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226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자 여러분 오늘은 마지막으로 옆자리 친구와 간단하게 프리토킹하고 끝
내도록 할게요.”
영어학원에서는 정기 시험이 있는 날이 아닌 경우에는 끝자락에 언제나
짧은 프리토킹 시간이 있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수진과 세화는 언제나 같이 앉았기에 두 사람은 영어
로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How was your day?"
그날 배운 문장을 사용해보는 것이 교육의 목적.
세화가 먼저 질문을 던지자 수진은 알고 있는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대답
해 보았다.
“It was great. How about you?"
"Nothing special."
오늘 하루가 어땠냐는 질문에 세화는 특별할 것 없다고 답했다.
뭔 가 이 야깃거리 가 있다면 좋으련만 애 석하게도 세화에게 오늘은 재미 있
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신경 쓰인 일이 있었다면 지훈이 자꾸 자신 쪽을 힐끔힐끔 바라본
다는 것 정도.
하지만그건 세화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남자애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거야 일상적인 일이었고, 좋아하는 여자애
를 몰래 바라보는 것 정도야 세화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 었다.
“Do you know your brother is coming my home tomorrow?"
어려운 영어가 아니 었지만 세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Saeho is visiting your home?"
"Yes! My mom said it is okay!"
두 사람이 점점 친해지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집에 놀러가다니.
흐으음.
아무래 도 세호는 자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 서 엄 마에 게 허 락을 구한 모양
이었다.
“What are you going to do tomorrow?"
그나저나 세호는 여자애 집에 가서 도대체 뭘 한단 말인가.
기본적으로 세호는 게임을 좋아하고, 구기 종목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이
였다.
그렇게 여자애 집에 가서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We will watch animation!"
“Animation?"
"매... 매지컬 블래스트?“
수진은 제대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지만 세호가 이야기해줬던 만화의
제목을 읊어보았다.
세 화는 이 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도대 체 이 게 무슨 이 야기 인지 감이 오
지 않았다.
도대 체 세호는 왜 수진이 네 집 에 가서 자기 가 좋아하는 만화를 본단 말인
가.
“Do you like animation?"
수진이가 만화를 좋아한다는 건 완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데...
“Umm... No."
심지어 수진은 만화를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자〜 다들 고생했어요! 옆자리 친구하고 인사들 하고 다음 시간에 보도록
할게요〜 굿바이〜 에브리원〜”
선생님이 수업이 끝났음을 알려주자 학원이 끝난 아이들이 우르르 짐을
싸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수진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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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가 필기구를 정리하고 있던 수진을 향해 물었다.
“근데 너희 집에 가는 건 세호가가고싶다고해서 가는 거야?”
“아니. 내가 초대한 거야.”
쑥스럽다는 듯이 세화를 바라보는 수진.
“세호.그렇게 좋은 아이 아니라고 내가얘기해줬던 거 같은데.”
세화는 수진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한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언짢았다.
“아니 야. 세호는 착한 아이 인걸?”
수진에게 있어 지금의 세호는 가족을 제외하고는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매 일같이 자신에게 예쁘다고 이 야기해주고, 점심시 간마다 시간을 내 자
신을 보러 와주는 아이 였다.
그런 세호를 나무라는 것은 암만 가족인 세화라고 해도 그만해줬으면 하
는 바람이었다.
“이세호가뭐가착한데.”
이유나 들어보자 싶었던 세화가 팔짱을 끼고 물어보자 수진은 갈등에 기
로에 섰다.
수진과세호의 관계는 현재 모두에게 비밀.
남들에게 떳떳하게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건 세호의 말을 어기는 것과 마찬가지 였다.
어쩌면 멋대로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했다가는 스티커를 다시
회수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 었다.
그건 싫었다.
어떻게 얻은숫자 嬖인데...
머리도 자르고 옷도 새로 샀다.
심지어 젤리도 좋아한다고해서 편의점에서 슬쩍 준비해둔 수진이 었다.
“내가나중에 이야기해줄게. 세화야.”
언젠간 세호에게 허락을 구하면, 세화에게도 떳떳하게 자랑하리라.
분명 세화도 자기 쌍둥이의 칭찬을 들으면 기뻐할 것이었다.
“그래? 그럼 나중에 꼭 이야기해줘.”
어차피 아빠가 밑에서 기다리고 계셨기에 오래 이 야기할 시간도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에 내려간 세화는 아빠의 차에 탑승했다.
먼저 수업이 끝났는지 뒷자리에 앉아있는세호.
“이세호.”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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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수진이네 가기로 했다며.”
일부러 세화가 알면 귀 찮게 굴까봐 엄 마한테도 따로 말했는데 수진은 그
사이를 못 참고세화한테 이야기를 한모양이었다.
‘응왜.
