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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18화 (218/276)

땘 218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네 가 1 o번째로 친한여 자애 니 까.]

점심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수진은 몹시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도대체 그런 말은 왜 했단 말인가.

분명히 특별하다고 말해줬으면서...

특별하다는 건 단 하나 뿐이나 얼마 없을 때 쓰는 말이라는 것을 수진은

잘 알고 있었다.

“...수진아? 왜그래?”

옆자리에 앉아있던 짝꿍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수진을 발견하고는 물었

다.

...미연아:

a

응?

99

“너는 만약에 친해 지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

좀처럼 자기 얘기를 잘하지 않는 수진이 이야기를 늘어놓자 미연은 귀를

쫑긋 세웠다.

“응응. 뭔데?”

“걔가 너한테 막 잘해주면서 칭찬도 해준다?”

“그럼 좋은 거 아니 야? 친해질 수 있겠네!”

미연이 당연하다는듯이 이야기하자 확실히 자신의 생각을 옳았음을 한

번 더 실감한 수진.

“근데 걔가딱 이렇게 말했어.”

“뭐라고?”

“10번째로 친한 친구라고.”

수진의 눈썹 이 불안한 듯이 휘 어지자 미 연은 잠시 생 각에 잠겼다.

“근데 뭔가걔가친구 많은애면 10번째도괜찮은 거 아닐까?”

“뭐 ?”

이 타이 밍 에 미 연이 공감해줄 줄 알았던 수진은 어 이 가 없다는 듯이 되 물

었다.

“만약에 친구가 100명인데 10번째면 좋은 거 아니야? 10명 중에 10번째

면 안 좋은 거겠지만.”

마냥 기분을 나빠하고 있었던 수진은 확실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는 생

각이 들었다.

“…그런가?”

“뭐 나는 100명까지는 없는 것 같기는 한데. 에헤헤.”

미연이 활짝웃으며 대답하자수진은 다시 한번 세호에 대해 생각해 보았

다.

세호는 인싸 중 인싸.

심 지 어 세 호한테 모욕당한 여 자애 들도 한 트럭 인 지금.

미연의 조언을 듣고 다시 되새 김질해보니 이건 어쩌면 상당히 높은 숫자

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이 있었다.

그냥 여자애도 아니 었다. 무려 친한 여자애.

자신은 단 두 번만의 대화로 저 칭호를 따낸 것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아직 자신은 세호의 취향에 맞는 옷을 입고 만난 적도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더 예쁘고 귀여운 옷을 입고 나간다면...

플라스틱 필통 안쪽 10이라 적혀 있는 검은 스티커를 수진은 지그시 바라

보았다.

“학교어땠어?”

오늘도 아이들을 픽업하러 학교에 도착한 민호는 애써 정겨운 톤으로 목

소리를 높였다.

“좋았어요!”

잠깐 지훈이 놈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세호는 그런 걸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타입.

집 에 아이 스크림을 사다뒀 다는 아빠의 말에 세 호는 행복한 미 소를 지 었

다.

“세화는?”

“나도 좋았어요.”

아빠는 이상하리만치 금요일만 되면 기운이 없어보였다.

보통 일하는 아저씨들은 금요일을 좋아한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

데.

세화는 왜 아빠는 힘들어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자.내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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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우르르 현관을 향해 달려가자 민호는 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

라보았다.

“엄마!”

삐약이 같은 애들이 집에 뛰어 들어오자 나은은 두 팔을 벌려 아이들을 맞

아주었다.

“왔어?

a

99

엄 마랑 포옹을 한 씁초는 제 대 로 했을까.

세호는 나은의 품을 쏙 빠져나가서 냉장고를 향해 짧은 다리를 굴렀다.

“아이스크림!!”

식구들의 아이스크림 취향은 무척이나 확고했다.

가장인 민호는 대가리가 깨져도 초코만 먹었으며 나은은 아이들을 출산

한 이후에도 딸기만 고수했다.

세호는 짜릿하면서도 새콤한 알갱이가 들어간 타입의 아이스크림을 좋아

했는데, 세화는 애늙은이처럼 녹차 맛이 제일 맛있다고 했다.

“우으음〜 이 맛이양〜”

나란히 소파에 앉은 세화와 세호.

“흘리지 않게 조심해.그거 흘리면 엄마또빨래 해야해.”

지난번에는 티비를 보며 시리얼을 먹고 싶다고 해서 나뒀더니 우유를 그

대로 소파와 카펫에 우유를 엎어버린 세호였다.

그날 얼마나 그거 치운다고 고생을 했는지.

“네!”

소파 끝자락에 걸터 앉은 나은은 아이 들이 예 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간식

을 먹는 것을 지 켜보았다.

“세호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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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빠한테 문방구 내려달라고 했다며.”

나은이 민호가 섹스 이후에 알려준 내용을 묻자 세호는 눈을 빙그르 굴렸

다.

“아. 나 갖고 싶은 샤프가 있어서요.”

“저거 거짓말이에요. 엄마.”

잠자코 모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세화가 치고 들어왔다.

“세호. 나한테도 저렇게 말했는데 축구했다가 망가졌다고 거짓말했어요.

진짜이세화.

사사건건 도움이 안 되는구나.

이러면 어쩔 수 없이 수진이에게 줄 스티커를 사러갔다고 말해야 하지 않

겠는가.

“흐음〜 아들.뭐 샀어?”

“그게요...”

