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실비아는 이상한 느낌에 눈을 번쩍 떴다.
‘세상에나!’
그녀가 얼굴을 기대고 있는 곳은 노엘의 소중한 그곳… 이었다.
‘헐, 대박. 어쩐지 꿈자리가 좋더라니.’
이게 무슨 19금 게임이냐며 한탄한 걸 신께서 듣고 소원을 들어주신 걸까.
보통의 남녀는 넘어지면 키스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데, 실비아는 노엘의 아래에 입술박치기를 했다. 계단의 높이가 상당했기에 입끼리 부딪쳤으면 이가 다 깨졌을 것이니 아래에 입술을 부딪친 게 훨씬 좋긴 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볼까지 비벼버리는 호사를 누렸다.
‘미남이라 그런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 같네…. 바지 벗겨 버리고 싶다.’
황홀함에 잠시 미소 지은 그녀는 좀 추잡스러운 거 같단 생각에 보는 이가 없음에도 혼자 정색을 했다.
본의 아니게 자극해서 그런지 노엘의 앞섶이 빠르게 팽팽해지고 있었다. 이제 실비아의 본의를 한껏 담아 제대로 자극할 차례였다.
‘난 변태가 아냐, 최선을 다해 공략하는 플레이어일 뿐이지.’
그녀는 본인의 변태성을 부정하며 마음을 더 굳게 다졌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힐끗 시선을 들어보니 노엘은 온몸으로 그녀를 받아낸 충격으로 신음을 내고 있었다. 그녀는 잘하면 저 신음을 다른 이유로 내게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비아는 일단 정신을 못 차리는 척 좀 더 누워 있기로 했다. 멀쩡한 상태에서 고추 위에 계속 누워있으면 변태로 보일 테니 말이다.
한창 부푼 앞섶의 쿠션감을 즐기고 있는데 노엘이 정신을 차리고 말을 걸어왔다.
‘정신을 더 늦게 차렸으면 좋았을 텐데.’
“윽…. 실비아 님! 괜찮으세요?”
“…….”
실비아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놀란 노엘이 그녀를 다시 한 번 흔들었다.
“실비아 님?!”
“아… 노엘 님?!”
실비아는 번쩍 눈을 과장되게 뜨며 뒤늦게 정신을 차린 척했다. 그러나 다리 사이에 있던 머리는 치우지 않았다. 노엘이 민망함에 어쩔 줄을 모르면서 아래로 손을 뻗었지만 실비아가 더 빨랐다.
그녀는 벌떡 상체를 일으킨 뒤 경악하는 표정으로 자신이 얼굴을 비비고 있던 고추… 를 바라보았다.
발기한 건 대놓고 말하면 민망할 테니 모르는 척해 주는 매너를 발휘했다.
“어머! 어떡해요. 왜 하필 넘어져도 이런 곳에… 곤란하셨죠?”
“사고였는데 어쩌겠습니까, 실비아 님 탓이 아니에요.”
순진한 척 울상을 짓곤 연거푸 사과를 하자 노엘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시작은 사고였지만 그 후는 고의란다.’
음란함을 담당하는 뇌를 세차게 돌리며 실비아는 앞으로 기어가 그의 손을 예고 없이 덥석 잡았다. 푸른 숲을 연상시키는 맑은 초록 눈을 순진해 보이게 깜빡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말 죄송해서 어쩌죠? 어떻게 노엘 님의 그… 아래를….”
“아닙니다. 정말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
노엘은 아직 앞섶이 가라앉지 않아서 퍽 곤란한 눈치였다. 그의 붉어진 얼굴은 실비아의 음심을 더욱 자극했다.
그녀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면서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잡고 있던 손을 성큼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헉?”
얇은 천 사이로 뜨거운 손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져왔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당황한 노엘이 실비아를 황망하게 쳐다보자 그녀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무리 사고였다곤 해도 노엘 님의 그… 아래에 제 얼굴을 비볐으니, 이렇게 해야 서로 공평하지 않을까요?”
그녀는 굳어 있는 부드러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곤 그대로 꾹 눌렀다. 화술을 올려서 그런지 몰라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한 말이 튀어나왔다. 노엘은 체면도 잊고 입을 떡 벌린 채 경악하고 있었다.
“예? 이게 무슨 공평….”
“아! 제가 너무 염치없었죠?”
고개를 빠르게 저은 실비아는 이번엔 노엘의 머리통을 잡고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묻었다. 가슴팍에 그대로 전해져오는 거친 숨결에 아랫배가 간지러워졌다.
“앗, 실비아 님….”
“이래야 공평하겠죠?”
그녀는 다 가진 자의 미소를 지으며 레몬 빛 금발 머리를 팔로 감싸 안고 아기를 감싸듯 더 깊이 가슴에 묻었다. 그는 당황하면서도 강하게 뿌리치진 못했다. 흥분한 상태라 신관의 몸임에도 본능에 져 버린 듯했다.
실비아는 얌전하게 안긴 노엘의 모습에 입술이 바짝 말라오며 몸이 더욱 뜨거워짐을 느꼈다.
‘가슴에 얼굴이 닿기만 했는데도 아래가 뜨거워지는데 홀딱 벗고 제대로 박히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인지 날벼락은 아직 치지 않았다. 공평 운운하며 시스템을 감쪽같이 속여서 그런 듯했다.
