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223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수진아. 정말로자를 거니?”
수진 엄 마는 수진을 불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응.자를 거야.”
아이 가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해서 일단 데 려는 왔는데,어째 수진이의 표
정이 밝아보이지 않는 것이 자꾸 엄마의 눈에는 걸렸다.
“수진이 원래 긴머리 좋아했잖아. 이제는 싫어?”
“으음...그건 아닌데...”
이걸 하지 않으면 세호가스티커를 주지 않으니까.
엄마가 의 아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수진은 애써 표정을 고쳤
다.
“나. 이제 짧은 머리 하고 싶어서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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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엄마의 손을 잡고 미용실에 들어간수진.
“아이 머리를 좀 자르려고 하는데요〜”
“네〜 어머님〜 어떻게 해드릴까요〜”
“수진이 네가 말씀드릴래?”
고개를 끄덕인 수진이 자기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세호가 자신의 어깨 위 에 손을 올렸던 위치 그대로 최대한 기 억을 더듬어
흉내 낸 수진은 미용사를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단발로하고 싶어요.”
“알겠어요〜그럼 선생님이 잘 잘라줄게요〜”
싹둑싹둑
미용사가 가위질을 시작함에 따라 바닥에 흐트러지는 수진의 머리카락.
다시 기르려면 최소한몇달은 다시 길러야만하는 길이였다.
복잡한 심경이 었다.
세호한테 예쁨 받을 것은 좋으면서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은 제 눈에는
마음에 차지 않았으니.
“짠! 다 됐어요.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봄기운이 남아 따듯한 날씨 였음에도 수진은 가벼워 진 머리 카락 탓에 조
금은 서늘하다고 느꼈다.
“네...마음에들어요...”
집 에 돌아온 수진은 필통 속에 붙어 있는 숫자 뫫를 물끄러 미 바라만 볼 뿐
이었다.
…
머리를 자른 다음날.
수진이 머리를 잘랐을까 궁금해하며 계단을 타고 올라간 세호는 입꼬리
가 저 절로 올라갔다.
“머리. 잘랐네?”
“…응.”
오늘의 복장은 노란색 티셔츠에 흰색 바지.
바지를 입고 온 것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세호는 굳이 지적하지 않
았다.
“잘했어.”
세호는 역시 수진에게 제안해 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1달도 되지 않는 시간 사이에 수진의 발전은 눈부셨다.
이제 옷도 제 얼굴에 맞게 잘 입었으며 헤 어스타일도 얼굴이 더 돋보일 수
있게끔 정돈되 었다.
역시 자신에게는 뛰어난 안목이 있었다.
“…부족해.”
자그마한 목소리로 수진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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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뭐가 부족해?”
“더 칭찬해줘.”
평소에는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 아니 었지 만 오늘은 똑똑히 대 가를 받아
내고 싶은 그녀였다.
무려 평생 유지한 헤어스타일을 그의 말 한 마디에 바꾼 그녀였다.
‘잘했어.’ 한마디 정도로는간에 기별도 가시지 않는느낌.
“머리정말잘 어울려.”
“더.,,
자꾸만 더 칭찬을 강요하는 수진의 모습에 세호는 조금은 어리둥절했다.
뭔가 나는 칭찬을 다 한 것 같은데 자꾸 또 시키는 느낌 ?
무슨 말을 해줘야좋을까싶었는데 역시 이럴때는 아빠와 엄마를 참고하
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았다.
“너보다 예쁜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아빠가 엄마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언제나 엄마를 웃게 만들어주었다.
안 그래도 엄마한테 빈 말이라도 좋으니 여자아이들의 외모에 대해서 예
쁘다고 해주라고 한 소리 들었던 세호는 옳다구나 하고 민호의 멘트를 써먹
었다.
“지...진짜로...?”
수진의 눈이 커다랗게 변한다.
새빨갛게 물든 볼.
짧은 머리카락 탓에 침울해졌던 기분도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수진은 생각했다.
“응!,,
“그... 그럼 내 가 세 화보다 예 뻐 ?”
수진의 주변에서 가장 예쁘기로 소문이 자자한 것은 세화.
실제로 세화의 오똑한 코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누가 보더라도 인형
같이 생겼다는 느낌을 자아냈다.
“세화라... 음...”
세호의 객관안이 또다시 수진을 스캔한다.
확실히 예쁜 아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세화의 호적수라고 하기에는 아직
은 좀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이걸 말해줘야 할까. 말까.
이 미 거 짓말을 한 번 한 세호는 에 라 모르겠다 한 번 더 거짓말을 했다.
“그럼! 수진이 네가 이세화걔보다는훨씬 낫지!”
세호가 망설이는 동안 숨을 참고 있었던 수진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
다.
“고마워. 에헤헤.”
밝게 웃는수진을보니 세호는 역시 자신의 선택은틀린 적이 없다는 생각
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오늘은 어디다 붙여줄까?”
숫자 嬖가적힌 스티커.
약속은 확실히 지 켜 야만 하는 법 이 었다.
“세호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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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늘은 그거 붙이고 다녀도 괜찮아?”
