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158.한강
티 비를 보고 자주 하던 생 각 중 하나.
연예인들은 왜 그렇게 자살을 많이 하는 걸까.
악플이 라는 건 그렇게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세 울 정도로 가혹한 폭행 인
것일까.
맞아보니까 알 것 같았다.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독자들의 원한 어린 댓글들이 머릿속에
아른아른거렸다.
물론 가장 곤란해 진 사람은 작가인 나였지 만 내 담당자 분도 완전 난리 가
난모양이었다.
[작가님… 그... 엔딩을 혹시 그렇게 그대로 진행하실 건가요?]
[하아...물론 작가님 의견은존중하고, 저희도그렇게 쓰신다고하면 막을
권한은 없지만 작가님 차기작도 생각하시면...]
[솔직히 저도좀 많이 놀랐거든요.히로인들을그런 식으로... 네...]
[휴재가좀길어지는 한이 있더라도좀준비를하시는 편이 이제..]
미안했다.
괜히 나 때문에 엉뚱한 사람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담당자 분과의 통화를 마치고 나서 나의 심 란함은 한층 더 배 가 되 었다.
“오빠. 나갈 준비 다 했어요?”
화장을 다 끝낸 나은이 가 거실로 나와 내 게 물었다.
“어. 나야 뭐 준비라고 할 것도 없잖냐.”
“근데 왜 또 세상 잃은 표정을 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전화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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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월드에서요?”
“으 99
O•
“뭐라는데요?”
“1줄로 설명하자면 제발 엔딩 좀 어떻게 안되겠냐는 대충그런 이야기.”
내 대답에 떨떠름하게 고개를끄덕인 나은이는 내 손목을 붙잡았다.
“그럼 더더욱 기분 전환을 할 필요가 있겠네요.”
“지금이라도 수정본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몰라.”
내 가 이렇게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수록 독자들도, 회사도 피 가 말린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빠. 지금 그 상태로 글 쓰면 보나마나 말아먹을 것 같아서 그래요. 그리
고 지금 나 풀메 시켜놓고 응〜 안 갈래〜 이러는 거 진짜 비매 너인 것 알죠?”
“그건 맞지.”
볼에 한가득 공기를 주입한 나은이.
옷장에서 봄에 걸맞은 얇은 가디건을 챙겨 입은 나는 나은이와 함께 밖으
로나섰다.
오늘 우리 가 가기로 한 곳은 한강.
커플이 라면 한 번 쯤은 가봤을 데 이트 명소이 기는 했지 만 우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유는 의 외 로 심 플했는데, 우리 가 사귀 기 시 작한 것은 11월 .
한강에서 입김을 후우후우 내밀면서 떨고 있기에는 너무 춥다고 생각했
기 때문이었다.
아직 쌀쌀함이 다 가시지 않은 꿓월 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피크닉 하기에는
많이 풀린 날씨였기에 나은이는한강에 가자며 권유했다.
“우리 몇번 갈아타야해?”
“버스두 번, 지하철 한번이요.”
“뭐냐. 거리 그렇게 안 먼걸로 아는데.”
“차가없으니까 별수 없죠. 뭐.”
차...그러네... 자가용도뭔가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솔직히 혼자 지 낼 때는 굳이 차가 필요하다거 나 운전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필요하기는 했다.
놀러가는 것도 놀러가는 것이었지만 만에 하나 나은이가 임신했는데 지
하철을 타고 병원을 오간다고 생각하니 어지럽달까.
“나은아. 나 완결 내면 자동차나 한 대 뽑을까?”
“갑자기요?”
“응.필요할것 같아서.”
“아...확실히...우리 아직...”
그녀의 얼굴이 살짝붉어지더니 두눈이 바닥에 고정되었다.
뭔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얜.
“근데 오빠. 저는 렌트카여도 괜찮아요...!”
“뭔 소리야.”
“아닌가. 그거 블랙박스에 기록 남으니까 남들이 볼 수도 있겠구나... 흠...
그러면 확실히...”
입을 오물거리 며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나은
이.
“그... 그 있잖아요. 차박되는 그런 모델로 할 거죠?”
“차박?
99
“차에서 숙박한다는 말의 줄임 말일 걸요?”
“차에서 숙박을 어떻게 하는데.”
“잠만여.”
휴대폰을 꺼 낸 나은이 는 타자를 타다다닥 치 더 니 화면을 내 게 내 밀었다.
“아 이런거 얘기하는 거구나.”
그녀가 내게 보여준 것은 SUV였지만뒷좌석이 완벽하게 접혀 트렁크와
연결되 는 차량이 었다.
오... 진짜로 사람 둘 정도는 누워서 잘 수 있을 것 같잖아.
침 낭 속에 누워 있는 성 인들의 샘플 이미 지도 있었다.
“근데 이런 거 비싸지 않아?”
“저도잘은몰라요.근데 이왕사는거면... 거기서 해야죠…”
그건 맞지.
나 야설 작가 한겨울.
카섹 에 대한 로망 또한 가득한 남자.
하지 만 저런 것이 되는 차가 있는 줄 몰랐기 에 언제 나 차량 야쓰신은 운전
대를 잡고 있는 진성의 좆에 히로인들이 열심히 봉사를 하는 식으로 풀어갔
다.
본방까지 가는 경우에는 그냥 시트를 젖히고 한다고 묘사를 해놓은 상태.
내가 본 야동들은 대부분 저리 했으니, 저렇게 글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음...그럼 완결 내고면허부터 따러 가야겠다. 넌 있어? 면허?”
“저도 없어요.”
“그럼 너도나랑 같이 가자.”
