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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198화 (198/276)

<198화 >#198. 결혼

와...왜 이렇게 생생한 건데.

잠에 서 깬 나는 아직도 두 아이 가 주고받던 대화 탓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특히 남자애.

이름이 잘 기 억 나지는 않았지 만 소년판 나은이 라고 해도 무방해 보이 던

그 아이는 정말이지 악동 그 자체처럼 보였다.

“오빠. 아직 도 안색 안 좋은데,뭔데 그래 요.”

나은이 가 계 속 추궁하자 나는 애 써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냥꿈자리가뒤숭숭해서.”

“귀신이라도 봤어요?”

“아니. 차라리 귀신이 나았을지도.”

진심으로 하는 소리 였다.

“아무튼 오빠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는데 나 없는 동안 짐 다 챙겨서

나와줘야 해요. 알겠죠.”

“응응. 걱정하지 말고 먼저가.”

“예쁘게 하고 있을게요. 그럼 이따 봐요. 신랑님.”

내 입술에 쪽 뽀뽀를 한 나은이는 그대로 필요한 짐들을 챙 겨 현관을 나섰

다.

하품을 하며 그녀를 배웅한 나는 다시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아직 잠인 덜 깨서 탓인지 몽롱한 정신.

휴대폰 알람 시간이 제대로 맞춰져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제발 아까 꾼

꿈은 다시 꾸지 말자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k * *

“헤어는 이런 식으로 살짝 컬을 주는 게 요즘 많이들 하시는 스타일이거든

요.”

붓기가 다 빠지지도 않은 얼굴이 었지만 메 이크업 선생님은 열심히 말을

걸어가며 화장을 해주시고 계셨다.

“그런가요?”

이모저모 알아보기는 해서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수정 사항을 이

야기하고자 했지만 오늘 화장에 상당히 만족했던 나는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신랑분은어디가셨어요?”

“아직자고 있을거 같은데요?”

“아〜 같이 받으러 안오시고요?”

“워낙 그런 거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

내 가 웃으며 답하자 선생님은 그런 분들 많다며 고개를 끄덕 여주셨다.

“자... 이제 여기에 티아라만 얹어드리면 완성이네요!”

신부를위한작은왕관이 내 머리 위에 살포시 얹어졌다.

묘한기분이었다.

언제나 주변분들 결혼식 에만 갔던 내 가 진짜로 결혼을 하게 되 다니.

드레스에 왕관을 얹고 나서 야 나는 드디 어 내 가 유부녀 가 된 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그럼 이제 이동하실게요.”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차량에 탑승한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식장으로 이

동했다.

오빠. 그때 내 가 정장 예쁜 거 골라 주기는 했는데.

어련히 그쪽도 사람이 붙었기에 별 걱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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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에 도착하자 이미 일부 가족들은 사진 촬영을 위해 도착한 상태 였다.

“세상에. 나은아. 너무 예쁘다. 얘.”

한복 차림의 엄마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마워요. 오늘은그래도 일찍 왔네요?”

지난번 상견례 때는 늦어져서 식겁했었는데 그걸 의식이라도 한 것인지

부모님은 한참 먼저 와 계셨다고 했다.

“오빠는 아직 안왔어요?”

“네 남편? 신랑대기실에 있는 거 같던데?”

“인사는 드렸고요?”

“그럼. 너 없는 동안 엄청 반갑게 맞아주더라고.”

잘하리라 믿고 있었지만뭔가 엄마 입에서 저 말이 나오니 괜히 더 뿌듯한

것같았다.

“나연이도 왔어요?”

“응. 얘. 나연이 남자친구라고 데려온 애도 같이 왔더라고.”

“아.정말요?”

나연이의 남자친구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어떤 스타일인지 한 마디도 듣지 못한 나는 점점

더 호기심이 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걔네는지금 어딨어요?”

“잠깐 나갔다 온다고 했으니까 금방 오겠지 . 뭐.”

“신부분.촬영 전까지 대기실에서 잠깐대기 하실게요.”

안내 에 따라 신부대 기실에 들어 가서 앉아있자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리

는 소리 가 들려왔다.

“언니!”

고개를 돌리자그곳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나연이가 있었다.

“어.나연아.”

“완전 예쁘다. 대박...”

나연이는 내 드레스 차림에 감동 받았는지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나를

바라보았다.

“사진 같이 찍자!”

거울 앞에 나란히 서자 우리는 무슨 쌍둥이 라도 되 는 것처럼 보였다.

휴대폰을 들고 있던 나연이는 잘 나왔는지를 확인하더니 헤실헤실 웃음

을지었다.

“진짜 축하해. 언니.”

“나연아. 근데 데려온 남자애는 어딨어?”

“걔는밖에서대 기하고 있지. 왜?”

“아니.너 처음으로 생긴 남자친구라고해서 얼굴이나 볼까했지.”

a

음... 얼굴. . • ”

나연이는 잠시 눈을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굴리더니 이내 내게 물었다.

“어차피 조금 있다가 보기는 할 것 같은데, 지금 잠깐 데려올 테니까

볼래?”

“응.좋아.”

내가긍정의 의사를 표하자 나연이는대기실을 나서더니 씁분정도 지나고

나서 다시 들어왔다.

