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220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1시간 전.
몸풀기를 끝내고 가벼운 훈련 후 연습 게 임이 시작되 었다.
팀은 선생님이 전체 밸런스를 고려해 임의로 분배.
축구 클럽 에는 세호와 같은 학교 친구들인 아이들이 대 다수였는데 걔중
에는 지훈도 포함되 어 있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경기 시〜 작〜”
선생님이 휘슬을 불자 아이들은 이리저리 흩어져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 여기!”
제법 축구를 잘하는 편이었던 세호는 공을 쥐고 있는 아이를 향해 큰 목소
리로 소리쳤다.
쾀툭
친구가 찬 공이 무사히 세호의 발에 안착하자 세호는 신나게 질주를 시작
했다.
요리조리 발재 간을 부리며 앞으로 전진하는 세호.
하지만 모든 수비수를 뚫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친구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 맞는 판단이 었지
만문제는...
“세호!”
세호와 함께 최 전방을 달리고 있던 아이 가 지훈이 라는 점 이 었다.
패스를 기회 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세호는 무시하고는 그대로 직진했다.
세호 딴에는 요전번에 숙제를 안 보여주며 사람을 차별했던 것에 대한 소
심한 복수였다.
그리고 결국 갈 곳을 잃은 공은...
-슈우우웅
골대를 아득히 넘긴 엉터리 같은슈팅.
“야! 이세호! 뭐해!”
지훈은 어이가 없었다.
조금 전 그 자리에서 패스를했다면 자연스럽게 득점을 했을 것 같은데 세
호는 이를 꽉 물고 자신에게 공을 넘기는 것을 거부했다.
혹시나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처음은 넘겼으나 지훈
은그게 아님을 깨닫는 데는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슈우웅
자신이 최적의 위치에 서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 각했으나 세호는 그냥 제
가 싫었는지 고의적으로 자신을 피해서만 패스하거 나 슈팅을때리고 있었다
•
이런 상황이 반복되 자 결국 화를 참지 못한 지훈이 세호를 향해 다가갔다.
“야! 이세호!”
“왜.”
화가 나는 듯 보이는 지훈과 달리 심드렁 한 얼굴의 세호.
“나한테 패스하라고! 이길 수 있잖아!”
“싫어:
“왜!”
“그냥 싫어.”
지난번 지훈이 자신한테 한대답과똑같은 거였다.
“하... 진짜... 어떻게 너랑세화랑남매인지 나는 이해가안된다.”
세화는 예쁜데다 심성도 곱고, 심지어 공부까지 잘했다.
헌데 세호는 어떻게 이렇게 못됐단 말인가.
“뭐...?”
세 호는 지 훈이 세 화를 거들먹 거 리 자 이 마에 힘 이 빡 들어 가는 것이 느껴
졌다.
“세화라면 그런 짓 절대 안 한다고.”
인내심의 끈이 뚝 끊어진 세호는 그대로 지훈의 어깨를 붙잡았다.
“씨이...최지훈…”
삐익!
아이들이 하라는 축구는 안하고 다툼이 있어보이자 선생님은 휘슬을 불
어 두 사람을 따로 불러냈다.
“너희 왜 싸우고 있어?”
“선생님 얘가저한테 일부러 패스도 안하고 슛도 이상한 대로 하고 그래
요!”
지 훈은 모범생 이 기는 했지 만 결코 대 인배 는 못 되 는 아이 였다.
하나하나 시시콜콜 선생님한테 모조리 이르는 타입.
반면, 세호는 아무런 항변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입술만 내밀고 있었다.
“하아...”
어차피 경기가 마무리되 기까지는 약 10분.
어린아이들을 다시 안 다투게끔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바삭한 선생님이
었다.
“선생님이 경기 중에 싸우면 어떻게 한다고했지?”
“…훈련한다고요.”
세호는 정답을 이야기했지만 지훈은 억울해서 펄펄 뛰고 싶었다.
잘못은 세호가 한 건데 왜 자기도 같이 묶여서 함께 훈련을 받아야한단 말
인가!
“자. 지금부터 게임 끝날때까지 너희는외곽을 빙글빙글돈다. 알겠지?”
“네.”
“네...?”
겸허히 받아들이는 세호와 울상을 짓는 지훈.
결국 두 사람은 나란히 운동장을 달리 게 되 었다.
수업이 끝날 때쯤 땀으로 흠뻑 젖은 세호와 지훈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관중석 에 앉아있던 아빠를 발견해 차에 올라탄 세호는 계속은 민호의 옆
자리에서 궁시렁거 렸다.
“진짜 지훈이는 공부만 잘하고 나머지는 바보에요.”
“친구랑 잘지내야지.”
“걔가 만약에 세화한테 못된 말을 하더라도 친하게 지내요?”
세 호가 고개 를 돌려 민호를 바라보자 민호는 피 식 웃음을 지 었다.
“그건 아니지.”
민호는 세호가 난동을 피우고 다니는 것을 좋게 보지는 않았으나 그렇다
고 호구가 되는 것도 절대 싫었다.
