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갑
나은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이거.”
슬며시 책을 그녀를향해 들이밀었다.
“뭐 야?
5,
“아... 그거요...”
“이거네 책이야?”
나는 내가 이 글귀를 썼던 것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야 다른 독자님도 아니고 [하얀 눈꽃]님 이셨으니까.
어떻게 보면 지금의 한겨울 작가를 있게 해준 사람.
비록 나는 악필이 었지만 [하얀 눈꽃] 이 네 글자만은 똑바로 쓰려고 무척
이나 열심히 썼었다.
“아...어... 친구 책이에요.”
“친구 누구.”
“미영이요.”
“미영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걔가 다른 책도 아니고 야설인 [그녀 감
금]의 단행본을 갖고 있다고?”
...이게 얼마나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나의심하는 거예요?”
“그건 아니지. 그럼 나 미 영이라는 애 번호 좀 알려줘.”
“왜요! 갑자기 !”
나은이 가 울컥 한 목소리 로 내 게 소리 친 다.
“밥이라도 한끼 맛있는 거 대접하려고.”
“지금 여자친구를 앞에 두고 다른 여자랑 밥 먹겠다는 거예요?”
나은이의 눈썹이 자유분방하게 움직인다.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으나 만약 나은이의 지인이 정말로 하
얀 눈꽃님이라면 나은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선물이나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었다.
“...무척 이 나 고마운 사람이 니 까.”
단행본을 펼치자 나은이가 열심히 작업해준 히로인들의 일러스트들이 눈
에 들어왔다.
강수연, 한희정,유소연 등등 이건 언제 봐도예쁘네.
“어쩌면 너랑 나를 만나게 해준 사람일 수도 있거든. 이 책의 주인이 말이
야.”
“…그럼 그 사람을위해 어디까지 해줄수 있는데요?”
이 건 무슨 질문인가 싶 었지 만 나는 일단 생 각나는 대 로 대 답해 보았다.
“음...맛있는 식사랑 디저트?”
“겨우그게 다에요?”
나은이는뭔가내 대답이 시원치 않다는듯이 대꾸했다.
“…그럼 뭘해줘야되는데.”
“엄청 고마운 사람이라면서요. 겨우 밥 한 끼 사주고 땡이에요?”
“그렇긴 한데, 어디까지 나 작가랑 독자니까. 개 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에 미영이가 엄청난 미녀인데 오빠한테 자지 한번 빨게 해달라고하
면 어떡할 거예요?”
...야설도 그러지는 않아. 나은아.
“네 친구 그런 애니?”
“만약에 말이에요. 만약에.”
그니 까 하얀 눈꽃님 이 미 녀 에 다가 내 좆을 빨고 싶 어 한다라...
솔직히 나은이 가 없었다면 서비 스로 이 라마치오도 가능하다고 말했을 것
같은데.
“미 안하지 만 불가능하다고 해 야지.”
“옷 벗고 달려들어도요?”
“응.그런다고 해도.”
나은이의 입가에 어째서인지 모를 흐뭇한 미소가 걸린다.
나는 나의 추측이 사실이었음을 직감했다.
“...그 동안 모르는 척해서 혼자 아주 재밌었겠다? 으이 ?”
나은이도 대 답을 거절하지 않았다.
“한겨울 작가님 . 지 금 이 러실 때가 아니 에요. 제 가 뭐 를 제 일 좋아하는지
아시잖아요.”
나은이 가 바닥에 앉아있는 내 등을 와락 껴 안았다.
말캉한 가슴의 감촉이 셔츠를 타고 넘 어온다.
“연참해 ! 한겨울!”
진짜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흘러나왔다.
와... 이 배신감...
서 운하다고 하기 에 도, 그렇 다고 잘 된 일 이 라고 하기 에 도 미 묘한 느낌.
이제야 나은이가 어째서 그렇게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외주를 맡겼을
때 입에 거품을물었는지 알수 있었다.
어째서 그렇게 밀실에 집착했는지.
어째서 그렇게 내 소설 내용을 잘 알고 있었는지.
내 소설을 진짜초창기부터 봤다는 소리인데...
“왜얘기안했어?”
이거부터 물어봐야지.
“독자인 거 알면 강간 안해줄 거니까.”
“미친년.”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있는그대로의 생각이 필터링 없이 입에서 홀
러나왔다.
“진짜 미친년이다. 너는.”
하지만 나은이는오히려 욕설에 해맑게 웃으며 화답해 주었다.
“맞아요.그런 개변태 소설을 사랑하는 애독자가제정신일 리 없잖아요.”
뭐라 반박할 말이 없네.
“물론 그거 쓰는 오빠도.”
쪽.
나은이의 입술이 내 볼에 맞닿는다.
“아.개같이 걸렸다.진짜내가무덤까지 안고가려고했는데.”
나은이는 나한테 발각된 것이 아쉬웠는지 입맛을 다셨다.
뭐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하는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화를 내 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 소설을 사랑해줘서, 나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해야할까.
뭔 가 진득한 대화의 시 간이 필요한 것 같은 우리 였다.
단행본위에 손을 얹은 채 멍하니 있던 나는 이내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
다.
“나은아.”
“네?”
“사인해줄까?”
나은이는 내 말이 뜬금없었는지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너. 내 팬이잖아.한겨울 작가친필 사인 받고싶지 않아?”