아니면 신앙심이 올라서 그런 것일까? 실비아는 가슴으로 닿아 오는 뜨거운 노엘의 숨결을 느끼며 오랜만에 <동정 레이더>를 켜 그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호감도 70? 뭐지? 언제 이렇게 호감도가 오른 걸까.’
우물가에서의 수작질이 호감도를 엄청나게 올린 걸까, 아니면 방금의 접촉 때문일까. 설마 노엘이 출장 가 있던 사이에 그녀의 능력치가 오른 덕택일까? 그녀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 때문인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만약 수작을 거는 게 호감도 상승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 되도록 가능한 선에선 더 수작을 걸어야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호감도가 70이면 조만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 듯했다.
그녀의 의문에 대답하듯 띠링-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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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의 부드러운 가슴에 푹 싸인 노엘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호감도가 5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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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죽음을 불사하고 스킨십을 하는 게 호감도 상승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었구나.’
방금 것을 더해 노엘의 호감도는 75!
배수의 진을 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했던가. 죽음을 각오하고 스킨십을 하는 건 무엇보다 빨리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이었다.
‘오늘 올릴 수 있는 건 다 올리자. 벼락 맞기 전까지만 딱.’
그녀는 노엘의 뒤통수를 더욱 꽉 끌어안으며 위험하게 웃었다. 그리곤 고개를 내려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노엘 님, 이거면 공평한가요?”
“저… 후…. 이 정도면 된 거 같습니다. 차고 넘치도록 됐어요.”
노엘이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하지만 실비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죠. 관대하셔라. 생각해 보니 정말 공평하려면 가슴이 아니라… 여길 만지셔야 할 것 같은데.”
실비아는 그의 머릴 감싸고 있던 손 중 한 손을 내려 둘 곳을 찾지 못해 어정쩡하게 물러나 있던 노엘의 팔을 끌어당겼다. 그리곤 막을 새도 없이 자신의 아래에 가져다 댔다.
“앗, 잠깐, 잠깐 실비아 님!”
얌전히 있던 그는 뒤늦게 이성을 차린 건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는 당황하면서 실비아의 아래에 닿은 손을 물리려 했다. 그러나 실비아는 던전에서 쌓았던 힘 스탯을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그의 손을 꽉 잡았다.
물론 매일 운동을 하는 노엘에 비하면 훨씬 힘이 약했지만, 그가 어쩔 수 없는 척 손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는 되었다. 놀라긴 했지만 싫진 않아 보였다.
노엘은 아래를 힐끗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더니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이래도… 하…. 이래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괜찮아요. 똑같이 해 드리는 게 맞지만 신관님 얼굴을 아래에 가져다 대긴 좀 그렇지 않겠어요.”
실비아는 노엘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척 동문서답을 했다. 아무리 뻔뻔한 그녀라도 대뜸 노엘의 머릴 끌어당겨 아래에 가져다 대기엔 용기가 부족했다.
노엘은 붉어진 얼굴로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후…. 이, 이러다가 누가 들어오면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네? 전 그냥 노엘 님에게 실례를 저질렀으니 똑같이 해 드려야 되는 게 도리라 생각했을 뿐이에요.”
“아니…. 하….”
뻔뻔하게 답한 실비아는 속옷 위에 닿은 노엘의 손을 은근하게 눌렀다. 속옷 위로 도톰하게 드러난 둔덕에 부드러운 손이 닿자 실비아의 아래가 젖어 들었다.
속옷의 천은 매우 얇아서 조금만 비벼도 사각거리는 음모의 촉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노엘의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을 바라보니 그녀는 더 흥분됐다.
두 사람이 침묵하자 도서관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서고에 기댄 채 바닥에 앉아있는 실비아의 위로 커다란 몸이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다리를 살짝 벌려 손을 더 깊숙이 누르자 그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노엘의 손은 조그만 천 조각 위에만 머물기엔 컸다. 덕분에 앙증맞은 팬티 조각 옆으로 살짝 노출된 살결에 그의 손이 아슬아슬하게 닿았다. 살짝 젖어있는 팬티의 아래쪽을 느끼도록 그의 손가락을 더 깊이 누르자 노엘의 얼굴이 더욱 시뻘게졌다.
“잠깐, 이제 그만….”
“네?”
실비아가 반문하는 와중에 노엘이 파드득 떨더니 실비아에게서 손을 떼고 몸을 뒤로 물렸다. 그는 고개를 돌린 채 입술을 짓씹고는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너무… 좀 그래요….”
노엘은 실비아의 앞에 주저앉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자제심이 아직 남아 있는 게 대단할 지경이었다.
‘호감도가 풀이 아니라서 그런가. 아직 속옷 안에 손을 집어넣게 하는 건 시기상조일지도. 그러면….’
“좀 그러시면 저도 같이 해 드릴게요, 손은 좀 그러니까 발로. 어때요?”
그녀는 노엘의 말에 아무렇게나 대답하며 속으론 좀 더 진도를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를 더 자극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 그녀는 신발을 벗곤 발을 들어 부푼 앞섶 위에 살짝 가져다 댔다. 발끝을 세워 자극하자 움찔하면서 뭐라 말하려던 노엘은 이내 입을 닫고 입술을 짓씹었다.
발끝으로 은밀하게 그곳을 누르며, 밀어 올렸다가 다시 쓸어내리길 몇 번 반복하자 그의 아래가 더 팽창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 꿈틀거렸다.
“아흣…. 실비아 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