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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33화 (233/276)

땘 233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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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 •• ”

모두가 시끌벅적 떠들고 있는 쉬는 시간.

수진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끝이 보이지 않는 자책을 시작했다.

[그건 잘못된 거야.]

갑자기 종이 울리는 바람에 끝까지 설명을 들을 수도 없었지만 수진은 어

째서 세호가 저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언제나 좋은 것을 주는 세호였는데 자신의 조급함이 그걸 망쳐버린 것이

었다.

아.그냥세호가 먼저 주는 걸 기다릴 걸...

역시 그렇게 하는 편이 더 기분도좋고 인정받는느낌도 날 것 같은데...

“수진아. 왜그래?”

반쯤울상이 되어버린 짝꿍을 지켜보던 미연이 수진에게 물었다.

“ 나는 바보야.”

“응? 네가왜 바보야?”

“미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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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응•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소녀는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만약에 네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는데 말이야.”

응응

응 응•

99

본능적으로 이것이 수진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린 미연이 세차게 고개

를 끄덕였다.

“네 가 걔한테 막〜 이 거 해달라 저 거 해달라고 졸랐어.”

“흐음... 일단알겠어. 그래서?”

“그랬더니 걔가너한테 딱이렇게 말했다? ‘그거 잘못된 거야.’ 이렇게?”

자세한 내 막을 알 리 가 없었던 미 연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근데 수진아.”

흔들리는 동공으로 짝꿍을 마주하게 된 수진.

“내 생각에도 그건 네 가 잘못된 거 같은데 ?”

아아... 역시 잘못한 건 나였구나...

나는 그저...

그냥...

소녀의 눈에 깃든 것은 절망에 가까웠다.

슬슬 다가오는 학기말 시험.

사실 초등학생 들이 라 이 렇다 할 의 미를 두기도 그랬지 만 그래도 한 학기

에 한 번 있는 평 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모범생인 세화는 오늘도 영어 교과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야.이세화.”

“왜.”

익숙한 목소리 에 고개를 들자 거 기 에는 허 리 에 두 손을 짚고 있는 쌍둥이

가 있었다.

“엄마가주신 캐러멜 남아 있냐?”

“응.있긴한데.”

“그거 나주라.”

“왜.”

세호는 자신에 게 뭐 맡겨라도 놨단 말인가.

뻔뻔한 그의 태도에 그닥 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유라도 물어보

자 싶었던 세화였다.

“나필요해서.나중에 집 가서 내가다른거 줄게.”

참으로도 우스운 답변 이 었다.

어차피 쌍둥이가 집에서 먹는 과자나 음료는 모두 가족 모두를 위해 부부

가준비해둔 것들.

세호는 아빠가 찬장에 넣어둔 과자를 자신에게 주겠다는 의미였다.

그나저 나 먹고 싶 어 서 가 아니 라 필요해 서 라...

“너 먹게?”

“아니 좥 필요해서 라니 까. 아. 빨리 좀 줘 봐.”

분명 어제 수진이한테 맛있는 걸 가져다주겠다고 했는데, 세호는 깜빡

하고 집에서 초콜릿을 챙 긴다는 것을 깜빡한 상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가족인 쌍둥이에게 SOS를 요청했으나 저 뺀질이

같은 이세화는 질문만주구장창하고 캐러멜을 내놓지도 않고 있었다.

세화가 가방을 뒤적여 물건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자 세호는 거의 강탈

하듯이 손으로 캐 러멜을 휙 낚아채 갔다.

“고맙다? 이따 갚을게?”

“야! 이세호!”

아직 준다고 말도 안했는데 저러네.

정말이 지 짜증나는 타입 이 라고 생 각한 세화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고

는 다시 연필을 쥐었다.

반면 복도를 질주하기 시작한 세호는 계단을 한 번에 두 칸씩 점프하듯이

올라갔다.

분명 수진이가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리하여 도착한 꼭대 기층.

역시나 수진은 세호의 예상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수진아!”

“안녕. 세호야.”

방긋 미소를 짓는 수진.

“아.늦어서 미안해. 내가조금밥을 천천히 먹어가지고...”

“아냐아냐. 나는 진짜 괜찮아.”

수진은 세호의 [잘못된 것] 발언 이후에 그에게 한번도 싫은소리를 낸 적

이 없었다.

조금은 다른 이 야기를 하고 싶은 때도 그냥 가만히 세호의 이 야기를 듣기

만 했으며, 취향이 아닌 사탕을 받았을 때도 뱉고 싶은 것을 꾸욱 참고는 입

에서 녹아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자.이거.”

세호가 캐러멜을 내밀자 수진은 오늘의 선물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

정 말 다행 이 라는 생 각이 들었다.

얼굴을 구기지 않고 맛없는 사탕을 먹는 일은 무척이나 괴로웠던 까닭이

었다.

“고마워. 세호야.”

벌써 이 상태를 유지한지 1주일이나 지났음에도 세호는 스티커에 대한 언

급이 하나 없었다.

그 사실이 수진에 게는 너무나도 잔혹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반복해서는 안됐다.