당장 떠오르는 생각대로라면 나는 우리의 연애 관계에서 절대적인 갑의
위치가 아닐까 싶었다.
그야 나은이는 내 팬이 었으니까. 그것도 골수팬.
오랜만에 우위에 있는 느낌을 만끽해보고 싶었다.
나은이는 내 속셈을 눈치 챘는지 혀를차더니 이내 손뼉을 짝쳤다.
“아〜 좋죠〜 친필 사인.”
“그래그래. 어디다 해줄까. 말만 해.”
종이나 단행본에 해달라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는 이 어지는 그녀의
행동에 조금은 얼빠진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자요.”
조금은 분홍색 이 감도는 탱 글한 두 살덩 이 .
바지를 무릎까지만 내린 나은이는 속옷마저 쭈욱 내려 자신의 귀 여운 빵
댕이를 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여기다해줘요.”
컴퓨터 사인펜을 쥐고 있던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 대문호〜 한겨울 작가님은 모쏠 아다 새끼라못 하는구나〜”
사귀 기 전이나 했을 법한 싸가지 없는 도발.
“이진성이었으면 사인이 아니라 자지를 박았을 텐데〜 자. 얼른해요. 안하
고 뭐해요.”
정 식 으로 사귀 기 전 에 는 저 런 말들을 경 멸 어 린 차가운 눈으로 했 었더 라면
지금의 그녀의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럼 나도 그에 응하는 수밖에.
“그럼 가만히 있어봐. 사인하게.”
“네!”
엉덩이를 내민 채 상체를 숙인 그녀.
당연히 이런 건방진 여자친구에게는 매가 약이었다.
스스 스스
1111
—I —I —I —I
•
“오빠. 이거 싸인 맞아요? 뭐이렇게 오래해요?”
“여자친구니까특별히 감사메시지도 한 마디 더 써 놓은 거지.”
내 말에 기분이 좋았는지 나은이는 그 상태 그대로 방 안쪽 전신 거울 쪽
으로 이동했다.
..한겨울 작가님.
“네.하얀 눈꽃님.”
“이게 뭐에요.”
“뭐. 팩트잖아.”
“ 아. 진짜.”
유명한 입간판 광고 모델마냥 등을 돌려 자신의 엉덩이를 확인한 나은이
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당연히 저런 반응이 나오리 라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허접뷰지독자에게] [사인은없다.]
왼쪽과 오른쪽 엉덩이에 각각 적힌 수치스러운 문구들.
나는 완성됐다는 의 미로 인증마크 마냥 손바닥으로 짝.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흰색 살결과 검정색 글씨 위에 붉은색 자국이 얹어지니, 이 얼마나 아름다
운 배색이란 말인가.
사인을 하고난 이후에 이건그냥해프닝을넘기고 마저 이사준비를하리
라 생각했는데, 침대 위에 올라간 나은이는 고양이 포즈를 취하더니 그대로
얼굴을 베개에 묻었다.
“뭐해.
“허접뷰지라면서요.”
“맞는 말이잖아.”
“아닌 거 내가증명해 볼게요.”
나은이가두손으로 자신의 엉덩이 골을 벌리기 시작했다.
“왜요. 박지도 못하겠어요? 이 조루 작가 새끼야?”
“…넌 뒤졌다.”
하얀 눈꽃님 에 게 닉 네 임 그대 로 하얀 눈꽃을 뿌리 고 나서 야 우리 의 허 접
배틀은 끝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패자는...
“오빠...! 그마아아안! 그만요...!”
“이진성이 그만하라고 해서 그만 하는 거 봤어 ?”
그러게 깝치지를 말지.
:k * *
때로는 과분한 호의는 독이 되 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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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한 걸음 더 도움을 주려고 하는 행위는 결과
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제가 딱 그랬다.
하아...
오빠한테 책 장 ‘위 쪽에 ’ 있는 책들을 상자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 너
무 열심히 도와주려던 이 남자.
기어이 바닥 한구석 안 보이는 곳에다 꽂아둔 단행본을 찾아내고야 말았
다.
아니.왜 시키지도 않았는데 거기까지 가가지고.
덕분에 나는 내가 어떻게든 아등바등하며 숨겨왔던 내 노벨 월드 아이디
까지 털렸다.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의 개국공신인 [하얀눈꽃]
단행본의 존재로 인해 펀딩한 것까지도 걸렸네.
너무 쪽팔리고 부끄러운 나머지 친구 책이라고 둘러댔지만 그게 얼마나
신빙성 없는 소리 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변명을 하면서도 끝났다는 생 각이 들었던 나였다.
미 영 이 라는 애 는 존재 하지 도 않는 사람이 었다.
내 가 애독자인 걸 눈치 챈 오빠는 아니 나 다를까 바로 갑질을 하려고 했고
, 나는 오빠의 조롱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사인해줄까〜’라며 나를대놓고놀리는 이민호.
나쁜 새끼.
이럴까봐 내가 말 안했는데.
역시 나 내 예상대로 앞으로 내 가 뭔 가 심 기를 거스르면 협박을 할게 뻔했
다.
[한나은너 이런 식으로나오면 나연재 안해.]
[이러면 순애 드리프트 할 거야.]
[아... 힐링 일상물 같은 느낌 나쁘지 않지 않아?]
아... 우... 어...
벌써 어지럽네.
침실에서 자다 일어난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눈꽃아〜 물 좀 떠와라〜”
...일단은 가져다주고 후일을 도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