“세 호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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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누가 세화나 엄마를 못살게 굴잖아.”
비 록 아이 지 만 아비 로써 아들에 게 강조해 야만 하는 이 야기.
“그럼 그 사람을 절대 가만히 두면 안돼. 알겠지?”
응!”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고 착각한 세호는 힘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k * *
주말이 끝나고 돌아온 월요일 점심시간.
화장실 거울 안쪽에 선 수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복장을 점검했다.
엄 마아빠를 졸라 새로 산 노란 원 피스를 입고 온 그녀 .
일단 의상 준비는 잘 된 것 같은데 문제는 세호를 반에서 불러내는 것이 었
다.
비록 10번째로 친한 여자애 타이틀을 얻기는 했지만수진은 여전히 부끄
러움이 많은 아이였다.
남자애... 그것도 다른반 남자아이를 보고 싶다며 불러내다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세 호를 따로 불러줄 여 자애 가 있으면 좋기 는 하겠는데 ...
꿓반 앞에 선 수진은 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제 자리를 멤돌고 있었다.
“...수진아?”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 수진은 이내 행복한 웃음
을지었다.
목소리의 주인이 세호의 쌍둥이.
세화였기 때문이었다.
“어! 세화야!”
“우리반에 무슨 볼 일이라도 있어 ?”
멀리서부터 보인 수진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 며 초조한 표정으로 문 앞
에 서있었다.
“아... 그... 세호좀불러줄수있어?”
“세 호를?”
“응.”
세 화는 눈을 게 슴츠레 하게 뜨고는 수진을 다시 한 번 위 아래로 훑었다.
“흐으음〜”
“왜... 왜? 이상해?”
혹시 뭔가 잘못된 건가 싶어 수진은 허겁지겁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니? 세호는 왜?”
“어... 조금할 말이 있어서.”
“내가전해줄게. 여기서 말해.”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세호와 만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눈치.
이대로 물러나야하나 싶었던 수진은 눈을 딱 감고 용기를 내기로 했다.
“아... 아냐. 그럼 그냥 내가 이따다시 올게.”
너한테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명백한의사표현.
세화는 세호도 수진도 점점 더 자신에게 비밀이 많아지는 것 같은 것이 기
분이 좋지는 않았다.
“아냐. 세호 불러줄게. 기다려.”
교실 안쪽으로 들어서 세 호의 자리를 보자 세 호는 어 린 이용을 만화책 을
보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이세호.”
“왜.”
세화를 보자마자 또 무슨 시비를 걸러왔냐는 듯이 대꾸하는 세호.
“손님 온 것같은데?”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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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수진이가문밖에서 너 기다리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세호는 허겁지겁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머리이상해?”
“아니? 평소랑똑같은데?”
“땡큐.
자신의 등을 두어 번 토닥이 더 니 세 호는 후다닥 교실 밖으로 뛰 어 나갔다.
세화는 그 모습을 가만히 뒤 에서 지 켜만 보고 있었다.
“나 찾았다며!”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노란색 원피스.
수진은 역시나 세호가 예상했던 대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옷을 입고
왔다.
“아... 안녕 !”
분명 만나고 싶다고 생 각했는데 막상 인사에 서 삑사리 가 나버 린 수진 이
었다.
새빨갛게 물든 두 뺨.
인사부터 이렇게 엉터리로 해버리다니...
수진은 불과 30초만에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 잠깐만. • • ”
교실 안쪽으로 고개만 빼꼼들이민 세호가시간을 확인했다.
점심시간이 20분 정도 남았으니 잠깐 다른 곳에서 대화를 나눠도 좋을 것
같았다.
“우리 복도 말고 다른데서 이야기하자!”
“어디?”
수진이 되묻자 세호는 대답 대신 수진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 로 비 상계 단을 향해 나아가는 세호.
수진은 작은 심 장이 콩닥콩닥 뛰 는 것이 느껴 졌다.
학교를 탐험 한다고 남자아이 들과 모든 복도를 쑤시고 다녔던 세호에 게
조용한 장소로 그녀를 이끄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면 되려나?”
옥상 바로 밑에 층 비상계단.
사람들이 올라오는 발소리조차 하나도 들리 지 않았다.
“응...”
세호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자 수진은 심장이 찌르르 아파왔다.
“옷... 예쁘네...?”
세호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자 수진은 자신의 노력이 보답받는
듯한 느낌에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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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받고 싶었다.
세호가 자신을 정말로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조금 더 그의 입으로 듣
고싶었다.
“응. 진짜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야.”
손을 뻗은 세호가 어깨끈 쪽에 달린 리본을 어루만지자 수진이 몸을 부르
르 떨었다.
“수진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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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너무 내 말을 잘들어줘서 기분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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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호가 이를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내 가 조금 이따가 스티커를 줘도 될까?”
두근두근.
수진은 자신이 어떤 스티커를 받게 될지 몹시 기대가 됐다.
그냥 다른 귀 여운 캐 릭터 ? 그게 아니라면 그냥 무늬 만 있는 거 ?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소녀가그에게 물었다.
“어... 어떤 스티커인데?”
세호가 나지막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