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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204화 (204/276)

<204화 >#204.노콘노섹

“해외여행. 이대로괜찮은 가에 대하여.”

“재밌게 놀 꺼 다 놀아놓고 왜 말을 그렇게 해요.”

어느덧 귀국일이 다가오자 나는 진지하게 이번 여행에 대해 피드백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근데 호텔에서 보낸 시간이 이렇게 길어서야그냥국내에 있으면 됐던 거

아닐까?”

閌시간씩이나 비행기 타고서 왔는데 우리는 꿓분의 1 이상은 호텔 방에서

섹스를 하면서 보냈다.

“뭐요.그래서 그시간이 아깝다그런 거예요?”

“아뇨. 그건 아니긴 하죠.”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아내님의 핀잔에 부정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

까운 건 아까운 거였다.

“볼 거 다 보기는 했잖아요. 사진도 많이 찍었고.”

실제로 유명한 관광 명소는 모두 둘러보았기에 크게 아쉬움은 없었지만

이건 모두 도시 가 작아서 가능했던 이 야기.

“뭐 우리만 좋았으면 된 거기는 하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겠다는 표현을 하자 나은이는 내 엉덩이를 팡 쳤다.

“야야. 왜 공항에서 그러냐.”

“왜요. 극장에서 좆도 빨았는데 이 정도 못 할까.”

진짜 한국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외 국인들이 우리 말을 못 알아들었음에 감사.

압도적 감사였다.

“비행기 타기 전에 간단하게 뭐 좀 먹고 갈까?”

“오빠 배고프면 그렇게 하고요.”

공항 한쪽에 있는 푸드코트에 들어간 우리는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시켰

다.

“나는...타코 먹을래.”

“나는만두사줘요.”

쟁반에 받아서 식당 한 구석에 앉은 우리는 돌아가서의 일정을 쭈욱 정리

해보았다.

“일단 내일은 초음파 찍으러 가요.”

“이제 성별 알수 있는시가됐나?”

“아마 그럴 걸요?”

애기들 성별이라...

섬뜩한 악몽을 꾼 나로서는 차라리 남자 형제나 여자 자매가 좋을 것 같기

도 싶은 생각이 들기도했다.

“남녀 한 명 씩이면 좋겠다. 그죠.”

“어... 음... 좋지... 흐...”

꿈은 꿈일 뿐이니 까.

“뭐에요. 전에는 남녀 조합이 좋다고 하지 않았어요? 반응이 별로네?”

“아냐아냐. 좋아좋아.”

나은이를 똑 닮은 악동 남자아이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그래... 내가 잘 가르치면 그런 망나니는 안 나오겠지.

나은이의 접시 위에 있던 만두를쿡 찍어 입에 가져간 나는 가정교육에 대

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도 가훈 같은 거 하나 정할까?”

“가훈이요?”

“너희 집은그런거 있었어요?”

“가훈... 가훈이랄게 있나...?”

나은이는 테 이블을 손가락으로 탁탁탁 치더니 이내 무언가 생 각났는지

눈을 커다랗게 떴다.

“아. 맞아.그거 있다.”

“가훈까지는 아닌데 우리 아빠가매일 하던 말이 있거든요?”

“뭔데?,,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근데 너 안정직하잖아.”

내가 필터링 없이 척수로 말을 하자 나은이는 인상을 찌푸렸다.

“내 가언제요.”

“네 가 나한테 속인 게 한두 개여야지.”

“아니.뭐 있는데요.”

이거이거 벌써 다까먹은건가?

불과 1년도 안 지났는데 이걸 다모르쇠로 일관한다고?

“너 나한테 하얀눈꽃인 거 말 안했지. 나속이고 다른남자그림 의뢰 받

아서 야짤그렸지.말하려면 계속말할수 있을 거 같은데?”

취조를 하는 형사처럼 두 손을 모은 채 이야기하자 나은이는 궁지에 몰린

범인 같은 느낌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불가항력이었어요.”

“그럴 때 쓰라고 있는 말 아니 야. 그거.”

“아.몰라요.오빠가 가훈 물어봐서 대답해줬는데 왜 나한테 시비 걸어요.

아이고〜 아가들아 너희 아빠가 나를 이렇게〜”

바로 이렇게 자기한테 조금만 불리한 소리하면 애기들 타령을 하는 나은

이였다.

“그래서 오빠네 가훈은 뭐였는데요?”

“우리 집은 나부터 잘하자 였지.”

“그럼 오빠부터 좀 잘해요.”

쌤통이라는 듯이 쏘아붙인 나은이는 빨대로 콜라를 쪼옥 빨아먹었다.

“야야.됐고, 우리집 가훈도 정해보자.”

“오빠하고싶은 거 있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응.사실 맞아.”

“뭔데요?”

우리 아이들은 절대로 우리 같이 결혼해서는 안 될 노릇.

“노콘노섹”

무척 이 나 진지 한 톤으로 대 답했는데 나은이는 주먹으로 테 이블을 내 리 쳤

다.

“아니. 무슨 가훈이 그따구에요?”

“왜. 이거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지키지도 않았으면서 저러네.”

“…그래서지금이러고 있잖아.”

스물일곱에 당신하고 결혼해서 신혼여행 와버렸잖아.

