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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43화 (243/276)

땘 243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完)

세호는 아빠의 선언 이후로 더 이상 치킨이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몇 조각 남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세호는 괜히 목이 메는 것 같아서

콜라를 들이켰다.

“...아빠.”

“응?”

이럴 거면 왜 그렇게 잘해줬어요.

나한테 엄마를그렇게 팔아넘길 거면서 치킨은왜 사준 거냐고요.

괜히 아빠가 미운 세호가 볼을 부풀렸다.

“자. 다 먹었으면 이제 치우자.”

봉투를 하나 가져와 먹고 남은 뼈를 수거해가는 나은.

혼나기 싫었던 세호는 최대한 뼈조각에 붙어있는 살이 남아있다며 버리지

않으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나은은 그대로 세호의 접시를 압수해갔다.

얼추 정 리 가 끝나자 민호는 의 자에서 일어나 지 갑을 챙 겼다.

“여보. 나잠깐산책 다녀올게.”

눈치껏 오늘도 자리를 비켜주는 민호.

“응. 다녀와요. 세호 세화는 잠깐 마루 가서 앉아있어.”

슬그머니 방으로 도주하려고 했던 세호는 한숨을 푹 내쉬 었다.

“망했네...”

힘없이 소파로 걸어가는 쌍둥이.

세화가 세호의 손목을 붙잡았다.

“걱정하지 마.”

“뭘 걱정하지 마. 엄마한테 완전 혼나게 생겼는데.”

수진이 사건이 지난지 얼마나됐다고또 이런 참사가...

이번에는 심지어 친구를 때려버렸으니까 더 심하게 혼날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지켜줄게.”

자신을 깔보는 평소의 말투와 전혀 달랐기에 세호는 다소의아하다는 반

응을 보였지 만 그것도 잠시 .

“지 키기는 뭘 지켜. 엄마 딱 봐도 화난 것 같은데.”

“잘 아는구나.”

목소리 가 울린 쪽으로 고개 를 돌리 자 그곳에 는 짧게 호흡을 가다듬은 나

은이 있었다.

“이세호. 여기 무릎 꿇어봐.”

“근데 발목 다쳐서 아플것 같은데...”

“그럼 여기 양반다리하고 앉아봐.”

세호를 바닥에 앉힌 나은.

오늘은 바로 옆에 세화도 앉힌 상태로 나은은 훈계를 시작했다.

“세호야. 엄마가화가 나도 절대 친구 때린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한 거 기억

이안났니?”

“...기억하고 있어요.”

“그걸 아는 애가 친구를 때려눕혀 !”

나은의 호통에 아이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근데 엄마. 세호 나 때문에 그런 거예요.”

보통 이런 자리라면 잠자코 잔소리를 듣고 있던 세화였지만오늘은 아니

었다.

“지 훈이 가 나 잡고 안 놔줘 서 세호가 도와준 거 예 요.”

“지훈이가왜 널 잡고 안놔줘?”

사건의 자세한 전말은 모르고 있었던 나은은 세화의 설명을 들어보았다.

세화는 아주 상세하게 지훈이 어떤 아이고, 그가 어떤 행적을 보여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물론 이건 어느 정도 세화의 주관이 반영된 이야기였기 때문에 어른이었

던 나은은 알아서 걸러서 팩트만 두고 판단을 내 리고자 했다.

“그러니까 그 지훈이라는 애가 오늘 네가 싫다고 했는데 안 놔줬다는

거지?”

“네. 걔 저 좋아하는 거 같았는데 갑자기 난폭하게 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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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의 얼굴이 다소 누그러진 것 같자 세화는 슬쩍 고개를 돌려 세호를 바

라보았다.

“그래서 내가걔 머리통때려버렸다니까요?”

아. 저 멍청이.

기껏 열심히 변호해줬건만 세호는 자기 손으로 제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별 것도 아닌 게 세화괴롭히길래 그냥머리를똬〜”

머리를 딱 맞은 건 세호였다.

혼자 때린 것도 아니라 이미 친구한테 몇 대 얻어맞고 온 세호였지만 나은

은세호의 머리에 그대로꿀밤을 쥐어박았다.

“그래도. 친구. 때리면. 되냐고. 안되 냐고.”

이유야 그럴 수 있다는 생 각은 들었지 만 먼저 행한 폭력은 바로잡을 필요

가 있었다.

“힝.”

꿀밤 맞은 곳이 아팠는지 양 손으로 정수리를 붙잡는 세호.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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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세호야.세화막아준 건 잘한 일이기는한데, 말로 먼저 말렸어야

지.”

“지훈이나 다른 친구가 먼저 너나 세화를 때리려고 했다면 그때는 당연히

맞서 싸워. 가만히 맞고있지 마.”

“하지만 절대로 앞으로는 먼저 누구 때리면 안돼. 알겠니?”

“네에...”

결국 엄마는 세호에게 호통을 치고 말았다.

한껏 풀이 죽은 세호.

원래 오늘은 수진이와 함께 매지컬 블래스트를 집에서 봐야했을 날이었

다.

수진이... 나기다렸을텐데...

아마 저가 싸움을 벌이는 탓에 수진도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으리라.

“이제 올라가봐.”

“네...”

기 나긴 잔소리 공격을 당한 세호와 세화는 같이 계단을 타고 씁층으로 올

라갔다.

평소 같았으면 저녁을 먹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겠지만 세화는 세호를

따라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야. 너 왜나따라와.”

“괜찮아?”

세화가 손을 뻗어 엄마한테 꿀밤 맞은 자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따갑기는 한데 그렇게 아프지는 않아.”

세호가 오늘 자신 때문에 무엇을 포기했는지 알고 있었던 세화는 좀처럼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은데 ...

