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126.업보
“뭘 그렇게까지 놀라.”
나은이의 반응은 거의 문을 잠그지 않고 야동을 보다 엄마한테 걸린 중학
생 이민호와 다를 것이 없었다.
“아... 깜깜한데 말 거니까그렇죠!”
그런가... 하긴 뭐 놀랄수도 있지.
“미 안. 근데 자고 일어났는데 네가 없길래 나도 놀라갖고.”
“아... 잠깐그냥 인터넷 기사보고 있었어요.”
컴퓨터로 보는 것은 거의 본 적 없었던 것 같은데.
“왜 폰으로 안 보고?”
“그냥오빠 너무 잘 자고 있어서 혹시 나 때문에 깰까봐그런 거예요.”
“그렇게까지 배려할필요는 없는데 말이지.”
나은이의 앞으로 다가간 내가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어린아이를 번쩍 드는 것처럼 힘을 주자 나은이는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
고 순순히 일어났다.
“이제 자러 가자.”
“알았어요.”
내 손에 질질 연행되어 침대로끌려간나은이.
팔베개를 한 상태로 내 옆에 그녀를 눕히자마자 딱 안정감이 드는 것이 잠
이 다시 솔솔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같이 자는 것이 익숙하게
느껴지다니.
무척이나 오래 만난 커플 내지는 부부 같은 느낌이 드는 나였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나은이는 내 가슴팍 위에 손을 얹고는 검지를 꼼지
락대고 있었다.
어 딘 가 초조한 어 린 아이 처 럼 ...
감고 있던 눈을 슬며시 뜨며 그녀에게 물었다.
“뭐하고싶은 말이라도 있어?”
“아니요. 딱히요.”
대 답은 저렇게 했지 만 나은이의 손가락 끝은 여전히 나의 잠옷 상의를 괴
롭히고 있었다.
“진짜? 별일 있는건아니지?”
“자다 일어나서 비몽사몽한가보다. 우리 오빠.”
쪽.
그녀의 입술이 내 메마른 입술에 닿았다.
“나도 이제 잘 거니까. 오빠도 다시 자요.”
“응.그럴게.”
그냥 내 가 너무 피곤해서 예 민하게 군 것 같기도 하고.
그녀를 끌어안으며 나는 다시 한 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그녀를 감금했습니다] 속송한별 에피소드도드디어 끝이 났다.
하아... 쉽지 않은 여정이 었으나 나 한겨울.
이번에도 한 건 해냈구나.
솔직히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것은
모두 나은이의 공이 크다고 봐야했다.
“나은아...1 월정산금지렸다...”
“왜요. 왜요. 얼마 벌었는데요?”
“자세하게는비밀이지만,음... 거의 유소연 때 못지않게?”
“헐.그때 오빠 월 천 이상 벌지 않았어요?”
작가를 하면 안 좋은 점.
혹시나 필명을 누구에게 알려준다면 그 사람은 내 연봉을 어느 정도는 유
추할 수 있다는 점 이 었다.
구매 수나 조회 수가 곧 나의 월 급이 니 , 조회 수가 말라비 틀어진 달에는 내
가 쪽박을 차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가 알 수 있었다.
“뭐. 대충그거랑비슷해.”
“진짜 축하해요!”
자리에서 일어나방방 뛰면서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나은이.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일을 공유한다는 것은 이렇게나 행복한 일이구나.
그녀가 컴퓨터 의 자 위 에 앉아 있던 나를 와락 껴 안는다.
“내가송한별 에피소드잘될 거라고 이야기 했었죠?”
“다네 덕이지.뭘.”
실제로 일러레들의 일상이나 전연령 작가가 야짤러로 타락하는 파트들은
거의 나은이의 입김이 안닿은곳이 없었다.
19금 일러스트를그릴 때 어떤 부분이 제일 까다로운지, 그리고 여성으로
써 이걸 그리다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등등, 도무지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모를 만한 팁들은 완벽한 고증에 힘을 실어주었다.
물론 독자들은 나를 찬양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심지어 댓글창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누가최고의 히로인인지에 관한 열
띤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솔직히 그래도 정실은유소연이지. 뙝 주?]
[거 거 거 거 거 개소리쥬? 송한별한테 좆발렸쥬?]
[야. 소연이로 뺀 물이 얼만데, 우리 솔직히 소연이는 건들지 말자.]
[아그 거 난한별이로 기록갱신함.]
하...이거지.
히로인이 한 명이 아닌 작품에서 열띤 토론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 가 스토리 를 제 대 로 이 끌어 갔다는 방증이 었다.
기껏 캐릭터를 여럿 만들어놨더니 개사기 0P 캐릭터 하나만 다들 픽해준
다면 다른 애들을 만든 이유가 없지 않는가.
흐뭇한 미소가 입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나은아.”
“네?”
내 마우스를 압수해가서 자기 댓글에 추천을 누른 귀여운 하얀 눈꽃님은
고개 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얼마 있다가 100일이잖아.”
“ 아...”
갑자기 급격히 어두워지는 안색.
어…? 나뭐실수했나...?
아니 근데 그냥 100일 곧이라는 말 밖에 안 했는데.
그녀의 표정 변화의 이유를 예상하지 못한 나는 그냥 그대로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을 이 어나갔다.
