벽에 기대어 서 있던 실비아가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에 놀라 몸을 비틀었다. 한쪽 다리만 들려 있으니 자세가 불안정했다. 그녀는 넘어질까 봐 겁나서 루카의 굵은 목을 감싸 안았다. 상체를 숙인 루카가 그녀의 턱선을 핥아 내리며 동시에 아래를 털 듯이 문질렀다. 그 손길에 실비아의 입에서 자지러질듯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앗, 흐응. 아, 흐으!”
“실비아, 너무 좋아한다. 누가 타는 건지 모르겠네?”
루카의 웃음이 진해졌다. 그는 실비아의 한쪽 허벅지를 받쳐 잡은 채 나머지 한 손으로 바지춤을 끌렀다. 그가 바지와 브리프를 한꺼번에 내리자 흉흉하게 발기한 성기가 밖으로 튕기듯이 올라왔다. 기둥의 선단은 투명한 쿠퍼액으로 젖어 있었다. 몇 번 급하게 핏줄 선 기둥을 훑어 내린 그는 잠시 주위를 살핀 후 그녀의 아래에 제 것을 가져다 댔다. 뜨거운 살덩이가 볼록한 음핵을 짓찧듯 문지르자 실비아의 허벅지가 바들거렸다.
그가 자세를 잡더니 실비아의 아래에 제 것을 뭉근하게 비볐다. 고개를 뒤에 기댄 실비아는 달뜬 신음을 뱉으며 그의 목을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둥그런 귀두가 음핵을 짓누를 때마다 온몸에 짜릿한 느낌이 퍼져 나갔다. 이대로 넣지 않고 그와 몸을 맞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실비아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그의 움직임에 호응했다. 그녀의 은밀한 곳을 스칠 때마다 루카의 숨소리가 더 거칠어졌다.
“흐읏. 아.”
“돌아봐.”
실비아의 몸을 돌려 벽을 짚게 한 루카는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내리눌렀다. 엉덩이를 내민 자세가 된 실비아가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채 루카를 돌아봤다. 기다란 손가락이 팬티 라인을 부드럽게 훑더니 천 안으로 들어왔다. 부드러운 살결을 간지럽히듯 살살 긁던 검지가 팬티를 한쪽으로 완전히 밀어젖혔다. 밖으로 나온 뽀얀 궁둥이를 한번 가볍게 두드린 루카는 제 것을 잡아 젖어 있는 속살에 문댔다. 빨리 넣어 달라는 듯 실비아가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 가볍게 살랑댔다.
“으응….”
“빨리 넣어 줬으면 좋겠어?”
“응, 빨리….”
기둥의 선단이 여린 속살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안달이 난 실비아가 엉덩이를 더 뒤로 빼자 루카가 더운 숨을 내뱉으며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커다란 손이 조그만 엉덩이 한쪽을 움켜쥐곤 살짝 벌렸다. 그와 동시에 단단한 기둥이 좁은 구멍을 가르고 들어왔다. 주름진 내벽을 빠짐없이 긁고 들어오는 커다란 기둥에 실비아의 입에서 교성이 터져 나왔다.
“하으! 으, 응.”
“하, 좋아. 오늘 탄 것 중에, 읏…. 최고야.”
루카가 그녀를 뒤에서 덮치듯이 끌어안았다. 그의 손이 원피스를 더듬고 올라가더니 실비아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두 손 가득 움켜쥔 가슴을 마구잡이로 주무르며 그의 허리가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에 여유롭게 시작된 허리 짓은 점차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옷 위로 가슴을 주물럭거리던 손이 원피스의 어깨끈을 내리더니 아슬아슬하게 속옷에 담겨 있는 가슴을 찾아 손안에 가득 담았다. 가슴을 거칠게 쥐었다 펴며 촉감을 즐기던 루카는 손바닥을 스치는 꼿꼿한 정점을 검지와 엄지를 모아 빠르게 비볐다.
“아흐, 읏, 아아. 최고…예요?”
“응. 아, 정말… 하. 정말 최고야. 진작 탈걸, 그랬어.”
루카는 아래를 빠르게 박아 넣으며 실비아를 칭찬해 주었다. 변태 같은 칭찬에 그녀의 아래가 더욱 달아올랐다. 그의 중심이 귀두만 남기고 빠져나갔다가 내벽 끝까지 박혀 들어오길 빠르게 반복했다. 단단하게 발기한 성기가 아슬아슬하게 질구에 걸릴 때마다 불투명한 체액이 접합부를 흥건하게 적셨다. 뭉툭한 귀두가 어느 한 지점을 찌르자 실비아의 몸이 크게 떨렸다. 그 반응을 귀신같이 알아챈 루카가 그녀의 몸을 고정하고 같은 곳을 반복해서 찔러 댔다. 조그만 입술에서 자지러질듯한 신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하아, 으, 으응. 아, 잠깐, 그만. 아!”
