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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192화 (192/276)

<192화 >#192.메이크업

고진감래.

쓴 것이 지나간 후에는 단 것이 온다는 옛말은 틀린 것이 하나 없었다.

나은이와의 임신배 섹스를 위한 코스튬을 고르고 있던 나는 신중에 신중

을기하고 있었다.

“…오빠. 어째 촬영 드레스보다 더 집중하는 거 아니에요?”

“말 걸지 말아봐. 나 지금 이 거 보고 있잖아.”

얼탱 이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나은이.

뭐. 임마. 내가 너 오늘 드레스 갈아입던 거 기 다린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잖아. 이 정도는.

겨우 1시간지났단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겨보아도 내 취향인 디자인이 없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천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은 단 하나도 없지 ?

너무 싸보이거나 노출이 없어 노꼴이거나 둘 중하나였다.

“아...왜 없냐...”

“왜요? 맘에 드는게 없어요?”

“응.없어.”

“그래도 이거 열 페이지나 있는데 이중에 하나쯤은오빠취향이 있지 않을

까요?”

테블릿 화면을 손가락으로 휙휙 넘긴 나은이 .

“다 봤는데 없으니까 이러는 거 아니야.”

하E.. 그냥 저기서 골라야하나.

그래도 일생 일대 한 번 있는 결혼식 후 이벤트였다.

신혼여행 첫날밤보테배 섹스라니.

살면서 두 번은 경험하기 어려운 짜릿한 경험을 위해서는 완벽한 준비가

필요했다.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론.

“안되겠다.”

“엥? 뭐가 안되는데요?”

“우리 드레스만들자.”

“..오빠랑 내가요?”

“패션 디자이너 찾아가서 해달라고하면 만들어 주겠지.뭐.”

나은이는 뭘 그렇게까지 하냐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타협할

생각은 없었다.

“이 바쁜 와중에 그걸 하시 겠다고요?”

“잘 들어라. 한나은.”

누워 있던 그녀의 얼굴 옆으로 손을 뻗어 벽치기 자세를 유지한 나는 진심

을 담아 말을 건넸다.

“모든것은 완벽해야 한다.”

“...지금 섹스 이야기하는 거 맞죠?”

“당연하지. 그럼 그거 말고 뭐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식 ?”

아... 하긴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물론 결혼식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신혼 첫날밤도 중요하다 이

소리지.”

급하게 수습해보려 했지만 나은이는 여전히 나를 흘겨보았다.

마치 어떻게 결혼식보다 섹스를 더 중시하냐고 따지는 듯한눈빛.

야. 너도 변태잖아.

왜나한테만그래.

“…이건 돈 받을거예요.”

“무슨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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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 입을 드레스 시 안 내 가 그릴 테 니 까. 오빠가 나한테 돈 달라고요.”

의외의 제안을 내게 건넨 나은이.

솔직히 그녀가 먼저 드레스를 그려 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네 남편인데 왜 돈을받아.”

“뭐래요. 아직 결혼식 안 올렸으니까 예비 남편인 거잖아요.”

“그래서 얼마받게.”

줄 생 각은 없었지 만 들어 나 보자.

“정자로 받을거임.”

와... 정자가은행인 세상...! 아시는 구나!

물론 나은이 가 그 만화를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한껏 웃음을 지 어주

었다.

“넉넉하게 넣어줄테니까걱정 마라.”

결혼하기 만을 벼르기 시작한 나였다.

웨딩촬영 바로 전날.

나는 오빠를 데리고 집에서 포즈연구소를 차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되는건데.”

촬영을 위해 구매한 정장차림의 오빠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역시 이 사람은 똑바로 입혀 놓으면 진짜 괜찮은데 말이 지.

언제 나 늘어 난 티 셔츠와 추리 닝 만을 고집 하는 예 비 남편 이 었다.

어 지 간하면 오빠한테 싫은 일을 시 키고 싶은 생 각은 없었지 만 오늘은 아

니었다.

“오빠. 그렇게 자신 있으면 지금 포즈 하나 취해 봐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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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어떻게 사진 찍을 건지 구도지금 잡아보라고요.”

잠시 머뭇거리던 오빠는 검지와 중지를 벌려 브이를 만들고는 어정쩡한

포즈로 나를 바라보았다.

“...가능?”

가능이겠냐고 이 양반아.

수학여행에서도 거르는 포즈를 하고 있는 오빠였다.

“내가 내일도 가서 이럴까봐 미리 연습좀하자는 거 아니에요.”

결국 나한테 포획당한오빠는 울며 겨자 먹기로 거울 앞에 서게 되었다.

“일단 나는 하고 싶은 거 있어요.”

“뭔데.,,

의 자를 하나 끌고 와 오빠를 앉힌 나는 어깨 위 에 부드럽 게 손을 감쌌다.

“이거요.”

오빠는 이 렇게 앉아있으면 나는 약간 그를 사모하는 공주님 같은 포즈로

서있고 싶었다.

“…나쁘지 않네.”

“오빠는 진짜로 나랑 사진 찍 어보고 싶은 구도 없어요?”

그래도 웨딩 촬영인데 앨범에 실리는 것을 모조리 내가 원하는 포즈로 하

고 싶은 생 각은 없었다.

“음... 여기 무릎 꿇고 앉아봐.”

그의 지시에 따라 바닥에 무릎을 꿇자 오빠는 내 머리 위 에 손을 얹었다.

