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104화 (104/276)

<104화 >#104.외도

a

아. 한번만.”

“응큹 크리스마스 끝났어큹”

눈을 뜬 나는 나은이 가 준비했던 코스튬을 확인하고는 땅을 치며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미 니스커트보다도 짧은 붉은색 치 마.

브레지어도 다 가려주지 못할만큼 짧은 망측한 상의.

어제 내 물건을 지독하게도 괴롭혔던 정석적인 형태의 산타 모자.

내가 이걸 못 보다니...

이걸못보다니!!!

안대 없이 불 키고 관계를 맺었더라면 진짜 참된 극락을 맛볼수 있었을 텐

데.

나는 나의 바보 같은 행동에 피눈물을 흘렸다.

어떻게든 나은이를 설득시켜 한 번만 입 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었으나

완고한 태도를 보아하니 글러먹은 것 같았다.

“아침이나 먹으러 가요.”

어림도 없다는 듯이 입고 온 옷을 모두 챙겨 입은 그녀가 나를 재촉했다.

“귀찮은데...”

“뭐 해먹을 것 있나봤는데 재료도 없던데요.”

그래도 양치랑 세수는 하고 나가야지 싶어서 칫솔을 입에 물었는데 나은

이의 잔소리 폭격이 시작되 었다.

“아니. 오빠. 이런 유통기한 지난 쌈장 같은 건 좀 버려요.”

“배달음식 이렇게 애매하게 남은 건 빨리 먹어버리던가그냥시원하게 버

리던가. 냄새나잖아요.”

“아아... 진짜개열받네.”

내 여 자친구님은 혼자 냉장고를 열어보시 더 니 분노를 내 게 표출하고 있

었다.

“내 가 앙아서 하께!”

양치 중이 었는지 라 대 충 대 답을 한 나는 세 수를 하고 화장실을 나왔는데

이 미 나은이는 공사에 착수한 모양이 었다.

“오우 쉣!”

혼자 욕을 하면서 내 음식물을 치워주는 나은이.

고개를휙 돌려 나를 바라보는그녀의 시선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나랑 살 때도 이 러 기 만 해요.”

“...따로 살까?”

자신 없는데.

이미 나는 내 왕국에 최적화가 된 사람이라고.

“우리 집에 바니걸 복장도 있는데. 아쉽네요.”

“치우겠습니다! 치우게 해주십쇼!”

도대체 여대생 자취방에 왜 바니걸 코스튬이 있는 지는모르겠었으나 나

은이 가 거 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산타걸도 있는데 바니 걸이 없을 이유가 무엇이 랴.

내 반응이 귀엽다는 듯이 피식 웃는 나은이는 현관문을 열었다.

“나오기나 해요.”

“엉.”

기 모 후드티 에 롱패 딩 을 뒤 집 어쓴 나는 나은이 와 함께 거 리 로 나섰다.

“흐미. 추워라.”

나은이의 입에서는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나왔다.

“뭐 따듯한 거 먹을까?”

“그래요. 좋죠. 따듯한 거.”

“아. 그럼 내가 너 처음 만난 날 데려 가려고 했던 순댓국집 가자.”

“아니.그 스쿨피자도충분히 좆같다고생각했는데 순댓국집이 원래 선택

지였다고요?”

황당하다는 듯이 나를 올려 다보는 나은이.

“맛만 있는데.왜. 너도 먹고 감동받아서 울지나마라.”

어처구니 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나은이.

a

그냥 너는 어디 가지 말고 나랑 살아야겠다.”

자조 섞인 그녀의 말에 나는 좀 억울했다.

아니. 진짜 맛있는데.

도통 이해가 안되는 나였다.

....

노벨피아 소설 전체 공유방!.......

모든 노벨피아 소설 획득 가능!.......

인터넷 주소창에 따라치세요.

:k * *

나은이가고향에 내려간지 이틀차.

크리 스마스 다다음날 나은이 는 바로 고향행 기 차에 몸을 맡겼다.

씁주 정도 못 본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던 나는 그녀를 역까지 바래 다주고

왔다.

잘 다녀오라고 말은 했었으나 막상 나은이를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외롭

다고해야 하나.

솔로일 시 절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시간이 지 날수록 모락모락 피

어오르는 것 같았다.

이제 겨우못본 지 이틀 지났는데.

학교에 서도 보고 주말에 도 보고 매 일 같이 보다가 안 보니 까 무척 이 나 하

루가 길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걸 기회 삼아 연재를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나였다.

현재 송한별과 이진성은 첫 섹스를 마친 상태.

두 사람의 첫 관계는 이진성의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송한별이 먼저 권유

함으로 시 작되 었다.

이진성은 절대 그녀에게 먼저 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만 일상적 인 스킨쉽 을 극대 화하고 그녀 에 게 자꾸 야한 만화나 애 니 메

이 션들을 고의 적으로 노출시 킬 뿐이 었다.

이미 마음을 이진성에게 빼앗긴 송한별은 먼저 자신에게 잠자리를 권유

하지 않는 그에게 점점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는 전개였다.