눈앞이 새하얘지고 손에서 계속 힘이 빠져나가 벽을 짚고 있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실비아가 본인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그만.’을 계속 외쳤으나, 이게 말뿐인 걸 너무 잘 아는 루카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질 뿐이었다. 뒤에서 안긴 채 삽입당하니 그의 흉흉한 성기가 얇은 배를 금방이라도 뚫어 버릴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주름진 내벽은 사정을 재촉하듯 그의 것을 쥐어짰다. 벽을 짚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실비아가 멍하니 벌린 입에서 맑은 침이 흘러나왔다. 입가에 흐른 침을 닦을 여력도 없을 정도로 루카의 것은 죽여줬다.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섹스에 그녀의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녀가 느끼는 것과 비슷하게 루카의 금빛 눈동자도 꿈을 꾸는 듯 몽롱해졌다. 진짜 빈말이 아니라, 실비아는 오늘 탄 것 중 최고였다. 놀이기구나 탈 게 아니라 진작 밖에 나가서 실비아나 실컷 탈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륙에서 최고라는 엘리셔스 월드의 어느 놀이기구보다 실비아의 몸이 더 짜릿하고 즐거웠다. 그러니 실비아는 대륙 최고가 아닐까?
루카는 머릿속으로 어이없는 생각을 하며 추삽질을 이어 나갔다. 어느새 두 남녀의 몸에서 흐른 땀이 한 방울씩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루카는 그녀의 엉덩이를 양손 가득 쥔 채 제 것을 한계까지 빠르게 박아 넣었다. 뽀얀 엉덩이 사이를 체액으로 엉망이 된 기둥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어느 한순간 제 것을 뿌리 끝까지 박아 넣은 루카가 짐승처럼 포효했다. 한계까지 부풀어 올랐던 기둥의 선단에서 폭발하듯 절정의 증거가 터져 나와 내벽에 골고루 뿌려졌다.
“크읏.”
“흐으읏, 아. 으응!”
그가 절정을 맞는 것과 거의 동시에 실비아의 고개도 격하게 젖혀졌다. 온몸을 짜릿한 전류가 훑고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앞이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실비아의 몸이 힘을 잃고 쓰러지려 하자 루카가 나긋한 허리를 단단한 팔로 감싸 안았다. 루카는 평소처럼 손목시계에 있는 천을 불러내 실비아의 몸을 닦아 주었다. 실비아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며 루카의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이 손목시계가 없었다면 뒷감당이 힘들어 아무 장소에서나 떡을 치지 못했을 것이다. 아주 고마운 물건이었다.
“좋았어?”
실비아의 허리를 감싸 쥔 루카가 사랑스럽단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실비아는 입가에 만족한 미소를 띤 채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완전요. 루카 님은요?”
“말했잖아. 엘리셔스 월드에서 네가 최고야. 음, 아니…. 나한테 넌 언제나 최고야.”
아아, 아니지. 놀이동산에서 최고라니. 최고의 놀이기구란 찬사가 아닌가. 제정신이 돌아온 루카는 순간 자신이 했던 말을 정정하고 정상인이 할 법한 말을 던졌다. 그는 실비아의 반가면을 벗겨 보드라운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조그만 얼굴 여기저기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격정적인 정사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둘은 다시 완벽하게 가면을 쓴 채 눈치를 보며 대로로 나왔다. 다행히 어느 누구도 둘을 수상하게 보지 않았다. 루카의 손을 잡고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던 실비아는 잊고 있던 걸 번뜩 떠올렸다.
‘아, 맞아! 오늘 서커스 리허설에 참여하기로 했었지! 세상에, 그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니.’
루카의 명품시계를 들여다보니 이미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있었다. 퇴근하자마자 가기로 했는데 큰일이었다. 루카에게 사정을 설명한 실비아는 그의 손을 잡고 서커스단이 있는 건물로 뛰었다. 숨을 헐떡대며 서커스단 앞에 도착한 실비아는 루카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가면을 벗고 들어가 보니 단원들이 무대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이미 리허설이 끝이 난 것 같았다. 지휘봉을 들고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던 서커스단장이 실비아를 발견하고 눈이 댕그래졌다. 그의 입이 열리는 순간 실비아가 선수를 쳐 사과했다.
“어, 실비….”
“죄송합니다! 리허설에 참여했어야 했는데 이제 왔네요. 저 혼자라도 연습할 게 있을까요?”
“어우, 아닙니다. 실비아 양! 와 준 것만 해도 고마워요. 혹시나 맘이 바뀌어서 공연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인가 싶어서 걱정했네요.”
서커스단장이 손사래를 치며 허리를 굽신거리는 실비아를 말렸다.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긴 했지만, 은근히 기분이 상했을 터. 실비아는 허리를 굽히며 거듭 잘못을 사과했다. 한참 사과하고 나자 서커스단장이 곤란한 듯 손수건을 꺼내 이마를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