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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101화 (101/276)

땘 1이화 >#101.서프라이즈

얼마나 울었을까.

풀메를 하고 온 내 얼굴은완전히 엉망이 되어 있었다.

“…진짜 짜증나.”

민호 오빠는 미친 새끼였다.

아니. 세상에 어떤 남자친구가 크리스마스 날에 여자친구를 불러서 서프

라이 즈랍시 고 재 갈을 물리 고 수갑을 채 운단 말인 가.

솔직히 소품 자체까지는 오케이였다.

오빠인 것을 확인만 할수 있었더라면 오히려 나는 오빠의 이벤트에 감동

했을지도 몰랐다.

근데 이 정신 나간 남자친구 새끼는 불을 다 꺼둔 상태로 말 한마디 하지

않아서 나를 정신적으로 몹시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마 오빠일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 만, 오빠가 아닐 경우 이 거는 사고였

다.

아니. 사고도 아니지 그건.그건 그냥범죄의 현장이었다.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몸을 내줄 생각 따위 전혀 없었다.

나를 희롱하고 범해도 되는 사람은 오빠 밖에 없었다.

민호 오빠가 아닌 다른 남자가 내 목에 상처를 남기고 가슴을 빤다고 생

각하니까 너무 역겹고 화가 났다.

재 갈이 입 에 물려서 제 대로 말도 하지 못했지 만 내 가 계속 부르짖 었던 것

은 오빠의 이름이었다.

그냥 딱 한 번만 목소리 좀 내 달라고.

지금 나를 만지고 있는게 내 남자라는 것을 확인만 시켜 달라고.

진짜 삽입을 하려고 했던 순간에는 내 몸이 더럽혀진다는 생각에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너무나도 무서웠고, 죽을 만큼 싫었다.

근데 그모든 상황을 집도한 것이 지금 내 옆에 앉아있는 이 남자라니...

“... 밥이나먹으러 가요.”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던 내 가 무릎을 꿇고 벌을 서고 있던 오빠를 흘깃

쳐다보았다.

오빠가 크리스마스랍시고 준비한 선물들은 솔직히 맘에 들기는 했다.

오빠의 센스가 영 꽝이라는 것을 진작 알고 있던 나는 요상한 옷가지보다

는 대놓고 변태같은 오빠의 초이스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채찍. 수갑. 재갈. 구속구.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에서도 이진성이 애용하는 아이템들.

이 걸로 얼마나 재 미 있는 섹 스를 할지 기 대 가 되 기 는 했지 만 오빠를 아직

은용서해줄생각이 없었다.

오빠는 잘못한 초등학생 마냥 내 가 시 키는 대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서있었다.

덩치는 커다라면서 내 말에 찍소리도 못하고 저러고 있는 꼴이 귀여워 보

이기는 했다.

“그... 그래 ! 내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했잖아.”

“누가손 내리래요. 아직 화장 안끝났거든요.”

손을 내리고 슬며시 일어나려고 하는 그를 꾸짖었다.

“근데 나은아... 벌써 30분이나 지나서...”

팔이 아프기는 했나보다.

“나 기분풀릴 때까지 한다면서요. 아직이니까빨리 해요.”

a

...넵.

99

순순히 다시 팔을 드는오빠.

귀 여워서 봐줄까 싶다가도 조금 전 내가 받았던 충격에 비례하면 아무것

도 아니라고 생 각했다.

하서아...화장은 이제 끝나가기는했는데 이민호 이 개새끼.

진심으로 강간하는 연출을 하겠다고 내 스타킹을 찢어버렸다.

물론 당연히 치 마 안쪽이 라 밖에 서 보이 지는 않겠으나 뭐 랄까...

“오빠.”

“네?,,

반사적인 존댓말.

“스타킹 집에 남는것 있어요?”

99

“으

1~~I •••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물어본 질문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오빠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게 왜 있어? 집에.

내 가 사놓으라고 이 야기도 안 했는데 집 에 스타킹 이 있단 말이 야?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저런 망상들이 오가기 시 작했다.

아이 라이 너를 책 상 위 에 내 려놓은 나는 살벌한 표정으로 오빠를 내 려 다

봤다.

“..뭘 고민하고 있는 거야. 오빠?”

설마 정 말로 다른 여 자를 위 해 준비 해둔 스타킹 이 라도 있는 거 야?

그게 아니 라면 누가 두고 간 거 야?

“아...그게...있기는 한데 말이지...”

여전히 팔을 위로 든 채로 오빠는 곤란하다는 듯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대답해. 오빠네 집에 그게 왜 있어?”

하. 이민호.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네가 나한테 빅 엿을 선사해주려 하는구

나.

“솔직하게 말 안하기만해.그게 왜 있냐고.”

사귄지 아직 100일도 지나지 않았다.

근데 어떻게 다른 여자스타킹이 있어?

아니면 나한테 모쏠이라 했던 말은 다 거짓말이 였던 거야?

우리가 서로의 처음을 주고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그랬던 거야?

그가 말을 아끼면 아낄수록 의혹은 커져만 갔다.

“…있긴 한데 그게 방한 기능은 없는 것 같아서.”

“어...?”

“그... 스타킹 찢어져서 그거 대체할만한 것 찾고 있는 거 아니 야?”

나는 바보 같은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그치. 오빠가 이거 찢어버렸잖아요.”

“근데 우리 집에 내가사둔 거는추위를막아줄것같지는 않아서 말이야.”

