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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14화 (214/276)

땘 214화 > 그 쌍둥이는 사랑을 한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세호야 다음부터는 한번에 통과하자〜”

학원 선생님께 꾸벅 인사를 하고 나온 세호는 머리가 복잡했다.

하E.. 일단 진호한테 오늘 게 임 같이 못할 것 같다고 문자 보내 놔야겠다...

단어 시험도 재시험인데 게임까지 하겠다고 졸랐다가는 엄마한테 꿀밤을

맞을 것이 뻔했다.

아... 그리고이세화...

세 화도 또 한껏 집 에 서 자신을 놀릴 것을 생 각하니, 세 호는 울적하다 못해

짜증까지 났다.

진짜 다음에 수학 문제 모르는 거 있다고 알려달라고 하기만 해.

세호는 세화의 수학 숙제를 몇 번 도와주고는 했는데 그녀는 은혜도 모르

고 오늘 자신에게 창피를 줬다.

그것도 무려 수진이 앞에서.

민호의 문자를 확인한 세호는 샌들을 직직 끌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익숙한모양의 SUV.

민호가 세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 털컥

“어이〜 아들〜 공부 잘하고 왔어?”

“네.”

흘깃흘깃 자기 눈치를 보는 것이 퍽 귀 여웠던 민호는 핫도그 봉투를 세호

에게 내밀었다.

“이거먹어. 배고프겠다.”

“우와! 무슨 맛이야?”

“치즈맛.”

민호는 세화가 부탁한 대로 아무런 언질을 주지 않고는 바로 집을 향해 운

전을 시작했다.

세호와 세화를 데리고 외출을 할 때는 대부분 민호가 차를 끌고 움직여주

고는 했는데 , 그 이유는 어지 간한 대중교통이 나 학원 버스가 민호네 집까지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벌써 지어진 지 10년이 지난부부의 집은 서울외곽에 자리한주택이니만

큼 상당히 접근성이 안 좋았다.

조금만 넘어가면 뒤편에는 야산이 있었고, 여름에는 자주 출몰하는 벌레

탓에 고생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민호와 나은에 게 후회는 없었다.

건축과를졸업한두 사람은 ‘집’이라는 것에 대한개념이 확고한사람들이

었다.

이 집에서의 기억들은 분명히 먼 미래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리란 확신이 있었다.

나은이와 아이들이 함께 심은 꽃이 자그마한 정원에 싹을 틔웠을 때 아이

들의 미소란.

민호는 아이들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경우가 많았다.

“자.먼저들 들어들가셔!”

세호와 세화를 내려준 민호는 주차를 하고는 집 안쪽으로 들어섰다.

“왔어요?,,

나은의 목소리가부엌에서부터 울려 퍼졌다.

“응.나배고픈데.”

“밥금방 돼요.”

“애들도 먹어?”

“세화는 괜찮다고 하고 세호는 배고프다니까 먹이려고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는 나은을 지켜보던 민호는 애들이 윗층

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스윽 그녀의 뒤로 접근했다.

“…옛날에는 알몸 에이프런도 자주 해줬으면서.”

“여보. 그러고 있다가 애들한테 걸리면 진짜 답 없는 거 알죠?”

연애를 할 당시만 해도 미친 듯한플레이를 자주 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점

점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자제를해야만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상관없잖아.”

바지를 입은 채로 민호는 나은의 엉덩이에 자신의 성기를 비볐다.

“어허... 오빠요즘 좀 빼는 것 같더니... 오늘은 좀 괜찮나보네요?”

불과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야수 같은 섹스를 즐겨하던 민호였지만 지금

은 거의 40을 바라보는 아저씨.

민호는 슬슬 나은의 성욕을 감당하기에는 체력이 못 받쳐주는 것을 체감

하고 있었다.

“야. 나 아직 건강해. 나잘선다고.”

“그건 내일 애들 학교 보내면 알겠죠.”

여전히 작가로써 집에 있는 작업실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는

민호였다.

물론 현재 인기는 전만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감금했습니다] 이

후로도 제 법 유의 미 한 성 적을 낸 민호는 4명 가족 생 계를 유지 하기 에는 넉

넉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쓰읍... 내일 원고가좀 많이 남은 것 같은데...”

“당신 자유 연재 하는 거 내가 다 알고 있거든요?”

슬며시 엉덩이골에서 하반신을 떼어놓으려고 하자 나은이의 손이 민호의

물건을 콱 움켜쥐 었다.

“나 기대할게요?”

“...밥다된 거 같은데 애들 데려올게.”

아직 호박전이 덜 익 었지 만 민호는 애 써 나은을 무시하며 씁층으로 올라갔

다.

세화의 방은 동화속 공주님 방에 가까운 분위기 가 연출되 어 있었다.

연분홍색 벽지는 어떻게 보더라도 천상 여자아이의 방이었으며, 아기자기

한 인형들과 악세사리들 또한 그런 느낌을 더 물씬 내고 있었다.

[나중에 세호한테 이상한여자애들이 들러붙거든 네가 잘 말려줘야 한다.

알겠지?]

엄 마의 말을 마음 속 깊이 새 긴 세화는 책 상 위 에 놓여 있는 가족사진을 물

끄러미 바라보았다.

엄마. 아빠. 세호.

비록 세호한테는 가끔씩 짓궂은 장난도 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세화

는 자기 가족을 너무 아끼는 아이 였다.

엄마의 말에 말대꾸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으며, 아빠가 쉴 때면 언제나 옆

에서 애교를 부리는 귀여운 딸이었다.