“ • •• 이세호.”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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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해줄까?”

조금은 이상한 질문이라는 것을 세화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별로

세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보였다.

아끼는 물건이라도 있다면 그걸 하나 주겠지만, 세호가 자신의 인형을 좋

아할 것 같지는 않았다.

엄마 아빠는 세화가 뽀뽀해주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기에 일단 물어나 본

세화.

O ”

뭐 그런 질문을 하냐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의 쌍둥이를 바라보는 세호.

“싫으면 말고.”

나는 뭐 좋은 줄 아나보지.

세호랑 뽀뽀라니,세화도 별로 땡기 지는 않았다.

“야. 그런 소리할 거면 그냥 가.”

“고마워서 그러는거잖아.”

다른 남자애 들은 보나마나 좋다고 뽀뽀해 달라고 할 것 같은데 아무래 도

세호는아닌 듯 싶었다.

잠시 세호의 책상의자에 앉아있던 세화는문뜩 잊고 있었던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 야.,,

“왜:

“너 모험 좋아하지.”

세호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세화가 세호에게 확인

하듯 질문했다.

“응! 엄청 좋아하지 !”

“그러면...”

물건을 주기보다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세화.

그녀는 오늘만큼은 쌍둥이를 위해 말 안듣는 딸이 되보자 마음을 굳혔다.

“이따 12시에 다시 여기로 올게.”

“12시?”

세호의 입장에서는 엄청 늦은 시간이기는 했다.

“엄마 아빠가 자야 모험을 떠날 수 있거든.”

세화의 말에 세호는호기심이 확솟구쳐 올라오는것이 느껴졌다.

“어... 어디 가는데?”

“...비밀.”

세화는 그렇게만 말을 해두고 세호의 방을 떠나갔다.

:k * *

캄캄한 어둠이 내려앉은 밤 12시.

세호는 눈이 감기는 것을 몇 번이고 참고 있었다.

12시나돼서야갈수있다니 …

세호는 이렇게 늦게 어딘가 가본 기억이 없었다.

-끼이익

“...이세호.”

고요 속에 울리는 작은 속삭임 .

“왔어?”

뭔가세화가 저렇게 말하니까본인도 조용히 말해야할것 같았던 세호가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응.준비됐어?”

“으 ”

“잘 따라와.”

세화와 세호는 까치발을 들고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엄마 아빠한테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기에 두 아이는 숨을 참고는 거실

을 지나 현관에 도달할 수 있었다.

“... 밖으로나가는거야?”

모험이라고는 했지만 아예 밖으로 나가는 건 위험한 것 같은데...

세 호가 세화의 귓 가에 속삭이 자 세화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 었다.

“집밖으로는 안 나갈거야.”

손을 더듬어 슬리퍼를 신는데 성공한 두 아이는 문을 수동으로 열고는 밖

으로 나왔다.

“오...!”

이렇게 캄캄한 마당은 처음이었던 두 아이는 색다른 집의 정경에 탄성을

내뱉었다.

“그래서 어디 가는 건데 ? 그럼?”

조금은 목소리가 높아진 세호가세화에게 물었다.

“아빠 작업실.”

“아빠 작업실?”

아이들에게는허락되지 않은 제1 금지 구역.

“근데 거기는못들어가잖아.”

엄 마 아빠가 못 들어 가게 하는 것도 있지 만 애 시 당초 잠금 장치 탓에 들어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었다.

“나 비밀번호알거든.”

“엥? 진짜?”

세화는 그걸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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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한 바퀴 빙 둘러 뒷문 앞에 선 쌍둥이.

세화가 잠금장치 커버를 위로 올리고 숫자를 하나씩 입력하기 시작했다.

[040 1]

엄마생일이었다.

이윽고 금구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세호와 세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여기 들어와 본적 있어?”

“아니. 나도 처음이야.”

세화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은 주말에 정원에서 놀다가 아빠가 안

으로 들어 가는 것을 몰래 훔쳐보았기 때문이 었다.

심 지 어 비 밀번호가 엄마 생 일이 라는 것을 깨닫자 이 걸 암기하는 건 영리 한

세화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쉬운일이었다.

“불 켜볼까?”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세호가팔을 더듬어 스위치를 탈칵눌렀

다.

“오오오〜”

사실 특별할 것은 별로 없었다.

굳이 일반적인 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천장이 조금 더 높다는 정도.

글을 쓸 때 답답한 환경을 즐기지 않았던 민호가 요구했던 것은 낮에는 햇

빛이 들어올 것과 높은 천장이 었다.

“신기하다.”

커다란 책상 위에 놓여있는 모니터.

그 앞에 있는 의 자는 무척 이 나 푹신해보였다.

책상과 서랍장을 기웃거리는 세호와 달리 세화는 책장 앞에 서서 무슨 책

들이 있는지 지켜보았다.

“이상하다.”

“응? 뭐가 이상해?”

이 상하다는 세화의 말에 세 호가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이 책들 말이야.”

99

응•

“작가 이름이다똑같아.”

[한겨울]

“어? 그러네?”

“한겨울이 누구야?”

“보면 알겠지 !”

“야! 그거 만지면 어떡해!”

그냥 구경만 하고 돌아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잘못 만졌다가는 흔적 이 남

을까 겁이 난 세화였다.

“그녀를 감금했습니다? 제목이 이상해.”

“°1 세호. 그거 보고 나서 제 자리 에 가져다 놓아야 해

“알겠으니까너는 이거 봐봐. 이 책도 엄청 많은데?”

세호가 책꽂이 위에 전시되 어 있던 또다른 책을 한 권 세화에게 건넸다.

“…나만의 일러레님?”

이날 아이들은 일족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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