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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들의 첫날밤을 수집합니다-109화 (109/372)

109화

루카는 바닥의 구멍을 막고 있던 옷을 쭉 짠 뒤 실비아를 안고 그녀의 허리에 둘러 자신과 연결했다.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구명 배에 하나 있는 구명조끼를 그녀에게 입혀 주곤 바다로 뛰어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아까의 괴물고기들은 해안가 근처에선 살지 않는 것 같았다.

‘실비아처럼 몸이 빨라지는 능력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는 파리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곤 입술을 깨물었다. 이러다 실비아가 잘못되면 어쩌지? 그 생각과 동시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했고 바늘로 누가 가슴 한구석을 콕콕 찌르는 것 같은 아픔이 찾아왔다. 그는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뭍을 향해 헤엄쳤다.

“하아, 하….”

기절한 사람을 데리고 헤엄을 치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한참을 헤엄치다 보니 죽으란 법은 없는지 해안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실비아! 정신 차려!”

실비아를 흔들어 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루카는 자그만 몸을 팔에 받친 채 마지막 힘까지 다해 모래사장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모래사장에 내려놓자마자 우욱- 하면서 바닷물을 토해 냈다.

손으로 입을 닦으며 신음하던 루카는 흠칫 놀라 실비아를 돌아봤다. 그러고 보니 제정신인 자신도 바닷물을 이렇게 먹었는데 실비아는 괜찮을까?

급하게 다가가 그녀를 살펴보니 얼굴이 아까보다 더 파리했다. 마치 죽은 듯이 기절해 있는 그 모습에, 순간 그의 가슴이 선득해졌다.

루카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실비아의 허리를 묶고 있던 옷을 풀어 목 뒤에 받친 뒤 그녀의 코를 막고 몇 번 입으로 숨을 불어 넣었다. 인공호흡을 한 후엔 가슴을 압박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한참 뒤 그녀의 입에서 쿨럭- 하면서 바닷물이 튀어나왔다. 그러고도 몇 번 더 안심할 때까지 인공호흡을 한 루카는 실비아의 호흡이 안정적으로 돌아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반듯한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누굴 살리기 위해 이렇게 절실해진 적이 있었던가?

실비아가 가늘게 숨을 쉬는 걸 확인한 루카는 뒤늦게 주위 풍경을 돌아보았다. 바다에서 섬을 볼 때는 안개로 둘러싸여 있어 그 속을 알 수가 없었는데, 막상 해안가에 도착해 보니, 마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무인도처럼 수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이 섬이 원래 이랬었나? 마지막에 왔을 때랑은 많이 달라진 섬 풍경에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됐든 우선 급한 일부터 해결해야 했다. 루카는 여전히 몸을 떠는 자그만 몸을 다시 안고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장소를 향해 갔다. 일단 인공호흡으로 한고비는 넘겼지만, 온몸이 얼음장 같은 실비아를 따뜻하게 해줘야 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기억하고 있는 대로 해안가 옆 암벽지대를 지나 조심히 걸음을 옮기다 보니 무성한 잡초들로 가려져 있는 동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섬 안에 만들어 놓은 은신지였다.

이 장소를 처음 할아버지한테 들었을 때는 선조들이 참 쓸데없는 걸 만들었다 싶었다. 어차피 결계가 튼튼해서 누가 쳐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 왜 만든 건지, 한때는 없애버릴까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장소가 있어 다행이었다. 결계의 색이 변한 걸 확인했을 때부터 느껴지던 불안함은 섬의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걸 알고 나니 더 심해졌다. 황실에서 요새 골머리를 앓는다는 오염된 기운으로 던전이 된 게 분명했다.

‘다행히 여긴 그대로군.’

동굴은 숨을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천연동굴을 인공적으로 깎아 더 넓게 만들어 둔 은신지에는 보존식품과 깨끗한 생수, 그리고 간단한 침구가 마련되어 있었다. 루카는 입술이 파래진 실비아를 바닥에 깔린 매트리스 위에 올려놓은 뒤 비닐 천으로 덮여 있는 상자들을 확인했다.

‘누가 살펴본 흔적은 없네. 한동안은 여기에 있으면서 섬을 돌아다니면 되겠어.’

그때 눕혀놓은 실비아가 가늘게 신음했다.

“읏…. 추워….”

“실비아, 잠시만 기다려 줘. 곧 따뜻하게 만들어 줄게.”

다행히 집안의 대표 사업 아이템인 옥장판이 매트리스에 깔려 있었다. 동굴에 있는 전기석에 장판을 연결한 그는 실비아가 듣지 못할 걸 알면서도 안심을 시켰다.

“이제 곧 따뜻해질….”

루카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그러고 보니 젖은 옷을 몽땅 벗겨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따뜻한 옥장판에 누워 봤자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옷을 벗겨야 하나?’

루카의 목울대가 거칠게 꿀렁였다. 의식이 없는 실비아의 옷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하자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숨소리는 점점 빨라지고 손은 땀으로 흥건해졌다.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둔 사람처럼 입안에 계속 침이 고였다.

‘와, 맙소사. 지금 무슨 엄한 상상을 하는 거야. 사람을 살리는 일이잖아.’

루카는 붉어진 제 뺨을 손바닥을 짝짝 쳤다. 그러나 진정되긴커녕 더욱 새빨개져서 붉은 기가 목까지 내려왔다. 고개를 저으며 잡념을 떨쳐버린 루카는 떨리는 손으로 미역 원피스에 손을 댔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어떻게 벗기는 거지?’