비 밀로 하라는 말에 언제 나 혼자만 볼 수 있는 필통 안쪽에 스티 커를 붙이
고 다녔던 수진이 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남들이 보더라도 스티커를 뽐내고 싶은 기분이 었다.
“응? 난 상관없지.”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수진에 비해 별 생각이 없는 세호.
스티 커를 잃어버 리 지 만 않는다면야 어디 에 붙이든 본인의 자유라고 생 각
했다.
“그럼여기다해줘.”
수진이 자신의 오른쪽 손목을 콕 찝 었다.
“근데 여기다붙이면 떨어지지 않을까?”
“오늘만붙이고다니고 내일은다시 필통에 붙일 거야.”
“그렇구나.”
비닐을 떼어낸 세호가 떨어지지 않게끔 살살 수진의 손목을 어루만졌다.
새하얀피부위에 마치 문신처럼 남게 된 숫자.
수진은 만족스럽 다는 얼굴로 스티 커 가 붙은 자신의 손목을 어루만졌다.
“세호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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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더 열심히 하면 1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었지만 세호는 그녀의 질
문에 멈칫할수밖에 없었다.
“1은... 그래도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E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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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1은 엄마를 줘 버렸으니까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는 세호였다.
“그럼 씁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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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이 안되냐고 땡깡을 부리기보다는 그 밑을 노린 수진.
“2도 좀...”
아이씨... 씁는솔직히 수진이 줄 수 있었는데...
세 화가 달라고 엄마 앞에 서 투정을 부리 지 않았더 라면 씁가 적힌 스티 커도
수진이를 줄 수 있었을 것이 었다.
세호가 점점 더 곤란해 할수록 수진은 마음이 꺾 이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
다.
“세호너는내 1번인데...”
수진이 가 섭 섭하다는 듯이 중얼거리 자 세호는 미 안함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냐아냐. 1 번도 못할 건 없다고 생 각해 ! 다 네 가 노력 만 한다면 할 수 있
어!
우리 아빠도 그랬어! 노력으로 안되는 건없다고!”
이럴 때 쓰라고 알려준 말은 아니었지만 세호는 민호의 말을 열심히 차용
해가며 변명을 이어나갔다.
여전히 심드렁한표정의 수진.
세호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진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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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호가두손을 뻗어 수진의 어깨에 얹었다.
“진짜로 내 말 믿어. 네가 노력하면 너는 결국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
야.”
엄청나게 진지한표정과갑작스러운스킨쉽 에 수진은무언가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도 또기다릴게.”
그 말을 남긴 세호는 등을 돌리고는 다시 제 반으로 돌아갔으며 수진은
잠시 멍하니 세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만 보았다.
…
“세화야. 오늘 국어 숙제다 했어?”
물론 세화는 모범생이니까 지훈의 도움이 필요 없을 수도 있었다.
“아. 마지막문제 조금 어려워서 잘모르겠기는 한데...”
장난을 잘 받아주는 아이가 아니었기에 지훈은 용건 없이 세화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괜한 이 야기를 꺼 내서 싸늘한 분위 기 가 되는 것도 싫었고, 자신이 말주변
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아이 였음에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었다.
“그럼 내 것좀보여줄까?”
그래서 공부가 특기였던 지훈은 언제나 숙제가 있는 날이 좋았다.
자신이 세화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그날만큼은 세화한테 편하게 말을 걸어도 괜찮은 이유가 있는 날이었으
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세화의 대답에 지훈은 손발이 벌벌 떨렸다.
“아. 미안. 근데 지훈이 네 건 괜찮아.”
“괜찮다는 게 무슨 말이야? 아니야. 너 봐도돼. 진짜로!”
“아니아니.그런 게 아니라. 너 지난번 국어 쪽지시험 100점 아니었잖아.”
“그... 그건 실수로...!”
구차한 변명임은 본인도 알고 있었다.
하지 만 그건 실수였다. 정 말로 깜빡하고 답안을 잘못 쓴 것 뿐이 었다.
세화가지훈이 100점인지 아닌지 알수있었던 이유는단하나.
선생님은 100점 맞은 친구들은 시험지를 돌려주실 때 불러주셨기 때문이
었다.
“혹시 내가네 것보고틀리면 어떡해.지훈아.헤헤.”
상큼한 미소를 짓는 세화였지만 지훈의 여린 마음인 갈갈이 찢겨나갔다.
“아니야... 세화야... 나진짜공부 열심히 했어... 나정말로숙제 다 맞을 수
있으니깐...”
“세화야!”
그 순간 옆에서 불쑥 튀 어나온 다른 남자아이.
종인이었다.
“어! 종인아!”
“이거만 알려주면 되는거지?”
종인이 국어책을 펼쳐 자신의 풀이를 보여주자 세화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종인의 설명을 들었다.
“이해됐어?”
“아〜 이 거 였구나〜 정 말 고마워! 흐!”
지훈은 형 언할 수 없는 박탈감에 시 달렸다.
저 자리는... 저건 나만 할수 있었던 건데...
“아. 지훈아. 이제 해결돼서 괜찮은 것 같아! 고마워!”
마지막일격을날리는세화의 모습에 지훈은힘없이 자리로 돌아가주먹
을꽉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