그걸 안다고 한들 안 갈 것도 아니고 그냥 적당히 대답해주자 생각한 세호
는 또 무슨 할 말이 있냐는 듯이 세 화를 바라보았다.
“가서 뭐하게.”
“만화볼 거야.”
“수진이 만화 안좋아해.”
“아니거든. 수진이가 먼저 보자고 했거든.”
가만히 두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민호는 아들에게 한 마디 했다.
“세호야. 수진이네 집 가면 예의 바르게 해야하는 것 알지?”
“그럼요!”
“친구한테도못되게 굴면 안되는것도명심하고.”
“내 가 수진이한테 얼마나 잘 해주는데요.”
다른 여 자애 들이 면 몰라도 수진이 한테 는 엄 마가 아빠에 게 하듯 잘해준
다고 믿고 있던 세호였다.
“그러 면 가서 수진이 가 하고 싶다는 걸 해 야지 . 왜 네 가 좋아하는 만화를
보냐니까.”
“야. 이 세화. 수진이 가 나 초대한 거 야. 내 가 수진이 한테 가고 싶다고 졸라
서간게 아니라고.”
괜히 심술을 부리는 것 같은 쌍둥이의 모습에 세호는 기분이 퍽 상했다.
하지만 이들이 이러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세호도 가끔씩은 세화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날이 있었고, 두 사람이 본
격적으로 투닥거리기 시작하면 언제나 그걸 뜯어말리는 것은 나은의 몫이었
다.
“얘들아. 아빠. 운전해야되 니까 싸우지 말고.”
민호는 빨리 나은에게 이들을 호송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
“오.희망아파트다!”
수진의 집인 희망아파트는 세호네 집에서부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
다.
비 탈길을 타고 쭈욱 내려와 예전에 다녔던 태권도장을 지나면 놀이 터가
하나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희 망아파트가 자리 한 곳이 었다.
“여기 와본 적 있어?”
“응! 예전에 같이 태권도 다녔던 친구도 여기 살았었거든.”
“…여자애야?”
뇌 에서 필터링을 거쳤다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반응해버린 수진.
왜 자신이 그런 질문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은 궁
금했기 에 수진은 세호의 대 답을 기 다렸다.
“아니? 남자애였어.주혁이라는 애인데 내가걔 겨루기에서 이겼다?”
반면 수진의 질문에 별 의식을 하지 않은 세호는 군대에서 갓 전역한 병장
마냥 자신의 태권도장 라이프에 대해 수진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이 줄넘기 대회에서 1등을 한이야기.
겨루기에서 호각을 이뤘던 라이벌 친구 이야기.
여름에 태권도장에서 수영장에 가는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서 핫도그
를 사먹은 TMI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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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호의 말을 듣고는 있었지만 수진은 그런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자신이 새호를 희망아파트에 처음으로 데려온 여자아이라는 사실만
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 었다.
“몇 층이야?”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두 어린이.
“4층!”
“오! 진짜?”
“왜?,,
4층이라는층수가특별할것이 있던가.
세호의 대 답을 들은 수진은 눈이 한층 더 커 다래졌다.
“내 가 오늘 가져온 스티 커도 4니 까!”
무려 집 에 까지 초대 하준 착하고 예쁜 여 자애 였다.
당연히 수진이 는 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 각한 세호.
“그... 그럼 오늘 그거 주는 거 야?”
콩닥콩닥.
아직 영어학원 같은 반 되는 것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이걸 오늘 받는다면
그다음에는...
3.
정말로 1 까지 단두 계단밖에 남아있지 않은 거였다.
자신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세호는 자신에 게 필요한 것을 주는 아이 였
다.
평범한 저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해주었으며, 사랑받는 듯한 기
분을 느끼게 해주는 세호였다.
“어... 어서들어와.”
자그마한 손바닥으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가린 채 입력한 수진.
이윽고 잠금장치가 열렸고 안에서는 누군가 현관을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오렴:
수진의 엄마를 처음으로 마주한 소감.
그건 수진이 세화처럼 자신의 엄마를 쏙 빼닮았다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아빠가 강조했으니 수진의 엄마에게는 공손하게 인사를 해야만 했다.
“네가 세호구나. 우리 수진이가 참 너를 좋아하는 것 같던데.”
직접적으로세호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수진이었지만, 그를 집으
로 데려오기로 한 이상 수진은 세호에 대한 설명을 안 할 수 없었다.
최대한 간략하게 한다고 했지만 수진은 아이고 엄마는 성인.
딸아이 가 이 남자아이에게 홀딱 반했다는 것 정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
었다.
아마최근에 옷이나 악세사리에 신경을 쓰게 된 것도 이 아이 탓이리라.
“아. 엄마! 내가 언제 그랬어요!”
수진은 행여 엄마가 자신의 계획을 그르칠까초조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