여자 옷을 벗겨 본 적이 없는지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이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미역 옷인데…. 어쩔 수 없이 루카는 자는 그녀의 몸을 더듬대며 지퍼나 단추가 없나 살폈다. 본 적 없는 혼란스러운 디자인 때문이었다.

실비아는 미역으로 온통 몸을 꽁꽁 싸맨 미역 월남쌈 같은 모습이었다. 원래라면 전혀 야하지 않을 비주얼이지만 손으로 몸을 더듬게 된 지금은 달랐다. 안 그래도 불가피하게 몸을 만지는 상황이라 기분이 이상한데, 미끈미끈한 촉감 때문에 점점 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녀의 몸에 손을 댈수록 루카의 아래는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참는다고 그게 자제가 될 턱이 없었다. 점차 그의 입에선 뜨거운 한숨이 연신 새어 나왔다. 처음엔 반쯤 일어서있던 아래는 실비아의 몸에 손을 댈수록 바지를 뚫고 나올 것처럼 강하게 발기했다.

‘미치겠네.’

루카는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고는 자신의 붉은 머리를 정신없이 흐트러트렸다.

“아, 제발… 좀! 이 상황에서 눈치도 없냐, 너는.”

그는 새빨개진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실비아가 뒤척이면서 매트리스의 안쪽으로 더 기어들어 갔다. 깊숙이 벽 쪽으로 들어간 실비아 때문에 매트리스 위로 올라가서 원피스를 벗겨야 할 것 같았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루카는 몹쓸 치한이 된 기분을 느끼며 침대 위로 무릎을 올리려다가 주춤했다. 상의는 한참 전에 탈의했지만 여전히 젖은 바지를 입은 채였다. 이대로 올라가면 이부자리가 금방 축축해질 테니 곤란해질 것이다.

‘그래, 그래서 그런 거야.’

정말 그래서 바지를 벗는 건데,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그는 다리에 착 달라붙어 있는 바지를 벗어 던지고는 드로어즈에 손을 대다가 자신이 한 행동에 자신이 놀라 흠칫했다.

‘미친놈! 실비아가 갑자기 깨면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인간적으로 이건 벗지 말자.’

속옷만 입은 채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던 그는 구석에 있던 보급품 상자로 다가갔다. 상자를 뒤적거려 보니 다행히 천 재질의 넓은 돗자리가 하나 나왔다.

‘이거라도 둘러야겠다.’

아래에 천을 두른 그는 심호흡을 하곤 매트리스 위로 올라갔다. 몸집이 큰 루카가 올라가자 매트리스가 형편없이 삐그덕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섬이 이 지경이 되기 전에 은신지에 더 좋은 침대를 가져다 놓을걸, 후회가 됐다.

실비아는 밭은 숨을 내뱉으며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빨리 옷을 벗겨야 하는데 어쩌지? 망설이던 그는 원피스를 그냥 찢기로 했다. 그러나 이놈의 원피스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도저히 찢기지를 않았다. 제 힘이 약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건만 왜 이런 걸까.

원피스 외양이 특이하다 싶더니 생각보다 훨씬 튼튼한 게 틀림없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몇 번 원피스를 찢으려 시도하던 루카는 결국 포기하곤 다시 그녀의 몸을 더듬거렸다. 여기저기 만지작거렸지만 겉이 매끄러운 원피스는 도저히 지퍼나 단추가 보이질 않았다.

‘이거 어떻게 벗기는 거야? 그냥 통째로 벗겨야 하나?’

아무래도 위로 탈의하는 방식 같았다. 이제 푸르뎅뎅해진 실비아의 입술을 보며 그가 결단을 내렸다. 원피스의 하단을 떨리는 손으로 잡고 들어 올리자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거기서 더 위로 올리자 젖어 있는 속옷이 눈앞에 보였다. 가리고 있는 부위가 훤히 비쳐 보이는 적나라한 비주얼에 루카의 입이 멍청하게 벌어졌다. 아까부터 발기한 아래는 이제 고통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돌겠네, 정말.’

더 이상 머뭇거릴 순 없었다. 저체온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억지로 위로 올린 루카는 다시 푹 젖어서 달라붙은 실비아의 원피스를 조심히 끌어 올렸다. 판판한 하얀 배를 드러내며 순조롭게 벗겨지던 원피스는 어느 한 구간에서 걸렸다.

미역 원피스의 밑 가슴 부분이 타이트한 탓에 조심스럽게 올려 봐도, 딱 그 부분에서 걸려 올라가지 않았다. 미칠 것 같은 상황에 루카가 지끈대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찢지도 못 하는데 이걸 어쩌나. 뜨거운 숨을 내쉬며 손으로 실비아의 밑 가슴을 훑어본 그의 얼굴이 이젠 새빨개지다 못해 시커메졌다.

‘아무래도…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벗겨야 할 거 같은데…. 하, 이러다가 깨진 않겠지….’

자는 사람을 추행하는 무뢰한이 된 상황에 붉은 눈이 마구 흔들렸다.

루카는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불편한 아래를 애써 무시하곤 엉거주춤 무릎으로 앉아 실비아를 다리 사이에 가둔 그는 조심스럽게 벗겨지다 만 원피스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화들짝 놀라서 다시 뺐다. 가슴을 가리는 속옷이 없었다. 말랑한 살이 손끝에 닿는 감촉이 아찔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브래지어 없이 팬티만 입고 있지.’

<미역마녀 원피스>는 미역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신비로운 옷인데, 아주 고맙게도 가슴 캡이 달려 있었다. 그래서 실비아는 브래지어를 입지 않은 맨가슴 상태였다.

‘와…. 진짜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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