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화 >눈꽃은 검게 물든다.
“저... 저기 콘돔은좀 껴주면...!”
이진성 연기에 과몰입하던 나는 나연이의 말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알몸인 상태 그대로 내 자지를 받아들이 려던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
게 콘돔을 호소했다.
“아. 미안. 잠시만.”
맞다. 맞다.
아. 바보 같아.
콘돔은 내 가 바로 준비했어 야 하는데.
이제 겨우 스무 살인데 아기가 생겨버리는 건 초대형 사고가 아니겠는가.
당장 삽입을 하기 위해 그녀 위에 올라타려던 나는 다시 일어나서 주섬주
섬 바지를 집어 들었다.
오른쪽주머니에 넣어놨던거 같은데... 아씨... 어디갔어...
이 대로라면 나연 이 가 성 기 에 발라준 침도 말라버 릴 것 같다고 생 각하던
찰나.
“야. 너 뭐하냐?”
“...아?”
순종적이던 조금 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에 나는 뇌 가 마비되는 것 같
았다.
나뭐 잘못했나?
...이거 아니야?
아니.근데 콘돔껴달라고해서 끼려고한건데...?
재빨리 내 허물을 캐치하려고 했으나 나는좀처럼 한번에 확느낌이 오는
것이 없었다.
“뭐하냐고.”
“아니...그게... 이거 끼려고…
99
이제야 발견한 콘돔 상자를 나는 나연이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내 계획 이 망했음을 직감했을 알 수 있었다.
그야 내가조금 전 대답한두 마디는 완벽하게 연기해왔던 이진성이 아닌
소심한 최 재혁 그 자체 였으니 까.
극도로 흥분되는 상황 속 서있었던 자지 가 내 자신감 마냥 점점 더 수그러
든다.
어떡하지...? 어떡해야...
“…최재혁.”
쿵쾅쿵쾅
나연이가 내 이름을 부르자 내 동공에는 지진이 일기 시작했다.
다시 까불지 말라며 지금이라도 이진성 모드로 다시 돌입할까?
아니. 근데 아직 콘돔은 끼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나 혼자 콘돔 끼
고 있기에는...
눈이 핑 핑 돌아가는 만화 속 캐 릭 터 가 된 것 같은 기분.
나연이의 눈에 또다시 경멸의 빛이 담기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또다시 나를 잡아먹을 듯
한 서늘한 얼굴만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 나... 더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결국 이 상황을 모면위해 도망치기로 마음
을 먹었다.
“미 안! 나연아!”
그녀에게 대뜸 사과를 건넨 나는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바로 팬티를 입고
바지를 위로 올려버렸다.
모든동작을 행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초 안쪽.
아니. 어쩌면 嬖초 안쪽인 것 같았다.
그녀의 책상 위에 던져두었던 볼캡을 챙긴 나는 그대로 신발을 꺾 어 신고
밖으로 뛰 쳐 나갔다.
“야! 최재혁!”
나연이의 외침이 뒤편에서 들려왔지만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쾀쾅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온다.
나연이 가 나를 쫓아올까 생 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는 현재 알몸인 상태.
그녀가 마음먹고 도망치 려는 나를 잡을 수 있을 확률은 0이 었다.
주차장을 전력질주했던 그날처럼 나는 이번에는 나연이네 빌라 건물을 빠
져나와 그녀 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곳까지 달렸다.
“허 억... 허 억... 허억...”
얼마를 뛰었을까.
내 이마에서는 뜨거운 땀방울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본래 뜨거운 성관계를 위해 흘렸어야할 땀과 체력은 엉뚱한 달리기에 모
두소진되었다.
“아... 나진짜 망했다...”
영업을 종료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쭈구려앉은 나는 두 손을 모아 얼
굴에 땀을 닦아냈다.
역시 나는 그냥 안될 사람이 었다.
주제에 넘는 것을 탐하려고 떼를 쓴 머저리일 뿐이 었다.
심지어 그렇게 준비를 했음에도 나연이가 한 마디 태클을 걸자마자 바로
꼬리를내린병신.
준비된 거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했다고 임기응변도 못하고 고장나버리
다니...
아아... 그치만...
진짜로 조금 전 상황을 복기해 보더라도 무엇이 정답이었는지 나는 알 수
가 없었다.
콘돔을 껴 달라는 애한테 노콘으로 그냥 박아?
근데 그건 진심으로 싫어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잖아.
호불호를 떠 나서 너무나도 큰 사고로도 이 어 질 수 있는 건이 라고 생 각했
다.
콘돔을 너무 멋없게 끼는 것이 문제였던 걸까.
근데 콘돔을 멋있게 끼는 방법이 있기는해?
애시당초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에는 콘돔이 등장하지도 않았다.
결국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멍하니 주저앉아있던 나는 또다시 울상을 짓다
가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내일. 휴학 신청서 낸다.”
도무지 학교에 얼굴을 들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 떻 게 만날 같은 강의 실에 서 왔다 갔다 한단 말인 가.
소문도 당연히 날 것이 분명했다.
진짜최 악의 경우에는 경찰서에서 만날지도?
일단 집 에 나 가자 싶어 주머니 에 손을 꽂았는데...
“뭐야.”
