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94화 > #94. 준비
...들켰다.
오빠한테 내 가 오빠의 독자라는 사실을 들켜 버 렸다.
모텔로 끌려간 첫날부터 정식으로 만남을 시작한지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태껏 잘숨겨왔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내 가 눈을 감는 그날까지 오빠한테 숨길 수 있으리 라고는 생 각하
지 않았다.
근 두 달간 위 기 가 없던 것도 아니 었다.
하지만오빠의 에이미 파트에 대한기습질문에 나는무슨 최면 어플이라
도 걸린 것 마냥 술술 대답을 해줬다는 사실은 나를 자책하게 만들기에 충분
했다.
이렇게 쉽게 실토해낼 거면 뭐하러 숨겼나고오...
하아... 에이 미...
이 빌어먹을 년은 소설 안에서도 문제였고 끝내 내 연애까지 엉망으로 만
들어 버리는구나.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에서 유일하게 노꼴이라고 생각했던 히로인.
에이미는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교환 학생을 왔다는 설정의 캐릭터였다
•
당연히 이진성의 컬렉션에 백마 한 마리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만 한겨울 작가님은 어째서인지 도입부를 너무 억지스럽게 전개한 감이 있었
다.
빌드업이 좀 짧았다고 해야 하나 [그녀 감금] 특유의 진득한 타락의 맛이
살지 않았다.
심지어 중간중간 영어로 신음소리를 내는 파트를 써놨을 때는 진짜 노꼴.
노꼴 그자체였다.
암만 내가 한겨울바라기라고는 하지만 하아... 이것까지 커버쳐주기에는
쪼
1 I •••
그 정도로 좀 뇌절이 심한 파트라고 생각했기에 일부 독자들은 악플을 다
는 경우도 있었다.
오빠도 작가 후기란을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 했는지 그 파트를 연재할 당
시에는 몇 번이나 휴재를 때리기도 했었다.
당연히 일부 독자들은 갈려 나갔고, 많은 사람들은 에 이 미 파트 끝나면 돌
아오겠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찐팬인 나는 고구마를 처먹는 기분으로 꾸역꾸역 버 텨냈고, 작가
님은다행이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짧게 에이미 에피소드를 끝내 주셨다.
어휴... 그 당시가 진짜 [그녀 감금] 혹한기였는데…
내가 진짜 찐팬이 아니었더라면 오빠의 말에 저렇게까지 반응하지 않았
으리라.
사실 오빠가 잘못한 점은 딱 하나였다.
에이미 파트 좆같이 써놓은 것.
다된 [그녀 감금]에 에이미를묻혀버린 것.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일러스트는 개꼴리게 그려주기는 했다.
나는 ‘프로’니까.
솔직히 에이미 작업을 할 당시에는 작가님한테 진지하게 메일로 한 마디
할까 하다가 참은 적도 있었다.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혹시나 내가 보낸 메일에 멘탈이 박살나서 연중이
라도 때려버리시면 나는 정말이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하우. • • ”
침대에 걸터앉은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막막함에 마른
세수를 했다.
이번에 야 냅다 끊어버렸지 만 그냥 아예 잠수 탈 것도 아니고 뭔 가 결단을
내려야했다.
꿓일 후가 오빠 생일이니까 그냥 그때 솔직하게 말할까...
오빠라는 것을 알기 전부터 팬이 었다고.
아... 몰라
일단은 생일선물부터 준비해야하는 나였다.
첫 번째 남자친구의 첫 번째 생 일이었다.
제대로 챙겨주고 싶었다.
오빠가 가장 좋아할 만한 것...
가장 좋아할 만한 거 라...
...나는 좋은 아이디 어가 떠올랐다.
…
다 내 잘못이라며 전화를 팍끊은 이후로 나은이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전화도 걸었으나 받지 않았고, 문자도 보내봤으나 읽 었다는 표시 만 뜰 뿐
답장은 오지 않았다.
설마 이게 말로만듣던 잠수 이별인가 싶기도 했으나, 내가뭐 대단히 잘못
을 했어야지 이해를 하지.
그냥 내 소설 언제부터 봤냐고 물어본 것이 뭐 그리 잘못된 일이라고.
하지만이제 겨우 하루지났는데 휘민이를 찾아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민 상담을 받기도 뭐한 그런 상황이 었다.
[여... 여자친구가 잠수 타버렸어!]
[얼마나지 났는데?]
[하루!]
...이건 그냥기만이지.
내 가 만약 들어주는 사람 입 장이 었더 라도 그렇게 생 각했을 것이 었다.
흐음... 내 일까지도 연락 없으면 집으로 찾아가볼까.
일단은 소설이나 마무리하자고 마음을 먹은 나는 일러레 송한별의 빌드
업 단계를 마저 쓰기 시 작했다.
송한별과의 첫 만남을 진성은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그녀는 역시 아직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여자였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나이만성인인 여자였으며, 아직 제대로 꾸밀 줄도
몰라서 화장도 조금은 어설픈 감이 있었다.
진성은 아무런 사심도 없는 척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갔으나, 속으로는 어
떻게 그녀의 처녀를 찢어버릴지만 고민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플랜을 위해 이런저런 대화 주제를 던져 보았으나 그녀가 오직
유일하게 관심 있는 것은 그림 뿐.
영화나 드라마 혹은 다른 주제에는 일체 관심 이 없었다.
