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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137화 (137/276)

<137화 >#137.한나연

의 외 로 나연 이 를 발견한 곳은 우리 빌라 바로 앞이 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동생.

“나연아!”

달려오느라 가쁜 숨을 몰아쉰 나는 애타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직은추운 날씨 탓에 입에서 입김이 새어나왔다.

“...언니.”

아직 가방도 그대로 들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집에 들어가지는 않았구나.

진짜 십 년감수했네 .

“응?,,

“언니 가 보내준 주소. 302호 맞아?”

“아... 응. 근데 지금 청소가 아직이라 너 저기 밑에 있는 카페에서 한 시간

만 시 간 있다가 와라. 짐은 내 가 들고 올라갈게. 알겠지 ?”

자연스럽게 나연이의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려던 그 순간.

나연이 가 내 손목을 탁 붙잡았다.

“일단신고부터 할게.”

“어!••••!

?무스

1 ■■ 시

1 »»^ 고

1 ••• ?• ”

동생의 냉정한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짜로 숫자 패드에 112를 기입하기 시작하는 나연이.

너무 당황한 나는 그녀의 휴대폰을 잽싸게 빼앗아갔다.

“언니. 지금 언니네 집에 스토커인지 뭔지 변태새끼가하나들었거든? 지

금 당장 신고를 해 야...”

...맙소사.

친애하는 내 여동생은 아무래도 내 남자친구를 이미 만나고 온 모양이었

다.

“아냐아냐. 내가알아서 할게.”

“뭘 알아서 한다는 거야. 저런 새끼들은 지금 현행범으로 안 잡으면 골치

아파진다니까? 언니?”

거짓말 안 하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일

까.

아마 비단 놀란 것은 나연이 뿐만이 아닐 것 같은데.

“조금만 진정하고. 그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어

•”

“언니 ! 그 개변태 새끼 언니네 집에서 속옷도 안 입고 돌아다니고 있다니

까? 언니 미쳤어? 거기로 다시 기어들어가게?”

하아...

이마에 손을 짚은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개변태새끼의 정체를 공개할 수밖

에 없었다.

“…네 가 본 남자가 혹시 키는 이 만하고 까만 티셔츠 입고 있는 사람이 었어

?”

“헐. 어떻게 알았어?”

그야 내 남자친구니까.

후우... 조금은 맨정신을 유지하기 가 힘드네 ...

“그 사람. 내 남자친구야.”

“…언니 남자친구라고? 그럼 내가 본건.”

내 발언에 충격을 받았는지 나연이는 두 손을 모아 입을 가렸다.

“일단... 나 올라가서 오빠랑 얘기 좀 하고 청소 좀 할 테니까. 연락하면 다

시 올라와줘.”

“아...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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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이의 가방을 들고는 계 단을 올라가는 나는 온갖 생 각이 다 들었다.

일단은 엄마에 대한 원망.

왜 꼭 나한테 이렇게 늦게 연락을 주는 건지.

한 30분만 일찍 해줬어도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안그래도 오빠한테 나연이한테 잘보여서 점수 좀 따라고 말해놨는데...

이건 점수는커녕...

생 각해보니 까 나연 이 가 오빠 자지 를 봤다는 거 구나.

물론 그녀가 의도한 바는 절대 아니 었겠지 만 미묘한 감정 이 내 안에서 샘

솟는 것이 느껴졌다.

오로지 나만 봤어 야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몰래 훔쳐본 느낌.

다른 남자에 게 한 번도 보여준 적 이 없는 내 몸이 었지 만, 오빠의 몸은 아니

었다.

근데 그 대상이 누구도 아닌 나연이라니...

밸런스 게임 같은 선택지였다.

[모르는 여자한테 남친 고추 보여주기] VS [여동생 한테 남친 고추 보여주

기]

어느 쪽이든 한숨만 푹푹 나오는 선택 지 인 것은 마찬가지 였다.

꿓층에 도달한 나는 문을 두드리 지 않고 그냥 비 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었

다.

띠로리로리

원래대로였더라면 거의 알몸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를 맞이해줬을 오빠

의 기척은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빠?”

나연이의 캐리어를 부엌 한 구석에 두고 초콜릿 키트를 식탁위에 올려놓

은 나는 오빠가 있을 법한 침실 문을 열었다.

..없네?

화장실 불도 꺼 져 있는 것 같았으니 오빠가 있을 곳은...

밀실에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간 나는 매트리스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머리

를 쥐 어뜯고 있는 오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빠?”

뭐 라고 형 언할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 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

불도 키 지 않은 상태 였기 에 당장 방 안으로 들어오는 불은 거실에 서 새 어

나온 조명이 전부였다.

“…나. 더럽혀졌어. 나은아.”

마치 강간당한 여성 마냥 두 팔을 가슴에 모은 오빠.

“절대...그러려고그런게 아니라... 나는…

99

충격이 상당했는지 오빠의 목소리는 벌벌 떨리고 있었다.

피해자는 누구인 것일까.

자지가 노출되 었다는 수치스러움에 밀실에 스스로를 봉인한 채 몸서리치

는 내 남자친구일까.

그렇지 않으면 언니네 집인 줄 알고 벨을 눌렀다가모르는 남자의 고추를

영접하게 된 내 여동생일까.

