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화 >#99.크리스마스
선물은 그 사람이 받고 싶은 것을 주는 거라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생일 편지...
솔직히 돈으로 물건을 준비하는 것보다 이걸 쓰는 것이 나한테는 몇 배는
더고역이었다.
연애편지야 써본 적도 없을뿐더러 오빠가 기뻐하게끔 써 야한다고 생각하
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책상 앞에서 머리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진짜 평소 같았으면 절대절대 안 하는데…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 려 가면서도 자괴 감에 책상을 몇 번을 팡팡 내 리쳤는
지.
하지만그사람 생일이니까.
하루쯤은 오빠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낭만 있는 로맨스 영화 연인들처 럼 말이 지.
하지만 의외로 오빠는 나를 배려해 준 것인지 관람차에서 자지를 빨게 해
줬다.
솔직 히 키스 이후로 그냥 다정한 분위 기로 넘 어 가면 꼭 놀이동산 다시 와
서 개변태 같은 씁회전을 벌이려고 했는데.
오빠는 온갖 음담패설을 내뱉으며 내 입 안에 소중한 정자를 싸줬다.
어쩜 이렇게 다정한 걸까.
그를 향한 마음이 한층 더 커지는 것만 같았다.
이제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을 하던 찰나.
오빠에게서 연락이 왔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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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나은아. 지금 바빠?]
[아뇨? 딱히 별 것 안하고 있는데요?]
[아... 사실은…]
오빠는 연말 이벤트를 위해 연참을 해야될 것 같아서 한동안 바쁠 것 같다
는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그럴 수 있다고 생 각했다.
실제로 한겨울 작가님은 이벤트도 자주 하시는 편이었고, 100화나 200화
언저리에는 언제나 감사하다며 연참도 해주셨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혹시...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보낼 수 있을까?]
...집에서 나혼자보내라고?
[...각자 집에서요?]
[아아. 아니아니. 우리 집에서 보내면 좀... 기분이... 상하려나...? 첫 크리스
마스라밖에 나가고 싶은데, 지금 계산해보니까도저히 마감기간을못 맞출
삘이라...]
오빠네 집에 가는 것은 언제나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아쉬운 것
일까.
평소 같았으면 좋다고 갔을 텐데, 크리스마스까지 그런 작은 원룸에 틀어
박혀 있어야 한다니.
하지만 투정을 부리기에는 우리는 너무 나이를 많이 먹어버렸다.
[...그렇게 해요. 그럼.]
[화났어...?]
[아뇨.]
나는 오빠 생일 준비한다고 진짜 열심히 했는데, 오빠는 별로 크리스마스
를 챙기고 싶지는 않은 건가…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서로 피곤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가
슴과 뇌의 반응이 일치할 수는 없었다.
자꾸 내 목소리에서는 섭섭함이 뚝뚝 묻어나왔다.
[내가 대신 진짜 맛있는 식사 사줄 테니까.]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요. 일인데 그럴 수도 있죠.]
자꾸 대화를 하면 내 속만 상할 것 같아서 나는 빨리 전화를 끊고 싶어졌
다.
[그럼 크리스마스날 嬖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알겠지?]
[네. 바쁜 것 같은데 일 봐요. 그럼.]
전화를 끊은 나는 노벨 월드 앱을 열어 [그녀를 감금했습니다]를 눌러 보
았다.
송한별...
내가추천해서 런칭하게 된 일러레 캐릭터.
미 묘한 감정 이 었다.
내 남자친구를 나를 모티프로 한 저 캐 릭 터한테 빼 앗긴 느낌.
그토록좋아했던 [그녀 감금]이었는데, 이제 이 소설이 민호오빠와나사
이를 갈라놓는 것 같았다.
하아...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아쉬운 마음에 최신 회차를 눌러 보았다.
이진성은 송한별에게 애정을 속삭이는 척하며 점점 더 스킨쉽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그의 궁극적 인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순진한 송한별은 자신은 운명
의 남자를 만났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스킨쉽을 많이 불편해했던 그녀 였지만 그저 단순한 성인끼리의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순순히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슬쩍 슬쩍 가슴을 터치하거 나 엉 덩 이 를 만지는 것이 느껴 졌지 만 한별은 그
것 또한 다 진성이 그녀에 게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 이 라고도 느껴 졌다.
오히려 그가 그녀를 원하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생각해서 기쁘게까지
느낄 때도 있었다.
하으... 얼른 다음 화가 보고 싶었다.
보아하니 다음 화에는 한별이 예습한답시 고 직 접 혼자 성 인물들을 찾아
볼 것같은데.
여기서 뚝끊어버리다니. 역시 한겨울 작가님.
어디서 끊어야 사람들이 애타게 그를 기다리는지 잘 알고 있었다.
침대에 누운 나는 오빠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금방끝났으면 좋겠다고 생
각했다.
그래도 크리 스마스 당일날 오빠네 집 에 서 논다면 원 없이 섹스는 할 수 있
지 않을까.
산타걸 복장이 라도 구매 해 서 챙 겨 갈까...
놀이동산에서 교복 코스튬을 입었을 때 오빠의 반응이 무척이나 좋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게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으음...
