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조금 있으면 사제회의 시간이에요. 후…. 배려해 주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걸요.”
“아, 응…. 아아, 흣!”
배려해주고 싶다는 말과 달리 그의 손길은 거칠었다. 이미 느껴 버린 그녀의 엉덩이를 한껏 움켜쥔 채 그가 거칠게 허리를 위로 쳐올렸다. 성스러운 사제복과 대비되는 번들거리는 기둥이 그녀의 아래를 연신 드나들자 접합부 사이로 흥건하게 체액이 흘러나왔다.
“하윽! 앗, 으응, 너무 좋아.”
“하….”
노엘의 것이 그녀의 내벽 한 곳을 집요하게 두드렸다. 알려 주지도 않았는데 노엘이 본능적으로 찾아낸 그녀가 느끼는 지점이었다. 레몬 빛 금발 머리가 땀에 젖어 반듯한 이마에 착 달라붙었다. 노엘이 고개를 내려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쪽 뽀뽀를 하더니 혀를 내어 간지럽게 핥으며 눈을 마주쳤다.
실비아는 손을 들어 그의 붉은 입술을 살짝 매만지다가 고개를 강하게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아기 새처럼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입술로 물어 대던 그가 입을 열자 실비아의 혀가 미끄러지듯이 노엘의 입속으로 쏙 들어갔다. 달콤한 맛이 나는 타액을 맛보곤 치열을 훑고 혀를 두드리자 그의 혀가 실비아의 조그만 혀를 진득하게 감싸 안았다.
“흐응….”
“아….”
그녀는 눈을 떠 키스에 열중하고 있는 노엘의 조각 같은 얼굴을 감상했다.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하얀 피부에 풍성한 레몬 빛 속눈썹, 신이 정성스레 조각한 듯 잘생긴 코, 타액으로 젖어 부풀어 오른 탐스러운 입술. 그 모든 것이 한 얼굴에 있다니, 지독하게 섹시했다.
실비아가 그의 얼굴을 감상하는 사이에도 노엘의 허리는 바쁘게 움직였다. 빈틈없이 맞붙은 두 남녀의 아래에선 계속해서 찌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앗! 으응, 하윽….”
“하아, 실비아 님…. 진짜… 좋아.”
노엘은 실비아의 몸을 급하게 소파 위에 눕혔다. 그리곤 소파의 등받이에 손을 지지하곤 나머지 한 손으로 그녀의 골반을 쥐더니 강하게 아래를 치받았다. 실비아가 입술을 깨물며 정신을 못 차리자 노엘의 섬세한 손가락이 그녀의 입을 문지르더니 안으로 들어와 혀를 지그시 눌렀다.
“실비아 님…. 입술에서 피 나겠어요.”
입안을 휘젓는 부드러운 손을 그녀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혀를 내어 핥자 노엘의 미간이 쾌감으로 찌푸려졌다.
“아, 하아… 실비아 님. 쌀 거 같습니다.”
“으응, 아, 흣… 해 주세요…. 안에 싸 주세요….”
실비아는 오늘도 씨앗을 사수하기 위해 혹시나 노엘이 빠져나갈까, 그의 허리를 강하게 다리로 휘감았다. 몇 번 드나들던 성기가 안쪽 깊숙이 박히고, 노엘의 나른한 신음과 함께 곧 안에서 따뜻한 느낌이 퍼져갔다.
“흣… 실비아 님… 하.”
“아흣….”
실비아도 눈을 감곤 절정에 올라 나지막하게 신음을 냈다. 온몸의 힘이 빠진 실비아는 노엘의 부축을 받아 겨우겨우 집무실 옆에 딸린 욕실에 들어가 씻었다. 순식간에 80 먹은 노인이 된 기분이었다. 그 정도로 격렬하게 시달렸다.
‘몇 번을 한 거지…. 엄청난 모닝섹스였다….’
진한 아침 정사가 다소 급하게 끝났다. 뒤처리를 한 노엘이 그녀의 이마에 쪽 소리 나게 입맞춤을 했다.
“실비아 님, 아침부터 해서 미안해요.”
“아뇨. 미안해 할 것 없어요, 노엘 님. 전 정말 좋았는걸요?”
실비아가 싱긋 웃으며 눈을 마주치자 그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웃지마요…. 또 하고 싶어지니까….”
‘정말 귀여워…. 실컷 하고 나더니 표현이 솔직해졌네.’
역시 진도에는 후진이 없다던가. 어제 실컷 하고 난 뒤로 점점 대담하고 솔직해지는 그의 모습에 실비아는 흐뭇해졌다.
잠시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던 그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곤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할 얘기가 많은데, 지금은 사제회의에 참석해야 해서요. 퇴근하고 나서… 그 신전 앞에서 만나요.”
“그래요, 잘 갔다 와요.”
노엘이 집무실을 나간 뒤 실비아는 획득한 씨앗을 확인했다. 속옷을 입은 채로 한 건 충분히 자극적이었던 것 같았는데 그 상태로 끝까지 가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씨앗이 한 개만 늘어나 있었다.
‘그래도 림보가 먹어 치운 씨앗 하나는 복구한 셈이네.’
그때, 눈앞에 오랜만에 퀘스트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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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에게 던전 입장권을 얻어 봅시다.
- 노엘이 오늘 할 말이 있다고 하는데… 던전 얘기가 아닐까? 떡도 좋지만 나태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까먹지 말고 오염된 기운을 정화하도록 하자.
