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139.독방
나은이의 동생 나연이는 어째서인지 밀실의 문 손잡이를 붙들고 있었다.
솔직히 이미 그녀한테는 미안한 짓을 해버렸기에 큰소리를 내고 싶지는
않았지 만 호기 심 이 불러올 화마가 겁 이 났던 나는 그냥 낮은 목소리로 그녀
의 행동을 바로 저지했다.
“야. 한나연. 너 누가 허락도 없이 들어가래.”
내 목소리에 침실에서 후다닥 뛰 어나온 나은이가 바로 나연이를 연행해
갔다.
“아... 미안.그냥 집이 좀궁금해서. 안방까지 보여줬으면 다른데도구경
시켜줄 줄알았지.”
사실 대부분의 집들에 서 가장 프라이 빗한 공간이 안방이 라는 것은 명 백
한 사실이 기는 했다.
손님이 왔을때 가장 보여주기 꺼려하는 것도침실이 맞기는하고.
하지만 우리 집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
침실은 얼마든지 공개할 수 있었으나 저쪽 방은 안됐다.
저 건 사생활 어쩌 구가 아니 라 그야말로 기 밀 그 자체.
나연이 가 미 안하다는 듯이 사과를 하면서도 방에 대해 궁금해 하자 나은
이는 바로 요령 좋게 변명을 생각해냈다.
“나연아. 너 급하게 온다고 오빠랑 나랑그냥물건들 다 저기다 때려 박아
서 정리가 하나도 안되어있어.그러니까저기는 들어가지 마. 알겠지.”
“응. 알았어. 근데 저 방은 어떤 방이야?”
네 언니가 씹물을 질질 싸면서 뒷구멍을 범해지는 방이 란다.
라고 대답할 수 없었던 나는 이번에도 여자친구님이 어련히 잘 해주시
겠지라는 마음을 품고 슥 나은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는...그냥오빠혼자자는 침대 있고옷장밖에 없어.그냥드레스룸?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돼.”
드레스룸이 라... 실제로 옷장 속에 코트와 같은 그냥 옷들도 있기는 했으
나 반 이상은 나은이의 코스프레 복장이 었다.
가슴을 가려주지 못하는 교복, 면이 아닌 선으로 이어진 속옷.
남자들의 음습한 욕망으로 가득 찬 백화점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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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정상인이 보면 까무러칠 물건들이 가득했으니 부디 나연이가호기
심을 거둬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그러지 말고 여기 와서 앉아서 얘기 좀 해. 한나연. 내가 대학 생활 꿀팁
같은것 줄 테니까.”
식탁 의 자에 앉은 나은이는 자기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나 언니랑 전공도 다른데 필요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이 건 모든 과 불문하고 알아야 하는 내용이 니 까 말 좀 들어.”
“4학년 끝나니까 더 틀딱 같아졌네.우리 언니.”
...괜히 옆에 있는 나까지 피를 한사발토하게 하는 말이었다.
아니...뭐...4학년 씁학기까지 이수했으면 이미 졸업을했을 시기니까.
나연이의 지적이 그닥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픈 건 아픈 거지.
때로는 오바스러 운 말보다 담백 한 팩 트 한 마디 가 더 쓰라리 게 느껴 질 때
가 있었다.
“오냐. 틀딱이니까해줄수 있는꿀팁 엑기스만모아서 들려줄게.”
슬그머 니 고개 를 내쪽으로 돌린 나은이는 입꼬리 를 한쪽만 위 로 올렸다.
뭐야. 쟤.
또 무언가 장난을 치려는 것이 분명하다는 예감이 든 나는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는 나은이의 훈화 말씀을 함께 감상했다.
“일단 안 좋아하는 남자 고백 거절하는 법.”
“…그건 이미 많이 해봤는데 ?”
이 얼마나 재수 없는 대화란 말인가.
내 가 고백을 받아보지 못한 걸 맥 이 기 라도 하겠단 마인드냐. 한나은.
비슷하게 생긴 미녀 자매 두사람은 자신이 고백을 몇 번 받았고 어떻게 그
걸 거절했는지에 대해 대화를주고받았다.
“아니. 나연아.대학 가서 그렇게 하면 네 이미지 망한다니까?”
“언니.좋아하지도 않는 남자한테 그렇게 좋게 말해서 뭐해. 이상한희망
품으면 또 귀찮게 군다고.”
“아. 오빠. 오빠도 얘한테 한 소리 해봐요. 대학교에서 괜히 싸가지 없게
고백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야. 이시발련아.
멀찍이 컴퓨터 책상에서 두 사람을 지켜만 보던 나는 난데없이 나에게 날
아온 짱돌에 머리통이 얼얼한 느낌이었다.
뭔가내 경험담이 있기를바라는눈치.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대학에 와서 누구에게도 고백을 해본 적도, 차인
적도 없는 몸이 었다.
그래도 다른 남자애들한테 들은 이 야기를 어느 정도 조합해서 말을 꺼내
보자면...
“그래도 너무 유하게 말하면 어장 친다고 뭐라 하는 것도 본 적 있어서.”
“이거 봐요. 언니 남자친구분도 내 말이 맞다 그러잖아요. 그냥 가차 없이
처 내는 것이 맞다니까요?”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는 나은이의 표정.
아니. 점수 따라며. 결혼하고 싶으면.