한별의 감정선 파트가무척이나 잘나와서 흡족스러웠다.

내가봐도 좀 잘쓴듯?

한별은 진성이 자신에 게 선을 긋는 것 같은 제스쳐 가 무척이 나 두려워 지

기 시작했다.

분명히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 .

진성 오빠가 내 몸에도 관심이 많다고 생각해 왔는데.

초조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별이 손톱을 물어뜯는다.

차라리 진성이 야한 일에 관심 이 없는 사람이 었다면 그냥 그런 타입 인가

보다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진성 오빠는 야한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차마 이런 고민들을 직접 진성에게 늘어놓을 수 없었던 한별은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에 진성이 재밌게 봤다던 성인지를 다시 정주행했다.

진성이 그녀에게 인생작이라며 추천했던 것은 결코 소프트한 내용이 아

니었다.

지독한 SM 성인지. 여자는 거의 좆물받이에 다름없는 취급을 당하는 내

용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자위 를 하던 한별의 눈에는 더 이 상 반짝이 던

총명함 따위 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아서구나.

내가 오빠한테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오빠는 내게서 멀어져가는

구나.

탁한 생각이 한별을 좀먹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확히 이진성이 노린 바였다.

이미 다 잡은 먹이를 일부러 포획하지 않은 이유는 이쪽이 훨씬 더 값지고

맛있기 때문이었다.

사랑이란 감정은 숭고하면서도 아름다운 감정이었지만 진성에게 있어서

는 그저 완결된 하나의 훌륭한 장치 나 다름없었다.

공식들을 입력해 집어넣으면 사랑이라는 장치는 여자들을 변기로 탈바꿈

해 주었다.

완벽하게 생각 정리를 마친 한별은 진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지금만나요.]

잘못된 결핍의 씨앗이 싹을틔우기 시작했다.

독자들의 반응도 이정도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다음화내놔!!]

[한별이 씹머꼴... 진짜 역대급인 듯?]

[獷獷獷 그래봐야정실은유소연임 거 키

갑자기 본인들의 최애 캐릭터가 누구냐고 배틀을 뜨는 댓글창.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것도 작가로서의 즐거움 중 일부라고 생 각했다.

근데 이제 슬슬 중반부에 접어들었으니 만큼 일러스트를 제작하기는 해야

하는데...

출장중인 우리 일러레님.

지 금쯤 뭐 하고 있으려 나.

휴대폰을 집어든 나는 나은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오빠. 왜요?]

[그냥.뭐하고 있나싶어서.]

[나근데 가족들이랑 지금 밖에 나와서 그런데 나중에 연락해도괜찮아요

좥]

[아.그래그래.그럼 이따해.]

확실히 오랜만에 고향을 내려갔으니 만큼 그녀는 가족들이랑 오붓한 시

간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했으나 이건 내가 이해해야겠지.

다른 남자들이랑 빵댕이 흔들고 노는 것도 아닌데 아이처럼 보채고 싶지

는 않았다.

근데 그거 그거고 일러스트는 어떡한담.

나은이가 돌아오는 날이 1월 11일이라고 했으니까...

절대 늦었다.

지금 소설 페이스를 생각해보면 넉넉잡아도 내일까지 신청을 해야 송한

별 에피소드가 끝나기 전에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은이한테 업무 관련 메시지를 보낼까 키보드에까지 손을 올렸으나 나

는 이내 그만두기로 마음을 돌렸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데 방해할 수는 없지.

그리고만약연락이 되더라도 그녀가 본가에서 작업을 할수는 없는 노릇

이었다.

장비도 없을 거였고, 행여 나 때문에 무리하다가 걸려서 대참사가 나는 것

은원하지 않았다.

결국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한 나는 정말 오랜만에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외

주 사이트에 접속해 보았다.

HNE 작가님과 협업을 하게 된 이후로 거의 안들어오게 됐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들어오니까 메 인 베너 디자인도 달라졌고 처음 보는 그림 작가

들도 여럿 보였다.

오오... 괜찮은 일러레들이 많이 유입이 됐나보구만.

하지만 역시 나의 원픽은 따로 있었다.

HNE 작가님과유일하게 대적할수 있다고 생각했던 작가님.

[Cporia]

이름을 누르니 작가님의 그림들이 쫘악 나왔다.

물론 전에 봤던 그림들도 여전히 멋지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에 업데이트

된 그림들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

개꼴린다.

나은이와는 전혀 다른 그림체.

나는 마우스에 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꿀꺽.

목구멍에 침이 넘어간다.

이게 분명 나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째서 신청 문의를 작

성하고 있는 나는 이리도 죄책감이 드는 걸까.

나은이에게 말이라도 하고 넣을까 싶었지만 나 때문에 혹시 일정을 조정

하거나 마음을 쓰는 것은 원치 않았던 나는 그대로 Cporia 작가에게 견적

문의를 넣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노벨 월드에서 [그녀를 감금했습니다]를 연재중인

한겨울이 라고 합니 다.]

이건다 나를혼자둔 너가 나쁜거야.

한나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