성공보상 : <메인 던전 입장권> 획득
실패 시 : 업보 20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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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노엘을 공략한 후에도 입장권이 안 생긴다 싶더니, 오늘 할 얘기가 메인 던전 얘기랑 관련이 있겠네. 집중해서 들을 필요가 있겠어.’
잠시 신나게 섹스를 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동정 미남들을 공략하여 씨앗을 모으는 것 외에도 오염된 기운을 정화한다는 목표가 하나 더 있었단 걸 그녀는 떠올렸다. 고개를 끄덕이며 결의를 다진 실비아는 대충 청소를 하는 척하다가 슬그머니 문을 열어 복도를 둘러보곤 아무도 모르게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아무리 게임 속이라지만 들키면 곤란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신전 내부를 하릴없이 돌아다니는 실비아의 모습을 보고도 아무도 그녀에게 일거릴 주지 않았다. 대강당을 둘러보니 폭삭 늙은 얼굴로 청소에 열중한 신도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중에 길거리에서 전도한 낯익은 얼굴을 본 실비아는 황급히 몸을 돌려 한적한 곳으로 숨었다.
신전 안에서 실비아는 날이 갈수록 월급 루팡이 되어갔다. 그녀가 길거리에서 데려온 노예… 봉사 신도들이 열심히 일을 해 주었기에 그녀가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훌륭하게 전도를 한 덕분에 신전 관리자들은 그녀가 월급 루팡 짓을 해도 눈감아 주는 듯했다.
‘조만간 이 일을 관둬도 될 거 같네. 애초부터 시급이 많진 않았지만 노엘 때문에 하던 일이었으니. 화술을 얻은 건 생각하지 못한 성과지만 말이야. 노엘은 공략했으니 밖에서 만나면 되고, 이 신전에는 이제 내 일손이 그다지 필요해 보이지 않아. 새로운 알바를 할 때가 된 거 같아.’
이 게임 세계에서 던전은 도처에 널려 있는 구멍가게가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벌려면 알바가 필요했다. 던전은 리젠이 되지 않으니 알바를 해서 돈을 벌어야 아이템을 구입하고 기본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도 새로운 알바를 하면 스킬을 얻거나, 다른 공략 캐릭터와 엮일 인연이 생겼기 때문에 일을 구하는 건 필수였다.
그녀는 아침에 만난 루카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성년의 날 축제 때 실비아가 할 만한 좋은 일을 소개해 준다고 했었다.
‘설마 또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피라미드 사업도 하고, 지름길 통행세를 걷던 불량배들과 연관이 있는 루카였으니 또 무슨 이상한 일을 제안할지 몰랐다.
‘공략 캐릭터만 아니었어도… 아니, 잘생기지만 않았어도 엮이지 않았을 텐데. 참 죄 많은 얼굴이야.’
나태지옥에 가려다가 천국에 갈 기회가 생겼으니 아무리 가상의 세계라도 나쁜 일은 찝찝해서 하기 싫었다. 성년의 날 축제 때 할 만한 이상한 알바가 뭘까? 머리를 굴려봤지만 현생에서는 성년의 날에 대학교 선배들에게 장미와 향수만 받고 넘어갔기에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실비아는 대충 기도실을 돌아다니며 빗자루질을 하고 농땡이를 치며 하루를 보냈다. 잠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분실했다고 하자 전도왕인 실비아를 알아본 사서가 방긋 웃더니 상관없다고 하며 그녀의 전도비법을 물어 보기에 수다도 잠시 떨었다.
퇴근 시간이 되어 신전 입구에 서 있자 곧 평상복을 입은 노엘이 나왔다. 노엘은 푸른색의 실크 셔츠와 검은 슬랙스를 걸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귀공자 같았다. 그는 실비아를 보자마자 또 얼굴을 붉히더니 고개를 돌리곤 손바닥으로 뺨을 짝짝 쳤다.
‘야한 상상을 한 걸까? 아유, 귀여워라….’
그녀는 노엘의 수줍어하는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변태 같은 미소를 짓게 될까 무서워져 심호흡을 하며 표정 관리를 했다. 잠시 마구간에 있는 림보에게 기다려 달라고 말한 실비아는 노엘을 따라 마을의 커피점으로 향했다.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 개별적인 룸이 있는 커피점은 마치 현실의 룸카페 같았다.
‘급할 때 떡 치기 딱 좋은 장소로군. 물론 굳이 여기서 떡을 칠 필요까진 없지만….’
룸으로 안내를 받은 둘은 눕기 좋은 침대형 소파와 담요를 보고 조금 당황했다. 방은 어쩐지 아늑하면서도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거기다가 점원이 음료를 내 주고 돌아가자, 방 건너편 어딘가에서 희미한 신음이 들리는 것이 아닌가.
‘으응… 하지 마….’
‘뭐 어때, 조금만 하자….’
‘아응….’
실비아가 연인들의 은밀한 대화를 듣고 얼굴을 붉히자, 노엘도 그들의 대화를 들은 듯 크흠, 헛기침을 하면서 손부채질을 했다.
‘뭔 놈의 게임이 쓸데없이 디테일하네. 현실의 룸카페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옮겨 놓았잖아….’
손부채질을 하던 노엘이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이곤 다급하게 변명을 했다.
“실비아 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저는! 이런 곳은 처음 왔어요. 알고 데려온 게 아니라, 그냥 근처에 커피전문점이 새로 생겼다고만 들었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