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화 >#140.뎃
나은이가 내 방을 떠나고 난 이후로 나는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
하게 되었다.
물론이 밀실이라는 공간은 생활하기에는 썩 별로이기는했다.
답답하기는 하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해피타임을 갖기로 했
다.
여친님의 허가도 나왔으니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물론 나은이와의 섹스는 극강의 쾌락을 주기는 하지 만 가끔은 야동이 고
플 때도 있기는 했다.
여친 있는 놈들이 딸친다고 할 때 보면 그냥 병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
러는지 좀 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요즘이었다.
야설과 달리 현실 속 섹스는 서로가 감정을 공유하는 ‘교감’이었기 때문이
었다.
자꾸 나은이 가 만족하고 있는지,지금 내 가 잘하고 있는지 에 대 한 의 구심
이 들 때가 자주 생겼다.
특히 나 나은이 가 그냥 해본 말이 라던 헬스 사태 이 후로는 그런 경향이 조
금 더 심해졌다고해야 하나.
나은이 또한 충분히 기분이 좋은지.
하드한 플레 이 도 다 들어주려고 애 쓰는 그녀 였지 만 혹시 나 거부감을 무
릅쓰고 억지로 하는 부분은 없는지.
난 이진성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처럼 되 고 싶은 생 각도 없었다.
그러니 내가나은이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노릇이었다.
“오우... 섹스...”
영상을 틀자마자 한국인에게는 보기 어려운 몸매의 여자들이 빵댕이를
흔든다.
영 어로 앙앙 거리면서 박아달라고 하는 백마들.
오랜만에 자기 위로 타임은 나은이를 만나기 이전까지 약 10년 정도의 시
간에 대 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시원하게 한 발 뺀 나는 휴지를 정리하고는 개운한 느낌으로 방밖으로 나
왔다.
역시 야동이 국밥이긴 하구나.
거 실 쪽에 서 느껴 지 는 인 기 척 에 고개 를 돌리 자 거 기 에 는 잠옷으로 갈아
입은 나연이가 머리띠를 한채 나은이의 컴퓨터 의자위에 앉아있었다.
솨아아아
화장실 쪽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아무래도 나은이는 샤워 중인가 보구만.
나연이도 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인지했는지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오빠.”
나은이 랑 똑닮은 얼굴로 똑같은 호칭 으로 나를 부르는 그녀.
“아.네.”
“여기 와이파이 비밀번호뭐에요?”
“아아... 잠시만.”
이사를 온 첫날 싸그리 모든 기기들을 등록해 두었기에 잊고 지냈는데 비
밀번호가 뭐 였더라...
컴퓨터 본체 옆 공유기를 집어든 나는 바닥에 있는 알파벳들을 하나씩
읽어주었다.
“E..W... 101 3281... A"
"잠시만요... 오. 됐다. 감사합니다.“
내게 고개를 꾸벅 숙이는 나연이.
“아냐.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말해줘.”
본래의 목적대로 물을 한 잔 마시러 나온 나는 컵에 물을 따르고는 나연이
를 바라보았다.
나은이 가 검은색으로 염색을 하면 저런 모습이 려나...
아니 지. 고등학교 때 나은이 가 저 런 느낌 이 었으려 나 싶 어서 자꾸 나연 이
를 향해 눈이 가는 것 같았다.
“저.궁금한것이하나 있는데요.”
“응.뭔데?,,
“오빠는 우리 언니 랑 어쩌 다가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한 거예요?”
진실은 갓 스무 살이 된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법.
차마 내 야설을 모독해서 모텔로 끌고 갔다가 눈이 맞았다고 설명하기에
는...
지금도 이미지가 그닥좋지 않을 터인데, 굳이 자청해서 나를 벼랑끝으로
몰아세울 필요는 없으리라.
“으음... 일단 같은과다 보니까 같이 있는 시간들이 좀 있기는 했지.”