그나마 관심 있어 보이는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파악한 진성은 그
녀를 야한 애 니 메 이 션만 그리는 창년으로 만들어버 릴 생 각에 군침을 넘 겼다
•
하루 종일 살색 만 그리 게 해줄 생 각이 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 가 태 어난 이유라고 믿게 만들어 주리 라.
반면 아무것도 모르는 한별은 진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웹소설 작가로 데뷔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제 막 일을 시
작하게 된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진성의
외모는 상당히 수려했기 때문이 었다.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무척이나 다정하게 말씀해주셔서 따듯한 인
상일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본 진성의 외모는 날카롭다 못해 조금은 차가운
느낌까지 주고 있었다.
물론 얼굴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듯, 진성은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만큼이나 다정다감한 말투로 자신의 이 야기를 경청
해 주었다.
[한별 씨. 저... 다음에도 또 연락해도 괜찮을까요?]
명백한 애프터.
한별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언제나 집에서 그림만 그리고 있었기에 연애 따위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
라고 생각했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짧은 단문을 몇 번이나 썼다 지운 한별.
[아. 저야 연락 주시면 너무 좋죠.넿*!
너무 사무적인가?
[그럼요. 언제든 연락주세요!]
아... 이 건 뭔 가 너무 헤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 고민에 고민을 반복하던 한별은 가장 무난한 맛을 선택하기로 했다.
[네. 기대하고 있을게요!]
답장을 받은 진성은 자신의 계획 이 먹혀들었음을 직감했다.
[그럼 조만간 다시 연락드리도록하겠습니다!]
느낌표 따위는 절대 찍지 않는 성격이 었지만, 유쾌한 작가를 연출하기 위
해서라면 몇 번이고 찍을 수 있었다.
자. 이제는 철저히 그녀를위해 움직일 차례였다.
웹 소설 작가로 데뷔 하기 위 해 억 지로 쓰기는 했으나 적 어도 송한별 이 완
벽히 타락할 때까지는 연중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의외로 수입도 쏠쏠했기에 진성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쁘지 않
다고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은 없었으나 한별과의 대화를 위해서 진성은 가장
유행하고 있는 몇 편을 다운로드 받아두었다.
오늘 분을 편집 자에 게 전송한 진성은 휴대폰을 집 어 들었다.
[네. 주인님.]
마치 고객센터 상담원이라도 되는 듯이 공손한 자세로 전화를 받는 유소
연.
[우리 집으로.]
용건을 길게 이야기할필요도 없었다.
진성의 부름이 라면 하던 일도 당장 그만두고 뛰 쳐나오는 것이 그의 성노
예들이었다.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진성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린 소연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연 씨. 제가오늘 급하게 집에 일이 생겨가지고요.]
[아. 네네. 얼른가보세요. 그럼.]
재빨리 짐을 정리한소연은 반차를 내고는 도서관에서 튀 어나왔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 가 아니 었다.
진성에게 새로운 타깃이 생겼다는 것은 그의 노예들 모두가 아는 사실.
얼마나 세심하게 조교를 해주시는 분이신지 알았기에 소연은 오늘을 놓
치면 언제 다시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지 가늠도 할 수 없었다.
진성의 오피스텔까지 택시를 타고 간 소연은 진성이 현관문을 열어주자
마자그의 발에 입을 맞췄다.
그것이 노예와 주인 간의 약속.
지켜야할 기본적인 매너였다.
“유소연.”
“네.주인님.”
“...씻고 오도록.”
진성의 말 한 마디에 소연은 몸을 부르르 떨며 욕실로 향했다.
주인님의 사이코패 스 같은 웃음 만으로도 보지 가 저릿저 릿한 것이 느껴
졌다.
흠... 꼴리나...?
꼴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의 자를 뒤로 젖힌 나는 다시 천천히 퇴고를 시 작했다.
사실 직접적인 떡씬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각각 캐릭터들의 매력이 드러나
게끔 구성을 해야했다.
아직은 뭣도 모르는 감금 당하기 이전의 한별.
아득히 오래 전에 조교가 끝난 소연.
비포 앤 애프터 같은 느낌으로 대비를 주고 싶었다.
위이이잉.
휴대폰 진동이 울리는 소리에 전화를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 아. 오빠.”
“네.HNE 작가님.”
나는 대놓고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드러냈다.
“아이 ... 어제는 내가 미 안해요... 그렇게 끊어버려서...”
“야. 전화만그렇게 씹었냐? 연락이란 연락은 다 안받더만.”
“사정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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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내 사정은해준 기억이 없다만?”
“...해주러 오던가요.”
잠시 아무 말도 않던 나은이는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흠...! 흠...! 오빠.제가오빠생일날어떻게 보낼지 생각을해봤는데요.”
“으 99
O•
“…같이 놀이동산 갈래요?”
“놀이동산?”
“네 .우리한 번도 안 가봤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놀이동산이 라...
고등학교 때 이후로 가본 기억이 없네.
“춥지 않겠어? 겨울인데?”
“그래도 생일이니까 평소랑 다른 것 좀 해보는 셈 치고 가는 거죠. 뭐.”
“알았어. 가자.”
“그럼 엑스월드 입구에서 당일날 꿓시에 봐요!”
“그래.근데 야...”
정작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는데 나은이는 또다시 자기 할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허... 뭐지...
그래도 놀이동산에서 만나는데 이상한 선물 들고 오지는 않겠지...?