뭐야.왜 없어.
앞주머니도 뒷주머니도 다 손을 더듬어서 만져보았지만 나는 내 지갑의
감촉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 설마.
바지 벗으면서 바닥에 떨어졌던 것 같기는 한데...
그럼 내 지갑은 지금그럼...
아아아... 진짜로...? 진짜 이런다고...?
되는게 없다.
되는게.
나는 내 이마를 탁 쳤다.
:k * *
방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최재혁은 역시 내 가 생각했던 이상형은 아니 었던 것 같았다.
콘돔을 끼러 가는 것부터 아웃이 라고는 생 각했는데 그 이후의 그가 보여
준행적들은 진짜...
뭐 이딴 새끼가 다 있나 싶은 기분이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 어 야지.
아니. 자지를 뽑아놓고 아무것도 안하고 저러고 가버린다고?
심지어 자지는 또 보통 자지던가.
소설 속 이진성의 묘사와도 흡사한 정도의 사이즈를 갖고 저렇게 소심하
게 나오는 것이 우스울 정도였다.
솔직히 콘돔을 쓰는 것에 대해서 비관적이 기는 했지만 그가 콘돔을 내 손
에 쥐 어주고 입으로만 씌워보라고 명령했다면 나는 기꺼이 그를 위해 입을
내 어줬을 것이 었다.
아... 그냥 빡세게 끝까지 하지.
이게 무슨 상황이 란 말인가.
역시 최 재 혁은 내 가 생 각했던 그분이 아닌가 생 각이 들다가도 내 가 태 클
을 걸기 전까지의 분위 기를 떠올려 보면 최재혁은 여러모로 놓치기 아까운
사람이기는 했다.
포텐.
최재혁이 진심으로 나를 범하고 싶어서 그리 행동했든 그저 연기였든간에
그에게는 충분히 나를 만족시키고도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아. 그 콘돔 말만 안 꺼 냈으면 오늘 본방 무조건 갔을 것 같은데...
갑자기 내가좀 멍청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입 꾹 닫고 있었으면 흐름을 탄 최재혁이 알아서 따줬을 것을 내 손
으로 엎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시 한 번 그의 커다란 자지를 떠올린 나는 저절로 손이 보지로 향하는 것
을느낄수 있었다.
“흐으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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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소리가 섞인 신음이 흘러나온다.
인간의 뇌 가 가장 우수한 그래 픽 카드라는 이 야기를 어 디 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내 뇌에 남아있는 최재혁의 자지 데이터는 아주 생생하게 남아있
었다.
-찔끄덕 찔끄덕
물기 섞인 비부를 손가락이 문지르자 야릇한 마찰음이 방안에 울려 퍼진
다.
아. 오늘은 혼자 이럴 게 아니었는데...
최재혁에 대한원망과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이 범람해손의 움직임을 가
속시 켰다.
그 와중에 예민해진 내 몸은 애액을 질질 싸내고 있었다.
그저 그거에 박힌다고 상상한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아지면서 흥분
이되는 나였다.
“으히이잇...!”
갈수록 더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문지르자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를
들어 올리며 절정에 이르렀다.
그의 자지 뿌리를 적셔야 했을 액체들이 형편없이 수건 위에 쏟아진다.
“하아... 하아... 최재혁개새끼...”
아. 역시 못 놓쳐.
그는 이렇게 잃어버리기에 아까운 인재였다.
절정의 여운에 휩싸여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있었던 나는몸을 일으켰다
•
“으
O ••• 좥• ”
뭐야. 저건.
내 것이 아닌 물건이었다.
허리를 숙여 손을 뻗은 나는 바닥에 놓여있는 검정색 가죽 지갑을 집어들
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지갑을 열어 안쪽 내용물을 확인한 나는 씨익 미소가 절로 나왔다.
학생증.주민등록증. 이건 뭐야. 집 카드키인가?
아무튼 없어 지 면 무척 곤란할 것 같은 물건들로 한 가득한 지 갑이 었다.
그대로 내 연락을 무시하거나 모른 척을 하려고 했다면 억지로 만나서 협
박을 해야만 했으나 이게 있다면 그렇게까지 고생스러운 과정을 거칠 필요
도 없었다.
샤워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침대에 털썩 앉아 휴대폰 잠금을 해제했다.
[최재혁]
내가 얘한테 선톡을 보내게 될 줄이야.
역시 인생이라는 것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어둠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지갑. 두고 갔던데.]
나는 딱 저렇게만 문자를 보내놓고는 두 눈을 감았다.
그는 내게서 벗어날수 없을 운명이리라.
:k * *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확인한휴대폰.
혹시 설마 하는 마음가짐으로 메신저 창을 열어봤는데...
나는 헛것을 보고 있나 싶어 내 두 눈을 비빌 수밖에 없었다.
[한나연]
붉은색 숫자가그녀가 내게 먼저 연락을 보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새 로운 메 시 지 가 도착했습니 다]
뚜껑을 열어볼까 말까 고민하던 나는 결국 소심하게 비행기 모드를 켜놓
고 나연이의 문자를 확인했다.
[지갑. 두고 갔던데.]
나는 정 말로 내 가 뭐 라고 답장을 보내 야 좋을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