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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들의 첫날밤을 수집합니다-7화 (7/372)

7화

“주점소개로 일하러 왔는데요.”

“아, 죄송합니다. 아침 운동을 하느라 잠시 잊었네요.”

말 근육 남자는 옆에 놔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두툼한 가슴 근육을 무례하게 쳐다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눈을 앞으로 어색하게 고정했다.

“아, 청소 알바를 하러 오신 분인가요. 실비아 님? 실비아 님 맞죠? 저는 신관 노엘이라고 합니다.”

낮으면서도 맑은 목소리였다. 그는 땀을 닦더니 흰색의 사제복을 걸쳤다. 실비아는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신관 맞구나. 오, 신이시여.’

신관이라길래 허여멀건 한 남자를 상상했건만, 하얗긴 한데 튼실하게 하얬다. 남자는 땀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마저 털며 그녀를 향해 조용히 미소 지었다.

실비아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저어 겨우 정신을 차렸다.

‘맞다. 레이더 다시 ON.’

그를 가만히 쳐다보자 <동정 레이더>가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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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 노엘>

어릴 때부터 신을 모신 신실한 남자.

아름답게 휘어지는 눈웃음이 특징.

흰 피부, 밝게 빛나는 레몬색 금발 머리에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다.

그의 하얀 사제복 안엔 어떤 대단한 것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공략 포인트 : 신앙심

호감도 : 0

공략 보상 : 레벨 업/ 신성 계열 스킬트리 개방(!)

<1시간 프리허그 이용권>

<신관의 씨앗 조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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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신앙심을 올려야 공략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신성 계열 스킬트리 개방은, 흔히 게임에서 힐러들이 쓰는 스킬들이 개방되는 것 같았다. 정화라든가 치료 같은 것들 말이다.

‘오염 된 지역을 정화하라고 하더니, 이 남잘 공략해야 게임을 계속할 수 있겠구나.’

보상 구간에 <프리허그 이용권>이 실비아의 눈에 들어왔다. 이게 뭘까? 손을 움직여 선택하자 상세설명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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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프리허그 이용권

- 동정남들이 떼거리로 있을 때 활용하기 좋은 이벤트성 아이템. 동정이면 누구에게나 사용 가능하다. 프리허그 10명당 레벨 1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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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엄청난 아이템이다.

설명을 보자마자 한 달 뒤에 있을 성년의 날 축제가 떠올랐다. 다 따먹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걸 실비아는 알고 있었다.

몸뚱이는 하나인데 그들을 어찌 하나하나 공략하리. 프리허그를 하면 10명당 레벨 1 업의 효과가 있다니 대박이었다.

‘이건 꼭 가져야 해.’

성년의 날 축제가 한 달 후라고 했지? 한 달 안에 무조건 눈앞의 동정 미남 신관을 공략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신관의 씨앗… 이 아니라 씨앗 조각? 천국으로 올라가는 세계수를 심기 위해선 씨앗이 꼭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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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의 씨앗 조각

- 동정 미남 신관을 공략하게 되면 획득할 수 있다. 할수록 더 많은 조각을 모을 수 있다. 실컷… 하자! 씨앗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조각을 모아 <신관의 씨앗의 결정체>를 만들 시 세계수를 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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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하라고? 예스. 내가 원하는 바와 게임의 공략방식이 일맥상통하는군. 실비아가 입 꼬릴 올리며 사악하게 미소 지었다.

‘근데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니, 이 게임 참 가지가지 하는군. 조각을 모아서 또 뭘 하라고 하려나.’

상태 창을 쳐다보느라 그녀가 잠시 대답을 하지 않자 신관이 재차 그녀를 불렀다.

“실비아 님? 실비아 님 맞죠?”

“네? 아아, 네 맞아요.”

“자매님, 잘 부탁드립니다.”

후광이 비치는 노엘이 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꿀꺽’

어쩐지 긴장 되는 기분에 실비아는 침을 삼켰다.

손을 같이 내밀어 악수를 받자 실비아의 몸 안으로 성스러운 기운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이 기운이 흔히들 말하는 신성력이란 걸까? 정화의 기운을 가진 강한 힘이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엄청난 신성력이다. 평생 동안 모은 성스러운 기운.’

압도적인 깨끗한 신성력을 본능적으로 느낀 실비아는 순간적으로 죄책감이 고개를 들었으나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의지를 다졌다.

‘나태지옥에 떨어질 순 없지. 지옥에 안 가기 위해선 따먹을 수밖에 없다.’

맞잡은 노엘 신관의 손은 굳은살 없이 부드러웠다.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이 그녀의 작은 손을 부드럽게 스쳐 갔다. 단순한 악수일 뿐이었지만 생각이 불순한 그녀는 그 손길에 살짝 묘한 느낌을 느꼈다.

‘이 학자 같은 고운 손이 날 더듬는다면 무척 황홀할 거 같…. 아냐. 이 와중에 내가 무슨 생각을….’

그녀는 불순한 생각을 티 내지 않으려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때 노엘이 그녀의 손을 갑자기 세게 움켜쥐었다. 실비아가 놀라서 쳐다보니 노엘의 초록색 눈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말없이 손을 빼내려 흔들어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윽? 정조의 위기를 본능적으로 느낀 건가? 한동안은 개수작 안 할 테니 좀 놔줘…!’

“저… 신관님…?”

실비아가 땀을 뻘뻘 흘리며 신관을 부르자 흠칫- 그가 상념에서 깨어난 듯 눈을 크게 떴다.