“흠...백수진...”

그렇게 질이 나쁜 아이는 아니기는 한 것 같은데.

학원에 서 이 야기를 할 때도 얌전한 것 같았으며,단어 시험이 나 다른 쪽지

시험도 준수.

숙제도 꼬박꼬박 해오는 것이 성실하기 로는 세호보다는 100배 낫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기에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

이 든 세화는 일단은 조금 더 두고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똑똑똑

“세화야〜 아빠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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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고민이 있었냐는 듯 비음을 잔뜩 섞어 대답한 세화는 방문을 열어주

었다.

“뭐하고 있었어?”

“그냥 별 것 안 하고 있었는데요?”

“그래? 엄마가호박전 맛있게 부쳤는데 가서 조금만 먹을까?”

별로 배 가 고프지 는 않았지 만 세 화는 활짝 웃으며 고개 를 끄덕 였다.

“네!”

“세호도 데리러 가자.”

세호의 방문 앞에 선 부녀는 다시 한 번 문을 두드렸다.

“세호야! 밥 먹자!”

방 안쪽에서 게임 기를 두드리고 있던 세호는 내적 갈등에 빠졌다.

아... 이 거 조금만 더 하면 클리어인데 …

잔소리를듣고 이걸 깰 것인가.

아니면 깔끔하게 단념하고 식사에 임할 것인가.

망설이다보니 대답이 늦어지자 세화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또 게임해?”

세호는 솔직히 잔소리를 하는 엄마보다 저렇게 한 마디씩 틱틱대는 세화

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금방 끌 거야.”

“세 호야.”

아빠까지 낮은 목소리로 가세하자 결국 세호는 어쩔 수 없이 게임기를 손

에서 내려놓았다.

“알았어요. 갈게요.”

아이들과 함께 1층으로 내려가자 식탁에는 나은이가 손수 만든 반찬들이

쭉 펼쳐져 있었다.

“자자. 맛있게들먹자.”

동그란식탁에 둘러앉은 네 식구.

그래도 나은은 할 말은 해야만 했다.

“세 호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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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시험 다음에는잘봐〜 알겠지?”

고기반찬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세호는 풀죽은 강아지처럼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개 차이였어요.”

“그럼 다음에는 씁개 더 맞추면 되잖니.”

“에 이. 괜찮아. 괜찮아. 그거 몇 개 덜 틀린다고 뭐 인생 달라지 냐.”

밥 먹으면서까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민호는 분명 기운 내라고

한 것이었지만 나은은 민호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빠는 그냥가만히 좀 있어.”

찰싹!

나은의 자그마한 손바닥이 민호의 허벅지를 때렸다.

젓가락을 깨작거리고 있던 세화는 저러고 있는 엄마 아빠가 너무 보기 좋

았다.

밥을 먹으면서까지 애들한테 학원이나 공부 이야기가 싫었던 민호는 화

제를 돌리고자 다른 주제를 꺼냈다.

“세호. 요즘 뭐 학교에서 재밌는 일 없어?”

“재밌는 일... 재밌는 일이요... 음...”

뭐 가 재밌었더라... 고민을 하던 세호의 머릿속에 띵 하고 전구가 켜졌다.

“예쁜 여자애를 발견했어요!”

“예쁜 여자애?”

늘 다른 애들 못 생 겼다고 노래 노래 만 부르고 다녀 서 문제 가 됐 었는데,

아들의 입 에 서 예쁜 여 자애 라는 말이 나오자 민호와 나은은 흥미 가 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어디서? 학원에서?”

“음... 학교 옆반 애인데요. 우리 학원도 다니더라고요. 세화랑 같은 반이래

요!”

나은이 세화를 스윽 바라보자 세화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수진이라는 친구에요.”

“그래 좥 이 야... 우리 아들이 예쁘다고 하는 거 아빠는 처음 보는 거 같은데

?”

“아빠. 걔 좀 약간 잘꾸미지는 못하는데 얼굴은 예쁜 느낌이거든요?”

아들의 여자애 평가에 민호는 배를 잡고 웃었다.

“우리 세호 평가가 신랄한 걸 보니 나중에 연예계 스카우터 해도 되겠는

데?”

“그게 뭔데요?”

잘 모르겠다는 듯 세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민호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배우나 아이돌이 될 사람들을 직접 찾아서 데려오는 거야. 일반인들중에

서.”

“오오! 그럼 나그거 될래요!”

민호가 바로 이 직종을 떠올린 이유는 그가 여태 쓴 소설들 중에 [스카웃

해서 다 따먹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은은 기가 차다는 얼굴로 민호를 흘겨보았고 세화는 왜 저렇게 엄마가

아빠를 쳐다보는지 이유를 유추해내지 못했다.

“우리 세화는 나중에 뭐 되고 싶어?”

너무 대화가 세호한테 만 치중된다 싶었던 민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

을 것 같은 딸에게 질문을 돌렸다.

“나는요...”

잠깐 망설이는 듯 눈을 굴리는 세화.

두 쌍둥이 모두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저렇게 똑같은 반응을 보이고

는 했다.

“...엄마가 되고 싶어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답변이었지만 민호와 나은은 딸의 대답에 시원스레

답해주기는 어려웠다.

“세화는 분명 좋은 엄마가 될 거야.”

엄마가 진심을 담아 딸을 향해 말했다.

“중요한 건 우리 세화가 멋지고 착한 남편을 데려오는 거지.”

“…아빠처럼?”

“응.아빠처럼.”

제 아빠 같은 남편을 데려온다면 야설명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

이든나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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