“거짓말하면 엄마가 문방구 아저씨한테 물어본다?”

물론 실제로 그런 귀찮은 방법을 동원할 생각은 없었지만 세호는 지레 겁

을 잔뜩 집어삼키고는 사실을 이실직고했다.

a

...스티커요.

99

“스티커?”

세화도 나은도세호의 대답을 듣고는고개를 갸웃했다.

세호한테 스티커를 모으는 취미 같은 건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티커를 왜 샀어?”

“친구주려고요.”

세호가 기 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나은은 본능적으로 그 대상이

짐작가능했다.

“그 예쁘다고 했던 그 친구?”

엄 마도 그렇고 세 화도 그렇고 독심술이 라도 한단 말인가!

가끔씩 자신의 생각이 간파당할 때마다 세호는 흠칫흠칫 놀라고는 했다.

“…네.”

꼬맹이 주제에 벌써 예쁜 여자애한테 선물을 사다주다니.

나은은 그 행동이 귀여우면서도세호가 장래에 물소가될까조금은 두려

웠다.

“그래서 오늘 그 친구한테 스티커 줬더니 반응이 어때?”

“반응이요? 엄청 예쁘다고 좋아하던데요?”

기왕이렇게 된 것, 세호는그냥자신의 센스에 대해 자랑해보자고방향을

틀었다.

“문방구에서 제일 예쁜스티커로골라서 가져다줬거든요!”

“그래? 그거 얼마였는데 ?”

“2000원이요!”

나은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아들이 너무 귀여워 보였다.

2000원.금액까지도 이렇게 뽀짝할수가.

그래도 다른 여자애들한테 못생겼다고 폭언을 퍼붓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다 생 각한 나은은 오히 려 친한 또래 여 자애 가 하나 있으면 매 너 에 대

한 개념도 생 길지 모른다는 기대 감도 생 겼다.

“그래도 친구한테 선물 너무 많이 주면 부담스러워하니까 적당히 해야한

다. 알겠지?”

“응! 그럴게요!”

반면 세화 같은 경우는그 반대였다.

작년에 세화의 생일 파티를 집에서 열어줬을 당시.

나은은 정말로 무슨 조선시대 사또의 잔칫날 같은 정경을 본 것만 같은 느

낌이었다.

남자애들이 인형이며, 필기구며 뭐며 선물이랍시고 사다줬는데 나은은 단

언컨대 본인의 학창시절보다 세화가 인기가 많음을 장담할수 있었다.

수북이 쌓인 선물이 세화가 얼마나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아. 맞다. 나 엄마한테 이거 줄래요!”

식탁 한 구석에 벗어던진 가방을 들고 온 세호는 이왕 이렇게 된 것 엄마한

테도 선물을 주고 싶었다.

“ 자요.”

비닐에서 떼자 세호가 나은의 손등 위에 1이라는 숫자를 얹어주었다.

“이거 뭐야. 엄마 주는거야?”

“응. 엄마가 1등!”

사실 수진이 점점 더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수록 하나씩 숫자를 줄여나갈

생각이었지만 엄마한테 스티커를 주는 것쯤은 아깝지 않았다.

“고마워큹”

나은이 싱긋 웃음을 짓자 세화도 손을 내밀었다.

“..나도 줘.”

“너는 왜.”

“엄마도주고수진이도줬는데. 나는왜 안주는데.”

스티 커 에 그닥 욕심 이 없는 세 화였지 만 뭔 가 자신 만 안 준다고 하니 까 기

분이 별로인 그녀였다.

“세 호 착하지 〜 세 화도 하나만 주자〜”

나은이 웃으며 부탁하자 세호는 거절할 도리 가 없었다.

“...자.”

이미 하나 엄마한테 떼어줬으니 세화에게 주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

다고 생각한 세호는 숫자 씁가 적혀 있는 스티 커를 세화에 게 건넸다.

일단받기는했는데 딱히 붙일 곳이 마땅치 않았던 세화는 가방을 꺼내 자

신의 필통 커버에 붙였다.

숫자하나만덩그러니 붙여놓자니 조금은허전해보이는 표면 .

“야. 나조금만 더 주라.”

세화가 세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엥.싫은데. 이미 하나줬잖아.”

“너 어차피 그거 다붙이지도 않을 거잖아.”

“…수진이 줄 거야.”

“그럼 수진이 줄 거만 남기고 다른 거 좀 줘.”

수진이한테 앞으로 줄 건 10이하의 숫자뿐.

나머 지 패 턴이 나 문양들은 필요 없기는 했다.

그래도 뭔가 맨입으로 주기는 싫었던 세호.

“그럼 너는 뭐 해줄건데?”

“야.도덕 숙제 기억 안나?”

엄마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세호는 허겁지 겁 스티 커를 떼 세화

의 필통에 붙였다.

“그럼 이것도 너 가지고, 이것도 가져가. 이것도필요 없어.”

거의 짬처리에 가깝게 마구잡이로 스티커를 붙이자 세화가 세호의 손을

저지했다.

“왜 네 맘대로 붙이는데! 내 건데 !”

“네가 달라며! 달라 해서 줬는데 왜 나한테 그러는데!”

“어허. 얘들아. 싸우질말고들〜”

나은은 다투는 두 아이를 뜯어말리느라 또 식은땀을 흘려야했다.

하지만 이 가족은 그 작은 스티커 한 장이 어떤 파문을 불러 일으킬지 이때

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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