“오빠. 이거 좋기는한데 진짜 이거 앨범에 남길 거예요?”

누가 봐도 머리채 를 붙잡고 펠라를 시 킬 것 같은 자세 에 나는 의 아함을 감

출수 없었다.

“... 근데 하면하는 거아니야?”

당연히 우리 가 우리 돈 내고 찍 어달라면 찍 어 야 주겠지...

“오빠. 사진 찍어놓은 거 결혼식 때 상영회 같은 거 알죠?”

“미안하다. 이건 취소하자.”

양가 부모님 친척들 다 모인 자리에서 내 가 오빠의 좆을 빠는 포즈를 하고

있는 걸 보여드릴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오빠가 그런 느낌 사진들 찍고 싶으면 우리 따로 신혼여행 때 카

메라랑 삼각대 챙겨 가죠.”

“...진심이야?”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에서도 촬영회 에피소드 개꼴린다고 생각했었거

든요.”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의 마지막히로인 나유진 에피소드 때 나왔던 장면

이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유아퇴행 플레이를 시킨 후 이진성은 그대로 학예회

컨셉으로 촬영회를 열었다.

애기 같은 목소리로 자위를 하며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도.

앞뒤구멍 모두 딜도를 박힌 채로 조수를 뿜는 장면도.

교배 프레스를 당하며 비명과도 흡사한 신음을 내뱉는 장면도.

무려 카메라를 다섯 대나 설치한 그는 실제로 AV를 촬영하는 것 마냥 어

린이집 교사의 인권을 한없이 유린했다.

“나그럼 카메라 진짜 산다?”

“오빠. 10억 벌었다고돈 너무 막쓰는 거 아니에요?”

섹 스용 드레 스도 따로 외 주 맡기 고, 이 제 는 카메 라까지 산다고?

“야. 이걸로 너만 찍겠냐?”

“뭐에요. 그건. 딴 여자랑도 야동 찍겠다는 소리에요?”

“아니... 나은아... 그거 말고...”

오빠는 내 말이 웃겼는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뭐요. 그럼.”

“애들.”

오빠는 내 앞으로 다가와 내 배를 두 손으로 끌어안았다.

“애들사진은찍어놔야할거 아니겠어?”

얼굴에 열이 훅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 진짜... 왜 변태 같은 이 야기 하다가 자기 혼자 부모 모드로 돌변하는

“당연히 찍어야죠. 어차피 애들 찍을 카메라는 내가 따로 사려고 했어요.”

“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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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라고요. 왜 의심하는데요.”

괜히 무안해져 언성이 높아진 나는그냥화제를돌렸다.

“됐고, 그냥 당신은 내가 정해주는 포즈나 취해요. 알겠어요?”

“오냐. 그럼 이제 들어가서 다시 누워도 되냐?”

“아뇨? 구도 15개 채우기 전까지 못 들어감.”

나는 그렇게 울상을 지은 오빠를 내 리 씁시 간 동안 앉혔다 일어났다 시 켰

다.

이런 못된 아빠는 내가정신교육을 열심히 시켜줄게. 아가들아.

:k * *

a

오오...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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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 한복판에 이 런 데 가 있는 걸까.

웨딩 촬영 스튜디오에 도착한 나와 나은이는 연신 감탄사만 뱉고 있었다.

“진짜 예쁘네요.”

“신부분 이쪽으로오셔서 메이크업 받으실게요.”

오오... 이제 그 ‘스드메.’의 ‘메’인가.

솔직히 결혼 준비하기 전까지는 스드메가 뭔지도 몰랐던 나였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진짜 나랑은 거리 가 먼 단어들이 라고 생 각했지 만 일생 에 한 번이 니까.

그리고 전문가의 손길을 탄 나은이의 얼굴의 고점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냥 자기가 집에서 슥슥해도 아이돌 같이 보이는데 많이 다르려나?

괜히 여자들만 있는 공간에서 기다리 기 싫었던 나는 스튜디오 한 편에 있

는 벤치 에 서 휴대폰만 만지 작거 렸다.

아...오늘도 집에 가려면 멀었겠지?

이제 메이크업하고 드레스 입으면 사진은또 언제 찍어.

지금 입고 있는 정장도 솔직히 불편하기는 했다.

조금만촬영일이 뒤로 미루어졌다면 아마 더워서 쪄죽지 않았을까.

“오빠!”

한동안 멍하니 팔짱만 끼고 앉아있었는데 뒤쪽에서 나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끝났나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누구세요?”

“쩔죠.”

“누구시냐고요.”

“아. 진짜 장난하지 마요.”

와...진짜... 이게 내 아내라고...?

전문가는 괜히 전문가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은이는 진짜로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것만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 가 넋을 놓고 바라보자 나은이는 민망했는지 살짝 고개를 틀었다.

“아... 왜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예뻐.”

“끝이에요?”

마음속으로는 ‘쌌다!’를 외치고 싶었지만 옆에 직원 분들도 계시니까 나

는대신 고개를끄덕이며 엄지를척 내밀었다.

“네〜 그럼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아. 잠시만 저 화장실 좀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네 네. 그럼 다녀오시면 바로 시 작하겠습니다.”

촬영 기사는 카메라를 다시 내려놓았고 나는 다시 벤치에 착석했다.

거. 미리미리 좀 다녀오지.

라고 생각했는데...

[빨리 화장실로 들어와요.]

나은이의 문자에 나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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