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174화 (174/276)

<174화 >#174.종말론자

캬. 시발!

이거지!

이거야!

근 며칠간 잠도 못자고 퀭한 눈으로 막대 만 쳐 다보던 성과가 드디 어 빛을

발하는구나!

내 휴대 폰을 들여 다본 나은이 는 자기 가 잘못 본 거 라고 착각이 라도 했는

지 손가락으로 하나씩 자릿수를 세 기 시 작했다.

“...이게 뭐에요? 무슨돈이에요?”

“무슨돈이기는우리 결혼 자금이지.”

“아니아니.그게 아니라...”

너무 놀랐는지 바보 같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나은이.

“자... 자네.혹시 어머님아버님 직업이...”

조금 전과는 사뭇 달라진 장인어른의 태도.

나는 나은이와 연습한 대로 코인 부자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뇨. 이건 오로지 제가투자로만 벌어들인 금액입니다.”

웹소설 독자들이 찾는 사이다 비스무리한 것을 현실에서 느낀다는 건 정

말이지 짜릿한 느낌이었다.

“저는 작년부터 코인을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자산을 늘려왔습니다.”

이렇게 말하기까지 준비하기 위해 유명 인사들의 연설, 온라인 스타 강사

들의 프리뷰 영상 같은 걸 얼마나 봤던지.

“결코 쉽 지는 않은 일이 었지 만 저는 1000만원 이 라는 작은 금액 으로 투자

를 시작해 약 1년 정도 지난 지금 10억이라는 돈을 만들었습니다.”

어때. 한나은.

네 남편 될 사람이 이제 좀 달라 보이나?

여전히 내 휴대폰을 쥐고는 얼탱이가 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나은

이.

웃음을 참아야하는데 자꾸 입꼬리가 씰룩 거리는 걸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코인이란게 말일세.”

내 설명을 잠자코 듣고 계시던 장인어른이 입을 여셨다.

“내 가 자세 하게 는 모르지 만 주식 과 비 슷한 거 라고 생 각하면 되 겠나?”

“네. 대신 주식보다는훨씬 등락의 폭이 크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하

실 것 같네요.”

“흠 • •• ”

심 란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장인 어른.

다행이도 그대로 나한테 골프채를 휘두르려고 하신 계획은 일단은 보류

인 모양이었다.

지금이 흐름을 탈 순간임을 깨달은 나는 재빨리 장모님께 나은이와 함께

고른 선물을 내밀었다.

“어머님. 이거 별 거 아니기는 한데.”

별 거 맞습니다.

그거 존나 비싸요.

제발 그러니까 저 잘 좀 봐주세요.

백화점 로고가 적힌 봉투를 딱 내밀자 장모님은 그대로 내용물을 개봉하

셨다.

“어머. 이게 뭐니?”

“엄마.그거 오빠가 엄마드린다고 예약까지 해서 사온 거야.”

나은이도 공기 가 바뀌 었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바로 내 편을 들기 시 작했

다.

“아니.뭘 이런걸 다해왔어.”

그렇게 말씀은 하시 지 만 장모님도 기분이 나쁘지 는 않으셨는지 조금은

표정이 풀리신 것 같았다.

“여보. 일단 거 가서 과일 좀 내와. 냉장고에 멜론 있지? 그거 좀 같이 먹자

고.”

“아. 맞네맞네. 금방해올게요. 거기들 앉아 있어.”

장모님은 부엌으로 들어가시고 장인어른이 골프채를 정리하시러 안방으

로 들어 가자 나는 나은이 에 게 회 심의 귓속말을 했다.

“지렸지.

“오빠. 코인했죠.”

인상을 찌푸린 채로 내게 속삭이는 나은이.

“응.개지렸지.”

“아.진짜내가하지 말라했는데 미쳤어요? 얼마박아서 그만큼번 거예요

?”

“1억.”

사실상전재산을 거기다 꼴았다는 나의 고백에 나은이는 나한테 딱한 마

디 했다.

“오빠는 이따 나랑 따로 면담 좀 해야겠네요.”

“아니. 왜. 야나 무려 수익률 1000펀데? 이걸 면담한다고?”

“1억이 100만원 돼서 돌아올수도 있었던 거잖아요.”

“에이〜 깨달음을 얻었다니까.”

“그만하라 했다.”

실제로 아버님도 다시 거실로 나오셨기에 우리의 대화는 거기까지 였다.

“그래서 자네... 내 딸과진심으로결혼할생각인가?”

“네.저 진지하게 따님과결혼하고싶습니다.”

“자네 가 당장 결혼식도 올리고,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알겠네. 하지만.”

역시 단순히 돈만보고 딸을 내줄 아빠가 어디에 있겠는가.

다른 조건들에 대 한 설명 이 이 어 질 거 라 생 각한 나는 귀 를 쫑긋 세웠다.

“투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은 난그렇게 좋게 생각하지는 않아.”

“네.,,

“물론 자네가 어떻게 그런 큰 금액을 그 어린 나이에 모았는지는 잘모르

겠으나, 쉽 게 모은 돈은 쉽 게 잃을 수도 있다는 법. 나는 사위로 들일 사람은

안정적인 직장이 있었으면 하네.”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졸업한 이후에 취 업을 할 예정입 니다.”

“나은이랑 같이 건축과를 다니고 있다고 했지? 그럼 그 업계에서 일할 생

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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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시발. 그건 에바에요.

