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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37화 (237/276)

땘 237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관계를 갖던 중 헐레벌떡 뛰쳐나온 나은은 세호의 말에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손님으로 부른 아이가왜 울고 있단 말인가.

“왜.어디다쳤어? 장난치다가?”

“아뇨. 다치지는 않았는데.”

“그러면. 세호. 너 또 친구한테 못된 장난 친 거니?”

“아니. 그것도 아닌것 같은데.”

아들하고 이러고 있어봐야 별 소득이 없겠다 싶은 나은은 세호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수진아?”

아들의 방에서 나은이 발견한 것은 세호의 베개를 꼬옥 끌어안고 있는 어

린소녀였다.

“…네.”

새빨간 눈시울.

소녀 가 울었다는 제보는 아무래도 허위 제 보는 아닌 듯 싶었다.

“우리 수진이 왜 울고 있었어. 응?”

비록 처음 보는 아이 이 기는 했지 만 나은은 최 대 한 나긋한 목소리 로 수진

의 옆에 몸을 숙여 앉았다.

“세... 세호가...”

“응.얘기해.세호가못된 짓했으면 아줌마가혼쭐을 내줄게.”

나은은 수진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 정말로 세호가 못된 짓을 한 거라면 따

끔하게 혼낼 생각이 었다.

“스... 스티커를... 이히이잉...”

..스티커?

바닥을 이 리 저 리 둘러본 나은은 구석 에 구겨진 채로 굴러 다니는 한 장의

비닐을 발견했다.

“이거 때문에 그러는거니?”

다시 눈물이 터져 나와 대답을 못했던 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이세호.”

세호는 본능적으로 몸이 꽁꽁 얼어붙는 것이 느껴졌다.

보통 민호와 나은은 세호를 세호라고 두 글자로 불렀지.

세 글자를 모두 부르는 경우는 진짜로 잘못을 많이 할 때 뿐이 었다.

“엄마가스티커 갖고 장난질 하지 말라고 전에 확실하게 말해줬던 것 같은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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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나 진짜 안줬어요. 그거 잘못된 거라고도 말했고요!”

“근데 애가왜 울어.”

엄마의 지시를 수행하기는 했지만 반 정도만 수행한 격.

온전하게 이유를 설명시키지 못한 세호의 방식은 오히려 수진을 더 괴롭

게 만들어버렸다.

“수진아. 뭐가 그렇게 속상했어. 응?”

나은이 수진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기 자 수진은 제 엄 마와도 비 슷한 온

기에 속상한 마음을 그대로 토로해냈다.

“세호가... 내가 제일 좋다고 했거든요...? 근데... 스티커... 1 이랑 씁는 다른

사람 줘버렸다고... 이제 안 준다고... 흐이이잉...”

예쁜 얼굴이 눈물에 일그러진다.

그리고 스티커 1의 주인인 나은은 어른이니 만큼 바로 상황을 캐치해냈다.

“수진아.”

살포시 수진의 어깨 위에 손을 얹는 나은.

“네에...”

“이세호. 가서 휴지들고와.”

뒤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구경만 하고 있던 세호가 재빨리 엄마

의 지시에 따라휴지를 뽑아왔다.

휴지를 받아든 나은이 수진의 얼굴을 천천히 닦아주었다.

“우리 수진이 세호가 1이 적힌 스티커 안줘서 속상했구나.”

“…네에.”

설움에 가득 찬 울음이 잦아들자 나은은 대화를 차분하게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우리 세호가근데 혹시 그스티커들 누구한테 줬는지 이야기는했니?”

a

...아니오.”

그것까지 물어볼 겨를도 없던 수진이 었다.

소녀에게는 스티커들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크나큰 마음의 상처였고, 세호가 그것에 대해 무심하다는것 또한 못지않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잠깐 아줌마 따라서 이리로 내려와 볼까.”

나은이 손을 내밀자 수진은 나은의 손을 붙잡고는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조금 전 아이들이 소개시켜주었던 부엌.

수진은 나은이 어째서 자신을 이곳에 데려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 볼래. 수진아?”

나은이 손가락으로 가리 킨 곳으로 고개를 들자, 그곳에 는 수진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숫자 1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져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동공.

수진이 설명을 요구하듯이 나은을 바라보았다.

“저 스티커는세호가오래 전에 아줌마한테 준 거였어.”

사고가 멈춘다.

스티커를 한 번 보고, 나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더 바라보는 수진.

세호가 말했던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 엄마였단 말인가...?

서러운 것이 녹아내리면서도 어이가 없었던 수진은 표정을 관리하지 못했

다.

“세호가 아줌마한테 맡겨둔 거였는데, 이게 원래 수진이 거였다는 것을 세

호가 말을 안했지 뭐니.”

나은은 이것이 지금 엄마로써 할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했다.

어린 아들의 잘못은 곧 엄마의 잘못.

나은은 진심을 담아 수진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아줌마가 갖고 있어서 미안해. 수진아.”

“아... 아니에요... 엄마는... 엄마한테는 줄수 있는 거죠.”

반면 수진은 누구한테 줬는지 묻지도 않고 눈물부터 짜버린 자신이 부끄

러웠다.

엄 마한테 줬다고 하면 분명히 그러려 니 하고 넘 어 갔을 것이 었다.

수진도 엄마가 제 일 좋았다.

그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속상함을 느낄 구석은 하나도 없었다.