이미 망해버린 이미지가 조금이나 수복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물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이게 전부였으니 나는 있는 그대로를 말할
뿐이었다.
띵동띵동
초인종이 울리자 나는 바로 일어나서 문을 열고 배달 기사님에 게서 음식
을 받아왔다.
“나연 이 가 짜장면 이 고 나은이 가 볶음밥.”
음식을 하나씩 식탁위에 얹은 나는 나은이의 행동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
다.
짜장면 비 닐을 뜯기 전에 자그마한 두 손으로 그릇을 붙잡는 그녀 .
“언니 뭐해.”
“짜장면 섞으려고.”
“그걸 왜 젓가락으로 안해.”
하아... 아무래도 이 집안 전체한테 내 테크닉의 위대함을 전파할 필요가
있겠구만.
“그냥 봐.
99
무협지 속 은둔 고수 같은 말투로 세 글자를 내뱉은 나은이는 그대로 그
릇을 상하좌우로 빙글빙글 흔들기 시작했다.
흐으음.... 확실히...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이 있는지 그럴싸하게 보였지만 아직은 손목 스냅이
좀아쉽달까.
나중에 제대로 강의를 한 번 해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반면 나연이의 얼굴은 처음으로 내 가 저걸 선보였던 날의 나은이 랑 다를
것이 없었다.
굳이 저 얼굴을 말로표현하자면...음... [뭐지.저 병신은.] 같은느낌이랄까.
이 미 한 번 예방 주사를 맞은 나는 전혀 저런 차가운 리 액션에도 내상을 입
지 않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충분히 흔들더니 나연이를 슥 바라보는 나은이.
“…언니 좀 변했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은 딱히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
어찌어찌 식사를 끝내고 그릇을 모두 정리해 밖으로 내놓자 나는 잠시
오빠와 밀실에서 밀회를 갖고자 했다.
“미안해요. 오빠.”
갑자기 들이닥친 나연이 때문에 멘탈도 별로 안 좋았을 텐데, 이어지는 나
연이의 돌발 행동 때문에 충분히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으리라 생 각했다.
“아니야... 바지를... 벗고 있던 내 잘못이지. 뭐.”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만 같이 보이는 오빠.
어째 밥을 먹었는데도 볼이 쪼그라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
까.
괜히 미안해진 나는오빠의 입술에 쪽짧은 입맞춤을 해 주었다.
“오늘은 혼자자야겠네요.”
“애석하게도 그렇게 됐네.”
솔직히 둘이 여 기 서 플레 이를 할 때는 오히 려 더 흥분되 고 좋다고 생 각했
지 만 오빠가 창도 없는 방에서 혼자 잔다고 생 각하니까 당연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연이 를 여 기 다 재 울 수도 없는 노릇.
어쩔 수 없는 오빠의 배려에 나는 괜시리 오빠의 위에 올라타서 엉덩이를
비볐다.
“나연이 가면 내가진짜 열심히 봉사해 줄게요. 알겠죠.”
“응응. 나 괜찮아. 나은아.”
안심하라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오빠.
진짜 어떻게 이런 사람이 이진성 같은 혐성 캐릭터를쓴 것일까.
이진성은 히로인들에게 그 어떤 배려도 해주지 않는데 말이지.
매 번 미스테 리하다는 생 각이 드는 나였다.
“후우... 그래도 하루니까잘 참을수 있죠?”
어린아이를 타이르는듯이 이야기하자 오빠는 피식 웃음을지었다.
“야야. 내 가 서울 자취를 몇 년을 혼자 했는데 .”
“기간만 따지면 총 딙년. 나랑 똑같은 것 아니에요?”
“쪼그만 것이 한 마디를 안 지려고 그러네.”
“내 맘인딩.”
오히려 나야말로 오빠를 많이많이 충전하고 가야겠다 싶어서 나는 그의
품에 안겨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냄새도 많이 맡아두고 가야지 싶어서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야. 이제 가라.동생 심심하겠다.”
“허구한 날 방에서 휴대폰만 보던 앤데요, 이 정도 갖고 그럴 리가요.”
“그래도 신경 좀 써줘. 나괜찮으니까.”
어째 나를 빨리 보내버리고 싶어 하는 눈치인 것 같기도 하고.
“오빠 나 내쫓고서 뭐 하려고 그래요.”
게슴츠레 한 눈으로 남자친구를 바라보자 오빠는 바로 빠꾸 없이 내 게
직구를 던졌다.
“야동보려고.”
“ 야!”
이씨... 내가 봉사해준다고 말까지 해놨는데...
“아니.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보겠냐. 내가너랑따로사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어서 원...
“진짜 내 가 농도 체크 할 거야. 보기만해. 이민호.”
“아... 하루만... 나 밤에 외로운 것 알잖아... 나은아.”
슬픈 댕댕이 같은 얼굴로 나한테 부탁을 하니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기는
했으나 어째 내용이...
아니 내 가 이 런 것도 받아줘 야 하는 거 야?
그래도 여 기 에 갇혀버 린 것도 딱하기 는 하니 까 그거 라도 하라 해 야하는
걸까...
“알았어요. 대신한 발만이에요.”
진짜 나중에 내가 친정 가서 자고 온다고 하면 파티라도 벌이는 것 아닐까.
이 남자.
“응! 사랑해 ! 나은아!”
오빠랑 키스를 하면서도 나는 이게 맞나 싶은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