“보여줘봐요. 뭔데 그래.”

내 가 지 시를 하자 바닥에 서 일 어 난 오빠가 후들거 리는 다리로 옷장으로

걸어갔다.

서랍장을 연 그가 내게 내민 것은...

“..오빠.”

“응.”

“이건 왜 샀어요?”

잠시 망설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너 입히려고.”

그가 스타킹 이 랍시고 내 게 내 민 것은 스타킹 이 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

물망에 가까운 망사 스타킹 이 었다.

“…방한기능은 없기는 하네요.”

계 절을 떠 나서 도무지 밖에 나가서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이 아니 었다.

코스튬이지. 이건.

“근데 이거는 왜 아까 전에 안 보여줬어요.”

“...서프라이즈 하려고.”

그놈의 서프라이즈. 진짜 개열받네.

“…누가 입어나준데요?”

말은 이렇게 하기는 했으나 오빠가 입 어달라고 하면 알몸에 이것도 입을

자신이 있는 나였다.

“ 반품할게 • •• ”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대답하는 오빠.

진짜 이 남자를 어찌하면 좋을까.

또 내가 한 마디 했다고 바로 꼬리를 내리고 그는 반품 신청을 할 기세였

다.

아니. 이렇게 고분고분하면서 불 다끄고 미친 스릴러를 찍을 생각은 어떻

게 한거야.

“아니에요. 택배비 아깝잖아요.”

“…무료던데?”

“그래도 내버려 둬요.”

차마 그거 입고 대주겠다는 말은 못하겠던 나는 그냥 새침한 말투로 그를

저지했다.

“어쩔수 없죠. 뭐. 편의점에서 그냥 하나 살게요.”

“응응. 그것도 내가 사줄게.”

“됐네요. 이 사람아. 대신 오늘은 이거 뜯어먹으면 나 집에 갈때 신을 것

없으니까 뜯지 마요.”

“넵.,,

못살아. 정말이지.

:k * *

자비로우신 여자친구님 덕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우리는 함께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오늘밖에 나간적 있어요?”

“아니. 나그냥 너 집에서 기다렸지.”

어이가 없는듯이 피식 웃는 나은이.

하지만진짜였다.

나은이가오기 전 낮까지는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오늘 날씨 가 어떤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여기저기 보이는 알록달록한조명들.

확실히 예쁘기는 하네.

그래도 사람이 너무 길거리에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

다.

“나 오늘 왕 비싼 거 시킬 건데 상관없죠?”

“오냐. 100만원 짜리 시켜도뭐라 안할게.”

물론 그냥도 근사한 식사를 먹으려고 했으나, 내 죄 가 무거운 이상 나는

더 비싼 것을 먹게 되더라도 납득할 수 있었다.

“농담이에요.”

버스를 내린 우리가 향한 곳은 제법 깔끔하면서도 가격대가 있는 갈비집

이었다.

“어서오세요.”

아주머니 가 친절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원래대로라면 한산했을 가게 였을 것 같은데 역시 크리스마스라 그런가.

높은 가격대 임에도 테이블들에는 나름 사람들이 꽈악 차 있었다.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은 우리 두 사람은 메뉴판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역시 생갈비를 먼저 먹는편이 낫겠죠?”

“우리 일러레님 드시고 싶은 것 뭐든지 다 시키세요.”

고기면 어차피 실패할 확률이 없다고 생각한 나였다.

“그럼나술도 시킨다?”

메뉴판을 넘기자주류들이 쫙 리스팅 되어 있었는데 어휴 이건 뭐...

어째서 콜라가 4000원?

과한 가격 을려치기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음〜 그러면나는〜”

콜라 값에도 놀랐으나 나은이는 그 쪽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와인 리스트를 살피던 그녀는 손가락으로 하나를 쿡 찍었다.

“이거.”

“그래.그거 마시자.”

...고맙다. 십 만원 안쪽으로 골라줘서.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술들도 제법 있었는데 말이지.

이윽고 주문을 시키자 화려한 가짓수의 밑반찬들이 쫘악 나왔다.

역시 비싼 데 라 그런지 고기도 우리 가 구울 필요 없이 직원 분이 직접 눈앞

에서 구워주셨다.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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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글라스에 술을 쫄쫄쫄 따른 나은이 가 내게 건배를 권유했다.

“한마디 하시죠. 한겨울 씨.”

옆에 아주머니가 계시기는 했지만 내 소설을 보시지는 않을 것 같아서 나

는그녀의 호칭을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싱거워요. 다시.”

아니.크리스마스날 건배사가이 정도면 괜찮은거 아니야?

좀처럼 잘 생각이 나지 않던 나는 일단 아무거나하나 더 던져보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너무건성이야.”

심드렁한 반응.

아... 이런거진짜못하는데.

“오빠. 팔 아파요. 빨리 제대로 좀 해봐요.”

“야. 그냥 네가 해봐. 그럼.”

너는 뭐 얼마나 센스 있게 하는지 구경이나 해보자.

“그럼 이 번은 내 가 할 테 니 까 다음에 는 오빠가 해요?”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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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궂은표정의 나은이가 내게 복창을 강요했다.

“그럼 따라해요.”

“어.”

“성범죄 신고는”

“성범죄 신고는...?”

“1523!”

“1523...”

“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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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구워주시던 아주머니는 애써 못 들은척을 하고 계신 듯 싶었다.

아. 어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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