그래도 악의 가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나는 오빠를 진정시 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아아... 아까그 여자애가비명 지르면서 뛰쳐나갔는데 나 신고 당하는 것

아니냐...?”

당하실 뻔 하셨지 만 제 가 어 떻 게 든 틀어 막았으니 안심 하시 기 를.

“다른데도 아니고 오빠가오빠네 집에서 옷 벗고 있던 건데 신고는 어렵죠

•”

“그치...? 나무사한 것 맞지...?”

“그... 신고는 안 당할 것 같은데 내가 말 못한게 아직 하나 있거든요...”

절 망스러 운 눈동자로 바닥을 내 려 다보던 오빠가 이 내 고개 를 들었다.

“뭔데...?”

“그... 우리집 찾아왔었던 여자애 말이에요.”

“응.”

“...나연이에요.”

쿵.

오빠가 자기 머리를 벽에 세게 박았다.

청소를 할 것은 이 만저 만이 아니 었다.

왜냐하면 그저 단순히 집을 청결히 만드는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이 었다.

“나은아. 이거어디다 놔?”

“일단은 그냥 급하니까 다 밀실 옷장 안에 대충 넣어놔요.”

이미 꽉차기는 했는데 말이지...

유리 선반 안에 차곡차곡 정렬되 어있던 성인 용품들을 모두 끄집어낸 우

리는 모두 커다란 상자 안에 그것들을 모조리 쓸어 담고 있었다.

언제 다 다시 꺼내서 정리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은이의 동생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이걸 보기라도 한다면...

벌써 아찔하네.

사진 찍 어서 나은이 네 부모님 께 보내 기 라도 하는 순간 나는 내 집 에서 몰

매를 맞고 쫓겨나지 않을까.

간단한 청소와 성 인용품을 잘 정 리했는지 확인한 우리는 잠시 숨을 돌리

고는 각자의 컴퓨터 의자 위에 앉았다.

“…조졌다.”

청소야 청소인 거였고, 아직 인사도 제대로주고받지 못한 나은이 동생이

내 고추를 본 것은 대 참사였다.

참사도 이런 참사가...

“내가잘 말해보기는 할텐데...”

자신이 없는 나은이의 말투.

오히려 자신만만한 편이 더 비상식적으로 느껴졌으리라.

듣기로는 가족들한테 동거하고 있다는 소식도 안 전했다는데, 하물며

동거하는 남자가 속옷도 안 입고 튀 어나왔으니.

지금쯤 나연이 가 무슨 생 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면 상상할수록 두려워

졌다.

“다짜고짜 헤 어 지 라고 하면 어 떡 하지.”

“그럴 애 가 아니 라고는 확답을 못 주겠네 요.”

듣자하니 나은이보다도 더 깐깐한 성격이라고 하던데...

다시 자연스럽게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 머리카락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좆됐다... 아예 차라리 모르는사람이었더라면.

그냥 서로 기분 나쁜 기 억으로 간직 하자고 생 각하며 애 써 잊으려고 했지

만 나은이의 가족이 라면 완전 다른 대상이 었다.

어쩌면 진짜로 가족이 될 지도모르는 아이한테...

표정을 펼 수가 없네.

한숨을 푹 내쉰 나은이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

“이제 일어나서 같이 나연이 데리러 가요.”

“…내가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잖아요.”

네 여동생이 나한테 매가되다니.

참으로도 아픈 사실관계 가 아닐 수 없구나.

“알았어.

99

나은이의 손을 붙잡은 나는 코트를 챙겨 입고는 나갈 준비를 했다.

조금 전에 추태를 어떻게든 무마해보기 위해서 최대한 말끔한 차림으로

나가야겠다 싶어서 나는 얼마 전 호텔에 다녀온 복장 그대로 완전무장을

하고는 현관을 나섰다.

그래...

할수있다. 이민호.

할수있다. 한겨울.

비 장한 마음가짐 으로 발을 뗀 나는 그대로 나연이 가 있다는 카페 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연립 주택단지를 빠져나와 대로변에 자리한 유명체인 카페.

그곳에 나은이의 동생이 앉아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 가자마자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주 잠깐눈이 마주치기는 했지만 정말이지 나은이를 쏙 빼닮았기 때문

이었다.

그래도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역시 헤어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밝은 톤의 염색 모인 나은이와는 다르게 나연 이의 머 리 카락은 차분한 검

정색이 었다.

일본 애 니메 이 션 속 무녀와도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분위 기.

저런 애한테 내가...

아직도 충격 이 가시 지 않았지 만 나는 애 써 담담한 표정으로 나은이와

함께 나연이가 앉아있는 자리로 향했다.

“나연아.”

나은이 가 나지 막이 그녀의 이 름을 부르자 그녀 가 우리 두 사람을 올려 다

보았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처음으로 들어보는 비 명소리 가 아닌 목소리 .

얼음발이 날릴 정도로 차가운 시선이 내게로 꽂혔다.

“아... 저는 이민호라고 합니다.”

“그럼 민호씨.”

앵두 같은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은 그 형태와 달리 그렇게 달콤하지 못했

다.

“혹시 우리 언니 약점 잡은 것 있어요?”

사실 그 반대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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