말해주지 않은 세호도 야속했지만, 물어보지도 않은 자신도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다.

“이거 수진이한테 돌려줘야하는데 이미 붙여버려서 세호가다음 에 새로

스티커 사다줘도 괜찮을까?”

“네...”

“이세호.”

이 모든 장면을 벽 뒤에서 슬쩍 지켜보고 있던 세호를 나은이 불러 세웠다.

“너 여기 서.”

수진 앞에 모자란 아들놈을 세워놓은 나은.

“수진이한테 사과해.”

“미안해. 수진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수진을 울린 것은 명백히 본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

던 세호가 정중하게 사과했다.

“아니야... 내가몰라서 그랬어...”

일단은 상황을 매듭짓기 위해 최대한 나긋하게 진행하고 있었지만 나은

은 이가 까드득 갈렸다.

도대체가 뭐라고 해놨길래 애가 저 상태가 됐단 말인가.

손님을 보내고 나서 씁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에 나은은 벌써 골이 띵해

졌다.

“세호. 그러면 새로 스티 커 사서 수진이한테 다 주는 거 야. 알겠지 ?”

“네에...”

..엄마가주지 말라고 해놓고 이제는다줘버리라니.

분위 기상 반항은 하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불만을 궁시렁거리는 세호였다

“근데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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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 나은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2는 어디에 있어요?”

“2는 말이지...”

“나한테 있어.”

어디서부터 듣고 있었는지 알수 없었지만돌연 모습을 드러낸 세화.

그녀의 손에는 필통이 쥐어져 있었다.

“ 자.”

뚜껑을 연 세화가 2 스티커를 떼어 수진의 손등위에 붙여줬다.

“이 거 너 가져.”

수진 에 게 는 무엇보다 탐나는 물건 이 었지 만 세 화에 게 는 아무 의 미 도 없는

그닥 예쁘지도 않은 스티커 중 하나에 불과했다.

“지... 진짜 나 가져도 되는 거야?”

“응.”

‘나 필요없어.’라고 생각했지만 세화는 세호와 반대.

수진이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녀는

그 말을 절대로 밖으로 내지 않았다.

“아휴〜 우리 세화. 착해. 양보도 할 줄 알고〜”

진짜 딸밖에 없구나.

남자애 쌍둥이 둘이 었으면 도대체 무슨 사단이 났을까 싶었던 나은이 었

다.

- 꼬르르륵

흐르고 있던 정적을 깬 것은 수진의 배에서 난 알람소리였다.

“어휴. 벌써 밥 시간이 됐네. 수진이 배고프구나?”

“아... 아니에요...”

이건 그냥 울어서 난 소리인 것이 분명했다.

평소에는 잘 안 꼬르륵 거리는데 .

괜히 민망해진 수진은 고개를 숙였다.

“아줌마가 얼른 맛있는 거 해줄게.조금만 기다리렴. 이세호.”

“네.,,

이번에는 또 뭘 시키려고 그러나 쭈뼛쭈뼛하게 서있는 세호.

“수진이랑 보드게임 했어, 안 했어.”

“아직 못했어요.”

“그러면 세화랑 같이 가서 셋이 사이좋게 보드게임 하고 있어. 알겠니?”

거부권 따위는 없었다.

“네.,,

“세화도 괜찮지?”

“그럼요. 가자. 얘들아.”

나은의 싸인을 이해한 세화가 아이들을 데리고 씁층으로 올라갔다.

“하아...”

아이들이 올라간 것을 확인한 나은은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이마에 흐르

는 땀을 닦아내고는 거실로 소파에 잠깐 털썩 주저앉았다.

- 탈칵

안방 문이 열리자아직 물기가남아있는머리 그대로나은곁에 다가오는

민호.

“세호. 무슨일 있었어?”

“나 진짜 미쳐버리겠네. 그냥.”

“왜 그래. 당신.”

아내의 기분이 확 처졌다는 것을 확인한 민호가 나은의 옆에 가서 앉았다.

“아. 몰라요. 진짜. 당신 아들. 아주 그냥 어휴...”

“야.나은아.당신 아들이라고하기에는네 아들이기도한데.”

“말대꾸 하지 마요. 그거는 왜 하자고 그래갖고.”

애들 놀러온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안방에서 성기를 놀리던 남편놈도 제정

신은 아니 라고 생 각했다.

“아니... 야... 그건 너도 즐겼으면서...”

이제 보니 세호나 민호나 다를 것이 없었다.

“됐어요! 이따가수진이 집 데려다주고나서 당신은 집 좀 나가있어요.”

“왜.뭐하게.”

“세호한테 따끔하게 한 소리하려고요.”

아이들에 게 무른 민호는 보나마나 자신이 윽박을 지르는 순간 쉴드를 치

며 자신을 저지할 것이 뻔했다.

“내 가 나가있어 야 할 정도로 뭐 라 하려고?”

아들.도대체 뭔 짓을했길래 엄마가 이렇게 화를 내니.

나은이 이렇게까지 짜증을내는것은흔치 않은 일이었다.

“네.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있어요. 아니면 작업실에 한 한 시간 정도만 들어

가있던가.”

“알았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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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아내의 말은 절대적.

민호는 순순히 그녀의 말에 복종해야만 했다.

“나이제 저녁해야되니까 당신도이리 와서 감자좀까요.”

아주 긴 밤이 찾아오리 라는 생 각이 드는 나은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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