“우리 여행가자! 어때?”
“여... 행이요...”
누가 보더 라도 곤란해 하는 표정.
“왜. 그때 혹시 바빠? 뭐 있어?”
“아뇨... 그런건아닌데.”
“그러면 왜그러는데?”
내 무릎 위에 그녀를 앉힌 나는 두 팔을 모아 그녀의 배를 감쌌다.
99
“으
1~~I •••
확실히 뭔가 있기는 한 것 같은데 그녀는 좀처럼 나한테 털어놓지를 않았
다.
내가그렇게 못 미덥거나 곤란한 일이 있어서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어느
쪽이려나.
“나은아.혹시 안될 것 같으면 편하게 얘기해.다른때 가도괜찮으니까.”
어차피 우리 두 사람 모두 휴학한 상태.
굳이 100일 당일에 맞춰서 갈 필요는 별로 없기는 했다.
“오빠는...”
“으 99
O•
“여행 어디로 갈건지 장소는생각해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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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장소라...
사실 조금 전에 정산금 액수를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기념하는 겸 여행
을 가자고 말은 했으나 장소는 생 각해둔 곳이 없었다.
“음... 호캉스 갈까? 호캉스?”
또래 여자애 들이 인별그램 같은데 다가 자주 올리는 것 같던데 .
그냥 다른 집에서 자고 오는 건데 그게 뭐 그렇게 좋은 지는 잘 이해가 안
되 지 만 나은이도 좋아하지 않으려 나?
하지만 나은이의 얼굴은 한층 더 어두워져갔다.
“호텔 좋죠... 호텔...”
“왜? 호텔 싫어?”
“아니에요. 오빠가 가고 싶으면 같이 가는 거죠.”
“너 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
내 말에 아무 일도 아니 라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는 나은이 .
“아니에요.에이〜오빠랑놀러 가는데 내가싫어할리가. 가요!”
“그래 좥 그럼 지금 안 바쁘면 네 가 괜찮은 것 같은 호텔 몇 군데 만 추려서
보여주라.”
사실 나는 지금부터 신캐를 구상하고 얼른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야했
기에 이렇게 농땡이를 피울 시간은 없기는 했다.
그나저나 신캐는 뭐 하는 애라고 해서 또 쓰냐.
한 명 캐릭터를 잡으면 무조건 그 직군에 대한스터디 시간이 필요한 나였
다.
“어? 내가요?”
“응.왜. 바빠?”
내 일러스트 작업은 지금은 진행 중인 건이 없어서 크게 별 것 안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에요... 지금 찾아볼게요. 헤헤.”
내 무릎 위에서 일어난 나은이는 조금 굳어진 표정으로 다시 자기 모니터
앞으로 돌아갔다.
아...근데 왜 이렇게 뭐가꺼림직하지...
…
[서울 호캉스 추천 베스트 5]
자리에 앉자마자 빠르게 검색을 돌려본 나는 한숨을 푹 내쉬 었다.
조금만 괜찮은 곳은 다 20이 상은 줘 야 하는구나.
하아... 돈 없는데...
정말이지 원초적인 생계에 대한고민이 점점 더 나를 괴롭게 했다.
오빠에게 선물로 사주고 싶었던 명품 코트의 가격은 자그마치 150만원.
[남은 재고: 3]
150만원 이 라는 금액은 결코 저 렴한 금액 이 아니 었지 만 이 브랜드 이름에
비하면 할인이 많이 들어간 것이기는 했다.
깔끔하게 외주를 두 건 받아놨기에 160만원을 받아서 이걸 꼭 사자고 생
각했던 나는 오빠의 난데없는 여행 선언에 속이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후우... 현실과 타협해서 그냥 다른 코트를 사줄까?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다른 브랜드의 코트들을 찾아봤지만 역시 이거만
한 녀석이 없었다.
진짜 오빠가 입으면 너무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만날 거지꼴로 다녀서 꼭 좋은 옷 한 벌 해주자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에
차지도 않는 차선책을 고르고 싶지 않았다.
그럼 그냥 오빠한테 호텔 값은 내달라고...
아... 싫어...
또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집을 할때도, 어디를놀러 갈때도, 오빠만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내가싫
었다.
물론 당연히 오빠가 나보다 훨씬 더 잘 버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연재도 거의 안쉬고 매일 같이 했고, 특히나 이번 에피소드는 대박이 났으
니까.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옆에서 이때다 싶어서 고혈을 쪽쪽 빨아먹는 것
은 남자 입장에서 진짜 정이 뚝 떨어지는행동일 것 같았다.
아아... 근데 내 여비로 10만원 갖고는 무조건 부족할 것 같은데…
낮은 가격 순으로 둘러본 호텔은 진짜 안 가느니 만 못한 것 같은 느낌 이 었
다.
그냥 차라리 저런데 갈 바에는 그냥 오빠랑 밀실에서 개변태 같은 속옷이
나 입고 섹스나 하지.
스크롤을 드르륵드르륵 내린 나는 결국 하나의 결론에 봉착했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것.
하얗게 불태우자.
일러 월드 계정에 접속한 나는 내 페이지 수정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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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딱감고한장만.
한장만 더 그리자. 한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