탈건하고 싶어 서 이 리 도 몸부림 을 쳤는데,거 기로 기 어들어 가라고 하시 다

뇨.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일단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건 약속드릴 수 있습니 다.”

“그래... 일단알겠네.”

“이 거 먹어가면서 얘 기 나눠요.”

장모님은 과즙이 넘쳐 보이는 멜론을 정갈하게 잘라서 테이블 위에 내주

셨다.

“그래서 민호? 맞나? 민호 씨는 지금 몇 살이라고?”

장모님의 질문에 나는 싱긋 웃으며 대답을 해 드렸다.

“27살입니다.”

“어휴...그래도 많이 어리기는하네.”

뭐 라고 맞장구를 치 려다 그건 좀 아닌 거 같다 싶어 그만 둔 나는 포크로

멜론을쿡찍어 입에 집어넣었다.

“그래도 오빠.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나은이는 평소보다 더 사근사근한 톤으로 내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나한테도 정말 잘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요.”

야. 근데 학교생활 열심히 안하는 건 너나 나나비슷하지 않냐?

실제로우리 두 사람은 학기 중에도 정신없이 [그녀를 감금했습니다] 작업

을 하느라 바빴었다.

마감 전날에도 야짤 그리고 있었던 거면 말 다한 거지. 뭐 .

“그래...그렇구나...진지하게 만나는거 자체는뭐 우리도그닥뭐라할생

각은 없지만, 아무래도 아이를 이렇게 결혼도 하기 전에 갖는 거에 대해서

좋게 봐줄 수는 없단다.”

“네...”

“자네 부모님도 이 사실 아시나?”

상견례.

상견례도 결혼을 하려면 머지않은 미래에 해야하는구나.

“아뇨. 아직 모르십니다.”

“그래? 언제 하려고 그러나?”

“서울 올라가면 바로 연락드리고 찾아뵈 려 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모르신다는소리네.”

“네.,,

이후나는 장인어른의 지독한 호 구조사에 시달려야만했다 .

빠따 신세는 면한 거 같지만 넘어야할 고비는 한 가득이 었다.

그래도 나은이가 사전에 내게 알려준 정보들은 정말크나큰 도움이 됐다.

“혹시자네 야구좋아하나.”

아뇨. 집구석에서 웹소설이 나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걸 좋아할리 가요.

“좋아합니다.”

“응원하는 팀 있나?”

옆에서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나은이.

“독슈리 팀 좋아합니다.”

“…진심인가?”

의 심 스럽 다는 눈초리 로 나를 바라보는 장인 어른.

아니.근데 장인어른은도대체 그 팀 왜 좋아하시는 거예요?

만날지 잖아요.

어좥 도대체 만날 지는 팀을 응원하는 팬은 무슨 재미로 응원한단 말인가.

“낭만이 있다고. 그리 생각합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의심의 눈초리.

“그렇단 말이지...”

절대로 나은이 가 무조건 그렇게 말하라고 시 켰다고 대 답할 수 없었다.

“일단 알겠네.우리가 너무오래 붙들어두고 있었던 것 같네.”

“어머. 그러게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벌써 붙들려서 이야기를 한지 두 시간이나흐른지금이었다.

“식사는 이따 酖시쯤 다같이 하려 하는데 괜찮겠니?”

장모님이 나은이한테 물었다.

“아.그럼요.그럼 나 잠깐오빠동네 구경만시켜주다올게요.”

“얘는... 이 촌에 보여줄게 뭐가 있다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만 있다 가면 그렇잖아요.”

싱긋 웃음을 지은 나은이는 내 팔목을 붙잡았다.

“가요. 오빠.”

“어... 그래... 그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나는 나은이 손에 이끌려 빌라 밖으로 끌려나왔다.

“오빠.”

“엉.,,

“진짜미친거 아니에요?”

나은이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나를 몰아세웠다.

“뭐가.”

“아니. 내 가 코인 공부만 하고 하는 척만 하라고 했잖아요!”

집에서 제법 떨어진 공원에 도착한 나은이는 짧은 팔다리를 마구마구 흔

들며 나를 괴롭혔다.

“나은아. 내가 깨달음 얻었다고 믿어달라 했잖아. 그리고 결과만 좋으면

오케이 아니냐? 나 10배로복사했다니까?”

“쫄딱 망했으면 지금 있는 집에서도 못 살 뻔했다는 소리 잖아요! 네 ?”

고놈 참돈을 벌어 와도 길길이 날뛰는구나.

“알았어. 알았어. 앞으로는 안 할게. 약속.”

“…진짜요?”

“야. 나도 이거 하면서 얼마나심장 터질 것 같았는지 아냐?”

사실 투자를 하게 된 이유는 내 가 코인을 잘할 것 같아서 가 아니 라 혹시

장인어른이 종목을 추천해달라고 하시면 어떡할까 싶어서 해본 거긴 했다.

나도 한 번도 안해봤는데 추천을 어떻게 하겠냐고.

물론 추천은 지금도 자신 없기는 했다.

직접 해봐도 내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이거 개씹운빨좆망겜이네.]

이 미친 하락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별을 따온 남자.

“하아...진짜못 말려.도대체 뭘 보고 그렇게까지 덤벼든 거예요. 네?”

뭘 보고...? 가장 큰 계기가 있다고 한다면…

아. 역시 그거려나.

“5억 잃은종말론자라는 영상이 있거든? 그거 보고 질렀지.”

“그게 뭔데요. 씹덕아.”

진짜 재밌고 알찬데 아무래도 내 여자친구는 자세히 알아볼 성의는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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