똑똑똑

“들어와요.”

문이 열리자 들어온 한 쌍의 젊은 커플.

이건... 좀예상외인데?

“안녕하세요.”

내 가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이자 나연이의 남자친구는 어쩔 줄 몰라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 네...! 안녕하세요! 최재혁이라고 합니다!”

키는... 오빠보다는 살짝 작은 거 같고.

피부는 남자치고는 몹시 하얀 편이었다.

머 리 카락이 참 인상적 인 친구라고 생 각했다.

어제 당장 미용실이라도 다녀온 건지 곱슬거리는 갈색 헤어스타일에는 컬

이 몹시도 풍성해 보였다.

“한나은이라고해요. 나연이 언니이자오늘 결혼식 주인공.”

“네 I”

긴장을 잔뜩 한 것 같은지 삑사리가 난 대답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내 가 나연이 남자친구라고 하길래

궁금해서 불러본 거니까요.”

“맞아. 우리 언니가 너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나연이는 남자친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팔짱을 끼고는 그를

흘겨보았다.

보면 볼수록 나는 나연이의 선택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저런 스타일이 취향이었다고 함은 그렇게 많이 고백을 거절할 필

요가 있었나?

고르고 골라서 엄청 엘리트 엄친아 같은 스타일을 데려올 거라고 생각했

는데.

풋내 가 조금은 과하게 나는 친구라고 생 각했다.

“우리 나연이가잘해줘요?”

“네! 나연이가 같이 밥도 먹어주고, 커피도 사주고 또...”

...한나연 너 도대체 어떤 연애를 하고 있는 거야.

그냥 잘해준다 정도를 기대하고 있던 나였다.

근데 어째 저 아이가 말하는 내용이...

말이 길어지 려고 하자 나연이는 그냥 원천을 봉쇄해 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자기 가 말을 끊어 버 렸다.

“재혁아. 언니 이제 사진도 찍고 바쁘니까슬슬 나가있을까?”

“어 좥 아직 꿓분도 안 지난 거 같은데 그런 거였어 ? 그럼 이 따 뵙 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그는 나연이의 손에 질질 끌려 그대로 밖으로 연행되었

다.

그래도 예의는 바른 거 같네.

이 상한 양아치 같은 스타일은 아니 라서 다행 이 라고 생 각한 나였다.

보아하니 동갑인 거 같던데, 20살들의 연애라...

풋풋하다. 풋풋해.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나는 웃음을 지 었다.

뭐로 가나 본인만 행복하다면 된 거지.

나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까.

나연이 가 나간 이후에도 나는 차례대로 들어오는 친구들과 식구들을 맞

이해야만 했다.

본격적으로식이 시작되기 전.

단상 위 에 서 는 사진 촬영 이 한창이 었다.

“민호야. 네 와이프 진짜 예쁘다. 얘.”

내 옆에 나란히 서 계신 아빠는 진심으로 감탄을 내뱉으셨다.

“그래도 오늘은 저도좀 괜찮지 않나요?”

무려 나은이 가 골라준 정 장에 메 이크업까지 받았는데 , 아빠는 나에 대해

서는 한 마디 평가조차 일절 없었다.

“너는내아들이지.뭐.”

예... 뭐...그렇긴 하죠...

제 가 누구 아들이 겠나요.

이어서 나연이와장모님이 나란히 나은이 옆에 앉았다.

나연이도 언니 결혼식 이라고 한껏 차려입고 왔구만.

“자〜 하나 둘 셋〜”

플래쉬가쉴 새 없이 터지는식장 안쪽이었다.

어후스 이 거 끝나고 나서도 또 막 사진 찍 어 야한다고 생 각하니 까 벌써 어

지러운나였다.

식이 끝나고 나서 바로공항으로 이동해야했는데, 벌써부터 비행기에서

잘 낮잠이 꿀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 이민호』

“어.뭐야. 일찍 왔네?”

“응. 택시 타고 오니까 생각보다금방이더라고.”

“안녕하세요〜 오빠〜”

휘민이 옆에 붙어 팔짱을 낀 시은이가청아한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와...나은이 너무 예쁘네요〜”

“이따가본인한테도 꼭 그렇게 말해줘. 안 그래도 어제부터 칭찬 많이 듣

고 싶다고 그러더라고.”

“에이. 그럼요. 무조건이죠. 오빠도 오늘 완전 멋진데요?”

“확실히 학교에서 보던 거랑은 때깔이 다르긴 해.”

휘민이의 말에 어이가 없었던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야. 나 학교에서는 츄리닝에 슬리퍼만 직직 끌고 다녔는데 같아서 쓰겠

냐고.”

“새끼.이 멀쩡한와꾸로여태 연애 한번 못한게 레전드기는하지.”

“아. 결혼 먼저 했으면 된 거 아니냐고.”

진짜 좋은 날까지 이러네. 저놈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짜 친구가 아니려나 싶기는 했다.

“신랑분. 이제 다시 대기실로들어가셔서 식 시작하시면 나오시도록하실

게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다시 안쪽으로 들어간 나는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밖에서 사회자의 마이크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진짜로 이제 시작하는 거구나.

"신랑분 이제 입장하실게요〜’,

27살. 이민호.

결혼하게 되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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