그녀는 다시는 스티커 이야기를먼저 세호에게 꺼내지 않으리라다짐했

고, 소녀는 우직하게 자신의 행동 방침을 지켜나갔다.

“맛있어?”

“응.맛있어.”

수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주자 세호는 잘했다는 듯이 수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소녀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 어주는 세호.

비록자신이 포리에게나할 법한 손짓이었지만 세호가 머리를 쓰다듬어주

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이번 주 가기 전에 우리 집에 너를초대할까하는데.수진아.”

“…정말?”

수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세호의 집이라니... 어떡해... 어떡하지...?

“응! 엄마한테도 물어봤어. 내가.”

나은에 게 는 수진 이 를 집 에 데 려 오고 싶 다고 말한 세 호였다.

당연히 나은은수락할수밖에 없었다.

수진이네 집에서 이미 세호는 한번 놀다왔었고, 심지어 세호는수진에게

무척이나 실례되는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까지 아들이 극찬하는 아이의 얼굴이 궁금했던 것도 한 몫했다.

“어... 언제가 좋은데?”

빨리 정신을 차리고 준비를 해야만 했다.

“수요일 금요일은 영어 학원 있어서 힘든데, 목요일 어때?”

목요일은 수학학원 있는데...

원래라면 당연히 예정이 있어서 힘들다고말해 야했으나수진은혹시나 이

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가되는 것이 두려워 거짓을 뱉었다.

“난 좋아!”

“그래? 그럼 엄마한테 목요일날데려온다고할게.”

“근데 나너희 집까지 어떻게 가?”

“아〜 아빠가 학교 끝나면 태워다 주실 거 야.”

늘 세화와 세호가 타니던 그 차에 나도 탄다는 건가...?

언제 나 부러운 눈길로 바라만 봤던 차량이 었다.

“그렇구나.”

“응! 수진이 네 가 오면 분명 우리 엄마가 엄청 맛있는 요리를 해주실 거야!

세호는 언제나 엄마의 요리 실력을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했다.

자랑할 기 회 가 그닥 없어서 그렇지 , 기회 만 된 다면 세 호는 하룾종일 엄 마

의 특기 메뉴를읊을 수도 있었다.

“기대하고 있을게.”

“거 짓말 안 하고 외 식 하는 것보다 맛있다니 까?”

세호는 수진의 손목을 붙들고는 조잘조잘 엄마의 요리 메뉴들에 대한 이

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수진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

소녀는 그저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새하얀 손을 물그러미 바라볼 뿐

이었다.

위이이이잉

집 안에 울려퍼지는 청소기 소리.

나은은 매번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언제 끝나나 싶은 생각에 시달리고는

했다.

단독주택도 좋고, 집이 넓은 것도 좋았지만 다음에 이사를 가게 된다면 무

조건 아파트로 가리라.

청소가 일반적인 집들에 비해 두 배는 걸리는 것 같았다.

비 단 집 만 청소해 야 되 는 것도 아니 었다.

가을에는 마당에 가득 내려앉는 낙엽들도 쓸어야했으며 겨울에 눈이 올

때면 도로까지도 치워 야하는 것은 여간 번거롭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좋은 점만 있냐하면 그건 아니었다.

남편과 자신만을 위해 설계된 집은 온전하게 부부의 생활을 유지시켜주

고 있었으며,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정원은 어린 아이들과 부부에게 많은 따스

한 기 억들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이 었다.

“뭐야. 청소중이네. 도와줄까?”

때마침 연재를 끝내고 정문으로 돌아온 민호가 땀을 닦고 있는 나은에 게

물었다.

“아.그러면 걸레질만좀해줄래요?”

“근데 이미 충분히 깨끗해 보이는 걸?”

바닥에 광이 나는 정도는 아니었지 만 충분히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 민호

였다.

“오늘 손님 오잖아요.”

“손님? 손님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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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세호가말 안했어요?”

차에세 무슨 대화를 했나 곰곰이 떠올린 민호가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 맛있는 거 엄마가 해준다는데?”

세호가 민호에 게 말해 야만 하는 의 무는 없었지 만 나은은 참 앞뒤 짤라먹

고 이 야기하는 건 남편이 나 아들이 나 똑같다고 생 각했다.

“오늘 애들 친구 수진이 놀러온대요.”

“아.그 가스라이팅 걔?”

“이 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내 가 단단히 말했으니까 그 표현은 쓰지 말죠.”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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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가불편해 보이시는 아내님을 긁을 이유는 없었다.

“어후... 아무튼… 오늘 수진이 오거든 안방에 나가서 좀 나오지 말고 있어

요.”

“왜.”

“애들 노는데 불편하게 뭘 왔다갔다 하려 그래요.”

아이들이 집에서 친구와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구경하고 싶었던 민호는

조금은 시무룩해 진 얼굴로 걸레 에 물을 짰다.

“아니. 당신. 삐졌어요?”

“아닌데.”

“뭔가 기분상한 것같은데.”

나은이 까치발을 들고는 민호의 볼을 쿡쿡 찔렀다.

“당신은 나랑 놀면 되죠. 뭘 또 그러고 있어요.”

뭔가 힘을 내서 걸레질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민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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