실제로 도시 계획 팀플도 같이 하기도 했고.
물론 팀플의 결말은 파격적이 었지만 지금 행복하다면 괜찮은 것 아닐까.
하지 만 나는 섣불리 그녀에 게 대놓고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노릇이 었다.
나은이가 집에다가 뭐라고 어디까지 설명을 해놨는지 몰랐기에 나는 최
소한의 답변만으로 상황을 넘기고 싶었다.
얼른 씻고 나와라... 나은아...
교수님들과의 1대 1 면담보다도 서늘한 느낌에 나는 자꾸 여자친구의 얼
굴이 보고 싶어졌다.
“오빠가 먼저 고백했어요?”
어쩌면 몹시도 정석적인 질문.
나도 다른 친구들한테 자주 하는 질문이니까. 이건.
이렇게까지 우리 커플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처음인지라 나는 자꾸 삐
거덕대며 말을 더듬었다.
“아...어... 그게 좀 애매한데.”
“애매할 것이 있나요? 그냥누가 먼저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말했는지가
곧대답인데요.”
그래도 결국 박은 것은 나니까 내가고백한 것이 맞지 않을까.
“내 가했어.”
“역시 그렇군요... 아! 오빠가 이상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언니 가
원래 남자한테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나연이는 마치 미지의 생물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와 눈을 맞췄다.
“그래서 저는오빠가 신기해요. 도대체 얼마나매력적인 사람이길래 우리
언니가 저렇게 사족을 못 쓰나 싶고요.”
“하하하… 아이... 그런 것 없어. 알면 다쳐.”
진짜다쳐.
진짜다치니까 더 이상궁금해 하지 말아줘.
너한테까지 내가 한겨울 작가라는 것을 밝히고 싶지는 않네.
그냥 나는 지금은 학교 선배 정도 선으로 있고 싶었다.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고 실제로 가족의 일원이 된다면야 슬그머니 말이
라도 꺼 내볼까 고민하겠지 만 지금 당장은 절대 무리 였다.
아마 [저는 프로 야설 작가입니 다.]라고 하면 까무러치지 않을까.
“근데 진짜죄송한데 하나만 더 물어봐도 괜찮아요?”
아니.물어보지 마. 제발질문그만해줘.
“어.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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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언니 어떤 점이 좋아요?”
아. 이건 좀 쉽네. 그래도.
사실 나은이를 왜 좋아햐냐고 하면 이유야수십 가지 댈 수 있다고 생각한
나였다.
“예쁘지, 착하지, 요리도 잘하지,잘 챙 겨주기도 하고, 애교도 많은 편이고.
자동재 생 이 라도 되 는 것 마냥 내 가 생 각하는 나은이의 장점을 주르륵 말
하자 나연이는 살짝은 거북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군요...”
“그거말고도 많은것 같네.”
“완전 콩깍지가 씌 었네요. 오빠. 우리 언니가 애교가 많다니.”
내 좆기둥에 얼굴을 비비면서 빨아도 되냐고 하는게 얼마나 꼴리는데 !
내 위에 올라타서 엉덩이를 살살부비는 나은이를 네가 알아!
“아니 야. 나은이 는 객 관적으로 봐도 좋은 사람이 니 까.”
그 말을 끝낸 그 순간 화장실에서 모락모락 김 이 새 어나오며 수건만 걸친
나은이 가 밖으로 나왔다.
“뭐 야. 둘이 무슨 이야기 했어요.”
아무런 긴장감 없이 나은이 가 이 쪽으로 다가오자 나연이 는 조금은 놀란
모양이었다.
“그냥 너 예쁘다는 얘기 했다.”
“고새 내 욕 해놓고 둘러대는 것 아니죠?”
“언니... 옷부터 좀 입고오는것이...”
“아. 맞네. 잠깐만 기다려요. 나옷 입고 머리 말리고 나올게.”
그래도 평소 같았으면 수건도 없었을 텐데 말이지.