“아, 아…. 죄송합니다.”

노엘은 잠시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주먹을 쥐곤 실비아를 향해 싱그럽게 미소 지었다.

“대강당은 실비아 님 외에도 여러 명이 함께 청소를 할 거구요. 대강당 청소를 마친 뒤 기도실도 하나씩 청소해 주시면 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노엘은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기도를 하러 사라졌다.

실비아는 남겨져 있는 손의 감촉을 떠올렸다. 커다란 그의 손은 무척이나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

‘내 생각을 눈치챘을 린 없는데 왜 저러는 거지? 설마 나한테 첫눈에 반한 걸까? …후후…. 신앙심이 너무 낮아서 딱히 이벤트는 발생할 게 없나 보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실비아는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도구함에서 꺼내 온 빗자루를 들고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청소를 하자 띠링- 하며 메시지가 하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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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을 청소하여 성스러운 기운으로 신앙심이 +10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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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청소만 해도 신앙심이 10이나 올라가다니.

한 시간 동안 대강당을 열심히 청소하자 총 30의 신앙심이 올라갔다. 이대로면 신관 공략을 금방 할 수 있을 듯했다.

문제는… 게임인데도 스킵 기능 같은 것도 없이 정말로 청소를 해야 한단 거였지만. 넓은 대강당을 청소했더니 온몸에 땀이 흥건했다.

‘플레이어 버프로 땀 안 나는 기능 같은 거 없냐고…. 아오.’

그때 눈앞에 띠링- 하며 하나의 메시지가 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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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 히든 알바를 얻어 보자.

힌트 : 기도실에서 열심히 청소를 해 보세요.

성공보상 : 알바 획득, 노엘의 호감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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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알바는 또 뭐지?’

실비아는 묵묵히 기도실을 일일이 들어가서 청소했다. 열심히 청소하다 보니 5번째 기도실에서 고개 숙인 레몬 빛 금발 머리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노엘은 눈을 감고 조용히 기도 중이었다. 기도만 하는 중인데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실비아는 그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으레 미연시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타락한 신관을 예상했는데, 섹스 따위는 입에 담아본 적도 없을 것 같은 신실한 모습이 아닌가.

‘마치 신성력을 만렙 찍은 대현자 같은 기운을 풍기는데 저 사람과 내가 어찌… 그걸 할 수 있는 걸까?’

물론 한편으론 얻기 힘든 것일수록 얻었을 때의 성취감이 엄청나게 짜릿하단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저 살아있는 성자 같은 남자랑 내가… 실컷 한다니.

실비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노엘을 끈적하게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듯 노엘이 흠칫 몸을 떨더니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맑고 싱그러운 느낌이 드는 초록색 눈동자에 잠시 시선을 뺏기고 있자니 실비아를 알아챈 그가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나뭇잎처럼 청초한 초록 눈이 동그랗게 휘며 화사한 눈웃음을 만들어냈다.

‘눈웃음 미쳤다, 미쳤어.’

여기 오는 여신도들을 즉각 타락시킬 만한 죄 많은 외모였다. 노엘이 부드럽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실비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듣자마자 귀가 녹아 버릴 것 같았다.

“청소는 다 하셨나요?”

“아아…! 네. 한 바퀴 다 돈 것 같아요.”

“그러시군요. 자매님과는 오늘 처음 만난 거지만 어쩐지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 가요?”

“네. 뭔가 푸르면서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음… 보통은 처음 온 분들에게 부탁하지 않지만 실비아 님에겐 특별한 일을 하나 부탁해도 될까요?”

부탁이라니. 이것이 히든 알바!

죽으라는 부탁만 아니면 다 들어주고 싶은 싱그러운 미소에 실비아가 즉답을 했다.

“그럼요! 어떤 일이죠?”

마을 광장 앞에서 실비아는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녀의 손엔 종이뭉치들이 들려있었다.

신관 노엘이 부탁한 일은 길거리 전도 알바. 일급을 줄 테니 실비아에게 길거리 전도를 해 달라 부탁한 것이다. 길거리 전도란 말에 기함했지만 돈을 준단 말에 다시 수락했다.

‘어차피 퀘스트가 떴으니 거절할 생각은 없긴 했지만 길거리 전도를 부탁할 줄은….’

청소를 끝내고도 시간이 남았기에 실비아는 전단지를 들고 바로 광장으로 나갔다.

‘그래, 여기는 현실 세계가 아니다. 철면피를 깔아보자.’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쉰 뒤 선한 인상을 가진 청년 한 명을 붙잡았다. 한때 지하도 앞에서 매일 붙잡혀서 들었던 멘트를 떠올리곤 기계처럼 말을 내뱉었다.

“맑은 기운이 흐르시네요. 저희 신전으로 오세요.”

“정말요? …제가… 정말 맑은 기운이 흐르나요?”

다행히 현실과는 달리 도를 아십니까, 에 면역력이 없는 게임 속 제국민들은 실비아의 말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그와 더불어 또 다른 효과.

실비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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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한 설교로 화술이 +10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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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알바를 수락하길 잘했다. 화술이 오르다니!

화술이 올랐다는 메시지 창을 본 후 실비아는 광장 앞을 신나게 돌아다녔다. 노엘이 만들어 준 전단지를 가지고 제국민들 여러 명을 붙잡고 설교를 했더니 몇 번 실패했음에도 화술이 100이나 되었다.

‘나 좀 소질이 있는지도.’

그와 더불어 또 한 번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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