나는 온라인 성인용품점에 접속해 보았다.
…
나은이의 생일 편지를 몇 번을 다시 읽 어봤을까.
처음으로 받아본 여자친구의 편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중간중간 이상한 말이 껴 있었으나 그런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사랑해요.]
반듯하게 적힌 그녀의 그 한 마디에 나는 내 가 얼마나 복받은 삶을 살고
있는지 감격하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만큼은 정말로 나도 그녀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하는것이 가장 나은이가 기뻐할까 고민하던 내가생각해낸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특집 조교]
언제나나은이가나한테 서프라이즈를 해 줬더라면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깜빡 놀래고 싶었다.
실제로 비축분이 많지는 않아서 작업을 더 하기는 해야 했으나 크리스마
스 당일날 놀 정도는 됐다.
전화로 사정이 있는 척 잘 이 야기해 놓았으니 이제는 차근차근 준비를 할
차례였다.
온라인 성 인 쇼핑몰에 들어간 나는 온갖 灰앝플레 이 용품들을 뒤 적 여 보았
다.
수상하리 만큼 익숙한 홈페이지 .
소설에 필요한 소품들의 세부적인 묘사를 위해 자주 들어가기는 했으나
실제로 여기서 구매를 해보는 것은 처음인 듯 싶었다.
솔직히 오나홀을 구매해볼까 생각 안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고프
다고 해도 그러지는 말자고 생각한 나였었다.
돈은 아끼지 말자고 생 각한 나는 이 런저런 물건들을 장바구니 에 담았다.
개목줄, 재갈, 바디구속구, 채찍 등등 일반적인 취향의 여자들이라면 기겁
할 물건들을 잔뜩 구매 한 나는 배송을 위 해 주소를 기 입했다.
[205600원]
...좀 비싼 것 같기는 한데 뭐 어떤가.
수십만원짜리 시계도 받았는데 이 정도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어 떤 식 으로 플레 이를 진행할 지 가 고민이 었다.
그간 나은이 가 보여줬던 모습을 기 반으로 나는 그녀 가 어떨 때 가장 흥분
했는지를 떠올려 보았다.
강간... 역시 강간인 것 같은데...
그녀는 내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바지를 내릴 때마다 가장 격렬한 신음
소리를 토해냈던 것 같았다.
그럼 그런 시츄에 이션으로 가야하는 건가... 흐음...
메 모장을 킨 나는 차근차근 소설을 구상하는 것처럼 당일의 플롯을 준비
하기 시작했다.
…
크리스마스 당일.
길거리에는 캐롤들이 울려퍼졌다.
뭔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였더라면 오빠네 방에서 보내야한다는 점이 한
층 더 애석하게 느껴졌을 텐데 다행이도올해는눈이 오지 않았다.
모두가 즐겁 게 시 간을 보내 는 공휴일 임 에 도 하나도 쉬 지 못하는 오빠를
가엾다고 생각해 야하는 걸까.
그래도 암만 집에서 데이트를 한다고는 하지만 후줄근하게 입고가기
싫었던 나는 화장도 다하고 평소에 아끼던 캐시미어 니트도 챙겨 입었다.
뭔 가 다들 예쁘게 차려 입고 데 이트를 하는데 나 혼자 남자친구도 없는 백
수 마냥 길거리를 누비고 싶지는 않았다.
기분이 라도 낼까 싶어서 간식 거 리를 사들고 가자고 생 각했던 나는 오빠
네 근처 베이커리에서 하얀색 작은생크림 케이크를샀다.
딸기가한가운데에 올려져 있는것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거랑산타걸 복장 정도면 재밌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야시시한 산타 코스튬을 입고 있다면 오빠는 분명 나를 두 배는 더
맛있게 따먹어 주겠지.
나름 신중히 고른 복장이 었다.
세상에 산타걸 복장도 그렇게 종류가 많은지 처음 안 나였다.
발정난 개새끼 마냥 따일 생각을 하니까 벌써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오빠 생일이 지난지 겨우 꿓일 지났는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을
까.
오빠네 원룸에 도착한 나는 문을 똑똑똑 두드렸다.
嬖시 12분.
살짝 늦기는 했지만 어차피 오빠네 집으로 내가 찾아와준 거니까 이걸 꼬
투리 잡아서 뭐 라고 하지는 않겠지 .
근데 어째 안쪽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똑똑똑
“오빠. 저 왔어요.”
소설 쓰는데 정신이 팔려서 못 들은 건가 싶었던 나는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 있었다.
띠로리.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소리.
하지만 오빠는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다.
...뭐야. 여자친구가크리스마스 당일날 여기까지 왔는데 문도 열어주기 귀
찮다 이거야?
울컥한 나는 현관문을 확 잡아당겼다.
“야! 이민호!”
그에게 따끔하게 한소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뭔가이상했다.
오빠네 집 불은 하나도 켜져 있지 않았으며 인기척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
다.
누군가 도어락을 열어주기는 했는데...
문이 닫히자마자 찾아온 완벽한 어둠.
“…오빠?”
케 이크 상자가 바닥에 떨 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