나은이 가 방으로 들어 가자 나연이 와의 대 화를 피하고 싶었던 나는 잘 자
라는 말을 남기고는 다시 컴컴한 밀실로 돌아갔다.
어후. 기 빠져.
…
위이이이잉
헤어 드라이 기로 머리를 대충 말린 나는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22:19]
나연이 온다고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다 보니 어느덧 발렌타인데이는 끝
나가고 있었다.
물론 오빠가 당일에 안 챙 겨줬다고 구박할 사람은 아니 었지 만 그래 도 모
처럼 키트까지 사왔는데 오늘챙겨주고싶은데...
얼굴에 로션을 바른 나는 침실 문을 열고 다시 거실로 나갔다.
여전히 컴퓨터 의자위에 앉아있는 나연이.
“오빠는?”
“주무신다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 가셨는데.”
거짓말.
오빠의 평균 취침 시간을 알고 있던 나는 오빠가 나연이로부터 도망쳤다
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두 시간 만에 후다닥 만들어서 전해줘 야지.
식 탁 위 에 서 상자 포장을 뜯자 나연 이 가 내 옆으로 쪼르르 다가왔다.
“뭐야. 초콜릿만들게?”
“응. 사실 오늘 너 안 왔으면 진작 미리 만들어서 줬어야 하는데 좀 늦었네.
”
“미안...”
“아냐아냐. 네 가 사과할 일은 아니 지.”
초콜릿 만든다고 상경한 여동생을 외 면할 정도로 박정한 사람은 아니 었
다.
“너도같이 만들래?”
나연이가 빤히 뒤에서 내가 재료들을 정렬하는 것을 구경하자 나는 혹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까싶어 그녀에게 권유해 보았다.
“아니. 나는 줄 사람도 없는걸.”
“3월 14일에 입학하면 받기만해도되니까좋겠네.그거.”
얼 마나 많은 남자애 들이 내 동생 한테 대 쉬 할 지는 안 봐도 비 디 오였다.
동기면 동기. 선배면 선배.
밥한번 먹어보자고 개수작부릴 것을 생각하니까 내가 다피곤하네.
“일단 연유는 만들었고 그 다음이...”
휴대폰을 들고 와 다시 한 번 매뉴얼을 읽은 나는 차근차근 한 스텝 씩 밟
아나갔다.
“역시 언니 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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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틀도 없이 모양을 잡아나가는것을 보면서 옆에서 감탄하는 나연이.
“너도 건축학과 4년 다녀봐.”
고도로 발전해버린 손재주가 빛을 발할 순간은 이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내 가 준비 한 것은 파베 초콜렛 이 었기 에 모양을 잡은 뒤 코코아 파우더를
마구마구 뿌리자 얼추 시제품과 비슷한 느낌이 났다.
“나연아. 이거 하나 먹어봐.”
내가 초콜릿을 하나 집어 나연이 입에 넣어주자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감
이 퍼지는 것이 바로 보였다.
“맛있어. 언니 이제 디저트도 잘 만드네.”
내 입에도 하나 넣어보니 나또한뽕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 이민호. 당신은 진짜 복에 겨웠다니까.
맛과 모양이 완벽하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준비해온 상자에 정성을 담아
하나씩 초콜릿을 담기 시 작했다.
흐흐... 좋아하겠지...
기뻐할 오빠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한 나는 마지 막으로 상자에 리본
을 묶었다.
“나연아. 너 먼저 침실 들어가 있어. 나 이 거 주고 뒷정리도 하고 자야할 것
같아서.”
뒤에서 하품을 하고 있던 동생은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침실로
들어갔고 나는 굳게 닫혀있는 밀실 앞에 서서 문고리를 잡았다.
끼이익.
문을 열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하아아아앙 기 모찌 이 이 하앙 후으응 하으으으 소코와다메!!]
“덧] 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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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된 얼굴로 좆을 잡고 흔들고 있는 내 남자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