“근데 오빠 만약그거라고 한다면 그거 몇 살 때 알려줄 건데요? 애들한

테?”

흐음... 거기 까지는 생각 안 해봤는데.

“나는... 일단 남자애라면 딱 야동 보기 시작할 때쯤?”

“오빠 몇 살때 처음봤는데요.”

“나한중학생 정도?”

보통 다들 그 정도에 보지 않나?

사실 요즘 아이들은 보다 더 접근성이 높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더 빠르게

알게 되려나싶기도하고.

“그럼 그때나돼서야 공개하는 가훈인 거네요.”

“아. 하나더 추가할래.”

“뭔데요.”

“만약 여자애 라면 피 임주사 금지.”

나은이는 내 말이 웃겼는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 왜요.”

“그거 시발 불량이 야. 그거 판 의사 새끼 돌팔이 라고.”

“에이.처음부터 100프로 아닌 거 알고 있었잖아요.”

“인간적으로 99프로라고하면 안심하고 당연히 안에 하지.”

나는 진짜 억울하다고.

하지 만 어디까지 나 안에 싼 건 나였으니 까 나은이를 탓할 생 각은 없었다.

“뭐... 오빠가 가훈 그거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너도동의하는거야?”

“근데 좀괘씸하기는 해요.”

“뭐가.”

나은이는 무슨 이 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슥 주변을 한 번 살폈다.

“노콘이 솔직히 느낌 지리기는 하잖아요.”

아니. 나은아.

백 번 맞는 말이기는한데,우리 아들,우리 딸이라니까?

초고속으로 할머 니 라도 될 생 각인 거 야?

“그래서 애들보고 노콘으로 하라고 하자?”

“뭐... 추천은 못 하겠지만 뭔가 좋은 걸 우리만 독식하는 것 같은 느낌 ?”

미 묘하지 만 대 충 무슨 소리 를 하고 싶은지 는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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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그래도그건 우리가 알려줄 건 아니라고생각해.”

애들 앉혀놓고 ‘노콘이 지림! 개추야!’ 이럴 수는 없잖아.

“맞기는 해요. 이제 슬슬 일어나죠.”

시간을 확인하니 탑승까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태 였다.

“아.한국 도착하거든 집 가기 전에 김치찌개나사먹고 들어가자.”

“와. 개좋아요. 인정.”

아내님도 한식이 고팠던 모양이었다.

“흐으응 흥큹흥큹 흥큹”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란말이를 부치던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일어났어요?”

“넌 왜 일어났는데 깨우지를 않냐.”

신혼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오빠보다 먼저 일어난 나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어나서 딱히 할 것도 없잖아요.”

“그래도.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슬며시 손을 내 배 위에 얹는오빠.

“어제 예약한 거지?”

“산부인과요? 네. 꿓시.”

“오늘 뭔가 성별알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떨린다. 그치.”

“나는 성 별보다는 그냥 건강하기 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 각이 네요.”

“건강할 거야.”

식탁의자에 앉아하품을 크게 한오빠는 진짜로이제 남편의 기운을 풍기

고 있었다.

“메뉴 뭐야.”

“계 란말이 랑, 오징 어채랑, 된 장찌 개.”

“고기는 없어?”

“여행 다녀온 이후로 장을 안봤으니까 없죠. 이따가 나가서 같이 사와요.”

“그러지 뭐.”

반찬들을 차례 차례 식 탁 위 로 옮긴 후 식사를 시 작한 우리 두 사람.

어제까지 해외에 있었다는 게 꿈처럼 느껴졌다.

“오빠. 근데 신작은 언제 쓸 거예요?”

“그러게...근데 여러모로상황이 좀 정리된 이후에 쓰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게 언제인데요?”

“아마 너출산 끝나고?”

“엥.그럼 겨울까지 놀겠다는 거예요?”

아직 출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남아있었기 에 나는 의 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당장 생활비 가 없는 건 아니니까.”

“그건 맞기는 한데...”

“걱정하지 마. 제대로 연재는할거니까.”

영 믿음직스럽 지 못했지만 내 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를 믿는 것 뿐.

“오빠가그렇게 말한다면야.”

“내 연재보다는 네 건강이나신경 쓰라고.”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정리하자 오빠는 나를 따라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오빠. 차는 언제 사요?”

“다음 주 쯤에 같이 보러갈까 하는데, 근데 결정을 해도 아마 실제로 받을

때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걸?”

“그래요?”

“엉.택시 도착했다고 문자 왔다. 얼른 가자.”

택시를 타고 산부인과에 도착한 우리는 손을 꼬옥 맞잡았다.

“한나은님 들어오실게요.”

이제는 제법 얼굴이 익숙해진 간호사님이 나를 호명하자 나는 오빠와 함

께 진료실로 들어갔다.

“네〜한나은님〜여기 일단초음파 사진 보시면〜”

말이 길어지기는했지만, 결론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이야기였는

지라우리는 한시름 내려놓을수 있었다.

“혹시 궁금한점 있으실까요?”

“성별은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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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슬그머니 물어보자 의사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더니 사진을 손가

락으로 짚어서 대답을 주셨다.

“여기 보시면...”

두 아이 사진 속에 보이는 미세한차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네요!”

남편의 목줄기에 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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