“오빠. 저한테 운전대 맡길 수 있겠어요?”
“의외로 네 가 나보다 잘할 수도 있지.”
“그럼 오빠 목숨은 내 거라는 거네요.”
장난스럽 게 내 허 리를 쿡쿡 찌르는 여자친구님 .
“원래 네 것이었거늘.”
그녀의 태도와 반대로 진중한 사극톤으로 이야기하자 나은이는 바로 정
색을때렸다.
“뭐래요. 개오글거려.”
자동차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떠들다보니 우리는 어느덧 한강공원 바로
앞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와.진짜개오랜만.”
“그러게나.”
오랜만에 온 한강은 정말 변한 것이 하나 없었다.
여전히 탁트인 것이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여전히 사람이 엄청 많았
다.
“일단좀 걸을까?”
“그래요!”
손을 꼬옥 맞잡은 우리 두 사람은 길게 쭉 이어져있는 산책로를 천천히 걸
었다.
“오빠는 서울 와서 언제 한강 처음 왔었어요?”
“그니 까 나 대학교 온 이후 이 야기하는 거 지 ?”
“네.”
언제였더라... 입대하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1학년 때였던 것같은데?”
“ …느구라?
기 广라 - ”
말꼬리를 늘리며 회상하는 투로 대답하자 나은이는 바로 내게 칼을 겨눴
다.
“그냥 과 애들이랑 단체로 왔던 것 같아. 그 왜 휘 민이 랑 동우랑 걔 네 있잖
아.”
“확실해요?”
“여부가 있겠습니까.그럼 너는? 너도와봤을 것 아니야.”
“저는고향 친구들이 불러서 피크닉 왔었어요.”
“쓰으읍... 고향 친구들이 다 여자야?”
“여고 졸업했는데요. 저.”
그래도 나은이랑 이렇게 별 것 아닌 주제로 이 야기를 하면서 웃으니까 확
실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걷다 지쳐 지하철 인근으로 다시 돌아온 우리는 돗자리를 하나 구매해 나
무 그늘이 진 구석으로 이동했다.
“밥은요?”
“조금 이따 편의점에서 사오던지, 아니면 배달 전단지도 많이 뿌리던데 시
켜 먹던지.”
“그러죠. 뭐.”
돗자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면적이 컸다.
5000원짜리라 작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閌명은 앉겠는데요?”
“딱우리 둘이 뒹굴거리면 끝날사이즈라는 거지.”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대뜸 나은이의 무릎 위 에 얼굴을 묻었다.
“오빠. 이거해보고싶었구나.”
“응. 만날 드라마 같은데 보면 이렇게 한 번씩 하던데 ?”
“흐으음...씹덕 애니 아니고요?”
뜨끔했지만 한강은 씹덕 애니에는 안 나온다고?
99
“그래도 내가 나오자고 하기를 잘했죠?”
“그러게나.”
방구석에 틀어박혀 머리 쥐 어뜯고 있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은 것 같았다.
“오늘만 오빠 하고 싶은 거 다 들어줄게요.”
“나하고 싶은것?”
“모쏠 아다 특. 데이트 때 해보고 싶은 것 개많음. 아니었어요?”
아니. 맞기는 한데... 나 모쏠아다졸업한지 오래... 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2
00일도 안지나기는 했구나.
“근데 한강에 서 해보고 싶은 건 여 자친구 무릎베 개 가 전부이 기는 해 . 아.
같이 그 한강라면 끓여먹는 거? 그 정도?”
“소박하네요.”
“그럼 너는 뭐라고 생각했는데.”
“음... 하울의 움직이는 텐트 만들기?”
그게 뭐냐고물어보려던 나는 이내 뭔지 상상이 돼서 머리에 피가쏠렸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텐트가흔들리는 이유라.
야설 작가의 혼이 또다시 화르륵 불타오르는 감각.
“…텐트 사올까?”
내가 진짜로 그 소리를 입밖으로 꺼내니까 나은이는 작은 주먹을 쥐고는
내 머리를콩 때렸다.
“돗자리 사기 전에 말했어야죠. 그건.”
“나 돈 잘 벌잖아. 그 정도 사치는 씹 가능이 지.”
“근데 오빠 엔딩 곱창내놔서 개망하게 생겼잖아요.”
...야. 오늘 컨셉 힐링이라며.
빠꾸 없는 직구에 뼈를 맞아버린 나는 다시 얼굴을 틀어 한강을 바라보았
다.
평균 수온 좀 올려볼까나.
“…다시 쓸거야.”
나지막이 내 생각을 말해주자 나은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예 회차 삭제하고요?”
“아니. 지금까지 쓴 건 내버려두고, 그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수정해볼까
생각 중.”
삭제를 하고 다른 이 야기를 쓰는 것은 솔직히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미 업로드된 소설은그렇게 쉽게 지우개 지우듯이 지워질 것이 아니었
다.
이미 본 사람들의 뇌리에 줏대 없는 작가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원래 오빠 원고 미리 안 봤잖아요. 보여준다고 해도.”
“그랬었지.”
“이번에는 다음화원고 꼭 나한테 보여줘요.”
“응.”
내 머리 카락을 어루만져주는 나은이 .
“내 가 오빠보다 잘 쓸 자신은 정말 하나도 없는데 요.”
그녀의 입가에 해맑은웃음이 드리웠다.
“내 가 훈수 하나는 기 가 막히 게 두는 거 아시 죠? 나 하얀 눈꽃이 잖아요.”
“알다마다.”
나은이의 뒷목을 손으로 당긴 나는 짧게 입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